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람인듯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던전 탐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사람인듯
작품등록일 :
2020.11.16 20:21
최근연재일 :
2021.01.07 19:3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5,742
추천수 :
135
글자수 :
281,675

작성
20.11.24 14:00
조회
145
추천
3
글자
14쪽

9화

DUMMY

거지무리와의 소박한 만찬이 끝난 후 나는 바로 묵고 있는 여관으로 돌아왔다.


지각 때문에 본래 계획 되어있던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파티원들과 이 이상 친목의 시간을 가져봐야 소용이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같이 밥도 먹고 탐사준비나 하면서 간단히 실력확인이나 할까 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그들은 그냥 입고 있는 옷만 갑옷이지 민간인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칼밥먹은지 고작 6개월밖에 안된 내 눈에도 어설퍼 보일 지경이니 저치들은 진짜, 진짜 완전 개 썅 초보들이란 거다!


거기에 같은 F급 모험가인걸 밝히자마자 쏟아지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초보자면 그래도 경험자 말을 들어먹을 생각을 해야 할 텐데, 내 말을 귀담아 듣기는커녕 네- 네- 거리며 음식이나 처먹었더랬다.


뭐, 그건 오랜만에 좋은 음식을 양껏 먹게되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저 불손하고 무능력한 놈들이랑 같이 던전에서 오순도순 탐사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패넘과 같이 마력숲에 가서 쫓겼던 일이 떠오른다.


그러니까, 씨발. 그만큼 좆같다는 뜻이다.


나는 초조한 기분으로 숙소내부를 빙글빙글 맴돌았다.


분명히 평소와 같은 아늑한 보금자리인데. 이상하게 숲에서 쫓길 때 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 기분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처음으로 맡아보는 파티장의 책무와 비교적 떨어지는 파티원들의 능력 때문에 생긴 괜한 불안감은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걸신들린 것 마냥 밥을 처먹던 세놈년과 얼굴도 안 비친 다른 한 놈을 생각할 때 이는 매우 타당한 불안감이었다.


더 좆같은 점은 여기서 내가 뭘 더 할수 있는게 없다는 거다.


당장 며칠 뒤면 던전 탐사하러 나가봐야 하는 마당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계획을 더 철저하게 잘 세우고 배낭을 빵빵하게 채우는 일뿐이다. 하지만, 고작 던전 1~2층 돌러가는건데 무슨 계획을 더 세우고, 준비를 한단 말인가?


괜히 좆같은 길드 퀘스트 랭킹넘버 4위에 선정된 게 아니었다. 강제적으로 트롤러 4명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골치 아픈 일이었을 줄이야.


“씨발, 어떡하지 진짜.”


까짓것,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들이박을까? 허나, 내 직감은 그런 짓을 했다간 트롤러들의 넘치는 똥을 받아내지 못해 똥독이 올라 뒈지는 수가 있다고 경고한다.


요즘 묘하게 감이 좋은 상태라 그냥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나는 그렇게 한참을 서성이다가 그대로 방을 나왔다. 이대로 고민하면서 가만히 있는 것은 체질상 안 맞는다.


“칼스! 독한 과일주 하나 준비해줘!”


급히 계단을 내려가며 외친 말소리에 바에서 컵을 닦고 있던 커다란 남자가 흘끗 고개를 돌린다. 그러곤 한 손으로 여전히 컵을 닦으며 다른 손을 뻗어 찬장에서 병 하나를 꺼내 바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고마워! 계산은 방세에 달아두는 걸로!”


계단을 내려가는 기세 그대로 병을 집고는 여관을 뛰쳐나갔다. 흘끗 뒤를 보았을 때, 칼스는 특별할 것도 없다는 듯이 다시 컵을 닦기 시작했다.


하긴, 한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니니까. 이번에 주문 한 것 까지 합치면 못해도 열병은 될 것이다.


여관의 밖으로 나온 뒤 손에 들고 있던 과일주에 붙어있는 라벨을 확인했다. 어떤 술을 준건지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60도··· 이정도면 괜찮으려나.”


적어도 들어가기도 전에 면박은 당하지 않으리라,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주변의 과일가게에서 과일도 한 아름 구매했다.


좋아··· 선물은 마련했다. 도수 쎈 과일주에 나름대로 싱싱한 과일 한 아름까지 마련하느라 지난 2주치 벌이를 모두 쏟아 부었다.


거금을 들인 만큼 돈 값은 확실히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어느새 덜미를 타고 흐르기 시작한 땀을 닦아냈다. 벌써부터 ‘도장’으로 갈 생각을 하니 자연스레 몸이 반응한 탓이다.


씨발, 거긴 진짜 가기 싫었는데. 마음을 굳세게 먹었는데도 벌써부터 가기 싫어 죽겠다.


애초에 갑자기 모험가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 빌어먹을 도장에 계속 있기 싫어서 반쯤 강제로 뛰쳐나온 것이지 않는가. 그런데도 벌써 열 번은 넘게 방문 하게 되었으니······.


명절마다 친정으로 가서 전부치는 며느리 심정이 이럴까 싶었다. 가기 정말정말 싫지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나는 한숨과 함께 무거운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


이세계로 굴러떨어지기전, 부산에서 대학생활을 할 때 ‘부산의 3대 바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부산대 축제 가는 사람.’, ‘동의대 자전거 타고 올라가는 사람’, ‘부경대 여자랑 미팅하는 사람’이라는 세 가지 사람에 대해 설명하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빵- 터져 한참동안을 웃은 기억이 난다.


재미없기로 소문난 부산대 축제에 가서 바보요, 높기짝이 없는 급경사를 자전거 타고 올라가니 또 바보요, 부경대에는 미인이 없기떄문에 역시나 바보. 따라서 부산 3대 바보다.


이와 마찬가지로 던전 도시 ‘리아제’에도 4대 병신이 존재하는데 역시나 이세계 답다고 해야 할지 이쪽은 바보취급도 아니고 아예 진짜로 병신이 되버린다고 한다.


이 4대 병신이야기는 ‘리아제’에서 웬만큼 사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 일만큼 유명한 이야기라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은데, 하나같이 던전도시 답게 모험가나 던전이랑 관련된 것들이다.


첫 번째 병신, 던전 간다고 검챙겨 가는 놈.

어디 소설책만 읽다 와서 주제파악도 모르고 검하나 덜렁 차고 들어가는 초보자들을 가르키는 말이다.


두 번째 병신, 모험가라면서 저축하는 놈.

언제 뒤질지도 모르면서 돈만 끌어안다가 뒤지거나 병신이 돼서 나오는 놈들을 가르키는 말이다.


세 번째 병신, 어린이, 노인, 여자한테 시비 걸고 다니는 놈.

자기가 살던 마을같은 줄 알고 던전도시에서 까불다가 뒤지게 쳐 맞는 놈들을 가르키는 말이다.


그 이름도 무서운 ‘방화범’ 욜에게 삥을 뜯으려다가 불알이 통째로 구워져 광장에 전시된 일은 이미 도시의 전설급 사건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만들어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무서운 기세로 인지도를 쌓아 올려 4대 병신에 당당하게 포함된 병신이 있다.


어찌나 악명이 높았던지, 벌써 수십년은 된 던전도시의 역사 중에서 고작 10년 만에 4대 병신 목록에 포함이 되고야만 것이다.


···그래서 그게 뭐냐고?


나는 짜증스러운 눈으로 커다란 검술도장의 문을 바라보았다.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진짜 쓸데없이 졸라 크다. 거기에 커다란 정문에 어울리게 양 옆으로 쫙 뻗은 높다란 벽들까지.


여기 오는 사람 이래봐야 한 달에 십 수 명도 채 되지 않을 텐데, 무슨 생각으로 이리 크게 지었는지 여전히 의문이었다.


“한 번만 와도 병신 소릴 듣는 곳에 벌써 열 번을 넘게 오다니······.”


한 번만 와도 병신이 되는 곳에서 살다가 뛰쳐나와서 다시 열 번은 넘게 찾아온 사람은 대체 뭐하는 새끼일까?


도대체가 여긴 올 때 마다 정이 안간다. 나름 2년 넘게 신세를 졌던 곳이고, 처음 이세계로 떨어져서 오갈 때 없는 나를 받아준 곳이기도 했지만, 그 빚은 이 곳에서 일하며 다 갚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야밤에 편지한통 쓰고 도망쳐 나왔지.


허나 도망친지 불과 한 달만에 돌아온 것도 모자라서 거의 달마다 한 번씩은 꼭 들릴 일이 생기는 것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친정은 친정인가 보다······.


똑- 똑- 똑-


“스승님, 저 왔습······.”


벌컥-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활짝 열린 문 사이로 사람 한 명이 서있는 것이 보였다.


흑색 도복을 입은 채 꼿꼿하게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남자, 도장의 주인이자 검술 사범인 ‘얀’이었다.


“왜 이제오나.”


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언제나처럼 내가 도장에서 도망쳤으리라곤 생각지도 않은 목소리다.


“···오는 길에 이것들 좀 사온다고 늦었습니다.”


보란 듯이 과일바구니와 과일주를 들자, 무심하게 노려보던 그의 매서운 눈빛이 조금은 누그러진다.


“네놈은 고작 술심부름 한 번 하는데 도대체 몇 시간이나 지난 줄은 알고 있느냐? ···뒤질래?”


술심부름? 이번엔 심부름 다녀왔다는 설정인가?


“···죄송합니다. 제자가 길눈이 흐려서 길을 많이 헤매다 이제야 왔습니다. 앞으론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사과나 들으려고 말 한 줄 아느냐? 빨리 빨리 다니란 말이다, 이 늙은 사부가 널 기다리느라 목이 빠져 콱 뒈져버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냐? 진짜 뒤질래? 엉?”


그리 말하며 오른손을 들길래 때리려는 줄 알고 움찔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손을 내민채로 가만히 나를 응시하는 얀. 어째서인지 무심한 얼굴이 마치 비웃는 것처럼 보인다.


“뭐하냐? 이 사부의 늙은 오른손이 직접 마중이라도 나가야 하나··· 술 안내놔?”


그 말에 부리나케 과일주를 얀의 손에 쥐어주었다. 경험상 얀이 요구하는 것은 웬만해서 재깍 들어주는 것이 상책이었다.


얀은 술을 받아들자마자 그 자리에서 빙글 반 바퀴 돌더니 그대로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휘적이며 걷는 폼이 따라오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좋다고 뒤 따라 들어갔다간, 어딜 도장에서 도망친 놈이 함부로 도장에 발을 들이 미냐면서 교육을 가장한 구타를 당할 것이다. 나는 얌전히 들어오라는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기다렸는데, 얀은 들어오라는 말은커녕 한 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걷는 폼은 아까랑 꼭 닮은게, 어떻게는 내가 함부로 들어오는 것을 노리는 것처럼 보인다. 절대로 먼저 들어오라고 말할 기세가 아니다······.


이렇게 먹튀를 당한다고? 저 술 저거 저래뵈도 꽤나 비싼 돈 주고 산 술이다. 모른긴 몰라도 내 한 달치 숙박비에 추가로 15일치 숙박비 정도는 더 얹을 수 있을 만큼 비싼······.


그걸 모르진 않을 텐데도 저러는 걸 보면, 어떻게는 날 때리고 싶은 모양이다. 씨발.


어쩔 수 없다.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기호지세라, 아직 남은 패가 있는데 이대로 꼬리말은 개처럼 도망칠 순 없다.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어보기로 했다.


“스승, 스승님~! 불초제자가 과일광주리도 같이 드린다는 것이 그만 잊어먹고 말았습니다······.”


스리슬쩍 발을 뻗어 도장 안에 디뎠다.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저 괴팍한 늙은이라면 그 즉시 반응하여 미친 듯 뛰어왔겠지만, 다행히도 그런 기미는 보이질 않는다.


나는 용기를 내어 도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왕 이리된 거, 제자가 직접 도장 안으로 배달해드리겠습니다. 괜찮겠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여전히 휘적거리며 앞으로 걸어가는 얀, 안도의 한숨을 푹 쉬며 그의 뒤로 따라붙었다. 갑작스레 후려칠 수도 있으니, 언제라도 방어할 수 있도록 온 몸을 잔뜩 긴장시킨 채였다.


***


우여곡절 끝에 도장 본관에 도착하자마자 얀은 어디론가 휘적휘적 사라지더니 차를 끓여 내왔다. 친절하게도 같이 먹을 다과거리도 준비해 온 상태였다.


···잔은 하나 밖에 없었지만,


“뭐하는 게냐 제자야.”


얀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제자된 도리로 사부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 허락도 없이 들어왔다고 개 패듯 팰 것처럼 굴다니, 어째 이 사부가 그동안 제자를 잘못 가르치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제자가 부족한 탓입니다.”


내가 말함과 동시에 들리는 코웃음 소리. 얀은 가당치도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부족? 당연히 부족하지, 그럼 여태껏 뭐라도 된줄알고 세상천지를 쏘다녔다 이말이냐? 사부가 친히 네 분수를 다시 가르쳐 주랴?”

“부족이 아니라··· 제자가 실언을 하였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하! 실언이라. 제자야, 늘 말하지 않았더냐.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는 법이다. 그 가만히 있는 것도 하질 못해서 자꾸 모지리처럼 굴면 이 사부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 같으냐? 계도의 매를 들까? 엉?”

“······.”


괜히 왔나?


“가만히 있으랬지, 누가 입 닥치고 벙어리처럼 굴라고 했냐? 그래, 오랜만에 만난 이 사부랑 얘기하는 것이 그렇게나 불편했던 모양이구나, 왜 찾아왔냐? 썩 꺼져!”


씨발, 괜히 왔나보다.


그래도 계속 저렇게 지랄하게 두면 바로 목도 뽑고 뒈지게 팰 기세라 살려면 필사적으로 입을 놀려야 했다.


“사부님, 모두 오해입니다! 그러니 제발, 목도 뽑을 생각은······.”

“그래? 오해였어? 진작 말하지 그랬냐.”


얀은 그리 말하고는 내겐 눈길도 주지 않은채 과자를 처먹기 시작했다. 그 평온한 모습에 마치 방금까지의 지랄이 없었던 일인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그 급작스런 태세 변환에 어버버-거리던 것도 잠시, 목줄기를 타고 혈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느 누가 저 꼬라지를 보고 그를 도장 주인이자 검술 사범이라 말할 수 있을까? 저건, 그냥 힘만 더럽게 쌘 코찔찔이보다 못한 존재였다. 어린애는 사탕이라도 주면 말이나 잘 듣지, 그 비싼 술을 바쳤는데도 저 지랄이라니.


차를 맛나게 잡수시고 계신 스승의 모습을 복잡한 심정으로 쳐다보던 때였다.


드르륵-


“참, 사부님. 반가우시면서 꺼지란 소리는 왜 하세요.”


아아, 드디어!


뜨거운 사막속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사람의 심정이 이럴까, 나는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이 미친 할아범 밑에서 2년씩이나 버틸 수 있었던 이유,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성내 사람들이 인정한 인격자.


이 도장의 유일한 부사범 제나가 막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 던전 탐험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18화 20.12.03 95 2 18쪽
17 17화 20.12.02 86 3 16쪽
16 16화 +1 20.12.01 85 3 15쪽
15 15화 20.11.30 91 2 18쪽
14 14화 20.11.29 93 4 15쪽
13 13화 20.11.28 93 4 15쪽
12 12화 20.11.27 105 3 15쪽
11 11화 20.11.26 119 3 14쪽
10 10화 20.11.25 132 3 14쪽
» 9화 20.11.24 146 3 14쪽
8 8화 20.11.23 168 5 13쪽
7 7화 +2 20.11.22 210 4 15쪽
6 6화 20.11.21 232 6 18쪽
5 5화 20.11.20 235 7 17쪽
4 4화 20.11.19 258 5 14쪽
3 3화 20.11.18 316 5 14쪽
2 2화 20.11.17 449 7 14쪽
1 1화 +1 20.11.16 803 1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