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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안녕히

[공모전 참가]히어로즈 레퀴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TYE
그림/삽화
없음
작품등록일 :
2020.06.16 14:32
최근연재일 :
2020.08.24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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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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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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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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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권 (54)

DUMMY

휴대폰들은 기본이었다. 나야 잠든 사이에 소환되었다 치지만 웬만하면 주머니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걸 휴대폰만 수두룩하게 상자에 묶음으로 놓여져 있었다. 열린 상자 뒤에 닫힌 상자들을 보면서 저들도 똑같은 분류라 보지도 않고 판단할 수 있었다.

그 밖의 잡동사니는 한 곳에 모여져 있었다. 경우의 수가 많으니까 일일이 분류하기 힘들었던 것이었다. 그냥 금속부품만 있는 게 아니고 플라스틱도 있었으니 이들에게는 난제였을 게 틀림없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언급하자면 무수한 질문들이 쏟아질 걸 감안해서 물어볼 건덕지조차 남기지 않았다. 플라스틱과 밀접한 생활을 하고 있다마는 정작 플라스틱의 정체는 모르고 있기에 어떠한 말도 안 했다.

게다가 하필 그 플라스틱이란 것도 애꿎은 리모컨이라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려고 해도 방도가 없었다. 신용카드는 특히나 불가능에 가까웠다. 싸구려 뒤집개나 손목시계의 경우에는 상식만 있다면 설명해줄 수 있어도, 대충 글루건부터가 불가능의 하한선이었다.


"내 것도 있네."


그런 난잡한 상황에서 눈썰미가 좋은 하연은 자신의 휴대폰을 찾아냈다. 한 번 켜보는 시늉을 해보지만 방전되 지 오래여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켜봤자 통신사도 없는 곳이라 먹통일 터 아쉬워하진 않았다.


"일일이 다 만지작거려봤지만 빛나다가도 어느 순간 수명을 다하더라. 몇 개는 분해하긴 헀는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전혀 알 수 없는 문자만 있으니까 해석도 실패했지."

"한글 말고 다른 게 있었어?"

"우리가 쓰는 문자와는 배열이 다른 문자였어."


나는 사리나 님의 입에서 한글이란 단어가 튀어나오는 게 기이했다. 언제 한 번 헛소리로 가르쳐 준 적도 없는 단어인 걸 이미 사리나 님은 알고 있었다. 대륙 곳곳에 분포되어 있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저렇게 한글이란 단어 자체가 언급되는 게 어색했다.

외국인이 아니고 외계인이라 말할 수 있는 사리나 님과 사제이기에 우리들의 문자의 형태를 알고는 있어도 한글을 모를 거라고 단정짓고 있었다.

아마 사제가 얘기한 배열이 다른 문자는 영어일 거였다. 영어라면 쥐약이라 필수로 피해야 할 대상이므로 얌전히 닫혀 있는 상자들이나 열기로 했다.

한 열 상자를 개봉했을 때까지 휴대폰이 빼곡히 쌓여있는 걸 보며 그만둘까 고민했었다. 아까의 마취의 후유증으로 하품이 나오면서 의지를 꺾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빛나게 할 수 있는 수단은 없나?"

"이곳의 기술력이 미개해서 그건 불가능해."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거지? 야속하네. 동력 자체가 다른 거구나."

"동력도 동력이고, 쓸려면 몇 백년은 공들여야겠지. 너, 의사 아니야? 이런 걸 묻는 거면 과학자라 해도 되는 거 아냐?"

"과학자만큼의 혁신적인 기백은 없어서, 지식만 탐구한답니다."

"우린 너의 지식을 쌓아줄 만큼 박식하진 않아. 여기에 있는 것들은 우리의 손에서 만든 게 아닌 널려있는 흔한 것들이니까."

"묻는 건 시간낭비인가요?"

"제대로 배울려면 전부 병력으로 보낼 게 아니라 교화를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결국 끝은 윗놈들을 다 날려보내야 가능하단 소리군요!"

"아니, 그것도 꽤 극단적이라고."


하연과 사제가 저러고 있어서 나가자는 말은 차마 못했다. 삐꺽거리듯 상성이 잘 맞는 건지 하연도 즐기고 있어보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다.

문득 일반적인 상자와는 색다른 면적의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돌출되어 있는 형상으로 정육면체의 상자 속에 끼어있어서 손이 가는 게 정상이었다.

뚜껑도 흔히 상면에서 여는 게 아니고 여닫이로 정면에서 열도록 되어 있어서 한 번 열어보았다.


"이게······ 왜 있는 거죠?"

"뭔데?"

"LPG요."

"···액화 석유 가스가 왜 있는데?"


사제가 하연과 나의 사이에 들어왔다.


"그거, 위험한 거 맞지?"

"안에 내용물이 들어있으면 자칫하면 이 건물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는 물건이고, 아니면 아닌데, 내용물이 비어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진짜 그리 위험한 거였나 보네."

"우리 세계라고 안전한 것들만 있는 거 아니야. 오히려 살인 무기가 태반이지."

"음··· 딱히 처분법은 없나요?"

"너희들이 가스를 처분할 수 있어야 말이지."

"가스라는 게 뭐죠?"

"독한 공기."

"정밀한 블루드면 가능하곘네요."


그러자 사제가 나를 노려보는 기분이 들어 덩달아 노려보았다. 정밀한 블루드에서 떠올려지는 건 가깝게 나 말고는 없을 터였다.


"부탁해도 되겠니?"

"그런 류의 부탁이면 천만에죠."


할 일도 없었던 나머지 LPG 말고 다른 취급주의 물자가 있는지 다 뒤져보았다. 그래도 사람이 손에 갖고 들어올 수 있는 것 중에는 저게 유일했다. 어쩌다가 LPG가 소환과 동시에 왔는지는 마침 소환할 때 접촉하고 있었다는 것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과연 사람 만한 물체 덩어리가 소환되었을 때는 어떤 아비규환이었을까, 사제에게서 듣기로는 마취만 풀고 전부 신전에서 탈출했다고 한다. 하마터면 반대로 인명 피해가 날 뻔한 상황이었다.

만약 LPG가 폭발했으면 어땠을까. 인명 피해도 그렇지만, 신전 자체에 타격이 가는 거면 소환술의 진행은 이후에 가능할지 미지수였다. 애초에 신전이 소환술의 원천이라면 파괴를 해버리면 그대로 소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들이 원하는 삶은 뭘까. 아무리 그래도 소환술의 존재는 무한한 가치가 있다고 단념한 것인가. 외부인이라 가볍게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LPG는 먼 외딴 지역에서 블루드로 가스를 배출하고 밀실을 만들어 안에서 폭발토록 했다. 이로써 실험장은 잠재하고 있던 고비를 넘기게 되었다. 이게 나쁜 일이라고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살수의 임무도 나쁜 일이거늘, 모든 일이 나쁘지도 않고 착하지도 않다는 중립적인 견해였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나에 대한 인식은 자원봉사자로 급변하고 말았다. 이제쯤 섬에서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엎쳐서 탁월한 블루드로 인력을 구원해주라는 사제의 부탁이 내 사고방식을 제멋대로 조종하고 있었다. 만만하게 보는 게 맞았지만, 실제로 의지 관련해서는 생존 본능 말고는 다 물렁해서 들어주게 되었다.

짐 나르기부터 건물 보수에 있어 사다리 대신으로 발판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 섬은 이상하게 블루드 친화적인 성향이었다. 개방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반인조차 블루드의 정체를 알고 있고, 심지어 쓰기까지 하는데 안 들키려는 마음가짐조차 없어져 망설이지 않을 수 있었다.

개운하게 스트레칭하듯 남는 시간에는 전신무장이나 발현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섬의 어린이들이 이를 보면서 나를 장난감으로 삼아도 되겠다는 흑심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미끄럼틀이나 그네나 정글짐을 한꺼번에 구현에 성공하면서 걸어다니는 놀이동산이 되기도 했다.

소환 당했으니까 고향이라고 할 수도 있는 곳은 최적의 천국이긴 했다. 섬에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 배만이라는 것은 배만 단절시키면 국가의 간섭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 그 점만은 부정못할 메리트였다.

그래도 디메리트라고 하면 섬의 환경 자체가 영양가가 없다시피해서 육지의 도움 없이는 아사할 수 있는 형태였다. 인구수에 비해서 농작이 가능한 지형이 없는 수준이니까.

그래서 블루드를 사용해 산을 갈아엎어버리면 농작지를 늘릴 수 있겠다마는, 농담으로 한 말인데도 반대 의사가 좀 있었다. 미천하게 천벌 운운하는 게 아니고 섬에서만 나오는 버섯을 특산품으로 쓴다고 하는 산의 메리트가 있었다. 그리고 10년 이상을 육지와 교역하였는데 현재의 질서를 갈아엎는 것이야말로 이들에게는 천벌이었다.

이는 소환술을 못 끊는 이유와 연관이 있었다. 교역을 끊어버리겠다는 협박으로 소환술을 시행하라고 하면 멋대로 기본권을 쥐고 늘어지는 악덕의 면모지만 을인 섬은 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사제의 의견대로 왕성을 쳐부수는 것 외에는 자유로의 수단은 안 보였다. 침략한 이상 침략자를 제거하는 게 이상적이긴 했다.

다만, 그러려는 각오는 나에게 없었다. 사리나 님에 대한 애증 같은 애착이 사라지고 나니 무엇이든 무료해졌다. 방대한 힘에 버금가는 적당한 철학이 없어서 생기는 부정합이었다.




벌써 임무를 수주하고 13일이 지났다. 10일 째에 섬에 도착해서 3일 동안 섬에서 안 나가는 중이었다. 해도해도 섬에서 조력자질을 하는 건 끝날 기미가 안 보였다.

원초적인 문제로 내가 꿈떠서 이 섬에서 안 나가니 그러는 것이었다. 당연히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보면 할 일 없어 보이니 시키는 게 정석이다. 그럼에도 싫은 기색을 낸 적이 없어 시키는 쪽이 싫을 리가 없었다.

참 편안했다. 어렵지 않은 시키는 것만 해도 시간을 녹이면서 의식주를 챙길 수 있으면 복지도 적당했다. 내게 안 어울리는 복지는 거의 없는 편이었다. 돈만 쥐어져도 괜찮고, 재물로 되갚아줘도 괜찮았다. 돌아오는 게 있다는 것만 해도 앞날이 두렵지 않았다.

그저 불면증을 겪는 것은 사건적인 요소가 원인이진 않았다. 하물며 사리나 님이 우려하던 또 하나의 부작용도 아니었다.

내 예민함은 반복되는 훈련에서 극도로 단련되어 진 거였다. 살수사냥꾼들의 기습에 반응하기 위한 능력으로 발동되기를 원했었다. 정작 그런 상황은 다행히 오지 않고 흔히 술주정뱅이들의 괴성에 눈을 떠서 밤잠을 설치는 게 다반사였다.

오히려 정상적으로 발동한 게 이례적이었다. 소음공해로 깨어나지 않고 제대로 건물 내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반응했다. 바닥 나무가 튼튼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마는 은근히 멀리 있다는 감각이 들 만큼 멀리 있는 발소리를 감지해낸 것이었다.

도통 숨기려는 의도가 없는 올곧은 발걸음에 적이 아님을 알았다. 그러나 다른 곳도 아니고 내가 있는 침실을 향해 갈 길을 멈추지 않는 점에서 못 들은 척하기 어려웠다. 침대에 앉아서 대기했다.


"안 자?"


하연의 목소리였다. 속일 필요 없이 반응을 해주었다.


"들어오세요."


들어온 형상을 보자마자 어딘가에 외출해왔다는 냄새가 났다. 귀뿐만 아니라 코도 예민해졌는지 풀 내음을 구별할 수 있었다. 냄새까지 아니라도 근거는 충분했다. 빨아야 했을 제 옷으로 갈아입을 경우란 그거밖에 없었다.

특히 풀 내음이라면 웬만해서 신전으로 가는 길밖에 없었다, 라고 말하고 싶어도 거기까지는 사고를 확장하지 못했다. 위 추측에서 그쳤다.


"안 잔 거야?"


실례가 되었는지 여부부터 물어보는 하연이었다.


"자다 일어났어요."

"정신은?"

"피곤하지 않았으니까요."

"잠자면 피곤해져."

"누나가 염려할 정도로 피곤하진 않아요."


조금 더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가자."

"어디로 말이죠?"

"소환소로."

"뭘 하려는 거죠?"

"알려주고 싶은 게 있거든."

"저희 둘만 가야 하는 건가요?"

"아는 눈치네?"


어렴풋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이 떠오르면서 약간의 반발심이 들었다.


"꼭 제가 가야만 하는 건가요."

"상황은 이미 종료되었어. 단지 알려주고 싶은 게 있다니까."


이미 종료되었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 몰랐다. 그 점만이 중요했는지 여기서는 알려줄 수 없는 정보라고 나지막하게 얘기했다. 하연의 뜻대로 어울려주기로 했다. 늘 타인에게 그렇듯 내 신변이 안전하다면 허용해주었다.

나 역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서 하연과 함께 산을 올랐다. 어디서 인기척이 오면 조심하려고 해도 한밤중의 섬은 죽은 듯이 고요했다. 동태기를 지나지 않은 시기라서 바람소리만 나무 사이로 들어와 귀가를 스쳤다.

당연하게 무사히 신전에 도착했다. 문이 잠겨 있어도 괜찮았다. 창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꺼려할 인성도 아니었다. 살수와 전직 레인저였으니 기물 파손만 없으면 수단이 되었다.

건물 내의 촛불을 켜는 수단은 없었다. 블루드로 마찰을 일으키도록 하면 되는 게 이론상 가능했다. 그러나 둘 다 해본 적이 없어 그냥 블루드의 소소한 발광에 기대어 소환진 위로 올라갔다.

열심히 소환진을 둘러보았다. 특별히 파손된 게 없어서 이상했다. 종료되었다는 하연의 진언과는 거리가 먼 상태였다.


"뭘 했다는 거죠."

"너도 소환진을 있는 힘껏 가격해봐."


그래서 있는 힘껏 양발로 뛰어 소환진을 가격했다.


"블루드로."

"그러면 부셔지잖아요?"

"부셔졌으면 이런 말을 하곘니."


사용자의 문제가 아니라 블루드는 웬만하면 누가 쓰든 파괴력은 이 시대의 도구보다는 배로 나았다. 그리고 하연이었다. 전직 레인저가 블루드를 써서 못 부순다는 말에 전력을 다하려고 했다.

오랜만에 작살을 소환하여 사출하기로 했다. 영거리 사출이라 부수지는 못해도 박히기는 할 거라고 예상했다. 기왕 하는 거 온 힘을 다해서 무조건 부순다는 각오로 모으기만 20초를 소모했다.

퉁, 쾅

그런 효과음이 난 것부터 실패였다. 이런 위력에도 뚫지 못하는 무적의 방패가 있으리란 꿈에도 몰랐다. 적들의 탄들이 전신무장을 도탄하는 것보다 더했다. 훨씬 무력하게, 게임 내 치트인지 의심할 정도로 무력하게 튕겨나갔다.


"도대체 뭐죠?"


그러자 하연은 냉혈한 분노를 띄웠다. 나에게 밀착하듯이 다가와서는 내 얼굴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조종했다.


"야. 어떻게 할 거야."


튕겨나가는 효과음 말고도 있었다는 생각은 들었었다. 소환진은 부셔지지 않았는데 과연 부셔지는 소리는 뭘까.

탄이 도탄된다면 어딘가로 튕겨나가니까. 차마 삽시간에 소멸시키지 않은 창이 그만 튕겨서 신전의 천장을 뚫고 나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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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권 (12) 20.08.20 7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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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2권 (5) 20.08.10 63 0 11쪽
62 2권 (4) 20.08.08 51 0 12쪽
61 2권 (3) 20.08.07 46 0 12쪽
60 2권 (2) 20.08.05 6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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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1권 (56) 20.07.28 69 0 14쪽
55 1권 (55) 20.07.26 63 0 12쪽
» 1권 (54) 20.07.25 45 0 14쪽
53 1권 (53) 20.07.23 39 0 13쪽
52 1권 (52) 20.07.21 31 0 14쪽
51 1권 (51) 20.07.20 50 0 13쪽
50 1권 (50) 20.07.18 51 0 13쪽
49 1권 (49) 20.07.16 62 0 14쪽
48 1권 (48) 20.07.15 64 0 13쪽
47 1권 (47) 20.07.14 6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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