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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가의 서재

무(武)를 닦는 은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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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가
작품등록일 :
2021.04.26 22:11
최근연재일 :
2021.05.07 02:39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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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수 :
93,836

작성
21.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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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Episode.3>제12화 : 현대강림(4)

DUMMY

“천유씨, 일단 가기 전에 여기 뒤처리 좀 맡길 사람한테 연락 좀 하고와도 될까요?”


“뒤처리? 굳이 처리해야 하나?”


그 말에 오수연은 썩어버린 사체들을 가리키며


“저것들 놔두면 이 땅은 다시는 못쓰게 될 것 같아서요······ 또, 일이 끝나면 경위를 보고하는 게 관례라······”


라고 말하며 구천유의 눈치를 살짝보면서


“또, 긴급 대응팀이 ‘리벨리온’이라는 사실도 알려야 되구요······”


라고 덧붙였다.


그에 구천유는


“응, 난 잘 모르니까 수연이 말에 따라야지. 그래도 에리엘이랑 내 정체는 안 들키게 해줘.”


라고 그녀의 뜻대로 하라는 듯 허락을 하자


오수연의 표정이 밝아지며 “네! 물론이죠! 헤헤···” 라며 구천유에게 팔짱을 꼈다.


이내 오수연이 다시 팔을 풀고 “그럼 처리하고 올게요!”라며 어디론가 떠났고,


에리엘이 구천유에게 다가와서 긴 속눈썹을 깜빡거리며 물었다.


“근데 주인님. 의복을 좀 갈아입어야 하지 않을까요?”


“응? 왜?”


“아니, ‘지구’ 차원이 연결되면서 사람들의 패션이 많이 독특해졌다지만···”


말을 흐리며 구천유의 전체적인 모습을 훑는 그녀였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이게 왜 어때서? 나쁘지 않잖아?”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며 자신의 의복을 내려다보는 구천유였다.


“아니······ 주인님 미모에 가려져서 딱히 신경은 안 쓰였긴 했지만·········”


그렇게 다시 구천유의 의복에 눈길을 던지는 에리엘이었다.


말 그대로 구천유의 패션 상태는 현재 심각한 수준이었다.


길지만 비단 같은 은발 머리에 눈에 띄는 푸른색 청안과 압도적인 외모가 있지만


의복의 상태는 의도라도 한 듯 ‘붉은색’으로 깔 맞춤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걸레로도 못 쓸 것 같은 다 헤집어진 거적때기의 옷에


붉은색의 단순히 풀을 엮어 만든 것 같은 신에다가


검은색의 검집이 허리에 차 있는 것은 포인트였다.


은색, 푸른색, 붉은색, 검은색······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색의 향연이었다.


정작 자신의 패션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는 구천유를 보며, 에리엘은 그저 복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아니, 주인님! 옷 한 번도 안 갈아입어 보셨어요?!”


“유화가 알아서 골라주던데?.”


“········”


당당하게 말하는 구천유의 모습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그녀였으며


“일단 제가 임시로 ‘지구‘의 의복으로 보이도록 결계를 쳐 드릴게요.”


라며 임의의 ‘지구’의 의복으로 바뀌게 결계를 치는 에리엘이었다.


에리엘이 만든 결계가 구천유를 감싸기 시작하였고


이내 구천유의 겉모습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흰색 카라가 달린 긴팔 니트에다가 크림색상의 슬랙스 긴 바지를 입고 단순히 빈티지 신발을 신은 모습이었지만, 워낙 뛰어난 외모와 장신의 키를 가졌기에 모델이라 말하기에 손색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변한 구천유의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던 에리엘은


“와, 씨 눈 호강했다. 와 존X 멋져. 와 눈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네. 안구정화 너무 좋다.”


라며 와, 와거리면서 이상한 말만 내뱉고 있었고···


구천유는 그런 에리엘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


“음······ 나는 별 차이를 못 느끼겠는데······ 에리엘, 어때?”


그제야 정신을 차린 에리엘은


“아······ 아, 네! 그냥 결계로 봉인해서 소ㅈ······이 아니라! 엄청 멋져요!”


라며 횡설수설하면서 감상을 말했고 구천유는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때 볼 일을 다 마치고 오수연이 구천유를 부르며 뛰어왔고·········


“천유 씨! 일 다 끝났ㅇ·········.”


툭 -


달라진 구천유의 모습에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떨어트린 채 얼어붙은 그녀였다.


“어머어머······ 나 어떡하지······”


갑자기 중얼거리며 귀신에 씌인 듯 손을 뻗은 채 구천유를 향해서 천천히 다가오는 그녀였고, 그녀를 본 구천유는 그녀가 왜 그러는지 몰라 그저 그녀를 걱정하는 말을 내뱉을 뿐이었다.


“수연아, 괜찮아? 왜 그래?”


“엄머머······ 나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


구천유의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서 계속 다가와선 구천유의 얼굴을 쓰다듬는 오수연이었다.


심각한 얼빠였던 그녀가 모델같은, 아니 모델보다 더 뛰어난 외관을 자랑하는 바뀐 구천유의 모습에 빠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렇게 그녀가 계속 구천유의 얼굴을 쓰다듬다가 “핫-!” 하며 정신을 차리고 화들짝 놀라며 구천유에게서 떨어졌다.


“죄,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푸풉···”


“······천유 씨?”


“푸하핫- !!”


이내 그런 그녀의 일면을 본 구천유는 그 모습이 마냥 웃긴 듯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린 그였다.


“······천유 씨······”


자꾸 자신을 보고 웃자 기분이 나빠진 오수연은 차디찬 얼음장 같게 목소리를 내리 깔았고···


“아하하, 미안 미안 표정이 웃겨서 말이야.”


웃음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듯 살짝 웃으며 말하는 구천유였다.


그의 반응에 눈매를 샐쭉하게 하며


“······흥, 너무해요···”


라며 고개를 돌려버리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구천유는 그녀를 달래듯


“아, 알겠어 이제 안 할게. 그나저나 볼 일은 다 끝난 거야?”


오수연은 그런 구천유에게 금방 마음을 풀고 대답했다.


“네, 천유씨. 일단 제가 소속해 있는 ‘미르’ 길드에 연락을 취해놨어요. 곧 있으면 올 거예요.”


“그래? 그럼 이제 그만 가봐야겠네.”


그렇게 말한 구천유는 잠시 생각하다가 오수연에게 물어봤다.


“수연아, 일단 우리 거처를 구해야하지 않을까?”


“아, 그 문제는 일단 제 집에서 사는 게 어떠세요?”


“수연이집?”


예상 외의 답변에 잠시 곰곰이 생각하던 구천유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럼, 수연이랑 같이 자는 건가?”


라고 중얼거렸고, 그 말에 오수연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걱정마세요, 제 집에 남는 방이 여러 개 있으니까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 말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해진 구천유였고······


이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에리엘은


“주.인.님.? 처음은 저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라며 웃는 게 웃은 게 아닌 표정으로 섬뜩하게 말하였고


구천유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위압감과 섬뜩한 목소리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으, 응······ 그, 그랬지·········아마······?”


“···아마···?”


재차 섬뜩해진 목소리로 묻던 에리엘의 모습에 구천유는 다급하게


“아, 아니 확실하지! 응 그랬지! 확실히 그랬어!”


세 번이나 확실하다고 강조하며 에리엘의 기세를 잠재웠다.


그런 구천유의 확답을 받은 에리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활짝 만개한 미소를 지으며


“그쵸~? 난 또, 어물쩍하게 넘어가려고 한 줄 알았죠~~. 뭐, 만약 그랬다면야·········”


“······그랬다면······?”


그렇게 되묻는 구천유의 말에 에리엘은 검지와 중지를 든 뒤, 두 손가락을 옆으로 부딪히는 행동을 보일 따름이었으나···


꿀꺽 -


구천유는 그런 에리엘의 행동에 다시 등골이 서늘해졌고,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꼬면서 몸을 움츠렸다.


물론 저 행동의 뜻은 잘 모르는 구천유였지만······


남자의 본능에 따라 무조건 반사적인 행동을 취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무력을 측정할 수도 없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은둔자 구천유를 손가락 두 개로 제압해버린 에리엘은 이내 오수연을 바라보며


“수연 씨라고 부를게. 그래도 되지?”


라고 부드럽게 말하였고, 이내 오수연은


“네? 네!”


라며 빠릿하게 대답할 따름이었다.


그런 오수연을 보며 흡족하다는 듯 부드럽게 웃은 에리엘은 오수연에게 말했다.


“수연 씨, 솔직히 나는 우리 수연 씨가 마음에 안 들어······”


“······네······”


“수연 씨는 주인님이 얼마나 바람기가 넘치는지 모르지?”


“······”


“주인님의 여자가 몇 명인줄 알아?”


“······잘 모르겠어요······”


“원래는 나 포함해서 두 명이었거든? 근데 잠시 못 보고 지낸 동안 또 한명을 만들어오더라?”


“······그럼······”


“응, 수연 씨가 네 번째야.”


“······”


“근데도 주인님이 좋아? 저렇게 바람기 넘치는 남자인데?”


라며 구천유를 가리키며 주인의 흉을 보는 에리엘이었고···


“······그래도 좋아요······ 저에겐 있어서 영웅이시니까요······”


“영웅?”


“······네···”


“하아······ 골 때리네 이거···”


라며 오수연을 보며 골치아프다는 듯 이마를 붙잡는 그녀였다.


‘주인님이 영웅은 맞지만······ 애는 자신을 구해준 것만으로 영웅이라 생각하는 것 같은데··· 뭐 상관없나······?’


라며 고뇌하던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어조로


“하아······ 알겠어요. 주인님이 그렇게 좋다는데 뭐 막을 명분 따위는 없죠.”


라는 에리엘의 말에 오수연의 표정이 밝아지려던 찰나.


“단, 제가 정실이에요. 알겠어요? 주인님과 처음 맺어진 건 저니까 제가 정실이라구요. 이해됐어요?”


라고 덧붙이던 에리엘의 말에 오수연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네, 언니!”


라고 하였고 에리엘은


‘어, 언니?’


처음 들어보는 호칭에 심장 언저리가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크, 크흠······ 나, 나쁘지 않네요··· 언니라니···”


“그쵸, 언니?”


라고 재차 ‘언니’라는 호칭을 붙이는 오수연의 말에 급격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에리엘이었다.


‘매번 로젤리아 언니라고 부르기만 하다가 언니라는 말을 들어보니 색다르네···’


“언니~?”


“그, 그래요 수연 씨.”


“언니! 말 편하게 하세요.”


“그, 그래··· 그럼··· 수연아?”


“네! 언니!”


라며 어색한 호칭정리를 끝내는 둘이었다.


“아, 아무튼 주인님과 첫날밤을 보내는 건 내가 먼저란다. 알겠니 수연아?”


라고 굳이 마지막까지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에리엘의 말에 오수연은 그저 이견 없다는 듯이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은 채


“네! 언니~!” 라고 할 뿐이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모습을 ‘남성성’을 지키려고 움츠린 상태로 떨어져서 관망하던 구천유는 에리엘의 기분이 좋아진 것 같자 슬그머니 다가와서는···


“에, 에리엘 이제 스, 슬슬 갈까···?”


라고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물어보았고, 에리엘은 그런 구천유를 보며 하릴 없이 고개를 미약하게 끄덕일 뿐이었다.


그렇게 대충 고개를 끄덕인 에리엘은 다시 시선을 돌려 오수연을 바라보며


“수연아, 그럼 이제 갈까?” 라고 물었고 오수연은 “네, 언니! 제가 ‘지구’ 탐방 잘 시켜드릴게요!” 라며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


반면,


구천유는 자신만 따돌리는 듯한 그런 모습이 자신의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느낌이 들어

텐션이 급격하게 낮아졌고, 의기소침해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이러려고 무림을 떠났나······ 자괴감이 드네······ 아, 유화보고 싶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에게 매우 헌신적이던 천유화를 떠올리던 그였다.




***




“천유씨는 여기서 주무시면 될 것 같구··· 언니는······ 옆 방에서 주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며 한 방의 문 앞에서 방을 안내하는 오수연이었다.


구천유는 모든 것이 신기한 듯 계속해서 두리번거리며 집 안의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와······ 집 구조가 신기하네···”


현대의 펜트하우스의 집구조를 살펴보던 그는 연신 감탄사만 흘렸다.


집을 둘러보던 그는 눈에 띄는 널따란 큰 창을 향해 다가갔고


널따란 창을 통해 전망을 내려다 본 그는


높디 높다란 마천루들의 향연과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네온등을 비롯한 불빛들에 의해 환한 야경이 줄지어있어


무림에서의 장관들과는 다른 새로운 장관에 오두방정을 떨며 에리엘을 불렀다.


“에리엘! 이리로 와봐!”


그의 부름에 배정받은 방을 살펴보고 있던 그녀는 방에서 나와 그에게 다가갔고···


“왜 그렇게 불러대요?”


“어때 이 광경? 멋지지 않아?”


“······”


구천유가 보여주는 풍경에 말을 잃어버린 그녀였다.


“크크크··· 너도 놀랐구나?”


“······”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그녀를 보며 자신과 같이 놀랐다고 생각한 구천유였지만

에리엘은 그저


‘······정말 많이 변했구나··· 과거의 그 모습은······’


거리며 전망뷰에 과거의 모습을 투영시켜 새삼 색다른 기분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구천유는 입을 다물고 미지의 공간에서 에리엘을 재회했을 때를 떠올렸다.


- ‘흐윽.. 주···인님······ 흑······’

- ‘주인님······ 많이 힘드셨죠······? 이제··· 다 괜찮아요··· 정말로 괜찮아요······ 흐윽····흑···’


이 기억이 왜 갑자기 떠오르는지는 몰랐으나, 그는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하던 그녀를 보며

왠지 아련한 감정이 드는 그였고···


이내 가만히 뷰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그녀를 껴안고서는


“에리엘, 괜찮을거야. 우리 행복하게 살자···.”라고 작게 속삭였다.


그런 갑작스런 구천유의 행동에 눈 크게 뜨고 당황하던 그녀는 이내 구천유의 의중을 알아채고서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네, 주인님···” 이라고 말하며 구천유의 품속에 몸을 기대었다.


그리고선······


“주인님······”


“응.”


“정말, 정말로 사랑해요.”


라며 구천유가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구천유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는 그녀였다.






한편,


“엄머머··· 언니도 참··· 대담하시네···”


라고 하며 뺨을 붉게 물들인 채 몰래 관음 하는 여성은 덤이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현대강림 편은 (1)~(4)까지 입니다.


다음화를 기대해주세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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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pisode.2>제8화 : 과거의 동료와의 재회(2) +4 21.05.01 115 2 10쪽
7 <Episode.2>제7화 : 과거의 동료와의 재회(1) +2 21.04.30 15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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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rologue>제4화 : 천유영(1) +1 21.04.27 15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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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rologue>제2화 : 강호초출(江湖初出)(1) +4 21.04.26 20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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