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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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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809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3.31 23:00
조회
338
추천
5
글자
12쪽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7)

DUMMY

“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스완이 내리친 칼들이 점액 때문에 땅에 닿지 못하고, 튕겨 나오는 모습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것처럼 죠가 놀랍다는 말을 꺼냈고, 그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던 윤성은 표정이 굳어지면서 중얼거렸다.


“이게 녀석이 베이지도 않고, 얼어붙지도 않은 이유라고? 이깟 점액 때문에?”

“그래.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공격이 하나도 먹히지 않은 것은 이 점액의 탓이 클 거야. 이걸 봐봐. 아무리 내리쳐도 칼이 땅에 닿지 않아. ···이렇게 적은 양인데도 확실하게 칼날이 땅에 닿는 것을 막아내고 있어.”


스완은 계속해서 점액이 남아있는 땅을 내리치면서 말했고, 윤성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손을 들어서 스완의 행동을 저지한 후에 점액을 향해 현재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 등급의 냉기를 뿌려보았다. 하지만 퍼져나오는 냉기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쌀쌀하다고 느낄 뿐. 점액은 여전히 처음 같은 모습을 유지했다.


“···얼지 않는군.”


윤성의 눈빛을 읽었던 세 사람이 브랜드를 추궁하면서 주변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지만, 윤성은 그런 것에 관심을 두고 싶지 않았다. 현재 윤성이 가진 관심사는 오로지 녹색의 왕에게서 나온 이 점액뿐이었고, 이 점액을 어떻게 해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지만이 그의 유일한 관심사였다.


“불태워보는 건 어떨까요? 냉기에 강하다면 반대로 불에는 약할 수도 있잖아요?”


점액을 유심히 바라보던 마이크가 의견을 제시했고, 윤성과 스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이크의 의견을 받아들여 주었다. 이에 리나가 나서서 라이터를 이용해 점액을 불로 지지기 시작했지만, 점액은 그을음 하나 없이 여전히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니 이제는 신기한 것을 넘어서서 공포를 느낄 지경이었다.


“불로 지져도 안 되고, 얼어붙지도 않는 데다가 실버리움으로 만든 칼을 튕겨낼 정도의 물질이란 말이야? 그 자식들은 대체 이런 걸 어떻게 만들어 낸 거지?”


녹색의 왕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성공했을 때는 언제나 유지하고 있던 눈부신 미소를 되찾았던 스완이었지만, 점액에 대한 공략법을 발견할 수 없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에 미소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실버리움 칼에 묻어있던 점액을 처음으로 눈치챘던 레이첼은 자신들이 녹색의 왕을 공격할 수단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사실에 얼굴에 점점 절망이 섞인 공포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중얼거렸다.


“이런 걸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다니···.”


무심코 중얼거린 레이첼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세턴 시티에 가득한 괴물들뿐만 아니라. 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해내는 이런 물질까지 만들어내는 자들에게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사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싸워나가겠다는 결심을 한 그들의 의지를 조금씩 깎아내리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각자 아이디어를 내면서 점액을 없애는 방법을 찾으려 애쓰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포기하기 시작했고, 언제나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리나까지도 절망에 사로잡혀 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 마이크의 손을 끌어안았고, 자신이 가진 아니,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을 절망을 토해냈다.


“이거 혹시··· 약점이 없는 것 아닐까?”


언제나 리나의 말을 잘 들어주고, 그녀의 말에 언제나 대답을 해주었던 마이크조차 입을 열 수 없을 정도로 리나가 토해낸 절망의 푸념은 사람들에게서 커져 나가는 불안과 절망을 부추기고 있었다. 물론 리나가 그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가까스로 붙잡고 있던 희망의 끈을 놓기 일보 직전까지 가버렸다.


모두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저 녹색의 왕을 없애지 않는 한 자신들은 이 그린 루프에서 나갈 수 없을 것이고, 나아가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도 없을 것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 조그만 점액 하나 때문에 점점 희망을 잃고, 절망에 사로잡혀 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머릿속에 공통된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린 살아남지 못할 거야···.’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자 자연스럽게 그들의 마음이 꺾여나갔고, 그 영향으로 온몸에 힘을 잃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바닥에 주저앉아버리기 시작하던 그때. 그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와 투쟁심을 불러일으켰던 장본인인 윤성이 드디어 말을 꺼냈다.


“아니. 그건 아니야.”


간결한 말이었지만, 그 말이 사람들에게 주는 효과는 엄청났다. 아직 윤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들을 지켜주고, 자신들도 싸워야 한다는 의지를 심어준 윤성이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그 사실에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조금씩 힘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고개를 숙이지 않고,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윤성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고,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지만, 이들에게 윤성이라는 존재는 희망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듯했다.


“난 이걸 만든 놈이 누구인지 잘 알아. 그놈이 이런 완벽한 물질을 만들어냈다면. 다른 괴물들에게 그걸 사용하지 않을 리가 없어. 최고의 생체병기를 만드는 게 그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일일 테니까.”


윤성은 이를 갈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 녀석은 자신이 만든 생체병기를 하나의 예술품이라고 여기는 놈이야. 그래서인지 자신이 실패작이라고 여기는 것의 능력은 두 번 다시는 사용하지 않을 놈이지. 저 괴물이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컬지로 만들어진 녀석들이나, 릭과 스테판의 능력을 떠올려 보면 이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어.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갑옷을 말이지. 그들이 왜 이 갑옷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하자면 떠올릴 수 있는 대답은 두 가지 정도지.”


윤성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듯이 스완이 중얼거렸다.


“다른 생체병기들에는 적용할 수 없는 능력이거나···.”


윤성은 비릿하지만, 희망에 찬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렸다.


“그래. 뭔가 결함이 있는 능력인 거야.”


확신에 찬 윤성의 말을 들으니 사람들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고, 아직 희망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방법. 이 완벽해 보이는 방어체제를 가지고 있는 점액을 공략할 방법만 찾으면 됐다. 물론 그것을 찾는 것이 너무나 힘든 여정일 수는 있겠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다. 자신들의 희망의 상징인 윤성만 무너져내리지 않는다면 그들의 의지도 쉽게 꺾이거나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이러지 마!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은 윤성을 통해서 새롭게 각오를 되새기고, 의지를 굳건하게 만들고 있을 때. 초를 치는 것처럼 브랜드가 그들 쪽으로 도망쳐오면서 필사적인 자기방어를 시전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 말을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수긍할 것으로 생각하나?”

“네가 우리에게 말해줘야 하는 사실은 단 하나야! 단 하나! 왜 우리를 여기로 데리고 왔는지, 그 이유를 말해 주면 되는 거야!”

“모, 모, 몰라···. 그, 그냥···. 그래! 그냥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떠오른 것뿐이야!”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냐?!”


딘과 샘은 브랜드를 몰아세우고 있었고, 그들의 뒤에서 브랜드를 노려만 보고 있던 그레이는 얼토당토않은 브랜드의 변명을 듣자마자 즉각 그린 루프에 울려 퍼질 정도의 큰 목소리로 브랜드를 향해 분노를 토해냈다.


“네놈이 전철에서 사람들에게 일장 연설을 퍼부었잖나?!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이 그린 루프로 향해야만 한다면서?! 그렇게 사람들을 선동하고 이 여정을 담당하는 리더가 되었으면 그것에 걸맞은 행동이나 지도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이게 뭐냐? 우리는 네 말만 믿고 이곳으로 도착하자마자 녹색 거인의 공격을 받았어! 게다가 이 그린 루프로 들어오는 문은 잠겨있었고! 네놈이 전철 통로에서 이 지옥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모든 이를 선동했잖아?! 그런데 뭐? 그냥 머릿속에서 떠올라서 그랬을 뿐이라고? 네가 무슨 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그린 루프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올라서 이곳으로 향하자고 말했다고?”


그레이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잔뜩 일그러진 무서운 얼굴로 브랜드에게 재차 일갈했다.


“그게 말이 되는 변명이라고 생각하냐?! 이 멍청한 놈아!”


감정이 격해졌는지 그레이는 브랜드의 멱살을 잡아채면서 그를 다그쳤고, 브랜드는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에서 자신이라는 영웅에 대한 존경심과 그를 의지하는 마음을 찾아볼 수 없자. 당황하고 불안해했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나서줬으면 좋겠지만, 누구도 그를 위해서 앞으로 나설 생각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 이 세 사람의 의견에 수긍하고, 그들의 편으로 돌아설 생각을 하는 듯 보였다.


“나, 날 리더로 추켜세울 때는 언제고 인제 와서···.”


브랜드는 자신을 배신하는 사람들에 대한 원망을 토해내려고 했지만, 그레이는 그가 말을 끝마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몰아세울 수 있을 때 더욱 몰아붙여야 했다. 이런 자를 리더의 자리에 계속 앉혀놓는다는 것은 살아남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들을 더 위험하게 만드는 꼴이었고,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만들뿐이었다.


“네놈이 리더로써의 모습을 하나라도 보여줬어야 말이지! 오만하고, 자기 멋대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명령을 내리고,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 지가 먼저 살겠다고 도망을 치는 이런 책임감 없는 리더를 누가 따르고자 하겠냐?!”


그레이의 외침에 브랜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분명 그가 말하는 대로 자신의 행동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브랜드라는 인간이 가진 본성인 것을.


“···그러고 보니 너. 통로에서 괴물들에게 습격을 받을 때 앞에 나서서 총 한 번 쏘기라도 했었냐?”


사람들에게서 점점 커져 나가는 브랜드에 대한 불신에 쐐기를 박는 질문을 한 그레이는 브랜드의 멱살을 잡고 있는 손을 통해서 브랜드가 전의를 상실했다는 것을 느꼈고,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승리의 미소를 띠면서 브랜드의 시대를 끝내버릴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 시도는 그린 루프에 울려 퍼지는 공포의 소리에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부오오오오!”


다시금 사람들은 자신들의 본능을 자극해오는 공포의 소리에 몸이 굳어져 버렸고, 그레이가 브랜드를 몰아세우는 것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소리가 들린 곳으로 쏠렸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공포를 목격했다.


녹색의 왕은 거대한 몸집으로 그린 루프의 거대한 나무와 벽을 타면서 사람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거대한 몸집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원숭이가 움직이는 것처럼, 거치적거리는 것이 전혀 없다는 듯이 빠른 움직임을 선보이며 거대한 나무와 벽을 오가며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녹색의 왕의 모습은 공포와 절망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 만에 녹색의 왕은 거대한 울림과 소리를 내면서 사람들의 앞에 내려앉았다.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섬뜩한 미소를 지으면서.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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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2부 감옥 도시 - 탈옥 (1) 17.05.03 382 4 12쪽
150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9) 17.04.29 357 6 15쪽
149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8) 17.04.27 396 6 11쪽
148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7) 17.04.25 331 4 12쪽
147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6) 17.04.22 351 6 13쪽
146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5) 17.04.21 332 6 12쪽
145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4) 17.04.19 287 5 12쪽
144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3) 17.04.15 327 5 12쪽
143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2) 17.04.13 301 5 12쪽
142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1) 17.04.11 330 5 12쪽
141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0) 17.04.09 351 6 12쪽
140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0) 17.04.06 346 5 14쪽
139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9) 17.04.04 305 5 12쪽
138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8) 17.04.01 301 5 12쪽
»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7) 17.03.31 339 5 12쪽
136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6) 17.03.28 295 5 12쪽
135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5) 17.03.25 310 4 11쪽
134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4) 17.03.24 440 5 12쪽
133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3) 17.03.22 344 5 13쪽
132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2) 17.03.18 514 6 11쪽
131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1) 17.03.16 403 6 12쪽
130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24) 17.03.14 337 5 12쪽
129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23) 17.03.11 368 5 12쪽
128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22) +1 17.03.09 42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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