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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안녕히

[공모전 참가]히어로즈 레퀴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TYE
그림/삽화
없음
작품등록일 :
2020.06.16 14:32
최근연재일 :
2020.08.24 01:13
연재수 :
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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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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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수 :
403,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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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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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권 (52)

DUMMY

시비조로 사리나 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하연이었다. 단단히 화가 나 있다는 태도였다.


"가르쳐줄 수는 없어."

"이제 와서?"

"가서 뭘 할 건지 말해줄 수 있겠어?"

"그건 가봐야 알겠지."

"가봐야 안다는 거면 대충 알 것 같아. 괴멸시키려 하는 거겠지?"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을 건데?"

"이제 와서 숨길 필요 없이 우리가 하는 짓이 선량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충동이 일어날 걸."

"입을 꾹 닫고 있을 거란 소리네."

"절대 발설할 수 없어. 그들은 나와 상관없어. 화풀이를 하려면 나한테 해."

"관계없으면 집단으로 실행될 이유도 없잖아."

"그래도 총괄은 나였어. 내가 테즈를 만들었다고 해도 허풍은 아니라고."

"······."


하연도 어쩔 수 없어 말에서 내려와 기분을 풀었다. 이미 엎질러진 마당에 원상복구를 하는 수단은 없었다.

사리나 님과의 만남은 책임을 결자해지하려는 여정 중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사랑 놀음을 논할 구석은 아예 없었다. 한순간도 짝사랑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이는 이미 미프로트에서 밝혀진 진실이라 더할 충격은 없었다.

나는 갈 길을 잃었다. 이젠 살수에 대한 미련도 사리나 님에 대한 미련도 남아나질 않았다. 그러면서 악독한 시한폭탄을 짊어진 채 살아가야 한다는 건 그냥 역경이라고 하기에는 버거웠다.

그렇다고 시한폭탄과 블루드를 교환하는 행위는 손익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이나 있었다. 인공적인 재능이라도 멋대로 넣었다 뺄 수 있는 게 아니거늘 가능할 리 전무했지만 리스크를 없애려고 리턴을 제거하는 것만큼 공리적이지 않았다.

멘탈 케어만 잘 된다면 리스크도 없는 편이잖아, 이렇게도 생각했었다. 제어 안 되는 상태에서 내가 일으킨 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기만 한다면 그거야말로 무적이 될 수 있는 입지였다.

어쩌면 죽기 직전에 무조건 빈사에 이른다는 가정 하에서 무적이 맞았다. 살수사냥꾼들에게 대장군실에서 즉사할 뻔한 경우 외에는 전혀 두려울 게 없었다. 그리고 그 살수사냥꾼들 중 3명이 소멸했단 소리는 긍정적이기까지 했다.


"멋대로 실험해놓고 성공했다면서 방치에 가까운 짓을 해놓았는데 그런 걸로 제 몫을 했다고 주장하는 거냐."

"누나."


놔두면 계속 싸워댈 것 같아서 얼른 말렸다. 애초에 저들의 싸움에서 주체가 나인 걸 내가 나서는 이상 바로 분위기가 얌전해졌다.


"됐어요."

"······."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 것 같긴 하네요."

"보통은 그런 말을 하겠지."

"정말인데요."

"그래, 알겠어."

"결국에는 와도 원점이 되었네요."


오기 전과 다른 바가 없었다. 사리나 님은 방대한 각오를 왔겠지만 아직도 연심은 유지되는 중이었다. 변수를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듯했다. 가령 내 심정이라는 게 변수가 될 수 있겠다는 원초적 불안함은 들지라도 그리 확률 높은 문제는 아니었다.

한참 여러 번 말해도 모자를 발언으로, 난 그다지 인성이 선한 쪽으로 발달되지 않은 몸이었다. 사리나 님은 아무래도 날 그런 류의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아니면, 애써 괜찮다고 말하는 모습도 인내가 절실하니까 이상하게 착각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더욱이나 본심을 숨기도록 했다. 그래야 호감을 사는 데에 한 푼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치밀했다.


"하연 씨 말대로 보여줄게, 우리의 본거지를."

"예?"


다 끝난 줄 알았던 싸움의 잔향이 남아 사리나 님을 자극했다.


"절대 아무것도 건들지는 마. 그것만 약속하면."


볼 이유가 없다고 만류하려는 움직임은 한 치도 없었다. 감정이 격화되어 홧김에 나온 하연의 발언같지만, 나비효과의 결말을 이랬다. 그닥 흥미없는 척하면서 무언의 긍정을 했다.


"어디에 있지?"

"말해도 모를 거야. 지도에 없는 섬이라서."


살수의 임무는 잊은 채 다음 행선지는 실험의 본거지로 결정났다. 이쯤 되면 이동 거리만 해도 열흘 넘게 걸리는 대륙 일주 일정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고 진실을 위해서 달려갔다.




북부 항구의 이름은 '나재', 영문명인지 한자명인지 알 수 없어 가보지 전까지 성향이란 오리무중이었다.

굳이 따질 필요가 없긴 했다. 어디까지나 지도상에서 마지막 행선지이긴 해도 섬으로 가기 위해 거쳐가는 곳이기만 헀다. 해봤자 있었던 시간은 반나절을 못 넘었다.

해로를 통해 교역하는 배들만 잔뜩 있는 중에 우리가 탈 배는 유일하게 섬으로의 항로를 가지고 있는 화물선이었다. 은밀한 곳이라 해도 들어가는 자원은 엄청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갑판까지 합해서 총 2층 구조인데, 1층은 인간 동력실과 주요 시설로의 통로를 제외하면 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개인 짐이 아니라 온통 빨간 액체가 가득 찬 유리병과 지푸라기와 같이 묶여있는 무언가였다.


"저 짐들은 뭔가요?"


잘 알고 있을 법한 사리나 님에게 물어봤다.


"소환에 필요한 재료들."

"맨 몸으로 주문을 외우기만 해서는 안 되는 건가요."

"소환이라고 해도 교환같은 거야. 적어도 바쳐질 재료들이 최소한 필요해. 저게 그 최소한이야."

"그래서 뭔데?"


하연이 촉구했다.


"휴먼의 살점과 피."

"뭐?"

"잘못들은 게 아니야. 유리병에 담긴 건 피고, 지푸라기에 깔려있는 것들은 살가죽을 겹쳐 놓은 것들이야."

"어디서 공수해온 건데?"

"그래도 살아있는 휴먼을 일부러 죽여서 벗기고 뽑아내진 않아. 갓 죽은 휴먼들에게서 추출해오지. 웬만해선 병사들의 것이야. 그 편이 편하니까."


한층 더 삭막해진 동행이었다. 하연은 많은 할 말을 미뤄두고 한숨만 쉬고 섬에 도착할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블루드가 있어도 길 모르는 바다 위에서 난동을 피운다고 멀쩡히 살아갈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었다.

잔인하다고 안 느낀 것은 아니었다. 생체에서 고통스럽게 빼내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난 그나마 수용을 했던 것이었다. 거기까지나 내 기준에서의 윤리의 마지노선이었다.

단조로운 항해는 선원이 닻줄을 묶음으로써 결말을 맺었다. 주차가 체감으로는 더 오래걸렸던 것 같았다. 동력원이 사람이다 보니 완벽한 조절은 어려웠다. 사다리를 내려놓긴 했지만 그대로 내려가다가는 바다에 퐁당 빠지는 꼴이라 조심히 내렸다.

지도에 없는 섬치고는 소규모가 아니었다. 지도에 이런 섬이 없었나 싶을 정도로 시설도 자그마한 것만 없진 않았다. 흡사 예전 세계의 제주도의 스케일이 이곳에 있는 듯했다. 그건 좀 과장일지도 모르겠다. 막상 돌아보면 그만한 스케일은 아니었다.

내려서 쉬는 시간도 가지면서 사리나 님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갈 때 노을이 지는 것을 보며 쉬어도 되는지 물어봤지만 상관없다고 했다. 가면 날이 저물었다는 감각을 못 느낄 거라는 충고를 하면서 말이었다.

절벽에 딸린 개인 주택만한 건물은 그 말대로 불이 잔뜩 켜져 있었다. 아직 저녁을 뒤로 두고 있는데도 단순 횃불만으로 저렇게 밝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화재의 위험성을 걱정하게끔 외부인에게는 아찔한 외관이었다.


"들어가도 되는 건가?"

"내가 허락하잖아?"

"못 미더워."

"내가 동행이라는 것만 해도 이곳 사람들은 알아서 무시해줘. 더 이상 어떤 외부인이 오든 무신경해진 사람들만 남게 되었지."

"나머지는?"

"도망쳤거나, 처형당했거나."

"도망치다 처형당한 게 아니고?"

"그게 맞네."


별 다른 희망이 없다는 구석이라는 걸 잘 알게 되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란 실험에 성공하는 것밖에 없다는 것, 이미 많이 치여 지친 몸들에게 다른 걸 걱정할 수단은 없었다.

내부는 생각보다 조용헀다. 밝다고 하여 활발한 지붕 아래인 줄 알았지만 의외로 고요한 환경이었다. 어딘가에서 들리는 덜컥거리는 통격음만 들리지 사람이란 기척도 없었다. 웬만한 방이 휴계소로 이용되는지 소파와 어리숙한 보드게임이 눈에 들어왔다.

개인실이라도 프라이버시는 알아서 존중되는지 닫혀있지도 않고 문이 열린 채 부재중이었다. 안쪽에 비치는 서류라던가 일기장이라던가 괜히 보이면 읽고 싶어지는 것들이 널려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리나 님을 따라다니느라 확인은 못했다.


"다 왔어."


모든 방문에 푯말이 없긴 하다만 실험실이란 걸 감으로 알았다. 종잇장으로 가려져 있는 유리들을 보며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간단히 못 열고 일련의 과정이 존재하는 줄 알았었다.


"들어가도 되지?"

"네."


안쪽에서 대답하자 사리나 님은 간단히 그 문을 열었다.

그다지 인체 실험장이라기에는 참혹한 환경은 아니었다. 선혈이 벽지에 그을려져있는 잔인한 모습은 없었다. 해봤자 8평되는 공간에 침대 4대를 배치해 두고 칸막이까지 하니 좁아터질 듯했다.

침대 위에는 내 나이대와 비슷한 인간이 놓여 있었다. 안색들이 암만 봐도 피소환자들이었다.


"소환도 여기서 하나요?"

"여긴 실험장일 뿐이야, 소환은 저쪽쯤에."


실내에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해서 알아들을 수 있진 않았다. 방향감각이 명확한 사리나 님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창백하지도 않고 멀쩡히 의식만 없는 인간만 놓여 있으니 뭘 하는지 몰랐다. 이 밖의 실험체는 없는 듯했다. 식물인간을 보호하듯이 일일이 씻겨주는 것 외에는 실험장이라기보다 입원실에 가까웠다.


"이것도 실험인가요."

"이게 시작은 아니야. 처음에 전면 마취한 상태에서 혈관 하나를 바늘로 구멍내어 블루드를 서서히 주입시키고 경과를 지켜보는 게 지금이야."

"전면 마취라고?"


하연의 반응에 내가 도리어 깜짝 놀랐다. 남사르였던 곳에서 화날 때보다 음성이 높아서 불안했다.


"마취라는 게 너희들의 과학에서 쉽게 다룰 문제-"

"맞아. 쉽게 다뤄서 몇 명이나 희생했는지 몰라. 수도 없이 갈아치웠어."

"알고서 이런 일을 한다고?"

"어."

"···다른 데는 없나?"

"소환소나 볼래?"


하연은 역겨워서 이 자리에서 떠나랴고 했다. 편안히 잠든 모습이지만 혹여나 저게 실은 시체일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방에서 먼저 나갔다.

방에서 나오자마자 주변 눈치 때문에 말 못한 걸 이제야 꺼냈다.


"저 말고 다른 성공체는 없나요?"

"아직 없어."

"그나저나, 실험 때문에 꽤 많이 봤을 텐데도 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네요."

"두발, 신장, 근육, 옛날과 달라졌으니까."

"옛날이라 해도 1년이에요."

"사실 실험체에 애착을 가지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야. 성공했다는 것만 알고 성공한 실험체가 누구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거든."

"성공 여부를 어떻게 아는 건데요?"

"주입한 부위에서 블루드가 이글거리면 돼."

"제가 처음이었다면서요."

"그러니까 네 척추 부근에서 블루드가 이글거려서 그렇게 알아가는 거야, 그 상황이 정말 실험 성공을 따지는 건지 차기 성공이 나와야만 알 수 있겠지."

"잔말 말고 가."


문답에 정신없었다가 하연에게서 꾸지람을 듣고 발을 떼었다. 나 때문에 정체되어있었기에 책임을 지고 빠른 걸음으로 건물에서 나왔다.




도착할 때쯤에는 밤일 걸 예상하고 등불을 들고 올라갔다. 오프로드라도 도로가 형성되어 있는 게 마차가 지나갈 수 있다고 느꼈었다. 그걸 보여주듯 도보로 가는 우리 옆으로 마차가 줄을 이어 내려가고 있었다.


"뭐죠?"

"소환된 사람들을 옮겨가는 거지."

"한 회에 몇 명 정도인가요."

"20명."

"예전에는 얼마나 소환했나요."

"하루에 80명은 헀을 거야."


피와 살점을 제물로 해서 80명을 소환한다는 것은 80명 분의 물적 자원을 소비해서 그만큼의 인적 자원을 충당한다는 공식이었다. 가치로는 당연히 인적 자원쪽이 가성비가 좋을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다다익선이었다.

왜 소환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병력에서의 모자람을 극복하게 해주는 병법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생명순환에서 벗어나 잃어버린 생명도 새로운 건전한 생명으로 교체해주는 말도 안 되는 이기적인 이치다.


"소환을 여기서밖에 못하나요?"

"어디서든 할 수 있었으면 여기가 아닐 수 있었겠지."


요컨대 섬 자체가 전략점 거점이 될 수 있는 곳이었다. 고립된 장소에서 벗어나기란 배가 유일할 텐데, 그것도 몇 안 되는 화물선뿐이라면 암울한 게 웬만한 사람이면 겪을 감정이겠다. 삭막한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소환소라 불리우는 곳은 신전 같은 형상이었다. 고전 시대를 연상시키는 돌 건축물에 어떻게든 실용성을 넣으려고 부착한 철문 등의 장식이 어우러져 부스러져 가는 형상을 완벽히 이루어냈다. 무너질까봐 들어가기 무서웠다. 블루드 때문에 상해 걱정은 없어도 건물 붕괴는 여전히 두려워하는 공포였다.

튀어나오는 작은 불빛들이 서서히 꺼져가면서 인위적인 행위를 감지했다. 철문에 가까워지는 실루엣에 곧 튀어나올 거라고 예상했다.

누군가 철문을 열고 나왔다.


"사리나? 돌아온 거야?"

"잠깐 들렸어."

"섬이 잠깐 들릴 곳은 아닐 텐데···보다, 옆엔 누구들이야?"

"견학하러 온 사람들?"


진지한 이야기에 찬물을 일부러 끼얹는 사리나 님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하연도 나서서 할 수 있는 게 없어 가만히 있었다.


"얼버무리지 말고. ···기다려봐, 어디선가 봤는데?"

"어딜까?"

"실···보다 사리나, 설마 얘들한테 다 말한 거야?"

"그래야 했지."

"···네가 감시한다던 실험체가 맞구나."

"테즈라고 불러. 그렇게 이름 지어졌으니까."

"견학 말고 볼 일은 없는 거야?"

"그럴 리가, 도움을 받으러 왔어."


사리나 님은 우리에게도 말하지 않은 계획을 이 자리에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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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2권 (7) 20.08.12 65 0 12쪽
64 2권 (6) 20.08.11 81 0 11쪽
63 2권 (5) 20.08.10 63 0 11쪽
62 2권 (4) 20.08.08 51 0 12쪽
61 2권 (3) 20.08.07 46 0 12쪽
60 2권 (2) 20.08.05 64 0 14쪽
59 2권 (1) 20.08.03 4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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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1권 (57) 20.07.29 87 0 16쪽
56 1권 (56) 20.07.28 69 0 14쪽
55 1권 (55) 20.07.26 63 0 12쪽
54 1권 (54) 20.07.25 45 0 14쪽
53 1권 (53) 20.07.23 40 0 13쪽
» 1권 (52) 20.07.21 32 0 14쪽
51 1권 (51) 20.07.20 50 0 13쪽
50 1권 (50) 20.07.18 51 0 13쪽
49 1권 (49) 20.07.16 62 0 14쪽
48 1권 (48) 20.07.15 64 0 13쪽
47 1권 (47) 20.07.14 6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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