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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rn's Yggdrasil

아이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理本
작품등록일 :
2012.11.10 13:48
최근연재일 :
2013.06.25 16:22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74,140
추천수 :
333
글자수 :
157,381

작성
13.03.24 23:14
조회
877
추천
4
글자
7쪽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5

DUMMY

로얀의 참 맛깔나고 국밥이나 보쌈을 맛있게 만드는 것은 아니어도 가게를 어느 정도 번창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욕은 나이 어린 콜트레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컸다. 로얀의 기세가 콜트레인의 몸을 찔러댔고 결국 한 때 골목대장이었던 콜트레인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너한테 진 뒤로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어. 난 이미 따돌림까지 받고 있다고!”


눈물을 질질 짜던 콜트레인의 악에 받친 외침.


‘헐……. 뭐야, 그럼 결국 나한테 져서 왕따라도 당하고 있다는 건가?’


하지만 로얀에게 죄책감은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사내 녀석들이 싸움질을 하면서 크는 것은 당연한 거고 싸우다보면 누구는 지고, 누군가는 이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싸움에서 한번 졌다고 왕따를 시키다니. 상당히 살벌한 교우관계였다.


‘싸움한번 졌다고 왕따가 된다니 이게 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야? 생각해보면 지들은 정정당당히 싸운 것도 아니면서 다구리 친 게 누군데 졌니 뭐니 하는 그 얘기야?’


“얌마, 일어나. 사내새끼가 쪽팔리게 몇 대 얻어맞았다고 질질 짜고 있냐?”


“흐흑…….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라고.”


찌질 하게 계속 읊조리는 콜트레인 때문에 로얀은 슬슬 짜증이 다시 솟았다. 결국 연거푸 몇 대를 두들겨 팬 후에야 콜트레인은 눈물을 멈췄고 로얀은 그를 데리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너 두드려 패기만 했지 네가 누군지 이름 밖에 모르네. 새삼스럽지만 난 로얀, 나이는 열한 살이야.”


“흑……. 나보다 어리네. 난 열세 살. 얼마 전까지 이 마을의 골목대장이었는데 지금은 외톨이 신세다.”


어느새 싸움으로 다져진 말도 안 되는 우정. 마치 로얀과 엘리어트를 보는 듯했다. 로얀은 자신보다 큰 콜트레인의 등을 두들기며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비록 자책감이나 죄책감 같은 것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으로 비롯된 일이니 콜트레인을 원래대로 회복시켜주려는 마음을 먹었다.


“다녀왔어요.”


“실례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훈훈한 온기가 둘의 몸을 감쌌다. 재빨리 문을 닫은 로얀은 집안을 둘러보았다. 로얀의 집이랑은 다르게 책은 찾아볼 수 없이 몇 가지 병장기가 벽에 걸려있었다(오히려 책이 있는 로얀의 집이 특이한 경우이다).


‘레이피어부터 모닝스타, 소드브레이커까지 있다니. 설마 이걸 다 다룰 줄 아는 건가?’


날카롭게 빛나며 날이 날카롭게 서있는 검을 보면서 로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흘렸다.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검 외에는 대부분 자신이 만들어서 썼던 정진의 경험 탓에 무기를 감별할 수 있는 눈매가 있었고 벽에 걸린 무기들은 전부 자신의 눈을 매료시켰다.


‘투박하게 뭉툭해진 날을 새로 갈아서 만든 건가?’


콜트레인이 집안을 떠도는 동안 로얀은 벽에 걸린 병장기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처음 보았을 때는 윤기와 잘 갈린 날 탓에 새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용해서 죽은 무기에 무슨 방법을 써서 살려낸 것들이었다. 기름 냄새에 섞여 풍기는 은밀한 피 냄새가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흠흠! 내 동생 콜트레인은 아닌 것 같고, 넌 누구지?”


로얀이 무기를 유심히 그리고 세심하게 살펴보는 뒤에서 누군가 헛기침을 하며 불편함을 알렸다. 로얀이 몸을 돌리자 짧은 검정 머리를 거칠게 긁어대는 사내가 있었다. 콜트레인보다 선이 날카로운 사내는 불편한 눈으로 로얀이 보고 있는 창을 바라보았다.


“아, 실례했습니다. 콜트레인의 친구입니다.”


“콜트레인의 친구? 한 번도 친구를 데려온 적 없었는데 별일이군.”


사내는 어색한 듯 헛기침으로 자신의 뜻을 내비쳤다. 로얀은 시선을 무기에서 완전히 거두었다. 불편함을 내비치는 이유는 자신이 무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일 것이고 그가 자신의 행동을 불쾌해 하는 이유는 새 생명이 들어간 무기들에 무슨 사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로얀과 켈트는 서로를 마주보지 못하고 어색하게 딴청을 피울 뿐이었다.


“켈트 형! 집에 있었어?”


둘의 어색한 침묵을 깨준 것은 콜트레인이었다. 그는 말린 육포를 우물거리며 여유롭게 나타났고 로얀과 켈트의 시선은 서로에게서 거두어져 콜트레인에게로 향했다.


“이쪽은 우리 형인 켈트 형이야. 마을 경비대에서 일하고 있어. 이쪽은…….”


콜트레인이 켈트에 이어 로얀을 가리키자 그제야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로얀을 위아래로 번갈아본 켈트의 눈이 뭔가를 눈치 채고 번뜩였다. 그는 콜트레인을 제지하고 로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됐어. 누군지 알거 같으니깐. 밝은 갈색머리에 검은 눈에다가 네가 데려올 만한 애는 한명밖에 없으니깐. 소문이 자자하던데?”


18살의 나이로 마을의 경비대에서 일하는 켈트가 무려 7살이나 어린 로얀에게 투지를 불태웠다. 로얀이 켈트의 시선을 마주보자 보이는 것은 투지로 이글거리는 켈트의 눈이었다. 로얀은 켈트를 올려다보며 허리춤에 목검을 꽉 쥐었다. 오가는 눈빛 속에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는 것으로 대화가 없이 충분했다.


“말이 필요 없겠네. 따라와.”


켈트는 벽에 걸린 레이피어를 들고 앞장섰고 로얀은 벽에 걸린 브로드소드와 나무로 만들어진 갑옷을 하나 들고 그 뒤를 따랐다. 로얀이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 탓에 3메크 1마르크(대략 80cm)의 브로드소드는 그의 키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뒷마당으로 나간 그들은 서로 거리를 두고 각자 싸움을 준비했다. 로얀은 외투의 안에 나무갑옷을 걸쳤고 어깨까지 오는 검을 들어올렸다.


‘은월이나 프로즌하트보다 무겁다.’


은월은 뛰어난 검객이자 검도의 장인인 견택이 세심하게 만든 터라 무게중심이 적절했고 더욱이 가벼웠다. 프로즌하트는 드래곤이 직접 만든 검답게 무게중심이 골고루 잘 배열되었고 마법으로 인해 무게의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들고 있는 브로드소드는 무게중심이 잘 잡혔다가 보다는 검 끝에 무게가 심하게 쏠려있고 무게 자체도 상당히 무거웠다.


‘과연 몇 번이나 휘두를 수 있을지.’


물론 1년간 명상과 몸을 단련한 로얀에게 그리 부담이 가는 무게는 아니었지만 켈트가 사용하는 레이피어를 피하며 얼마나 조리 있게 휘두르는가가 큰 관건이었다. 또한 흑사검술의 1식을 사용한다고 하여도 1식 자체가 몸의 근육이나 신경을 단련하거나 혹사시키는 기술이기 때문에 흑사검술을 사용하며 몸이 얼마나 버텨줄지도 변수 중 하나가 되었다.


“콜트레인, 네가 심판 봐.”


“알겠어.”


따라 나온 콜트레인은 우물우물 계속 뭔가를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무기를 든 둘은 검을 들어올렸다. 로얀은 양손으로 브로드소드를 쥐었고 켈트는 얇고 긴 검신을 로얀을 향해 겨누었다.


“선공을 양보할게.”


“그럼 사양 않고 갑니다.”



작가의말

단위에 대한 설명을 안했군요. 우선 5장 북부의 인간미 파트는 끝내고 스토리 정리를 잠깐할 생각입니다.

각각 캐릭터의 프로필이라던가 대륙의 지도, 대륙의 상황, 또 세계관을 간결하지만 자세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3,4번의 수정에 끝에 나온 작품이다보니 살짝 저도 슬슬 헷갈리기 시작합니다만(그 예로 모순되는 점이 계속 발생한다는 점.) 이번에 써서 어떻게 저도 제 머리속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5부를 끝내지 않고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5부가 점점 질질 끌 수 도 있을 거란 느낌도 없잖아 드니깐요.


그럼 즐감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리본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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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3 13.05.16 817 5 4쪽
34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2 13.05.14 1,240 6 4쪽
33 아이린(Irin) 6장 동부의 소국 1 13.05.11 557 4 3쪽
32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10 13.05.07 1,848 4 6쪽
31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9 13.05.01 1,127 8 8쪽
30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8 13.04.28 851 4 8쪽
29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7 13.04.23 811 6 9쪽
28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6 +2 13.03.30 575 5 7쪽
»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5 13.03.24 878 4 7쪽
26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4 13.03.22 1,033 4 8쪽
25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3 13.03.20 854 14 9쪽
24 아이린(Irin) 5장 북부의 인간미 2 13.03.10 1,461 6 7쪽
23 6장 땀은 얼지 않는다 2 13.02.28 1,642 6 15쪽
22 6장 땀은 얼지 않는다 1 13.02.25 1,008 8 15쪽
21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4 +2 13.02.19 2,524 6 13쪽
20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3 13.02.15 2,969 10 10쪽
19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2 13.02.14 1,640 4 7쪽
18 5장 레오 폰 카를로스 1 13.01.13 837 4 7쪽
17 4장 흑막 5 13.01.12 1,180 4 9쪽
16 4장 흑막 4 12.12.23 1,93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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