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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e 님의 서재입니다.

탈출은 던전에게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탱e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06.05 18:19
최근연재일 :
2020.07.14 18:5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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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43
추천수 :
1,147
글자수 :
184,933

작성
20.06.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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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만신전 (4)

DUMMY

오크들이 침입자의 존재를 알아채고 각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우가 눈여겨보았던 오크 사제도 입술을 달싹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우의 신경은 오롯이 오크 전쟁군주를 향해 있었다.


오크 전쟁군주는,


“.......”


여전히 무반응이었다.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호흡이 달리는 게 아니다.

희열로 인해 떨리는 거다.


신우는 손에 쥔 돌멩이를 던졌다.


돌멩이는 직선으로 날아가, 오크 전쟁군주의 머리통을 맞추고, 떨어졌다.


오크 전쟁군주는,


“.......”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


신우는 뛰어가며 마법봉을 사용했다.

전격의 마법봉 끝에 고출력의 전기가 맺혔다.

오크 전쟁군주를 찌른다는 느낌으로 마법봉을 휘둘렀다.


발동술 스킬에 의해 출력이 더해진 시퍼런 전기가 갈지자를 그리며 오크 전쟁군주를 직격했다.


콰직!


연속으로 사용하면 범위가 넓어지는 대신 위력이 약해진다.

충분한 텀을 두고 다시 마법봉을 사용, 휘두른다.


콰지직!


텀은 길지 않았다.

신우가 달리며 뻗은 다리가 땅에 닿기 전에 마법봉에 맺힌 전기가 사라졌다.

재사용의 신호였다.


콰지지직!


고출력의 전기가 미늘 갑옷을 타고 몸을 두들긴다.

망토가 후끈하더니 화륵, 끄트머리에 불이 붙는다.

그러나 오크 전쟁군주는 여전히 반응이 없다.


콰지지지지지직!!


모든 횟수를 사용한 전격의 마법봉이 쇼트 맞은 기계처럼 죽었다.

파란색 아우라 대신 회색 아우라가 흘렀다.


신우는 마법봉을 내던진 후, 사거리에 들어왔다고 판단이 되자 블로우 건을 불었다.

허공을 가르고 날아간 다트가 오크 전쟁군주의 이마에 박혔다.


[ 맹독의 다트 ] * 2

무시무시한 독이 발려 있다.

취급에 주의를 요한다.


다트의 정보가 밝혀졌다.

오크 전쟁군주는 기본적으로 약점이 없는 몹이지만, 그렇다고 독 데미지에 면역은 아니었다.

독은 오크 전쟁군주의 체력을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앗아갔다.


어느새 신우와 오크 전쟁군주의 거리가 다섯 걸음까지 줄어들었다.


신우는 할버드를 빼들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오크 전사 두 놈을 포함한 오크 여덟 마리가 그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오크 사제 한 마리가 주문을 읊고 있었다.

그 뒤로 오크 무리 하나가 더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옆에선 오크 마법사 한 놈도 허둥지둥 움직이고 있었다.


시간이 없었다.


신우는 달려드는 힘을 이용, 할버드로 오크 전쟁군주의 목을 꿰뚫었다.


“죽어!”


창술이 미숙한 탓인지, 공격력이 약한 탓인지, 오크 전쟁군주의 방어력이 높기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날이 목을 긋고 지나가 허공을 꿰뚫었다.


다리가 멈추고, 운동 에너지도 모조리 날라갔다.


이젠 정말 빼도박도 못한다.


신우는 두 다리에 힘을 주고 팔과 몸통으로 할버드를 휘둘렀다.


오크 전쟁군주의 몸에서 전류가 빠져나가지 않은 것인지 할버드를 통해 찌릿찌릿한 감각이 느껴졌다.

신우는 웃었다.

그 전류가 조금이나마 더 데미지를 주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오크무리는 다섯 걸음 이내로 가까워졌다.

저 멀리서 주문을 읊는 오크 사제도 서서히 손을 올리고 있었다.


아마 저 오크 무리가 자신을 덮치는 순간, 혹은 손가락이 자신을 향하는 순간이 곧 마지막이리라.


‘빌어먹을! 다트를 한 번 더 쐈어야 했나? 다트를 손으로 들고서라도 찍었어야 했나?’


그런 생각을 하며, 신우는 온몸의 힘과 분노를 끌어모았다.


빠직빠직.


크게 앞발을 내딛었다. 몸의 무게를 앞으로 이동시켰다. 몸통을 회전시켰다. 팔과 할버드를 일직선으로, 최대한 뻗어내어 원심력을 만들어냈다.

발가락 끝에서부터 만들어진 운동에너지에 기다란 할버드가 부러질 듯이 휘어졌다.


“제발 좀 뒤져, 새끼야!!”


그렇게 할버드의 날이 오크 전쟁군주의 목에 처박히는 순간.


“아.”


신우의 탄식과 함께.


오크무리가 그를 덮치기 시작했고,


마치 사형선고처럼, 오크 사제의 손가락이 떨어졌다.


그리고 신우의 손가락도 빠르게 움직였다.


쾅!


순간, 신우는 기시감을 느꼈다.


온몸이 저릿저릿한, 마치 어떤 외부적 힘이 몸 전체를 공평하게 때린 듯한, 어떤 데미지를 몸 세포 수만큼 분할하여 동시에 맞은 듯한, 신적인 힘.


오크 사제의 스마이트였다.


이전에는 이 한 방에 정신을 차렸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아프고, 또한 무서웠기 때문이다.


죽을까봐.


실제로 정신을 못 차리고 날뛰었다면, 그곳에서 죽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신우에게 오크 사제의 스마이트는 각별했다.


때문에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맞은 스마이트는, 이전의 스마이트에 비해 아프지 않았다.

그냥, 맞았다는 느낌만 있을 정도였다.


왜냐하면,


[ 경험치 8,028을 획득했습니다. ]


[ 스킬, 활력을 습득했습니다. ]

[ 경험치 34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재생력을 습득했습니다. ]

[ 경험치 34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강골을 습득했습니다. ]

[ 경험치 34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변신술을 습득했습니다. ]

[ 경험치 34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거인화를 습득했습니다. ]

[ 경험치 340을 소모했습니다. ]


[ 경험치 3,400을 소모했습니다. ]

[ (HIDDEN) 스킬 활력, 재생력, 강골, 변신술, 거인화를 합성했습니다. ]

[ 어빌리티, 금강불괴를 습득했습니다. ]


[ 스킬, 신성 저항을 습득했습니다. ]

[ 경험치 15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물리 저항을 습득했습니다. ]

[ 경험치 15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완력을 습득했습니다. ]

[ 경험치 23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완력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경험치 46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완력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경험치 690을 소모했습니다. ]


[ 스킬, 완력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경험치 920을 소모했습니다. ]


이름 : 김신우

종족 : 인간

직업 : 광전사(Lv 1)

근력 : 21.32

민첩 : 12.20

체력 : 15.11

지력 : 7

정신 : 7

마력 : 8

어빌리티 : 금강불괴 (Lv 1),

스킬 : 광화(Lv 1), 창술(Lv 1), 전투기술(Lv 1), 발동술(Lv 1), 신성 저항(Lv 1), 물리 저항(Lv 1), 완력(Lv 4)

경험치 : 102


지금의 그는 방금 전의 그와 걸친 거죽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로는 단순히 근력 4에 체력 5가 증가했을 뿐이다.

그러나 수치가 전부는 아니었다.


우선, 어빌리티 금강불괴.

단순히 수치상으로는 체력 5를 더해줄 뿐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달랐다.

오우거의 활력으로 지치지 않는 스태미너를 얻고, 트롤의 재생력으로 HP의 회복력이 상승하며, 사이클롭스의 강골로 데미지의 일정 퍼센트를 감소시킨다.

그 뿐만 아니라 종족특성으로 거인들만 가질 수 있는 터프함을 얻을 수 있다.

터프함은 받은 데미지를 무시하거나 일정량 방어했을 때, 해당 수치만큼 공격력이 상승하는 능력이다.

거인들은 이 특성 하나로 뭐든 분쇄해버리는 파괴전차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완력.

4레벨의 완력은 수치상으로 근력 4를 더해줄 뿐이다.

그러나 데미지 계산은 다르다.

완력 하나가 하나의 온전한 변수로 취급된다.

근력 수치, 무기 공격력, 무기 스킬, 전투 스킬, 기타 계수, 적 방어력, 주사위 굴림 등으로 출력되는 복잡한 데미지 계산 공식에 완력이라는 변수가 추가되는 것이다.

4레벨 완력 하나만으로 더해지는 효율은 적어도 1.4배 이상!

물리 공격 캐릭터가 필수로 얻어야 할 스킬 중에 하나인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저항.

상태창엔 아무런 표시도 없다.

그러나 저항 스킬이야말로 저비용 고효율의 끝판왕과 같은 녀석이다. 1레벨만 올려도 해당 속성의 데미지를 30% 경감시켜주기 때문이다.

신성 저항은 오크 사제의 스마이트 피해를 줄여줄 것이고, 물리 저항은 오크들의 근접 공격 피해를 줄여줄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신우는 자신을 향해 물결치듯 움직이는 녹색의 파도를 보면서도 급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오히려 새롭게 솟아난 거력이 당장이라도 날뛰고 싶다는 듯 안달이 났다.

몸이 근질근질했다.

저도 모르게 잇몸을 드러냈다.


당연하게도 호의가 깃든 웃음이 아니었다.

살벌할 정도로 날카로운 웃음이었다.


“덤벼!”


신우는 힘을 뽑아낸다는 느낌으로 할버드를 휘둘렀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동작이었다.

동작이 크면 클수록 빈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휘두르면서 열린 공간으로 공격이 들어오면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우는 다수를 상대할 때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할버드를 휘둘러도 작게, 혹은 어느정도 힘을 빼고 휘둘렀다.

언제든 방향을 바꾸거나 회수할 수 있도록.


지금은 특별한 경우였다.


“하앗!”


창날이 오크 셋을 지나가며 180도를 그렸다.


반발감은 없었다.


금강불괴가 몸을 지탱하고 완력이 손아귀에 힘을 더해줬다.


할버드가 멈추고, 오크 셋의 상하체가 분리됐다.


마치, 레고나 블록 조각처럼.


쿵. 쿠쿵.


만화같은 장면이었다.


인간과 사이즈가 비슷한 오크가 창질 한 번에 몸뚱이가 분리되는 건, 직접 눈으로 보고서도 믿기지 않는 장면이었다.


그건 오크들도 그랬지만, 당사자인 신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했고,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연한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힘껏 창을 휘두른 행동 하나에 생명 셋이 장난감처럼 죽어버리는 건, 분명히 충격이었다.


“.......”


하지만 충격은 충격일 뿐, 신우는 개의치 않았다.


이들은 적이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지금 당장 나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해서, 이들이 내 친구가 되는 건 아니다.

지금 살려주면, 나중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그러니, 죽인다.


“합!”


신우는 한 발을 크게 내딛으며 할버드를 휘둘렀다.

이번엔 역방향 사선.


할버드가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로 그어진다.


궤적에 오크 세 마리가 걸렸다.


“......!”


오크는 각각 다리가, 몸통이, 목이 사선으로 잘려 쓰러진다.


다리만 잘린 놈의 면상을 힘껏 걷어찬다.


놈의 몸뚱이가 피를 흩뿌리며 허공을 날아, 신우를 향해 달려드는 두 번째 무리의 앞에 떨어진다.


예상외의 상황에 다리가 굳어버린 그들은 다리가 잘리고 안면이 박살난 동족의 얼굴과 마주쳤다.


“뀌이이이이이익!”


한 놈이 비명을 질렀다.


그게 시작이었다.


달려들던 놈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주변에 살아남은 놈들도 덩달아 줄행낭을 쳤다.

생명체라면 당연한 반응이다.


“하아....”


그러나 신우는 불편했다.

차라리 저 오크들이 분노하여 덤비길 바랬다.

적의에 적의로 돌려주는 건 어렵지 않았으니까.


나를 죽이기 위해 달려드니, 나도 죽이기 위해 움직이겠다.


그런 마음가짐이 무기를 휘두르고 뭔가를 죽이는 일에 약해진 멘탈을 보강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상위 등급의 오크가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저층의 오크라 능력치가 약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오크들이 마치 상태이상 공포에라도 걸린 것처럼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상황은 그의 스탠스에 변화를 준다.


살기 위해 적을 죽이는 게 아니라, 죽이기 위해 죽이는 일이 되는 것이다.


분명 결과적으로는 지금 오크들을 처리하는 게 살기 위해 죽이는 일이 맞다.

그러나 당장의 상황만 보면 딱히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게 문제다.

그렇다고 오크들을 살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쩔 수 없지.”


신우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움직여 도망치는 놈들을 추살하기 위해 움직였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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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4층 (3) +2 20.07.07 364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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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4층 (1) +5 20.07.03 363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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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동료모집 (4) +11 20.06.29 364 37 12쪽
25 동료모집 (3) +6 20.06.28 364 3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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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일상, 그리고 고양이 (8) +3 20.06.24 377 30 11쪽
20 일상, 그리고 고양이 (7) +4 20.06.23 421 33 14쪽
19 일상, 그리고 고양이 (6) +5 20.06.22 405 32 13쪽
18 일상, 그리고 고양이 (5) +4 20.06.21 415 36 14쪽
17 일상, 그리고 고양이 (4) +4 20.06.20 409 33 12쪽
16 일상, 그리고 고양이 (3) +3 20.06.19 431 34 12쪽
15 일상, 그리고 고양이 (2) +2 20.06.18 466 29 12쪽
14 일상, 그리고 고양이 (1) +1 20.06.17 484 31 11쪽
13 만신전 (6) +2 20.06.16 481 32 14쪽
12 만신전 (5) +1 20.06.15 478 31 12쪽
» 만신전 (4) +4 20.06.14 486 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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