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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앍 님의 서재입니다.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3.02.01 19:32
최근연재일 :
2023.04.0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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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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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항저우 도착

DUMMY

"폐하께서는 조선이 여진족들의 분란을 초래하였다고 하였으나 소인은 이를 알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소인의 첫 번째 죄이옵나이다."


유정현의 말을 들은 영락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저들, 사대부라고 뻗대는 것들은 언제나 저런 식으로 혀를 교묘하게 놀려 사람들을 현혹했다.


그러니 지금도 자신이 저지른 죄라고 말하면서도, 알지 못한 무지가 죄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가.


그리 말하는 것이 우습기 짝이 없지만, 그는 제국의 황제이니 관대한 아량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리 생각한 영락제는 유정현의 말을 끊지 않았다.


"또한 소인은 여진족들의 분란을 막지 못했으니 이것이 두 번째 죄입니다."

"그러니 네놈의 죄는 네놈이 알지 못한 것이 죄라는 것 아닌가."

"그렇사옵나이다. 폐하."


역시, 그는 선비라는 족속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 자신의 죄는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이 쓰레기 같은 놈들.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조선인이 하는 말을 들으니 방효유, 그놈이 생각나 죽이고 싶었지만.


저놈을 죽이거나 벌을 준다면 문제가 커질 것이 뻔하니 벌을 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벌을 주지 않자니 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선택이었다.


그리 생각하니 몇 시간 전 정화가 알려준 말이 떠올랐다.


"그대는 자신의 죄가 무지라고 했는데, 이것은 선비의 가장 큰 죄라고 할 수 있노라.


그런데 그런 자가 어찌 다른 이들에게 유학을 가르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그대는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 학문을 갈고닦도록 하라."


정화는 조선인들을 이끄는 이가 다른 이들에게 유교를 가르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벌을 주지 못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런 처벌을 내리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 아니겠는가.


또한 이런 처벌로 다른 대신들이 뭐라고 할 수는 없을 터이니.


이를 생각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처벌이었다.


영락제가 이렇게 유정현에게 내린 처벌에 만족할 때.


유정현은 영락제가 이런 처벌을 내렸다는 것을 듣고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다른 대신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원정에 참여하기로 한 그다.


그런데 이렇게 원정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내려준다니.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었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가 처한 상황을 만족하게 되었다.


===


유정현이 떠나는 것으로 조선은 유정현을 대신해 원정에 참여한 조선인들을 이끌어갈 사람을 찾았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정화의 원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과거 유정현이 말할 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집현전의 관리였던 유정현이 말한 것이니 괜찮을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학질, 뎅기열과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집현전 관리를 제외한다면 궁궐의 소식을 샅샅이 알 수 있는 자들.


정 1품, 정 2품의 권력자들 말고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그동안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정현이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지금 조정에서 유정현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진실을 아는 정 1품, 2품의 관직에 있는 그들 아닌가.


그렇기에 그들은 유정현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


지병이 있다는 등의 핑계를 대서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렇게 정 1품, 정 2품을 가리지 않고 고위 관료들이 떠난 가운데.


유일하게 지금 상황에 만족하며 원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가 있었다.


“전하, 다른 이들이 저리 나서는 것을 보면 알 듯 누군가 해야 하는 일 아니겠사옵나이까.”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도 그대가 해야 할 일은 아니다.”

“전하, 지금 많은 노신들이 이리 핑계를 대고 유정현을 대신하지 않으려 하는데 누가 가고자 하겠사옵나이까.”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천, 그대가 가서는 아니되는 일이오. 그대가 간다면 조선의 발전이 멈출 것 아니오.”


과거부터 신대륙을 정복하는 것을 원하던 이천.


그는 이번 원정에도 참여하는 것을 원했으나, 그곳에 학질, 뎅기열과 같은 질병이 있다는 것을 안 세종이 이를 막았다.


이를 알게 된 이천을 설득하기 위해 세종이 제안한 것이 조선소 건설이었다.


물론 조선소 건설 자체는 필요한 일이었으나, 그 일을 누가 감독할지는 다른 일이었다.


그러니 이천을 설득하기 위해, 조선소의 설계부터 모든 것을 이천에게 맡긴 것이다.


물론 이천의 능력을 믿기에 준 인선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어쨌건 세종이 이러한 조건을 제시했기에 이천이 갈 가능성은 없어보였지만.


이천 말고는 원정을 이끌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지금에 와선 이천이 유일한 선택지로 보이긴 했다.


그러나 세종은 이천을 선택할 생각이 없었기에 이천을 배제하기로 했다.


“그대가 지금 뭔가 잘못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원정은 책임자가 없어도 상관없는 일이다.”


세종의 말대로 정 1품이라는 높은 품계를 가진 사람이 책임자일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유정현이 가지 않는다면 당황할 원정 참가자들을 위해, 유정현이 몸소 나선 자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유정현과 같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전하께서도 월정(月亭, 유정현의 호) 대감이 가지고 간 다이에틸 에터라는 물건을 아실 것이옵나이다.


그걸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은 전하께서도 아시지 않사옵나이까.”


다이에틸 에터.


말라리아 치료제인 아르테미시닌을 합성하기 위한 유기 용매인 이것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네 명.


다이에틸 에터를 만든 정인지와 이를 요구한 유정현.


화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장영실과 지금 세종 앞에 있는 이천 말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세종도 이를 쉬이 반박하기는 어려웠다.


“으음...”

“전하, 전하께서는 그들이 학질에 걸려 죽어가기를 원하는 것이옵나이까.”

“...내가 졌군. 그대가 원하는 바대로 하게.”


그렇게 이천이 유정현의 후임자로 내정되어 천진에 도착했을 때.


북경에 있던 유정현이 세종을 만나러 찾아왔다.


“고생 많았소. 내 명나라의 황제가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로 그대를 돌려보냈다는 것을 들었소.”

“폐를 끼쳐 송구스럽사옵나이다. 전하.”

“이게 어찌 송구스러울 일이란 말인가. 괜찮으니 그대는 이에 대해 신경쓰지 말라.”


이 말을 시작으로 세종은 유정현에게 북경의 상황을 비롯한 여러 정보를 물었다.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던 중 세종은 우연히 다이에틸 에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이에틸 에터를 관리할 사람을 구해 교육했다고?”

“그렇사옵나이다. 전하. 저를 대신해 오는 이가 다이에틸 에터에 대해 모를 것으로 생각해 그리하였사옵나이다.”

“...허, 이럴 줄 알았으면 이천을 보내지 않는 것을.”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세종이 이천에게 유정현의 후임 자리를 맡기는 것이 아니었다며 한탄하고 있을 때.


이천은 웃음을 지으며 천진항에 있던 이들을 만나고 있었다.


“대감이 유정현 대감을 대신해 온 것이옵나이까?”

“그렇네. 그분을 대신해 누군가 책임자를 맡아야 할 터인데, 지금 원정에 참여한 이들 중 그분을 대신할만한 직책이나 품계를 가진 이는 없지 않은가.”


그 말을 들은 다른 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때, 누군가 이천에게 다가왔다.


“당신이 조선 사람들의 책임자입니까?”

“그러는 당신은 누구요?”

“저는 여러분들의 원정을 책임질 마환이라고 합니다.”


마환.


정화의 원정에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인 그는 아랍어와 페르시아어에 능통했을 뿐만 아니라, 항해에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유정현의 일로 누군가 남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지금 그가 정화를 대신해 조선인들의 원정을 이끌게 된 것이다.


“다른 분들에게도 말한 것이지만 여러분들은 고리(古里, 인도 캘리컷을 의미함)까지 갈 것입니다.”


마환은 과거 정화의 3번째 원정 당시 참여해 참파, 자바, 인도의 캘리컷에 방문한 적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간 적이 있던 캘리컷까지는 어떻게 가야하는지 알고 있었으니.


이를 바탕으로 조선 사람들을 캘리컷까지 인도하려 한 것이다.


“고리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잘 부탁하네.”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원정이 시작되었다.


===


정화의 원정은 장거리를 항해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장거리 항해와는 달랐다.


정화를 비롯한 원정대는 모두 근해의 항구에서 식량과 같은 물자를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장거리 항해기는 하나 원양 항해는 아니었으니.


조선 사람들이 중국 천진을 벗어나 처음 도착한 곳은 그들이 예상한 항저우보다 북경에 가까운 봉래현(蓬萊縣)이라는 곳이었다.


“...여기서 쉬고 떠날 줄은 몰랐는데”

“하하, 아무래도 사람들을 쉬게 하고 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해도 이리 빨리 쉴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봉래현에서 북경까지의 거리는 조선에서 봉래현까지의 거리보다 짧다.


그러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배에서 오래 지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리 쉴 수 있는 항구가 있다면 곧바로 쉬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것 말고 다른 이유도 있지 않습니까?“

”오, 아셨습니까?“

”예, 지금 조선인들이 먼 거리를 항해해본 적이 없으니 쉬게 하려 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 말을 들은 마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천의 말대로 지금 조선인들은 모두 먼 거리를 항해해본 경험이 부족하다.


이번에 조선에서 천진항으로 항해를 한 것도 조선인들에게는 긴 항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마환이 이리 행동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신의 말씀이 맞습니다. 아직 조선인 중 먼 거리의 항해를 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이기에 이리 짧은 항해를 한 것이지요.“

”...그렇다고 할지라도 다음 항구는 항저우로 곧바로 가주셨으면 합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말대로 먼 거리를 항해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쪽의 풍토병에 걸릴 가능성이 적은 지금 먼 거리를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마환은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좋습니다. 당신의 말대로 항저우까지 다른 항구는 들리지 않겠습니다.“


마환은 이천의 말을 받아들여 항저우까지 다른 항구를 들리지 않고 움직였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들은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드디어 항저우군.“


항저우, 조선보다 남쪽에 존재하는 항구.


그곳에 조선인들이 도착했다.

제목 없음.png

지금까지 대략적인 이동경로입니다.


조선에서 북경 인근에 위치한 천진항으로.


천진항에서 산동반도에 위치한 봉래현(산동성 옌타이)으로 갔고.


봉래현에서 상해 인근의 항저우로 간 것입니다.


상해가 커진 것은 나중 일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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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인도 왕국들의 판단 +1 23.03.23 1,144 43 11쪽
54 너무나 갑작스러운 인도 점령 +8 23.03.22 1,226 43 12쪽
53 북해도, 조선의 변화 +4 23.03.21 1,251 51 11쪽
52 필리핀 북부, 루손섬 정복 +2 23.03.20 1,198 36 11쪽
51 대만 정복 +2 23.03.19 1,273 47 11쪽
50 대만 정벌 계획 +5 23.03.18 1,255 49 11쪽
49 원정대 귀환 +10 23.03.17 1,321 42 11쪽
48 조선 최초의 신문 기사 +4 23.03.16 1,233 43 12쪽
47 종이, 더 많은 종이 +5 23.03.15 1,305 40 11쪽
46 무역허가증 +6 23.03.14 1,301 46 11쪽
45 대동법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 +3 23.03.13 1,394 43 12쪽
44 천연두 퇴치를 위한 실험 +3 23.03.12 1,346 47 11쪽
43 도량형 원기 도입 +5 23.03.11 1,445 42 11쪽
42 사기꾼과 사기꾼 +7 23.03.10 1,406 41 11쪽
41 동남아 무역을 위한 도구, 차(수정) +4 23.03.09 1,486 43 12쪽
» 항저우 도착 +4 23.03.08 1,610 41 11쪽
39 영락제의 분노 +5 23.03.07 1,719 4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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