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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앍 님의 서재입니다.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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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3.02.01 19:32
최근연재일 :
2023.04.04 21:58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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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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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5,144

작성
23.03.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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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사기꾼과 사기꾼

DUMMY

사흘 후.


소상의 대리인은 원정대의 대리인에게 약속한 것처럼 차를 가져왔다.


"이걸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확실히 진정용정차의 품질은 괜찮군. 그렇지만 다른 차의 품질이 괜찮다고 확신할 수는 없겠지."

"하하, 다른 차도 최고의 품질만을 엄선했습니다."


저리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을 보면 다른 용정차의 품질도 신경 썼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천은 그런 소상의 대리인이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거짓을 이야기하는 상인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확인해보면 알겠지. 지금 차가 들어있는 상자를 모두 개봉하라."


그렇게 개봉된 차는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


그들이 가져온 용정차의 품질이 나쁘지 않은 것이다.


"품질이 나쁘지는 않군. 위에 좋은 품질을 올리는 사기를 친 것도 아니고."

"후후후, 이 일대를 주름잡는 저희 소상이 그런 바보 같은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 생각하신 겁니까?"


이들이 이리 말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쨌건 그들이 약속한 바대로 제대로 된 차를 가져온 것으로 보였다.


그리 생각한 이천이 약속한 대금을 주려고 할 때였다.


"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이거 양이 예상보다 적습니다.“

”뭐라?“


이천은 그 말을 들은 후 곧바로 지금 그의 눈앞에 보이는 상자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 지금 보이는 상자들은 배 열 척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배 열 척을 채우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양인데 할 말 있소?“

”소인은 억울합니다! 배의 수명을 생각해 육 할가량만 싣는 것이 관행 아닙니까?“

”관행을 따를 것인지 아닌지는 우리가 판단하는 것이오. 우리가 관행을 지킬 것인지를 물어봤어야지.“

”이, 이건 사기야! 당신들, 조선인들이 우리 소상에게 사기를 친 것이라고!“


그런 그의 말을 들은 이천은 헛웃음을 지었다.


사기를 치려 한 것은 그들이면서 왜 조선인들이 사기를 쳤다고 말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던 것이다.


”사기를 친 것은 네놈들이지. 오늘 안에 4척을 채울 분량을 들고 오게. 만약 오늘 안에 들고 오지 않는다면 뭐 어떻게 될지는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이런 젠장!“


그 말을 들은 소상의 대리인이 헐레벌떡 자리에서 떠난 후.


이천은 다른 이들에게 지금 그들의 눈앞에 보이는 차들을 도자기에 담을 것을 지시했다.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하라. 그대들이 만지고 있는 도자기가 같은 무게의 은보다 비싸다는 것을 인지하라.“


그렇게 모든 도자기에 차를 담은 후.


마환이 이천을 찾아왔다.


”저희 선원들이 모든 피로를 회복하였다고 하니, 내일 출발하고자 하는데 어찌 생각하십니까.“

”저희도 오랜 기간을 이 땅에서 쉬었으니 출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아, 이번에 좋은 차를 얻었는데 같이 마시겠습니까?“

”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로군요.“


회회교인인 마환은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많은 차를 마셨다.


그렇게 많은 차를 마시게 된 마환은 차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기에 그는 좋은 차를 얻었다는 이천의 말을 듣고는 흔쾌히 차를 마시기로 한 것이다.


”오, 이런 용정차라니, 정말 좋은 차를 구하셨군요.“

”하하, 어렵게 구한 진정용정차입니다.“

”...진정용정차라고요? 제가 과거에 마셔본 진정용정차는 이렇지 않았습니다만?“

”과거에 진정용정차를 마셔본 적이 있으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맛과 색을 알지요. 진정용정차는 물을 끓였을 때 이리 녹색이 나오지 않습니다.“


마환의 말대로 진정용정차는 물을 끓였을 때 녹색이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황록색.


그게 가장 좋은 서호용봉차를 나타내는 색이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던 것은 모두 조선인들이 서호용정차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눈치챈 소상의 대리인 때문이었다.


그는 서호 인근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차를 진정용정차라고 속이고 팔았다.


이를 서호용정차를 마시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으니.


이천을 비롯한 조선 사람들은 녹색에 연한 새싹이라는 것만을 보고 최상품이라 여긴 것이다.


”허, 아무래도 상인들에게 속은 것 같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서호용정차 중에서 최상품이 황녹색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말입니다.“


이를 알게 된 이천은 자신에게 이런 치욕을 안겨 준 상인을 지금 당장 찾아가고 싶었지만.


마환이 지켜보고 있는 지금 그를 찾으러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천은 잠시 밖으로 나가 다른 이들에게 이를 설명한 후.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와 마환에게 감사를 표했다.


”귀공, 정말 감사합니다. 귀공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하하, 좋은 차를 마셨으니 알려드리는 보답이라 생각하십시오.“


그렇게 마환이 감사를 받은 후, 이천은 마환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물었다.


”우리가 다음에 가야 하는 항구는 어디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복주(福州)로 간 후에 복선(福善, 정화의 호) 태감에 대한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광주(廣州, 광저우)로 갈 생각입니다.“

”아예 복주, 광주를 지나서 교지(베트남 북부)로 가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바로 교지로 가는 것은 해본 적이 없어서 어찌 될지 모르겠군요.“


마환은 바로 교지로 가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알 수 없었다.


여러 차례 항해를 해왔기에, 바로 교지로 가고자 한다면 교지로 가는 것은 가능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바로 교지로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지금까지 땅을 따라서 연안으로 항해했던 그들이었기에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확신을 가질 수 없던 것이다.


”이곳에서 교지까지의 거리는 먼 거라긴 합니다. 그렇지만 문제가 생긴다면 바로 다른 항구에 들리는 것이 가능하니 시도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확실히 문제가 되면 바로 고칠 수 있으니...“


그렇게 조금씩 마환이 설득되는 것으로 보이자 이천은 그를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알게 된 바를 이야기했다.


”지금 명나라 선원 중에 빠르게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교지로 출발하는 것이 낫지 않겠소?“

”으음···. 확실히 다른 항구로 가지 않고 곧바로 교지로 간다면 빠르게 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번 해봤으면 그 이후에는 더 멀리 가는 것도 가능할 것이오. 그렇다면 지금 가는 거리보다 빠르게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소?“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겠습니다. 다른 선원들과 상의를 해보고 말하러 오지요.“


그 말을 들은 마환이 떠난 후 이천은 다른 관리들을 바라봤다.


”놈과는 어떻게 이야길 했소?“

”말을 해도 듣지를 않았습니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우리가 잘못했다며 돈을 물어야 한다고···.“

”허, 그놈 제정신인가? “

”뭐, 다행히 다른 이들과 이야기를 끝냈사옵나이다.“

”어떻게 합의했는가?“

”용정차를 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진정용정차를 그리 많은 양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였사옵나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른 것을 받아오기로 했사옵나이다.“

”다른 물건? 그에 버금가는 물건이 있던가?“

”놈들의 말로는 진정용정차보다는 급이 떨어지지만 괜찮은 물건이라고 합니다. 정로용정차(正路龍井茶)라는 물건입니다.“


그들이 말한 것처럼 정로용정차는 그 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물건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뿐, 정로용정차도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서호용정차 중에서는 최상품이라 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정로용정차가 좋은 물건인 것은 맞겠지?“

”그렇사옵나이다. 다른 상인들에게도 확인을 마쳤습니다.“

”놈들이 진정용정차를 대신한다고 했으니, 그 양도 늘어났겠지?“

”100kg 정도를 받을 수 있도록 거래했습니다. 다만 내일까지 준비한다고 하는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조금 전 마환에게 곧바로 교지로 가자는 제안을 했으니, 이걸 다른 이들과 논의하는 문제로 하루는 걸리겠지.“

”그렇다면 괜찮을 것입니다.“


그렇게 진정용정차의 대체품으로 정로용정차를 받는 것을 확인한 이천은 다른 문제를 이야기했다.


”놈들이 우리에게 6척 어치를 팔려고 한 것은 어떻게 해결하였나?“

”오늘 받은 양과 동일한 양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놈들에게 받을 수 있는 양은 이것이 한계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이천은 그들에게서 더 받을 수 없다는 말을 의아하게 여겼다.


”허, 자네들 또 속은 것인가?“

”또 속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명나라는 내부 거래를 할 때 은을 사용하지 않으니 놈들이 이익을 보려고 거짓을 말한 것일세.“

”그, 그런 것입니까?“


명나라는 대외적으로는 은을 조공 받았지만, 백성들이 은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물론 백성들은 명나라 관리들 모르게 은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어쨌건 공식적으로 은을 사용하는 일은 없었으니 은의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지금 조선 사람들이 배 여섯 척가량의 돈을 지급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사기를 친 것이었다.


”이, 이런 그놈들이 또다시 속였다니, 그럴 줄은 몰랐습니다.“

”허, 지폐와 은화를 통용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지폐만을 쓰는 것이었습니까?“

”마음 같아서는 이를 이야기하고 싶지만... 지금 상황에서 저놈들에게 이를 이야기할 시간이 없으니 아쉽군.“


그렇게 조선 사람들이 지금 상황을 안타깝게 여길 때.


소상은 조선인들을 속인 것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하, 멍청한 조선놈들, 한번 속았는데 이리 또 속을 줄은 몰랐는데.“

”이리 또 속다니, 조선 놈들이 이리 멍청하다면 제발 다시 한번 만나면 좋겠소.“


그렇게 그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이천과 조선인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래도 놈들이 멍청한 놈들이라 다행입니다. 놈들에게 준 금은 전부 금이 아니라 황철석 아닙니까.“


조선인이 그들에게 준 금은 전부 황철석이었다.


상인들이 제대로 된 금을 만져본 적이 없을 것이라 판단했기에 내린 선택이었다.


”은을 주기는 했지만 전부 은괴라 철이 조금 함유되어 있으니 실질적으로 손해를 본 것은 없지요.“


또한 은은 모두 주괴로 주었는데 은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는 했지만 5천 냥은 아니고, 4천 냥 정도가 들어 있었다.


즉 조선이 실질적으로 손해 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허, 자네들 그런 생각을 할 것인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이익을 보지 못한 것을 탓해야지!“


물론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어쨌건 조선 사람들도 소상을 제대로 속여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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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천공카드 계산기 제작 +4 23.03.28 996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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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인도로 보내는 사절(1) +2 23.03.26 1,076 4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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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무연화약 개발 +4 23.03.24 1,182 40 12쪽
55 인도 왕국들의 판단 +1 23.03.23 1,165 43 11쪽
54 너무나 갑작스러운 인도 점령 +8 23.03.22 1,251 43 12쪽
53 북해도, 조선의 변화 +4 23.03.21 1,274 51 11쪽
52 필리핀 북부, 루손섬 정복 +2 23.03.20 1,219 36 11쪽
51 대만 정복 +2 23.03.19 1,294 47 11쪽
50 대만 정벌 계획 +5 23.03.18 1,275 49 11쪽
49 원정대 귀환 +10 23.03.17 1,346 42 11쪽
48 조선 최초의 신문 기사 +4 23.03.16 1,257 43 12쪽
47 종이, 더 많은 종이 +5 23.03.15 1,332 40 11쪽
46 무역허가증 +6 23.03.14 1,323 46 11쪽
45 대동법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 +3 23.03.13 1,422 43 12쪽
44 천연두 퇴치를 위한 실험 +3 23.03.12 1,372 47 11쪽
43 도량형 원기 도입 +5 23.03.11 1,469 42 11쪽
» 사기꾼과 사기꾼 +7 23.03.10 1,433 41 11쪽
41 동남아 무역을 위한 도구, 차(수정) +4 23.03.09 1,511 43 12쪽
40 항저우 도착 +4 23.03.08 1,643 41 11쪽
39 영락제의 분노 +5 23.03.07 1,753 4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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