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아아앍 님의 서재입니다.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3.02.01 19:32
최근연재일 :
2023.04.04 21:58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41,319
추천수 :
3,976
글자수 :
345,144

작성
23.03.15 20:25
조회
1,332
추천
40
글자
11쪽

종이, 더 많은 종이

DUMMY

세종이 이렇게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끝내고 며칠의 시간이 흐를 즈음.


정인지는 종이를 만들기 위한 재료, 펄프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금 사용 가능한 방법이 이것 말고는 없다는 것이 아쉽군."


종이 펄프는 크게 기계적 펄프와 화학적 펄프로 나눌 수 있다.


기계적 펄프의 경우 90~98%가량의 높은 수율을 보여주지만.


목재에 존재하는 리그닌이라는 성분을 제거하지 않아 문제점을 가진다.


리그닌이 매우 불안정한 성분이기에 쉽게 황변하는 것이다.'


또한 리그닌은 종이를 뻣뻣하게 만드는 성분이다.


그러니 글을 적을 때 잘 적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인쇄가 잘 안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그런 점들을 생각한다고 해도 기계적 펄프를 만들 이유는 매우 많았다.


가장 큰 장점인 싼 가격.


재료는 목재만 사용하고, 높은 수율 덕분에 싼 가격으로 많은 양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기계적 펄프를 통해 종이를 만드는 경우 강을 오염시킬 불순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폐수 처리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 조선의 처지에서는 이는 큰 장점이었다.


또한 지금 조선의 처지에서 볼 때 이것 말고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이 존재했다.


"기계적 펄프 중에는 높은 압력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존재한다."


화학적 펄프를 만드는 모든 방법은 높은 온도와 높은 기압이 필요하다.


압력솥을 만드는 등 높은 기압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기는 했지만.


아직 조선은 화학적 펄프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업을 만드는 방법을 모르기에 어쩔 수 없던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조선이 할 수 있는 펄프를 만드는 방법은 기계적 펄프 말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이런 방식으로 종이 펄프를 만드는 것이지."


지금 정인지가 펄프를 만드는 방식은 쇄목석 碎木石을 이용하는 방식인 쇄목펄프라는 방식이었다.


쇄목석이라 불리는 거대한 원형 숫돌을 돌려서.

물과 함께 통나무를 갈아버리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방법이다.


그러니 숫돌만 있으면 물레방아를 이용해 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최근까지 조선 사람들은 이런 방법이 존재했다는 것도 몰랐다.


펄프를 만드는 방법을 화학적 방식으로만 알았다.


그러던 것을 최근 기계식 펄프에 대해 접한 이가 이를 정인지에게 알리면서.


정인지가 이를 만들기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시작하게."

"예!"


모든 펄프를 만드는 공정에 나무껍질은 필요하지 않은 불순물이다.


그렇기에 펄프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나무껍질이 제거된다.


"가공한 목재를 넣도록."

"그리하도록 하겠사옵나이다."


다음으로 진행될 것은 이렇게 나무껍질을 제거한 목재를 쇄목석으로 물과 함께 갈아버리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위해 통나무를 고정할 판을 목재 뒤에 두고는 이 판을 기계로 밀어버리는 것으로 작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루가 걸릴지 이틀이 걸릴지는 모르나, 어쨌건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물레방아를 이용해 쇄목석을 돌리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속도가 부족한 편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쇄목석이 있으니 이전보다 쉽고.


더 많은 양의 종이를 만들 수 있지만 말이다.


"곧바로 정선(精選,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 공정을 사용하도록 하게.“


펄프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큰 나무 조각과 나무에 붙어 있던 흙 알갱이들.


펄프를 만드는데 이것들이 들어간다면 문제가 될 것이 분명했기에 한 공정이 정선 공정이었다.


이 정선 공정을 위해서는 스크린이라고 불리는 장비가 필요하다.


이 스크린이라는 장비는 뜰채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뜰채처럼 매우 작은 구멍들이 존재하는 거대한 판.


이 판에 물과 함께 쇄목석으로 갈려버린 목재가 통과하는 것.


이 방법을 통해 흙 알갱이와 굵은 나무 조각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펄프를 다른 곳으로 이동, 종이 형태로 만들기 위해 고체와 액체가 섞인 상태에서 바꿀 필요가 존재한다.


이를 위해 열을 가해 걸쭉한 농도를 가지도록 만들라 지시한 것이다.


지금 정인지가 지시를 내리는 펄프 제조 공정은 종이 제조 공정 실험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니 펄프가 만들어지는 순간 제대로 종이가 제작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펄프가 조금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종이를 제조하는 현장을 보시겠사옵나이까?”

“지금 보러 가지.”


그렇게 도착한 초지기는 여러 부품으로 나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헤드박스라 불리는 부품으로 동등한 속도로 펄프를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 헤드박스를 통해 고르게 펼쳐진 펄프의 물을 짜내기 위해 압력을 가한다.


이렇게 압력을 가해 물이 짜내진 펄프에 남아있는 수분을 제거하기 위해 다시 한번 열을 가해 건조한다.


이 이후로 만들어진 종이를 더 하얗게 만들어주는 도공액을 코팅하는 도공 작업이 존재하지만.


지금 만들어지는 저질 종이에 사용할 이유는 없었기에 도공 공정은 제외되었다.


그렇기에 펄프는 곧바로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는데.


이 공정은 캘린더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캘린더 공정은 두 강철 원통 사이에 펄프가 들어가게 만드는 공정이다.


이 공정을 하는 이유는 표면의 꺼끌꺼끌한 면을 줄이기 위해 하는 공정이다.


종이의 꺼끌꺼끌한 면을 줄이는 것으로 글을 더 잘 쓰게 만들고, 인쇄가 쉬워지도록 만드는 공정인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를 받아든 정인지는 지금 종이 공정의 문제점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필을 들었다.


그렇게 연필로 종이에 글을 쓴 결과는 문제가 보이지 않았다.


이를 본 정인지는 종이에 힘을 줘서 찢어지는지를 확인했다.


“이거, 종이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오.”

“그, 그렇사옵나이까?”

“보시오.”


정인지는 그리 말하고는 손에 힘을 주지 않은 채 이를 잡아당겼다.


그 결과 종이가 찢어지기 시작했으니, 지금 종이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연필을 쓸 때 힘을 많이 주는 사람은 이 종이를 사용하지도 못하겠군.”

“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사옵나이까?”

“흠...”


이를 들은 정인지는 고민에 잠긴 얼굴로 어떻게 이를 헤쳐나가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을 끝낸 정인지는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종이를 바라보고 말했다.


“우리가 진행하지 않은 도공 작업, 그거 아무래도 그대로 진행해야겠소.”

“그, 그것은 종이를 하얗게 만드는 정도로 끝나지 않사옵나이까?”

“아니오. 지금 생각해보니 도공액 중에 결합을 단단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소.”


도공 과정은 종이를 하얗게 하는 성분을 바르는 과정이기는 하다.


그러나 종이를 하얗게 만들기만 하는 공정은 아니었는데.


전분을 비롯한 종이가 찢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물질을 도포하는 것으로.


종이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종이에 전분을 쓰는 것이 참으로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지금 조선에서 전분은 비싼 물건이 아니다.


정인지도 이를 알고 있지만 지금 그가 만드는 종이를 사용하는 이들은 백성들과 많은 종이를 사용해야 하는 관리들이었다.


그러니 종이의 가격이 싸면 쌀수록 그들이 좋아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바대로 낮은 가격으로 종이를 공급해야 했으니.


지금 종이를 싼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그의 이익을 줄여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깎이는 이익은 매우 적을 것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생각해도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었다.


“그래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할려나.”


집현전의 서적들을 통해 미래의 지식을 알고 있는 정인지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많이 실패했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지금 곧바로 개선할 가능성을 봤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줘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만들었으면 된 것이지.”


그리 생각한 정인지는 웃음을 지으며 다른 장소로 향했다.


그렇게 정인지가 도착한 곳은 성균관이었다.


“자네가 여긴 어쩐 일로 온 것인가?”“성균관사를 맡고 있는 영감에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온 것 아니겠사옵나이까?”

“...무슨 말을 하고자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자리에 앉게.”


그렇게 자리에 앉은 정인지는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종이에 대해 설명했다.


“종이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마 다음 달부터는 싼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겠지요.”

“고작 그런 것을 말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닐 터고, 지금 자네가 나를 만나러 온 것은 사업을 위해 온 것인가?”

“그렇습니다. 제가 관리기는 합니다만, 동시에 공장의 주인 되는 몸 아니겠사옵니까.”

“허허...”


성균관사는 지금 정인지가 하려고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았다.


성균관에 오고 다니는 이들을 위한 종이를 싼 가격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자는 것이 틀림 없지 않은가.


너무나 노골적인 계약이기에 성균관사는 속으로 돈독이 올랐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런 말을 꺼내선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성균관사는 이를 속으로 삼켰다.


그렇게 성균관사가 묵묵부답으로 정인지를 바라보자, 정인지는 자신이 한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 시중에서 팔리는 종이 가격의 3할, 이 가격에 공급해드리지요. 단 제가 가지고 있는 공장에서 10년간 독점으로 공급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성균관사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정인지가 이런 말을 할 정도로 싼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분명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종이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분명 다른 회사에 소다를 공급할 때 적정가격의 2배는 되는 가격으로 공급했지?“


그 결과 소다를 공급받은 비누 회사는 다른 비누 회사보다 비싼 돈을 주고 팔게 되어 망해버렸다.


이러한 일을 생각하면 정인지가 이리 말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이를 알기에 성균관사는 웃음을 지으며 정인지를 상대했다.


”지금 당장은 3할로 하되, 다른 이들이 종이를 공급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들보다 5푼 낮은 가격으로 종이를 공급해주게.“

”...5푼이나 낮은 가격은 너무하지 않사옵나이까?“

”그래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가격 아닌가. 유생들에게 공급하는 종이라는 말이 얼마나 강력한지는 자네도 알 터인데?“

”...알겠습니다. 2푼, 2푼으로 하시지요.“

”3푼, 그 정도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야 하겠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알겠습니다. 그 가격으로 공급해드리지요.“


그 말을 끝으로 정인지와 성균관사는 계약서를 작성했고,


계약서를 작성한 정인지는 밖으로 나와 성균관사를 욕했다.


”쯧, 성균관 유생들이 사용하는 종이라는 이름으로 광고할 것이라는 것은 어떻게 눈치챈 것인지.“


성균관사의 말대로 정인지는 성균관 유생들이 사용하는 종이라는 이름으로 광고를 할 생각이었다.


물론 이를 위해 다른 회사를 차릴 것이지만.


”종이도 싼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니, 신문이나 만들어서 팔아야겠군.“


그리 말한 정인지는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여기서 연재를 중단할까 합니다. +10 23.04.05 1,075 0 -
67 잉카 정벌(2) +2 23.04.04 803 34 11쪽
66 잉카 정벌(1) +4 23.04.03 772 33 12쪽
65 마자파힛 제국 멸망 +4 23.04.02 869 29 11쪽
64 마자파힛 제국군 +2 23.04.01 911 32 14쪽
63 기관총과 새로운 탄환 +2 23.03.31 1,002 40 11쪽
62 아메리카 농부의 삶 +4 23.03.30 1,046 38 12쪽
61 원시 종교 폭파 +3 23.03.29 1,002 37 12쪽
60 천공카드 계산기 제작 +4 23.03.28 997 38 12쪽
59 인도로 보내는 사절(2) +2 23.03.27 1,026 46 14쪽
58 인도로 보내는 사절(1) +2 23.03.26 1,076 40 11쪽
57 아메리카 도착 +4 23.03.25 1,169 44 11쪽
56 무연화약 개발 +4 23.03.24 1,182 40 12쪽
55 인도 왕국들의 판단 +1 23.03.23 1,165 43 11쪽
54 너무나 갑작스러운 인도 점령 +8 23.03.22 1,252 43 12쪽
53 북해도, 조선의 변화 +4 23.03.21 1,274 51 11쪽
52 필리핀 북부, 루손섬 정복 +2 23.03.20 1,219 36 11쪽
51 대만 정복 +2 23.03.19 1,294 47 11쪽
50 대만 정벌 계획 +5 23.03.18 1,275 49 11쪽
49 원정대 귀환 +10 23.03.17 1,346 42 11쪽
48 조선 최초의 신문 기사 +4 23.03.16 1,257 43 12쪽
» 종이, 더 많은 종이 +5 23.03.15 1,333 40 11쪽
46 무역허가증 +6 23.03.14 1,324 46 11쪽
45 대동법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 +3 23.03.13 1,422 43 12쪽
44 천연두 퇴치를 위한 실험 +3 23.03.12 1,372 47 11쪽
43 도량형 원기 도입 +5 23.03.11 1,469 42 11쪽
42 사기꾼과 사기꾼 +7 23.03.10 1,433 41 11쪽
41 동남아 무역을 위한 도구, 차(수정) +4 23.03.09 1,512 43 12쪽
40 항저우 도착 +4 23.03.08 1,644 41 11쪽
39 영락제의 분노 +5 23.03.07 1,753 4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