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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rn's Yggdrasil

아이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理本
작품등록일 :
2012.11.10 13:48
최근연재일 :
2013.06.25 16:22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74,135
추천수 :
333
글자수 :
157,381

작성
13.02.14 15:46
조회
1,639
추천
4
글자
7쪽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2

DUMMY

레오 폰 카를로스. 북부의 대 제국 아이언스 제국의 서부 국경을 책임지는 카를로스 가문의 가주, 리퍼 폰 카를로스의 장남, 리온 폰 카를로스의 장남으로 태어난 사자 새끼는 4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제 숙부와 함께 키리루타 제국의 인질이 되었다.


“삼촌, 삼촌. 우리 어디 가?”


“멀리. 이 눈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우와, 정말? 눈이 없는 곳이 있어?”


“그래.”


새끼 사자는 철없이 추운 곳에서 떠나는 것을 신나했고 그렇게 새끼는 절벽으로 떨어졌다.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지만 그 사이에 낀 소왕국들에 대한 묵언의 불가침 조약이라고 할 수 있는 인질의 이름으로.


“삼촌, 봐봐. 눈이 안 와.”


“그래.”


“근데 여기 왜 이렇게 더워? 삼촌, 나 여기 싫어. 우리 집에 언제 가?”


몇 달간에 여정 끝에 키리루타 제국의 수도에 있는 대사관에서 생활하게 된 레오는 8살이 되자 제국 귀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철없던 새끼는 절벽에 떨어진지 5년 만에 자신이 절벽에 떨어진 것을 깨달았다.


“북쪽의 오랑캐.”


“고양이 새끼.”


사자를 가문의 문장으로 쓰고, 사자의 피가 흐른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카를로스 가문의 일원인 레오에게 붙은 별명은 어린 아이의 그 여린 마음을 갈기갈기 피칠 하기 충분했다. 학교에 입학한지 1년 만에 타국에서의 멸시와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철이 든 레오는 인내란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숙부의 죽음마저 막지 못하고 눈앞에서 그저 볼 수밖에 없었던 레오에게 어리광은 사치일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제 멋대로 흘러 레오가 키리루타에서 지낸지도 6년이 되었다. 그 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게 터덜터덜 귀족학교 정문에서 건물까지 걸어가는 길이었다. 그런 그의 앞을 막아서는 한 아이가 있었다.


‘한동안 안보이더니…….’


“고양아, 오늘은 이빨 가져왔니?”


키리루타 10대 가문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라스 공작가의 손자가 휘두른 목검이 레오의 볼을 강하게 후려쳤다. 라스 공작가의 장인 중 한 명이 나무 한 그루를 통으로 깎아 만든 목검. 그 위력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은 못해도 결국 며칠 전부터 흔들리던 레오의 유치를 날려버렸다.


“이제 가도 되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입 안에 굴러다니는 유치를 빼어 땅에 떨어뜨리고 레오는 라스를 지나쳐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저 공허하기만 한 그의 표정이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저릿한 통증과 함께 일그러졌다. 정확히 레오의 머리를 후린 라스의 목검.


“누가 가도 된다고 그랬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실실대는 라스. 레오는 고개를 살짝 돌려 그를 보고서는 아무런 저항 없이 제 갈 길을 도로 가기 시작했다. 학교가 끝날 때까지 끝없이 구타와 놀림을 받으며 귀족 학교의 정문까지 걸어 나오자 기사 한 명이 그의 뒤에 붙어 섰다. 그는 레오의 머리에 선명하게 부풀어 오른 혹을 보자마자 입을 딱 벌렸다.


“도, 도련님. 이 상처는…….”


“오늘은 라스 가(家).”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대사관에서 황성으로 항의를 넣으면…….”


레오의 뒤를 따라 걷는 기사가 그 대신 격노하고 있었다.


“자칼, 여기는 엄연히 적국이다. 그리고 하루 이틀 일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왜 그래?”


차가운 목소리가 자칼을 진정시켰다. 로얀의 근위기사 자칼은 그 어린 아이의 뒤에서 걸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에 타국으로 볼모로 잡혀와 무시당하는 것만 해도 귀족의 자존심과 어린 마음에 큰 상처일 텐데 자신이 지켜야하면서 지킬 수 없는 이 사람은 어찌 이렇게 참는 것일까. 둘 사이를 침묵이라는 벽이 가로막았고 대사관에 거의 도착했을 때 그 벽을 먼저 허문 것은 자칼이었다.


“도련님, 학교를 그만 두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도련님. 심한 것도 정도가 있습니다. 우리는 북부의 사자. 이런 멸시를 받으며 뭔가를 배우느니 차라리 검을 익히십시오.”


“볼모로 잡힌 주제에 가려면서 학교 다닐 수는 없는 거야. 그리고 검을 배우는 것도 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 상위 과정으로 이어져. 다 길이 있고 순서가 있는 거야.”


시간은 2시를 겨우 넘은 시간. 해는 중천에 떠있었고 대륙 동남부에 위치한 제국의 수도답게 해가 쨍쨍하게 내리쬐었다. 레오의 컨디션은 해가 밝게 뜨면 뜰수록 가라앉았고 언제나 그렇듯 레오는 방에 혼자 틀어박혔다.


“여, 오랜만이군.”


“어라, 자네는? 그래, 오랜만이야. 그것보다 여기는 어쩐 일이야? 자네는 지금 북부에서 각하를 수호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


그의 방문 앞에 서서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는 자칼을 향해 반갑게 인사를 하며 다가오는 기사.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 자칼의 얼굴에 반가움이 톡 하고 퍼져나갔다. 카를로스 공작의 근위기사 시절의 동료인 레이 킷을 예상치도 못하게 만나자 반가움이 배가되었다.


“그게 각하께서 갑자기 도련님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예정에도 없이 급작스럽게 모시고 비밀리에 왔네. 아마 각하께서는 도련님과 석찬만 드시고 귀환할거야.”


“각하께서?”


레이 킷의 말에 자칼의 눈이 의아함으로 꿈틀거렸다. 아이언스 제국의 철벽이라고 불리는 카를로스 공작이, 그것도 사자가 절벽으로 떨어뜨린 새끼가 보고 싶다고 절벽을 내려오다니?


“내가 각하 마음을 어찌 알겠나. 단장님이 자네를 찾으시네. 6년 만에 만난 해후는 이따 풀기로 하고 후문으로 가보게. 아, 나는 도련님께 전할 서신이 있는데 들어가도 되겠지?”


“그, 그래. 들어가게.”


레이 킷의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행동에 자칼은 떨떠름하게 대답하며 그를 문 안으로 들이고 자신은 대사관 후문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는 내내 사라지지 않는 찝찝함. 결국 그는 몸을 돌렸다.


“자칼, 내가 나가기 전까지는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던 레오가 신경질 섞인 목소리로 머리를 긁적거리며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자칼이 아닌 다른 사내.


“누구지?”


“충성, 카를로스 가의 근위기사, 레이 킷이 카를로스 도련님을 뵙습니다!”


레오의 물음에 딱딱 끊어지는 절도 있는 자세로 군례를 올리는 레이 킷.


“레이 킷? 그래, 자칼은 어디로 가고 자네가 온 거지? 아니, 난 자칼을 부른 적도 없으니 자네가 올 이유는 전혀 없는데.”


“공작 각하의 서신을 가져왔습니다.”


할아버지의 서신을 가져왔다는 말에 레오의 얼굴에 조금씩 미소가 번졌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 그것은 아직 할아버지가 자신을 잊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증거와도 같은 것이었다.


“어서 꺼내게.”


“예. 서신과 함께 이것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레이 킷은 품에서 편지를 꺼내어 레오에게 공손히 건넸고 레오는 기대에 찬 얼굴로 편지를 받느라 레이 킷의 품에서 같이 나오는 날카로운 것은 추호도 눈치 채지 못했다. 편지를 뜯은 레오의 눈이 점점 커지며 레이 킷을 올려다보았다.


“……라스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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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3 13.05.16 817 5 4쪽
34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2 13.05.14 1,240 6 4쪽
33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1 13.05.11 557 4 3쪽
32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10 13.05.07 1,847 4 6쪽
31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9 13.05.01 1,126 8 8쪽
30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8 13.04.28 850 4 8쪽
29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7 13.04.23 811 6 9쪽
28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6 +2 13.03.30 575 5 7쪽
27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5 13.03.24 877 4 7쪽
26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4 13.03.22 1,033 4 8쪽
25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3 13.03.20 854 14 9쪽
24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2 13.03.10 1,461 6 7쪽
23 6장 땀은 얼지 않는다 2 13.02.28 1,642 6 15쪽
22 6장 땀은 얼지 않는다 1 13.02.25 1,007 8 15쪽
21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4 +2 13.02.19 2,524 6 13쪽
20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3 13.02.15 2,969 10 10쪽
»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2 13.02.14 1,640 4 7쪽
18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1 13.01.13 837 4 7쪽
17 4장 흑막 5 13.01.12 1,180 4 9쪽
16 4장 흑막 4 12.12.23 1,93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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