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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가의 서재

무(武)를 닦는 은둔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수생가
작품등록일 :
2021.04.26 22:11
최근연재일 :
2021.05.07 02:39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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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
추천수 :
11
글자수 :
93,836

작성
21.05.05 18:10
조회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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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4쪽

<Episode.4>제16화 : 현대적응기(4)

DUMMY

“뭐하냐?”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되던 사내는 이내 기겁을 하며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허억! 이, 이거 놔!”


열심히 구천유의 손에서 벗어나려는 사내였지만, 개미가 용을 이길 수 있겠는가.


정말 무의미한 발악이었다.


그렇게 무의미한 발악을 가만히 바라보던 구천유는


“왜 떨어지려 했지?”


라며 무심하게 바라보며 물었고, 사내는 그런 구천유의 질문에 열심히 발악하던 행동을 멈췄다.


잠시 물끄러미 구천유의 얼굴을 바라보던 사내는 “네가 상관할 게 아니잖아!”라며 타박을 했다.


그러고선 다시 발버둥을 치는 사내였고, 그런 사내를 바라보며 구천유가 말했다.


“이것을 놓길 바라나?”


“그, 그래! 놓으라고!”


그러자 구천유는 손에 힘을 빼기 시작했고, 정말 놓을 줄은 몰랐던 사내는 당황하며 다급히 말했다.


“자, 잠깐!”


그제야 다시 사내를 잡아 올린 구천유는 그를 바라보며


“잠시 이야기를 해보지.”라고 하며 사내를 사내가 떨어지던 장소로 던졌다.


“······쿨럭!”


“······흐음”


던져진 충격에 사내가 아파하든 말던 집으로 들어선 구천유는 집안을 둘러보았다.


“네 집인가?”


“알 것 없잖아!”


“이게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


목숨을 구해준 은인도 몰라보고 언성을 높이는 사내를 바라보며 주먹을 드는 구천유였고,


그의 협박 아닌 협박에 사내는 뒤로 물러서며


“왜, 왜 그래······ 저, 정말 상관없잖아······”


라며 두려운 듯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하지만 구천유는 그런 그의 태도가 맘에 안 든다는 듯, 주먹을 든 채로 사내에게 다가갔고


사내는 그런 구천유를 보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요···”


굴복했다.


그제야 주먹을 내린 구천유는 씨익 웃으며 사내의 이름을 물어봤다.


“너 이름은?”


“······이은유···”


“···은유··· 좋은 이름이네.”


뜬금없는 이름의 칭찬에 사내는 떨떠름해 했고


“이름은 누가 지어준 거지?”


구천유는 더욱 뜬금없이 신상 조사를 시작하였다.


“······어머니···”


“나이는?”


“···20살.”


“뭐 좋아해?”


“······그런 건 왜 물어보는 거야···”


그제야 구천유가 신상조사를 멈추고선 웃으며 물어보았다.


“기분이 풀렸나?”


“······어?”


“인터넷에서 본 연구에 의하면, 대화를 통해 상대의 기분을 푸는 것이 효과적이라던데?”


“······”


그제야 자신의 죽으려던 부정적인 마음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낀 은유였다.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음?”


“너랑 난 아무 일면식도 없는데 나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고···”


“사람을 구하는데 이유가 있나?”


“······”


“너는 어린아이가 울고 있는데 무시하고 지나갈 거냐?”


“······나는 어린아이가 아닌데···”


“내 눈에는 너나 어린아이나 똑같다.”


그런 구천유의 말에 그의 액면가를 살펴보았다.


자신은 비벼볼 수도, 그냥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풍기는 듯한 그의 미모는 20살도 안 되어 보였다. 이은유는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이가 그런 말을 하니 어이가 없는지 픽하고 웃으며


“진짜 애늙은이 같네···”


대화를 이었고, 그런 은유를 보던 천유는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지 그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래서 죽으려던 이유가 뭐냐?”


“·········”


“다 들어줄 테니, 모두 이야기해 봐.”


그의 말에 이은유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간혹 그런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스쳐 가는 인연인데 다시 만날 것만 같은 느낌.

이 사람이 나의 일을 해결해 줄 것만 같은 느낌.

이 사람이 나의 운명이라는 느낌.


은유는 현재 그런 느낌을 받았다.


두근두근 -


심장 박동의 템포(Tempo)가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왜 이러지···?’


갑자기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심장 박동의 변화에 이은유는 무엇인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의 사정을 단순 소설로 치부하는 사람뿐이었다.

나의 사정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나의 아픔을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나를 위안해주는 이도 없었다.

나를 신경 써주던 이도 없었다.


여러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고, 친구의 집에서 나오기 전 썼던 글의 댓글이 스쳐 지나갔다.


더더욱 울컥하는 은유였고, 심장 박동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서, 설마·········?’


구천유를 올려다보았다. 변함없는 미모였다.


“내,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


“아니야! 나는 이성이 좋다고! 동성이 아니라고!”


“·········”


갑자기 발광하는 이은유를 보며 구천유는 생각했다.


‘그냥 단순히 미쳐서 죽으려던 거였나.’


점점 오해가 깊어지는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이성애자‘임을 외치던 이은유와 그런 그를 미X 놈처럼 바라보던 구천유는 허공에 눈이 마주쳤고, 이내 적막감에 휩싸였다.



잠시 침묵하던 둘 중, 이은유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하였다.


“나는······”



······(중략)



“·········래서 죽으려 했어······.”


그런 이은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구천유는


“······경제가 잘못 했네.”


라고 했고, 그 말을 들은 은유는 “······내 이야기 듣긴 한 거야···?”라고 물었다.


“물론, 들었지. 원흉은 경제잖아? 경기침체만 아니었으면 그런 불화가 일어날 일도 없었잖아?


라며 되지도 않는 소리를 뇌까렸다.


그런 구천유의 Dog 소리 페스티벌을 듣던 은유는 이내


“크크큭········· 너 멍청하구나?”


라며 구천유를 깠고


구천유는 “머, 멍청? 사리 분별 안 되는 멍청한 애한테 맞아 죽을래?”라며 주먹을 들어 올리며 위협했다.


그렇게 서로를 보며 잠시 웃던 둘이었다.


그러다가 다시 말의 포문을 연 것은 이은유였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알아주는 이도 없고, 신경 써주는 이도 없고, 능력도 없고······”


“막 가디언들처럼 각성도 못 하고···”


“돈을 벌어야 가족들도 먹여 살릴 텐데···”


“······”


가만히 은유의 신세 한탄을 경청하던 구천유는 이내


“하고 싶은 게 뭐야. 그냥 돈을 버는 거야?”라며 물었다.


“······돈을 벌려면 무슨 일이든 해야겠지···?”


“이 새X 비전도 없네. 존X 한심해서 꼴 받게 만드네.”


“뭐, 뭐? 한심? 꼴 받아? 누군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아냐고!”


“어, 그래 보여. 존X게 한심해 보여.”


그런 매정한 구천유의 말에 이은유는 감정이 격해지며


“나도 하고 싶은 게 있다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 글도 써보고 싶고! 연애도 해보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고! 자식도 키우고 싶고! 남들 다 하는 것들 좀 해보고 싶다고!”


속사포 랩을 하듯 쉬지도 않고 내뱉었다.


그렇게 감정이 격해진 이은유를 보며, 구천유는 “해.”라고 짤막하게 말할 뿐이었다.


“······뭐?”


“하라고 새X야. 누가 못하게 했어? 니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라고.”


“지금··· 그게······”


“아 시끄럽고, 별 영양가 없는 소리 그만하고, 니가 하고 싶은 거 해라.”


“돈이 많이 벌고 싶으면 벌면 되고.”

“글이 쓰고 싶으면 쓰면 되고.”

“연애를 해보고 싶으면 여친 만들어서 하면 되고.”

“결혼도 하고 싶으면 연애하다가 하면 되고.”

“자식도 키우고 싶으면 열심히 만들어서 키우면 되잖아?”


그런 구천유의 말에 이은유는 더더욱 감정이 격해지며.


“그게 말처럼 쉬웠다면······ 내가 이러고 있을 것 같아?!”


구천유를 노려보았고, 구천유는 코웃음을 치며


“니가 해준 이야기 속에서 원흉은 경제가 아니라 그냥 네 가족 개개인인데 무슨 환경 탓을 하고 있어?”


“······”


“각자 잘못 한 게 있잖아? 그래서 결국 쌓이다가 붕괴된 거고.”


그런 구천유의 말에 반박할 게 없는 그였다.


“그렇게 따지기 전에 너는 한 번이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적이 있었냐?”


“나······나는···!”


“니 딴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 하려고···? 지X도 정도껏 해 새X야. 니가 그러면 넌 평생 그렇게 사는 거야.”


그때 잠시 멀리서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낀 구천유는


“일단 스스로 반성부터 해라.”


라며 이은유를 나무랐고, 이은유가 “그게 무슨···” 거리며 물어보려 할 때 도어락이 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띠 띠 띠 띠 띠 띠로롱~


현관문이 열림과 동시에 헐레벌떡 달려오는 중년의 여인이 보였다.


“으, 은유야!”


그렇게 이은유를 애타게 부르며 들어온 중년의 여인은 이내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이은유를 보곤 달려와 껴 앉으며 오열했다.


“흐으윽······으, 은유야! 왜, 왜 그랬어! 왜! 도대체 왜!”


아무래도 아파트 밑에서 소란이 일어난 것을 보고 상황을 대충 파악하고 온 것 같았다.


이은유는 오열하는 중년의 여인을 보며, 그저 같이 울기 시작하였다.


“흑······힘들었······흑···어······정말로······힘들었어······”


“그래, 그래········· 엄마가 미안해······.”


서로 부둥켜안고 두 사람의 모습을 보던 구천유는 약간 뻘쭘 해졌다.


‘쓰읍··· 자리를 피해 줄까···’


그렇게 고뇌하다가 이내 자리를 피해주려던 그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저, 저기······ 우리 애 구해주신 분 맞으시죠···?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흐윽······”


이은유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중년의 여인이 구천유의 손을 붙잡고 흐느끼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그렇게 구천유의 손을 놓을 기세가 안 보이는 이은유의 어머니였고, 구천유는 살짝 민망해졌다.


‘이렇게 감사 인사를 받으려고 한 게 아니다만···’


그렇게 구천유가 민망해하고 있을 때, 은유의 어머니가 이내 정신을 차린 듯


“어머 어머, 귀하신 분 데리고······ 미, 미안해요······” 라며 이내 마음을 추스렸다.


그러고선


“은인인데... 제가 뭐 해드릴 수 있는 건 따로 없고······식사하고 가시는 건 어떠세요···?”


라며 구천유에게 식사 권유를 했다.


‘식사라······’


그 권유에 잠시 에리엘의 된장찌개를 떠올려 몸서리를 친 구천유였고, 그런 구천유에게 이은유가 속삭였다.


“울 엄마 김치찌개 완전 맛있는데 먹고 가.”


‘김치찌개? 그게 뭐지.’ 라고 생각하던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천유의 긍정에 표정이 밝아진 은유의 어머니는 이내 “호호호” 하고 웃으며 잠시 앉아서 기다려달라고 하고 부엌에 요리하러 가셨다.


어머니가 요리하러 부엌에 가신 틈을 타 이은유가 구천유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고마워··· 네 덕분에 무엇을 잊고 있었는지 깨달았어.”


고개를 대충 까닥인 천유는 은유를 보며 말했다.


“식사하고 잠시 따라와라.”


“왜?”


“그냥 묻지 말고 따라와”


“···?”


그렇게 대화가 종결된 둘은 그저 요리가 끝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기다렸고,


“자 다 됐어요! 얼른 와서 들어요!”라는 은유의 어머니의 말에 식탁으로 갔다.


구천유는 깨져있고 금이 가 있는 식탁에 대해서는 말을 삼켰다.


그렇게 구천유는 국그릇에 담겨있는 김치찌개를 한 숟가락 떠서 입에 가져갔고···


이내


“미미(美味)!”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그였다.


그런 모습을 보던 은유와 은유의 어머니는 “풋-” 하며 웃었고


남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게걸스럽게 밥을 먹던 구천유는 한 그릇을 다 비우고서는


“어머니! 한 그릇 더 주십쇼! 이 김치찌개라는 것두요!”라며 리필을 요청했다.


“호호~ 천천히 많이 먹어요~”

라며 기분 좋게 구천유의 밥과 국을 리필해주는 은유의 어머니였고, 은유는 옆에서 그저 이 광경을 보며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 한 가정의 붕괴를 막은 의미 있는 하루가 지나갔다.




***




“끄응···”


구천유가 자다가 신음을 내며 일어났다.


“배가 왜 이렇게 무겁지···?”


무슨 물건이라도 놓여 있는 것처럼 배가 무거워 잠에서 깨어난 구천유였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이불 밖으로 튀어나온 다리를 세 보았다.


‘하나.. 둘.. 셋..넷?’


‘?????????????????’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잠시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분명··· 식사를 하고 나서 이은유랑 바깥으로 나와서, 새 폰으로 전화를 해서 에리엘을 불렀고······’


가디언들이 힘을 ‘■■■‘의 시련의 방에서 얻는 것을 생각해 낸 구천유는 시련의 방의 관리자인 에리엘을 통해 이은유를 강제로 각성시킬 생각이었다.


‘그랬더니 이제는 관리자가 아니라고 그렇게는 못 한다고 들은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기억이 불완전해서 제대로 떠오르지 않던 그는 갑자기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서, 설마?!’ 라고 생각하며 이불을 들추었고···


이내 이불을 들춘 그곳에는···


“우오와와와와와악!”


작가의말

과연 그곳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1) 에리엘

2) 오수연

3) 이은유

4) 기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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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pisode.3>제11화 : 현대강림(3) 21.05.03 52 0 14쪽
10 <Episode.3>제10화 : 현대강림(2) 21.05.02 58 0 13쪽
9 <Episode.3>제9화 : 현대 강림(1) 21.05.02 65 0 14쪽
8 <Episode.2>제8화 : 과거의 동료와의 재회(2) +4 21.05.01 115 2 10쪽
7 <Episode.2>제7화 : 과거의 동료와의 재회(1) +2 21.04.30 151 0 10쪽
6 <Episode.1>제6화 : 은둔자님의 강림 21.04.29 166 1 7쪽
5 <Prologue>제5화 : 천유영(2) 21.04.28 114 1 10쪽
4 <Prologue>제4화 : 천유영(1) +1 21.04.27 153 1 10쪽
3 <Prologue>제3화 : 강호초출(江湖初出)(2) 21.04.26 209 1 11쪽
2 <Prologue>제2화 : 강호초출(江湖初出)(1) +4 21.04.26 201 1 9쪽
1 <Prologue>제1화 : 시작 +4 21.04.26 326 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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