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아아앍 님의 서재입니다.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3.02.01 19:32
최근연재일 :
2023.04.04 21:58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41,345
추천수 :
3,976
글자수 :
345,144

작성
23.03.13 20:04
조회
1,423
추천
43
글자
12쪽

대동법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

DUMMY

지금 조선이 하는 일을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세금을 늘리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라도.


이를 위해 새로운 화폐를 만들었음에도.


조정은 더 많은 세금을 거둘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아직 이를 관리할 사람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모순이란 말이지."


새로운 세금을 징수하고자 한다면.


이를 위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지금 조선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이미 조정의 대신들이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과거를 통해 사람을 뽑자니.


지금 카락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


우두 접종을 위한 소 구매.


베세머 공정을 위한 대장간 건설 등.


이미 조선은 많은 곳에 돈을 사용하고 있어서.


관리를 추가로 뽑을 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즉 세금을 거두기 위해선 관리가 필요한데.


관리를 뽑기 위한 돈이 부족해 세금을 거두기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호조(戶曹, 재정을 담당하는 부서) 관리들에게 더 많은 일을 시키기도 애매했다.


그들은 지금 갑자기 늘어난 재정으로 인해.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지금 상황에 한탄하며 일하고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다른 부서의 관리들을 호조로 돌리기도 애매했다.


예조를 제외한 모든 관리들은 지금 호조와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고.


지금 하는 일이 적은 예조의 관리들을 다른 업무에 투입하고 있으니까.


그러니 더 많은 세금을 얻기 위해선.


더 많은 관리들을 확충하는 방법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세종이 모순이라 말한 것이었다.


"법을 만드는 이들이 법을 만들어낸다면 해결이 될 터인데."


그들이 언제 법을 만들어낼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세종이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황보인이 한숨을 쉬고 있는 세종을 만나기 위해 다가왔다.


이렇게 다가온 황보인을 보고 세종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황보인은 지금 자신이 생각하던 것.


법을 만드는 중이었으니까.


"자네가 온 것을 보니... 지금 법을 만든 것이 끝난 것인가?"

"그렇사옵나이다. 전하."


조선을 위한 법이 완성되었다.


===


황보인이 법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거의 2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긴 기간이 걸릴 정도로 법을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경국대전을 바탕으로 법을 만든다고 한다면.


그 전에 만들어야 정상적이었다.


그러나 황보인은 경국대전을 바탕으로 법을 만들지 않았다.


황보인이 보기에 경국대전이 가진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주례였다.


"그대가 이리 오랜 기간 법을 만든 이유가 주례 때문이라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사옵나이다. 전하."


주례(周禮), 중국 주나라의 관직 제도와 전국시대 각 국의 제도에 영향을 끼친 유교 경전.


이 과거의 서적은 오랜 기간 중국의 법의 기틀이 되었고.


그러면서 조선의 법에 영향을 주었다.


정도전이 만든 조선경국전, 조준이 만든 경제육전.


그리고 지금 황보인이 말하고자 하는 경국대전에 영향을 끼쳤다.


"주례는 분명 좋은 법이옵나이다. 그러나 지금 조선에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사옵나이다."


주례는 너무나 이상적인 법안이다.


그렇기에 정도전을 비롯한 이들은 주례를 모방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택했다.


주례를 지금 상황에 맞는 법으로 바꾼 것이다.


황보인도 이를 알고 있기에 지금 경국대전과 같은 미래의 법을 반영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경국대전을 지금 반영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주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경국대전도 지금 실정에는 문제가 있는 법이었사옵나이다."

"문제가 있다?"

"가령 경국대전에서 화폐와 관련된 법인 호전(戶典)은 저화와 면포를 화폐로 사용한다고 적혀있사옵나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그거야 수정하면 되는 문제 아닌가?"

"없는 물건들이 생겨서 생기는 문제가 있사옵나이다."


그러니 새로운 법률을 만들어야 했고.


이를 위해 대한민국의 법을 바탕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대한민국의 법은 그 양이 너무나 많고, 지금 조선에 반영할 내용이 아니다.


이를 알게 된 황보인은 대한민국의 법을 반영하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법을 찾았다.


그렇기에 새로운 법을 찾던 도중 눈에 들어온 것이 프랑스 민법이었다.


이렇게 찾게 된 프랑스 민법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법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지금 세종 앞에 있는 법이었다.


"민법이라."

"지금 시간이 부족해 이를 만드는 것이 한계였사오나, 시간을 주신다면..."

"되었다. 지금은 다른 법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노라."


세종의 말을 들은 황보인은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최근 투자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돈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는 것을.


그도 얼핏 들었기에 알게 된 것이다.


"세법이라면 대동법을 시행하시는 것은 어떻사옵나이까."

"대동법?"

"그렇사옵나이다. 공납을 없애기 위해 후대에서 만들어진 법이라 하옵나이다."


대동법은 논과 밭을 구분하지 않고 토지의 1결당 12두를 바쳐 공납을 대신하게 한 법률이다.


그렇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좋아보이는 법이지만.


실상을 본다면 이 법에는 문제가 많았다.


"나도 대동법에 대해 들어봤으나 대동법은 취지는 좋으나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많은 법안이다."

"대동법에 문제가 있단 말씀이시옵나이까?"

"그렇다. 내 그대에게 이를 설명하도록 하겠다."


대동법의 가장 큰 문제점.


그건 땅 1결에 쌀 12두(초기에는 16두)를 바친다는 조항이었다.


이 조항으로 인해 많은 조선인 소작농들이 벼를 기르는 밭이건.


많은 부자들이 벼를 기르는 논이건 상관 없이 쌀 12두를 바쳤는데.


이것이 큰 부담이었다.


"밭벼가 논벼보다 수확량이 적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사옵나이다. 전하."

"그리고 지주들이 가진 좋은 땅이 논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부자는 더 많은 돈을 가지고, 빈자는 더 많은 빚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말이옵나이까?"

"그러하다."


가장 큰 문제는 쌀 12두를 거둬간다는 점이었다.


지금 조선은 과전법에 따라 1결당 기본적으로 30두의 세금을 거둔다.


그런데 여기에는 담헙손실법이라는 법이 추가로 적용이 된다.


이 담헙손실법은 농사의 작황을 바탕으로 세금을 물리는 법안으로.


전체 수확을 기준으로 작황이 나쁠 때마다 세금을 경감해주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손실의 정도를 10개의 단계로 나누고.


수확량의 8할까지는 30두.


그보다 수확량이 낮은 경우는 1할마다 3두씩을 경감하고.


수확이 8할 이상 감소한다면 세금을 아예 내지 않게 하는 법안이었다.


즉 실질적으로 조정에 들어오는 세금은 30두 ~ 9두다.


이를 생각하면 답이 나왔다.


"전세(田稅)를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부과된 12두, 거기에 다른 세금들을 더한다면 그들은 빚에 땅을 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된다면 자작농은 줄어들고 소작농이 늘어날 터라는 것이옵나이까."

"그렇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세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돈을 지불한다고 생각하면 감이 올지 모른다.


대동법은 그런 법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즉 대동법을 수정해서 더 낮은 세금을 부과할지라도.


많은 소득을 벌지 못하는 백성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대동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다시 한번 틀을 바꿔야만 했다.


“대동법도 담헙손실법을 적용하면 나쁘지는 않을 것이나 이것도 문제가 있다.”

“부를 가진 이들이 반대할 것이란 말입니까.”

“그렇다. 지주들이 반대할 것이다.”


각 지방에 존재하는 토착 사족층.


그들과 양반들 중 돈을 많이 가진 이들이 이를 반대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세금이 필요한 지금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다른 방법이라 하신다면···?”

“그들이 알기 어려운 세금, 간접세를 말하는 것이다.”


세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직접적으로 세금을 내는 직접세.


주세, 부가가치세처럼 간접적으로 세금을 내는 간접세가 그것이다.


“우선은 술에 세금을 매기고자 한다. 최근 사람들이 직접 술을 만드는 것보다 술을 사서 마신다고 하지 않은가.”


술을 만드는 것은 고역이다.


그렇지만 백성 중 술을 사서 마시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돈이 없으므로 술을 사서 마시는 것보다 만들어 마시는 것을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물류의 유통이 편해진 덕분에 쌀을 비롯한 곡물들의 가격이 싸졌다.


또한 농서를 보급한 덕분에 이전보다 많은 쌀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소금을 비롯한 다른 물건들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많이 싸졌다.


이러한 영향 덕분에 술을 만드는 것이 매우 쉬워졌다.


이렇게 되니 집에서 술을 만들어 마시는 것보다 밖에서 술을 사서 들어오는 일이 많아졌다.


그 결과 상인들이 술을 팔기 시작했으니, 세종은 이 술에 세금을 매기기로 한 것이다.


“어떤 술이건 판매금액의 3할을 주세로 바치게 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그리 많은 세금을 부쳐도 되는 것이옵나이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백성들이 내는 세금이기는 하나,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내지 않아도 되는 세금 아닌가.”

“그, 그렇기는 하오나 이는 너무 많은 세금이 아닌가.”

“괜찮다. 상인들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터지만, 백성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백성 중 이를 인지할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들이 직접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상인에게서 사들인 술을 통해 세금을 내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모든 상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에게 부가가치세라는 세금을 도입하고자 한다.”

“그리된다면 소비가 둔화하지 않겠사옵나이까?”

“지금까지 백성들의 소비가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리 둔화가 되어도 상관없을 것이다.”


소비가 줄어들어 경기둔화가 된다고 할지라도 지금까지 조선이 변한 것을 생각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 당장은 이를 실행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이를 시행하도록 하라,”

“다른 법은 만드시지 않으실 것이옵나이까?”

“한 번에 너무 많은 법이 적용되면 백성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세종은 지금 부가가치세와 주세 외에는 도입하고자 하는 생각을 크게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공장주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두는 것이 낫지 않겠사옵나이까?”

“흠, 지금 그 법을 바꾸잔 말인가?”


지금 공장, 상인들에 대한 세금은 태종 15년에 호조에서 제안한 수세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그 당시 호조가 제안한 법은 모든 공장은 봄, 가을이 되면 저화 1장을 바치고.


가장 많은 이익을 벌어들이는 공장은 저화 3장.


평균적인 이익을 낸 공장은 저화 2장.


평균보다 낮은 이익을 낸 공장은 저화 1장을 내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공장주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기에.


이런 방식으로 그들에게서 세금을 거두면 안 될 것이라 판단한 세종이 법을 조금 바꾸었다.


저화 1장당 수익의 1할을 바치도록 바꾼 것이다.


세금을 수십 배는 더 내야 한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었기에.


많은 공장주가 이를 반대했지만, 세종은 그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조정은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공장주들의 수익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빈부격차가 심해질 것이옵나이다.”

“...되었다. 일단은 그대로 놔두도록 하라.”


아직은 그들을 쓸 곳이 있었기에 세종은 그들에게서 더 많은 돈을 얻는 대신 다른 것을 택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을 불러라. 내 그들에게 이야기를 할 것이 있노라.”

“...알겠사옵나이다. 전하.”


그렇게 다음날 공장주들과 세종의 만남이 진행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89 수용
    작성일
    23.03.13 21:54
    No. 1

    수익이 있는 곳에 반드시 세금이 있다.

    왕실부터 모범을 보여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기 시작한다면 양반 사대부도 울며 겨자먹기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을지요.

    양반들이 세금을 납부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국방의 의무, 병역문제가 안건으로 오를지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아란타르
    작성일
    23.03.13 22:32
    No. 2

    어떤 법을 적용하든 언제나 적용하는 법에는 단점이 존재한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3.17 14:00
    No. 3

    잘 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여기서 연재를 중단할까 합니다. +10 23.04.05 1,080 0 -
67 잉카 정벌(2) +2 23.04.04 803 34 11쪽
66 잉카 정벌(1) +4 23.04.03 773 33 12쪽
65 마자파힛 제국 멸망 +4 23.04.02 871 29 11쪽
64 마자파힛 제국군 +2 23.04.01 912 32 14쪽
63 기관총과 새로운 탄환 +2 23.03.31 1,002 40 11쪽
62 아메리카 농부의 삶 +4 23.03.30 1,047 38 12쪽
61 원시 종교 폭파 +3 23.03.29 1,002 37 12쪽
60 천공카드 계산기 제작 +4 23.03.28 997 38 12쪽
59 인도로 보내는 사절(2) +2 23.03.27 1,026 46 14쪽
58 인도로 보내는 사절(1) +2 23.03.26 1,076 40 11쪽
57 아메리카 도착 +4 23.03.25 1,170 44 11쪽
56 무연화약 개발 +4 23.03.24 1,183 40 12쪽
55 인도 왕국들의 판단 +1 23.03.23 1,165 43 11쪽
54 너무나 갑작스러운 인도 점령 +8 23.03.22 1,253 43 12쪽
53 북해도, 조선의 변화 +4 23.03.21 1,274 51 11쪽
52 필리핀 북부, 루손섬 정복 +2 23.03.20 1,220 36 11쪽
51 대만 정복 +2 23.03.19 1,294 47 11쪽
50 대만 정벌 계획 +5 23.03.18 1,275 49 11쪽
49 원정대 귀환 +10 23.03.17 1,347 42 11쪽
48 조선 최초의 신문 기사 +4 23.03.16 1,257 43 12쪽
47 종이, 더 많은 종이 +5 23.03.15 1,333 40 11쪽
46 무역허가증 +6 23.03.14 1,326 46 11쪽
» 대동법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 +3 23.03.13 1,424 43 12쪽
44 천연두 퇴치를 위한 실험 +3 23.03.12 1,373 47 11쪽
43 도량형 원기 도입 +5 23.03.11 1,469 42 11쪽
42 사기꾼과 사기꾼 +7 23.03.10 1,433 41 11쪽
41 동남아 무역을 위한 도구, 차(수정) +4 23.03.09 1,513 43 12쪽
40 항저우 도착 +4 23.03.08 1,644 41 11쪽
39 영락제의 분노 +5 23.03.07 1,755 4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