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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rn's Yggdrasil

아이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理本
작품등록일 :
2012.11.10 13:48
최근연재일 :
2013.06.25 16:22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74,172
추천수 :
333
글자수 :
157,381

작성
12.12.18 16:06
조회
1,720
추천
4
글자
7쪽

4장 흑막 2

DUMMY

“2차전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래. 다 봤네.”


“어떻게 처리할까요.”


“3차전은 언제부터지?”


괴팍한 사내는 입에서 연기를 뿜으며 들고 있던 것의 재를 털었다. 그러자 사회자가 들고 있던 자료를 들추며 질문에 답을 찾았다.


“일주일 후에 시작합니다.”


“좋아. 그럼 죽기 전까지의 빈사상태인 사람은 오늘 자정부터 시간차를 두고 죽이기로 하고, 가벼운 부상이나, 경상을 입은 사람들은 3일 후에 전부 없애버려. 우주선을 띄워 지구로 돌아간다는 말과 함께 말이야.”


소리 내어 조소 짓는 그의 코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꽤나 괴상하고 역겨운 모습이었다. 사회자는 고개를 한번 숙이고 자신이 사내를 찾아온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16강으로 올라간 사람들 중 몇몇이 가진 코스트를 전부 금괴로 바꿨는데 어떻게 할까요?”


“사치가 심하군. 아니, 욕심이 많은 건가? 하긴, 인간이니 당연할 수밖에. 전부 기권 패로 처리해. 그들에 대한 처형은……. 그래. 몇 명이나 되지?”


“3명입니다.”


“좋아, 두 명은 삼 일 후, 금괴를 가지고 지구로 돌아간다는 명목으로 경상자들과 함께 처리하도록 하고, 셋 중 가장 코스트가 많았던 한 사람은 자살로 처리해서 경기장에 올려놓도록.”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논하는 둘. 사회자는 무표정했고 회장이라는 사내는 조소를 흘릴 뿐이었다.


“판권료는 어떻게 되었지?”


“전 세계 정재계의 고위직에게 방송되어 수많은 방송비가 들어오고 있으며, 재방송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좋아, 좋아. 그래야지. 그런 재밌는 구경을 그냥 넘길 바보가 있나. 3차전 이전까지 계속 재방송을 보내주게. 그럼 다음 호출까지 자신의 일에 전념하라.”


“예. 회장님.”


사회자는 허리를 숙이고 방에서 나갔고 사내는 여전히 연기를 뿜어대며 낄낄거리는 기분 나쁜 비웃음만 흘릴 뿐이었다. 지구에서 실시한 화성 이주민 프로젝트, 일명 마스 원(Mars one)으로 인해 화성이 지구처럼 번창하고 있는 상황. 화성은 하나의 국가로 여겨져 성왕(星王)이 다스리고 있었다. 물론 역사 속 봉건제, 중앙 집권제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닌 원수에 가까운 지위이지만 엄연히 화성에는 성왕이 존재했다. 그리고 이미 화성과 지구에 대기업을 소유한 재벌 신분인 사내. 하지만 앞으로 석 달 안에 자신은 이 화성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될 수 있다. 권력을 손에 넣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그리 좋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대 우주전쟁의 서막을 여는 거지. 크하하하!”


그는 잔에 따라진 와인을 들이키며 호탕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따라 그의 와인이 더 달게 느껴졌다.



정진이 16강전 경기를 치루기 두 시간 전.


“흠……. 이상해.”


“예? 뭐가요?”


메일을 살펴보던 견택이 갸우뚱 하며 귀를 비볐다. 뭔가 고민이 있거나, 이상함을 느낄 때 나오는 그의 고질적인 습관.


“이 대회에 대한 거, 원래 무술 인들만 하는 거 아니었어?”


“왜요, 광고라도 떴어요? 불구경 다음이 싸움 구경이라고, 방송사에서 판권이라도 샀나보죠,”


따뜻한 우유가 든 컵을 호호 불며 매만지던 정진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버지의 말을 받았다. 하지만 견택은 고개를 저으며 귀를 매만졌다.


“아니, 그게 아냐.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국회에서 온 메일이다. 이건 국회의원한테만, 그것도 특별한 사람한테만 오는 거거든. 근데 메일로 천상제일무도회의 방송 일정이랑 예고편 영상이 날아왔단 말이야.”


“예? 그런……. 어디 봐요.”


“안 돼. 이 메일은 국정에 관련된 거라서 불만이면 네가 국회의원 하던가.”


견택은 메일을 가리며 정진을 막았고 힘없고 직위도 개똥인 정진은 그저 물러날 뿐이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 재방송을 해주는데 거기에 네 경기와 내 경기도 포함되어 있다는 거야.”


“뭐라고요?”


“아마 이걸 뒤에서 찍어서 돈 버는 놈이 있다는 뜻이지. 그리고 좀 더 미친 내용이 써져있어.”


“뭔데요?”


정진은 보지도 못하는 거 잔에 남은 우유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 대회……. 살인의 무대야. 아니, 미친놈이 기획한 눈요기 감이지. 너, 이번 대회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다 어떻게 되었다고 생각해?”


“어……. 전에 아버지가 지구로 돌아갔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나도 그런 줄 알았지.”


견택은 메일이 떠있는 창을 끄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다 죽었어. 아니, 소멸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지. BP가 0이 된 사람은 뭔가에 의해 흔적도 없이 녹아버려. 내 소견으로는 아마 이거라고 본다.”


견택은 그렇게 말하며 팔목을 들어보였다. 이미 천 단위의 숫자가 그의 시계에 표시되고 있었다.


“만약 이 코스트가 0이 되어서 몸이 소멸하는 조건이라면, 대회 측의 방식도 이해가 된다. 살기 위해서는 코스트를 금괴로 바꿀 수밖에 없으니깐, 코스트를 소비하게 하는 데 더 좋은 수가 되겠지. 이건 우리의 목숨을 가지고 하는 원숭이 쇼나 다름없어,”


“그럼…….”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그리고 녀석들이 왜 이런 대회를 열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어. 아마 이 대회의 룰을 설명하던 그 남자가 배후겠지만, 찝찝함이 가시질 않아.”


견택은 이를 악물었다. 정진은 잔에 든 식어빠진 우유를 쭉 들이키고 견택을 마주봤다.


“우선은 사태를 관망한다. 그리고 절대 지지 마라. 패배는 병가지상사가 아니라, 그대로 죽음이야. 배수진을 쳐야해. 그만큼 죽을 각오로 경기에 임해라.”


“하지만, 아버지. 전 살아남을 자신이 없습니다. 다음 경기는 다름 아닌 강 씨 아저씨랑 붙는 경기인데…….”


“제깟 놈 알게 뭐냐. 무슨 일이 있어도, 네가 이겨야 해. 만약 네가 진다면 난 네 어미 볼 낯이 없다.”


견택은 정진의 앞에서 마치 울 것만 같은 모습을 보였고 정진은 견택의 등을 몇 번 토닥이고는 경기 시간이 가까워오자 경기에 필요한 장비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방 안에 틀어박힌 견택은 정진이 나가려고 신을 신을 때도 나오지 않았고 정진은 방문을 닫은 채 호텔 방을 나왔다.


‘이렇게 위험한 대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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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3 13.05.16 817 5 4쪽
34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2 13.05.14 1,241 6 4쪽
33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1 13.05.11 559 4 3쪽
32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10 13.05.07 1,850 4 6쪽
31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9 13.05.01 1,128 8 8쪽
30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8 13.04.28 852 4 8쪽
29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7 13.04.23 812 6 9쪽
28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6 +2 13.03.30 576 5 7쪽
27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5 13.03.24 879 4 7쪽
26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4 13.03.22 1,034 4 8쪽
25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3 13.03.20 855 14 9쪽
24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2 13.03.10 1,462 6 7쪽
23 6장 땀은 얼지 않는다 2 13.02.28 1,644 6 15쪽
22 6장 땀은 얼지 않는다 1 13.02.25 1,009 8 15쪽
21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4 +2 13.02.19 2,526 6 13쪽
20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3 13.02.15 2,971 10 10쪽
19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2 13.02.14 1,641 4 7쪽
18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1 13.01.13 840 4 7쪽
17 4장 흑막 5 13.01.12 1,181 4 9쪽
16 4장 흑막 4 12.12.23 1,93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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