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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듯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던전 탐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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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듯
작품등록일 :
2020.11.16 20:21
최근연재일 :
2021.01.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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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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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0화

DUMMY

타닥- 타닥-


모닥불이 은은한 연기를 흘리며 타오른다. 시간은 어느새 또 하루를 과거로 미뤄 버렸고, 새로운 하루를 가져왔다.


다른 일행들은 전부 침낭 속에 들어가서 골아떨어진지 오래였다. 나름 리더랍시고 배려를 받아 첫 불침번을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동굴 벽에 몸을 기대어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를 망연히 바라보았다. 연기는 어둠 위로 수를 놓듯이 이리저리 꾸물거리며 위로 올라갔다가, 더 이상 불빛이 닿지 았는 곳에 다다다르고는 맥없이 흩어지고 말았다.


···맥없이 흩어지는 것은, 저 하얀 연기일까 아니면 지난날의 추억일까. 이제 고향에 대한 생각은 저 연기처럼, 아니 그보다도 더 빠르게 흐려지고만 있었다. 단지, 연기가 지나친 곳에 은은하게 남은 장작탄내처럼 마모된 추억만이 남아 기억의 한 구석에 남아 있을 뿐이였다.


바로 옆에 쌓아두었던 장작을 하나 모닥불에 던져넣었다. 과연, 장작하나를 더 넣은 보람이 있었는지 불은 더 크게 기세를 키우며 연기를 피워냈다.


저 모닥불처럼, 자신의 추억도 크게 피어오를 수 있을까? 마치 눈 앞에서 보듯이, 선명하게.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았다. 제 아무리 장작을 던져넣어봐야, 결국 모닥불은 꺼지고 말 것이다. 꺼진 모닥불에서 가느다랗게 피어오르던 연기도 곧, 아무것도 없는 허공속에서 그저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래서, 추억은 연기와 같은가? 아니, 연기는 결국 분자들의 집합일 뿐이었다. 흩어질지언정 사라지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자리에 계속 그대로 남아있다. 추억은, 기억은 어떠한가.


흩어지고, 흩어져서 한 개의 분자알갱이마냥 바뀌어버린 기억속에서, 나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래서 추억은 연기와는 달랐다. 흩어지면, 사라진다.


장작 두개를 더 던져 넣었다. 은은하게 타오르던 모닥불이 새빨간 빛으로 타오르며 던전 벽을 발갛게 칠했다.


“우웅······.”


막스가 졸린눈을 꿈뻑거리며 일어났다. 갑자기 확 밝아진 모닥불에 그만 잠이 깨버린 모양이다.


“대장···? 무슨 일이야······?”

“···미안해 막스. 장작을 넣는다는게, 너무 많이 넣어버렸나봐.”


모닥불에서 타오르던 장작 몇 개를 빼내어 저 멀리 던져버렸다. 맹렬하게 활활 타오르던 모닥불이 다시 은은한 빛을 내며 조용히 타올랐다.


하지만 막스는 이미 잠이 깨버린듯, 둥글게 말아놓고 있던 제 몸을 인간형태로 되돌려 기지개를 쫙 폈다.


“끙······.”

“좀 더 자지? 아직 네 차례 될려면 조금 남았는데.”

“괜찮아. 말한것처럼 조금 남았는데 뭐.”


막스가 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가 등을 기대고 있던 벽 근처에 똑같이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러면서 괜히 우물쭈물 거리는 것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모양이다.


“···저기 대장. 이전부터 궁금한게 있었는데 말이야.”

“뭔데?”

“대장은 어디에서 왔어?”


정면의 타오르는 불씨를 바라보던 막스가 고개를 돌려 날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이 질문을 하기위해 일부러 일찍 일어났었던 모양이다.


“어디서 왔다니··· 고향 말하는 거야?”

“응, 대장같은 이름은 처음 들어봤거든. 시준이라니, 발음하기도 어렵다.”

“···아마 그럴거야. 내 고향은··· 좀 많이 멀리 있거든.”

“그래? 어디 대륙 끄트머리에서라도 온거야? 진짜 엄청 멀리있나보네. ···이름은?”

“한국. 그게 내 고향이름이야.”

“한국··· 푸핫, 그것도 이상한 이름이야.”


한 번 살풋이 웃어보인 막스가 다시 고개를 돌려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은은한 모닥불빛을 받아 막스의 분홍빛 눈동자가 선명한 붉은색으로 빛났다.


“대장. 가끔식 되게 쓸쓸해 보이는 거 알아?”

“···그래?”


의외인 말이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막스한테 저런 소리를 듣다니······.


“고향이 그리운 거야?”

“하하···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꼭 그런 것 만은 아니야.”

“그럼 뭔데?”

“그립다기 보다는··· 두려운거 겠지.”


머릿속의 남은 추억이 사라질까 두렵다. 그리운 이들의 얼굴이 조각난 퍼즐처럼 흐트러질까 두렵다. 내가.


이세계에 홀로 떨어진 것이 두렵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너무 멀리 떨어져있거든. 이곳에서 나는 그저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이방인일 뿐이야. 어느 누구도, 날 알지 못해. 이해하기는 더 어렵겠지.”


나는 이세계라는 우주를 표류하는 한 명의 우주비행사일 뿐이었다. 내 겉을 피부처럼 뒤덮고 있는 이 우주복을 결코 벗어던지지 못하는, 그런 우주비행사.


막스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어린 그녀로서는 내 말을 이해하기에 조금 어려웠던 모양이다.


“음··· 그러니까, 결국엔 마음 터놓고 지낼만한 친구가 없다는 소리아니야? 그래서 혼자 외톨이가 된 것처럼 무서운거고.”

“···그거랑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다르지 않아! 대장은 지금 의지할만한 친한 친구가 없어서 외로워하는 거야. 바로 지금 대장의 행동이 그 증거라니까?”

“무슨 증거?”

“계속 나랑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잖아. 말로는 ‘아무도 날 이해못해!’이러면서··· 대장, 이제보니 사회성이 좀 떨어지는구나?”

“뭐 임마?”


딴 건 다참아도, 막스한테서 사회성떨어진다는 소리는 못 참겠다. 그대로 주먹을 들어 막스를 한대 후려쳤다. 주먹에 맞은 막스의 팔이 손모양대로 조금 들어갔다가, 다시 탄력있게 튀어올랐다.


막스는 그런 내 행동을 물끄럼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팔을 부여잡고 아픈척을 해댔다. ···그러면서 눈을 데굴데굴 굴리는 것이 꼭 내 눈치를 살펴보는 것 같았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내뱉었다.


“어? 웃었지 방금? 씨이··· 사람을 때려놓고 웃기나 하고 말이야······.”

“아픈척 하기는··· 헛소리는 작작해라, 내가 너한테 사회성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어야 겠냐?”

“맞잖아! 어느 사회성 좋은 사람이 남을 이렇게 막 때려 팬데?”

“맞기는 뭐가 맞어? 때릴만 하니까 그런거지······.”


작은 다툼이 끝나고, 모닥불 주위에는 잠시동안 정적이 내려 앉았다. 나는 막스가 먼저 말을 꺼내길 기다렸으나,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는 일 없이 무릎에 고개를 기울이고 날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보다, 궁금한게 있는데 넌 왜 이름이 막스냐?”


그녀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부터 하던 생각이다. 외형은 여성이면서 이름은 왜 남성적으로 지었을까? 초기에는 남성형태였다던데, 그것이 원인인 걸까?


그러나 막스는 말해줄 듯 입을 우물거리다가, 어딘지 모르게 난처한 기색으로 웃기만했다.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어떤 속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생각만큼 심각한 사정은 아니었는지, 이내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쉿- 하는 자세를 지었다.


“음··· 그건, 우리가 좀 더 친해지면 말해줄께. ···그때까지는 비밀!”

“뭐야, 말해줄 것처럼 하더니··· 됐다. 이제 자러가야지.”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바지에 묻은 흙먼지를 털었다. 시간이 언제인지는 확인하지 않았으나, 대충 교대시간은 이미 넘기지 않았나 싶다.


“나 이제 잔다. 다음 불침번은 렌, 그 양반 깨우면 돼.”

“알았어, 대장. ···잘자.”

“고생해라.”


곧바로 침낭속에 몸을 눕혔다. 꽤 밤이 늦었었는지 따뜻한 침낭속을 파고들자마자 잠이 솔솔 왔다.


“···미안해, 대장. 여기서 말하기엔 부끄러웠거든. 나중에 바깥에 나가서 단 둘이 있게되면··· 그때 말해줄게.”


잠에 빠져 몽롱한 의식속에서 막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린 것 같았다.


***


다음 날, 아침 일찍 탐색길을 떠난 우리들은 중간에 발견한 공터에서 마지막으로 점검을 하고 있었다.


왼 빰을 타고 흐르는 땀을 스윽 닦아냈다. 다른 모험가들보다 먼저 앞서가기위해 상당한 강행군을 했기 때문이다.


“여러분, 컨디션은 좀 어때요? 움직일만 해요?”

“멀쩡한 것 같네. ···음, 오히려 던전초입보다 힘이 더 넘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 마나에 완전히 적응해서 그런 걸 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다행히, 일행들 중 지쳐서 헉헉거리는 사람은 없었다. 지난번의 탐사가 유효했었나 보다.


“이제 충분히 바깥에서 활동했던 것처럼 움직일 수 있을겁니다. ···로라? 제가 말했던 건 챙겨 왔습니까?”


로라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베고 앉아있던 배낭에서 둘둘 뭉쳐있는 가느다란 선을 꺼내었다.


“···좀 비싸긴 했는데, 리더가 준 물품비랑 합치니까 어떻게든 살 수 있었어. 몬스터의 힘줄을 가공한 활줄이야.”


던전에서는 모든 투사체의 위력이 반감되므로 마나를 다룰 수 없는 로라로서는 궁여지책이었다. 궁수인 로라가 활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다면, 더 좋은 활을 구비하면 될 일.


템빨은 언제나 옳다. 특수한 처리를 거친 저 활줄이라면, 로라도 궁수로서 제 역할을 해 낼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활줄하나 바꿔 낀다고 달라질까? 바깥에서 쏴볼때는 똑같던데······.”

“뭐, 장력이 높은건 아니니까요. 위력자체는 똑같을 겁니다. 던전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거에요. ···렌과 빈은요?”


렌과 빈은 각자 한손에 들만한 방패를 마련해왔다. 이걸로, 고블린들과 싸울만한 구색은 다 갖춘 셈이다.


“좋습니다. ···이제 가보죠. 대형은 지난탐사랑 똑같이 가고, 무치랑 로라만 중앙에서 갑니다. 목표는 사용중인 ‘고블린 통로’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내 말에 로라는 활줄을 교체하는 작업을 서둘렀고, 렌과 빈은 자기 짐을 챙겼다. 막스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 몸을 부풀렸다가 줄였다가 하고 있다.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는 건 진작에 포기했었던 지라, 그냥 스트레칭 하는걸로 생각하기로 했다.


“저··· 그런데, 고블린 통로가 어떤 겁니까?”

“말그대롭니다. 던전에 원래부터 파져있던 굴이 아니라, 고블린들이 사용하기 위해 파낸 굴이죠. 아마 조금만 더 가면 볼 수 있을겁니다.”


고블린 통로를 발견하는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길을 떠난지 삼심분만에 내 목정도 되는 뻥 뚫린 구멍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치.”

“음··· 이 통로는 안 쓴지 좀 오래된 것 같은데? 내가 볼 필요도 없어, 네가 보기에도 그렇잖아?”


그 말대로, 발견한 통로는 이미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된 것인지 곳곳이 무너져내려서 그 형태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고블린 통로라는 말에 긴장하며 병장기를 들어올렸던 일행들이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쉰다. 곧바로 전투태세를 갖추는걸 보니, 귀가 따갑도록 나대지 말라는 말을 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이게 고블린 통로입니다. 예전에는 이 근처가 고블린의 세력권에 들었다는 소리이기도 하죠. 혹시 모르니, 이제부터는 조금 긴장하며 움직입시다.”


고블린 마을이 세워졌다는 소문이 도는 와중이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서 지금도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었다.


저벅- 저벅-


던전의 마른 바닥을 밟는 가죽 장화의 발소리가 울려퍼졌다. 다시 길을 떠난지 한 시간, 앞에서 장담한 말이 무색하게도 고블린은 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고, 간간히 보이는 굴은 오랫동안 방치되었다는 듯이 그저 무너진 흙더미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방금 발견한 굴을 살펴보던 무치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또 허탕이다.


“···제대로 본거 맞아? 그냥 슥 보는거 같은데······.”

“지랄하네. 그 소리 예전에도 했던 말인거는 알고 그러냐?”

“그래? ···일단 다시 전진합시다.”


그렇게 다시 한 시간··· 아니, 어쩌면 두 시간은 넘게 지나갔다. 이제는 간간히 보이던 허물어진 고블린 통로조차 보이질 않았다. 혹시나 다른쪽 길에 있을까 싶어 갈림길까지 샅샅히 뒤져보았지만 헛수고였다.


“후암~.”


로라가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쫙폈다. 첫 고블린 통로를 발견했을때의 긴장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일행들은 계속해서 아무것도 없는 던전탐색에 점점 긴장의 끈을 놓고 있었다.


“정지··· 가아니라, 저것도 무너진 것 같은데?”


앞서가던 막스가 또하나의 다른 고블린 통로를 발견했다. 그리고 역시나, 이 통로도 반쯤은 무너져있는 상태였다.


일행들은 별 감흥없이 통로앞을 슥 지나갔다. 중간에 있던 무치가 한 번 눈길을 주긴했지만 그의 눈에도 별로 잡히는 점이 없었는지 무덤덤했다.


“이것 참, 아예 길을 잘못 든 것 아닌가 모르겠구만.”


무치의 바로 뒤에서 다라가던 렌이 투덜거렸다. 그러면서 신경질적으로 돌을 차는 폼이, 이번 탐사도 허사로 돌아갈까 걱정이 꽤 되는 모양이다.


렌의 발에 맞아 떼구르르 구르던 돌이 허물어진 통로 사이로 쏙 들어갔다. 곧이어, 돌과 돌과 세차게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얼마나 세게찬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고블린들이 좀 멀리 있는 걸 수도··· 음?”


나는 렌을 위로하다말고 무너진 통로로 시선을 돌렸다. 돌이 부딪히는 소리가 끊김없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벽에 부딪힌 돌이 구르는 소리라기엔, 너무나 일정하고 뚜렷한 소리다. ···마치, 누군가 도망치는 것처럼.


오랜 탐색끝에 겨우 발견한 첫 고블린이다. 저절로 조급한 심정이 들며 말소리가 다급해졌다. 성과 없는 탐색에 지쳐가던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막스! 얼른 들어갈······.”

“준비 다 끝났어!”


막스는 이미 제 몸을 무너진 입구에 반쯤 구겨넣고 있었다. 입구에 달라붙어 꾸물거리던 분홍색 젤덩어리 가운데서 막스의 상반신만 툭 튀어나와 손을 흔든다. 자칫하면 처음으로 발견한 증거를 놓칠 상황에서도 저러다니··· 간이 없어서 그렇지, 있었으면 보통사람의 두세배쯤은 됐을 거다.


“다녀올게!”


결국 나도 웃으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말았다.


막스의 몸체가 푹꺼지듯 통로 속으로 사라졌다. 곧이어, 무언가 미끄러지듯 바닥을 훑으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얼마되지 않아 켁- 하는 짧은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잡았다! 거기로 들고갈께!”


꽤 멀리까지 도망쳤었는지, 막스의 목소리가 멀리서 웅웅대듯 들려왔다.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니, 통로입구에 입을 대고 대답했다.


“막스! 바로 오지말고, 혹시 반대편에 큰길로 연결되있는지 확인하고 와줘!”

“-알았어!”


곧바로 막스가 움직이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내 예상이 맞다면, 이 통로의 반대편으로 또다른 길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 지금부터 여기 길을 이용해서 반대편으로 넘어갈겁니다. 미리 짐이될만한 것들은 베낭속에 집어넣으세요.”


내 말에 부랴부랴 베낭에 자기 무기를 걸어놓기 시작하는 일행들을 바라보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조금 늦긴 했지만 결국 흔적을 발견해냈다. 이제 남은 것은 주변을 탐색하면서 마을이 존재한다는 결정적인 증거인 토템을 찾는 일뿐이다.


그리고 토템을 찾게 된다면··· 당장은 무리겠지만, 이세계에서 이방인으로서 당당히 고개들고 살 수 있는 발판을 갖추게 되리라.


“대장! 반대편에 길이 있어. 그쪽은 통로가 무너져있지도 않고 말끔하던데?”

“좋아··· 막스, 우리가 지나갈수 있도록 맨 앞에서 길을 터줘, 네가 앞장서면 우리가 뒤따라서 간다.”


내 말에, 막스가 느릿하게 입구를 막고 있는 흙더미를 옆으로 치워버렸다. 통로가 무너져버릴 수도 있는만큼, 그 손길이 조심스럽다.


···왜 그녀의 조심스러운 행동이 느릿느릿한 답답한 행동으로 비춰지는 걸까?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조급함을 느끼며, 손가락으로 몸 이곳저곳을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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