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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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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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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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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3.0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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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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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22)

DUMMY

“지금 바깥에는 저희가 상상할 수도 없는 괴물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괴물들을 피하고자 저희는 전철 통로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저희가 갈 길이 막혀버리고 말았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바깥으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남은 길은 그것뿐입니다.”


구원자가 보내준 문자의 내용을 계속해서 되새기면서 뼈와 살을 붙이며 말을 이어나가던 브랜드는 자신을 우러러보는 듯한 사람들의 시선이 매우 마음에 들었고, 흡족했다.


“그래서 저는 여기서 험난하고,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 여정에 가장 안전한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곳이 어딘지는 이름만 대면 이곳에 있는 모든 분이 알 수 있는 유명한 곳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흥분하면서도 브랜드는 구원자가 말해준 것처럼 뜸을 들이면서 사람들이 더욱더 자신의 말에게 집중하도록 유도했다. 자신이 그들을 이끄는 새로운 리더로 추대되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곳은 ‘그린 루프’입니다. 세턴 시티에 사는 분들이라면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로 세턴 시티의 명소인 곳이죠. 저는 우리가 그곳을 통해서 바깥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제시하는 이야기에 윤성은 장난기가 가득한 모습을 벗어던져 버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스완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어떻게 생각해?”

“그린 루프로 가는 길이 안전하냐고?”

“그래. 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르거든.”


두 사람의 속삭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레이첼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면서 윤성의 궁금증을 해결해줬다.


“그린 루프는 세턴 시티에서 가장 거대한 식물원 겸 공원이에요. 길고 거대한 둠 형태의 건물인데. 그 안에는 전 세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해요.”

“덧붙이자면, 그린 루프는 여기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 세턴 시티의 항구까지 뻗어있을 정도로 대단히 큰 건물이야. 이 세턴 시티의 관광 명소이기도 하지. 직접 들어가 보면 그 웅장함에 절로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네.”


죠까지 그들 사이에 끼어들면서 그린 루프에 관해 설명하자 윤성은 자신의 주변에 점점 많은 사람이 모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고, 이에 조금씩 부담을 느끼면서도 확실한 정보를 위해서 스완에게 재차 질문했다.


“그린 루프가 어떤 곳인지는 알았고···. 어떻게 생각해? 그곳을 통한다면 세턴 시티를 나갈 수 있을까?”

“글쎄···. 나도 장비를 다 잃어버린 상태라 확실한 대답을 해주기는 힘든데···.”


윤성의 질문에 난감해하는 스완을 대신해서 죠가 윤성의 질문에 대답했다.


“내가 보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이네. 이미 이 통로가 막혀버린 이상. 빠져나갈 수 있는 다른 루트를 찾아야만 하는데. 그린 루프라면 아마 안전할지도 몰라. 거기서 대기하면서 다른 길을 찾을 수도 있고.”

“왜 그렇죠? 거기엔 스컬지 감염체들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거야 당연하지.”


확신이 가득한 의견을 내놓는 죠를 향해서 윤성을 비롯한 그의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이 일제히 죠를 쳐다보았고, 죠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 당황해하면서 말했다.


“뭐야? 아무도 모르는 거야? 그린 루프는 식물원이야. 돈을 내는 입장객들이나,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어떤 생명체들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없어. 쥐들조차 들어올 수 없게 만들기 위해서 특별히 제조된 물질을 몇 분마다 뿌려대는걸? 떠돌이 개들이나 고양이들도 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아.”

“아! 맞다! 그린 루프는 그런 기능이 있었지? 아직도 그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면, 이 도시에서 가장 감염체들이 없을 만한 곳일지도 몰라.”


죠의 설명에 이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스완이 동조했고, 스완은 이런 생각을 떠올린 죠가 대단하다는 듯이 그에게 사람을 홀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그런 데까지 생각이 닿으신 거죠?”

“···그냥 관심이 있어서 알아봤던 것뿐입니다. 하하하.”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면서 웃어대는 죠를 바라보는 스완의 눈빛이 일순간 빛나긴 했지만, 윤성조차도 찰나에 스쳐 간 그 눈빛을 인지하지 못했다. 찰나의 눈빛을 번뜩이던 스완은 뭔가 알겠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윤성에게 말했다.


“그곳이면 되지 않을까? 일단 이 도시를 벗어날 확실한 방법을 찾을 시간은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근데 말이죠. 한 가지 의문이 생기는데요···.”


이제까지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던 레이첼이 손을 들면서 궁금하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여기서 죠 아저씨 말고는 아무도 떠올리지 못했던 사실을 어떻게 브랜드가 생각해 낸 걸까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껌딱지처럼 저를 따라다녀서 제가 저 녀석을 좀 알거든요. 저 녀석은 그린 루프 같은 곳에는 관심도 없었을 테고, 저렇게 사람들을 휘어잡을 정도로 말을 잘하지도 못해요.”


레이첼은 의심스럽다는 듯이 브랜드를 힐끗 쳐다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앞에 나서서 사람들을 휘어잡고 있단 말이죠. ···마치 사람이 바뀐 것처럼.”


레이첼의 의견을 들은 윤성은 브랜드가 의심스럽긴 했지만, 그가 제시한 대피 경로가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브랜드에 대한 의심을 표출하지 않으려 했다.


“일단 지금은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만 생각하자. 저 녀석에 대한 경계는 풀지 말도록 하고 말이야. 그런데 이 통로로는 왜 들어온 거야? 여기서 바깥으로 나갈 방법이 있었어?”


윤성은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끄고, 왜 생존자들이 스스로 사지라고 할 수 있는 전철 통로로 들어왔는지를 물었고, 그의 질문에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올리면서 마티가 대답했다.


“제, 제가 이 통로를 해킹했었어요. 전철이 다가가면 막혀있는 통로가 열리도록 설정을 해놨었는데···.”


윤성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면서 말을 꺼낸 마티는 릭과 스테판 때문에 일어난 피해가 마치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서 주눅이 들어있었다. 자신의 말을 듣고, 화가 난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 것만 같았기에 마티는 푹 숙인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지만, 여기에 있는 어느 누구도 마티를 탓하지는 않았다. 일단 주눅이 들어있는 마티가 안쓰러웠는지 죠가 나섰다.


“이 친구의 탓은 아니야. 일단 전철을 움직이는 데에 돌프라는 자가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했고, 그 괴물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짐작했던 사람들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죠의 설명을 들은 윤성이 마티에게 다가갔다. 마티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윤성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면서 점점 가슴을 졸였다. 화가 난 윤성이 자신을 때릴 것만 같았고, 그에게 한 대라도 맞는 것은 엄청난 고통을 선사해 줄 것만 같았다. 레이첼과 친구들이 이곳에 있어서 마티도 그들과 함께 서 있긴 했지만, 마티는 아직도 윤성이 너무나 무서웠다. 인간같이 느껴지지 않는 그의 존재가 너무나 두려웠다.


“대단한데? 그렇다면 아직 통로가 열릴 수 있는지 살펴봐 줄 수 있어?”


하지만 마티의 염려와는 다르게 근처에 다가온 윤성은 공손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마티에게 질문했고, 이에 마티는 당황해하면서도 재빨리 핸드북을 작동시켜서 자신이 설정해 놨던 전철 통로의 시스템을 살펴보았다.


“어? 이상한데요? 제가 해놨던 설정이 뒤바뀌어있어요.”

“어디 한 번 봐봐.”


어느샌가 그들의 곁에 다가와 있던 스완은 몸을 기울여 마티의 핸드북을 바라보았고, 자신의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서 매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스완 때문에 마티의 얼굴을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확실히 이상한데? 보안 레벨이 최고치로 설정되어 있어. 이러면 어떤 짓을 해도 이 도시 바깥으로 나가는 건 무리야. 해킹한다고 해도 다시금 시스템이 복구되어 버리거든.”

“보안 레벨이 최고치라고? 그게 무슨 의미인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을 대변해 주듯이 윤성이 스완에게 물었고, 이에 스완은 마티의 핸드북을 조작하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윤성에게 대답해 주었다.


“이 세턴 시티를 비롯한 생추어리가 만들어 낸 도시들은 거대한 기계로 되어 있는 섬으로 제작되어 있어. 각각의 도시와 연결된 나라에서 큰 재앙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하여 제작한 대피 시스템이지.”

“섬? 이 거대한 도시가 섬이라고? 그리고 그게 대피 시스템이라니 대체 무슨 소리야?”

“예를 들자면···. 만약에 본토에서 큰 전쟁이 벌어지게 됐다고 치자. 그러면 세턴 시티의 보안 레벨이 최고치를 찍게 되고, 세턴 시티는 일주일 안에 본토에서 분리되어 바다로 나가게 돼. 한마디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방주가 되어주는 거야.”


스완이 털어놓은 세턴 시티의 상상도 하지 못했던 비밀에 윤성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놀라면서 각자 감탄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스완은 그런 그들의 감탄을 순식간에 절망으로 바꿔버렸다.


“감탄할 때가 아니야. 이대로 가면 우린 일주일 안에 괴물들이 득실대는 도시 채로 바다에 나가게 된다고. 그렇게 되면 우린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거야. 어떻게든 일주일 안에 이 도시에서 벗어나야 돼. 누구 좋은 생각 없어?”


스완의 정체를 알고 있는 윤성을 제외한 사람들은 어떻게 스완이 세턴 시티에 대한 정보를 이렇게까지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긴 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자신들이 생존을 위해 이 도시에서 나갈 수 있는 기간은 이제 일주일. 바깥으로 통하는 세턴 시티의 모든 통로가 봉쇄된 지금. 어떻게든 이 지옥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항구를 이용하는 게 어떨까요?”

“적어도 세턴 시티와 바다가 맞닿은 곳은 감옥 같은 돔의 영향력이 약하니까. 그곳에서 배만 구할 수 있다면, 이 도시에서 나가는 게 아주 불가능하진 않을 겁니다.”


어느새 윤성 일행에게 다가와 있던 딘과 샘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했고, 그들의 의견에 가장 먼저 스완과 죠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야. 세턴 세티에서 경계가 가장 약한 곳은 바다이니까. 어떻게든 바다와 맞닿아 있는 돔의 끝까지만 도달한다면 바깥으로 나갈 수는 있어. 물론 그러자면 타고 있던 배에서 내려 헤엄쳐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방법이 하나 있어요. 그린 루프와 가장 가까운 항구에는 관광용으로 만들어져 있는 대형 잠수정들이 있어요. ‘블루 워커’라는 이름의 잠수정들이죠. 인공지능으로 조작되는 것이니. 아마 여기 있는 마티 군이 해킹에 성공한다면 작동시키긴 쉬울 겁니다. 물론 그것들이 아직 남아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요.”


네 사람의 의견을 들은 윤성은 마티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어때? 할 수 있겠어?”


그리고 마티는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이 갈고닦은 특기로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그렇다면 목적지는 정해졌네요.”


레이첼이 중얼거리면서 아직도 사람들을 향한 연설을 멈추지 않는 브랜드를 바라보았고, 윤성을 비롯한 이 그룹의 핵심 멤버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들의 리더 격인 윤성이 자신들이 가야 할 목적지의 이름을 말했다.


“···그린 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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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2부 감옥 도시 - 녹색의 왕 (2) 17.03.18 514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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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24) 17.03.14 33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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