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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나라 님의 서재입니다.

복사 초능력자가 마물을 상대하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한별나라
작품등록일 :
2020.05.11 21:35
최근연재일 :
2020.05.28 23:31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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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글자수 :
111,903

작성
20.05.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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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화 기다리던 녀석의 등장.

DUMMY

“이제 다시 움직여야겠네.”


기쁨도 잠시, 원래 목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전에 마물의 문 2개를 깨부수기는 했지만 나온 것이라고는 철제 몽둥이 두 개 뿐.

역시나 등급 낮은 마물의 문에 기댈 것은 없었다. 지난 번 파스티야의 액체는 엄청난 운이 따라줬던 것이다.


‘그 때 일로 내 운이 다 날아간 건 아니겠지?’


불안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그 일보다 1020번 마물의 문을 찾는 것도 일이다.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으니 원.”


최강두는 슬슬 밤이 늦어지는 것을 보며 쉴 자리를 찾고 있었다. 마물들은 낮에도 활동을 하지만 밤에는 더욱 많은 활동을 하는 것들이다.

챙겨온 육포를 하나 씹어대며 나팔 원숭이의 영역에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나팔 원숭이의 영역에서 풍기는 피 냄새가 바람을 따라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기 때문이다. 나팔 원숭이보다 약한 개체들은 올 생각도 못하겠고, 비슷한 개체들도 혹시 자기들보다 더 강한 개체가 나팔원숭이들을 처리한 게 아닐까 싶어 못 올 것이다.


물론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 호기심 때문이라도 접근해 올 테지만 그 때까지는 안전했다.


‘내일 찾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목표로 했던 것이 이미 공략이 되었다면 조금은 실망할지도 몰랐다. 최강두의 생각에는 그것이 꼭 필요했기 때문.

그냥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웠다.


하루가 저물어 간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주위의 지리를 따라, 이리저리 다녀 본 결과, 드디어 한 구역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았다!”


최강두는 자기도 모르게 크게 소리친다. 그만큼이나 기쁨에 찼기 때문.

눈앞에는 마물의 문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문과 다른 점이라면 흰색에서 검은 색까지 있는 마물의 문이 아닌 금색으로 이루어진 문이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금색의 문에 검은 기운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원하던 문이 맞았다.


1020번


일명 타락한 보물고블린의 문.


금색 문은 마물의 문중에서도 등급 외로 판명된다. 거기에는 마물이 있을 수도 있고, 특별히 도움이 되는 생물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지금 눈앞에 그 광채를 드러내는 문은 타락한 보물고블린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많은 돈이 아주 많을 것만 같은 녀석의 문이었다.


이미 앞서 보물고블린이 발견된 적이 있었기에 타락한 보물고블린을 발견한 사람들은 열광을 했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실수.

검은 빛이 돌고 있는 문처럼 보물고블린도 타락한 끝에 조금 이상하게 변해 있었다.


최강두는 일단 놈을 잡기로 했다. 문 앞에 서서 기다리기를 하룻밤. 놈은 돌아오지를 않는다.

문을 공격한다고 알아챌 놈도 아니었다. 녀석은 좋아라 하고 이 곳을 떠날 것이다.

마물의 문은 마물들이 나오는 통로이자 놈들을 일정 반경 이외에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통로였다.


차라리 여기서 기다리는 게 이익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지쳐가기만 했다.

기다리기를 이틀. 꼬박 이틀이나 이 곳에서 뜬 눈인 것 마냥 지키고 있었다.

최강두는 하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크흡. 노숙은 역시 별로야.”


찌뿌둥한 몸을 움직이고 있지만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이미 며칠을 이 곳에서 지내서 그런지 차가운 바람에 몸이 굳은 느낌이다.

이미 초능력자가 된 후라 이 정도 추위에는 견딜 만 했지만 그렇다고 영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애매하게 견딜 수 있단 게 조금 더 거슬린다.


‘유인할 만한 것을 찾는다.’


최강두는 이레귤러 마물의 문을 중심으로 주위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놈의 관심을 끌만한 무언가가 보이지 않았다.


쿠어어억.


“이 소리는?”


한참을 돌아보는 사이, 어디선가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조심이 움직이며 소리가 울리는 방향으로 가 봤다.

순식간에 마기라 불러야 할 기운이 한 단계 높아진다. 아무래도 등급이 더 높은 곳이 틀림없다.

나무의 뒤에 숨어 저 멀리 소리가 나는 방향을 살핀다.

몸이 철로 보호되고 있는 철갑곰이 어슬렁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C급 마물의 문에서 등장하는 마물로, 곰의 특성에 맞게 몇 개체가 나오지는 않지만 그들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잠시만. 그것이라면 유인이 가능해.’


최강두의 머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타락한 보물고블린을 유인할 방법을 찾았다.


크응크응.


철갑곰이 연신 허공에 대고 냄새를 확인하고 있다.


‘내 냄새를 확인했나?’


위험한 순간. 놈은 한 마리에 불과해도 C급에 이르는 마물이다. 아직 싸우기에는 충분히 버겁다. 다행히 놈은 최강두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발견한 듯 그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간에 코를 킁킁 거리는 것을 보니 관심있는 무엇을 발견한 게 틀림없다.


‘그건가? 내 예상이 맞기를.’


최강두는 놈의 뒤를 천천히 따른다. 당연히 엄청난 거리를 벌리고 가야만 했다.

둔한 몸집과 달리 강력하기가 이를 데가 업다.


그리고 놈이 멈춰선 곳에서 최강두는 보았다.


위이이이이잉.


녀석이 E급 마물인 쌍침말벌의 둥지를 터는 모습.

쌍침말벌은 비록 E급에 랭크되어 있었지만 그 개체수가 어마어마해서 D급으로 분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강력한 마물이었다.


길이만 해도 20cm에 두 개의 침을 달고 있어서 나팔원숭이들도 피하는 개체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말벌들이 한 군데에 모여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철갑곰이 어슬렁 거리며 몸을 드러냈기 때문.

벌들이 뭉치니 거대한 몸집의 또 다른 형상이 만들어진다. 적을 겁먹게 하려는 수단이었지만 철갑곰은 그런 것에 있어서는 둔한건지 아니면 겁을 먹지 않은 건지 무작정 돌격한다.


이이이이이잉


엄청난 크기의 말벌들이 울기 시작하자, 사방이 시끄럽게 느껴진다. 최강두는 그 광경을 관찰하기로 한다.


파바바박!


발사되는 독침들은 일반적인 벌들의 침보다 훨씬 두껍고 강력했다. 고작 침이라고 부르기에는 크기가 미안해질 정도.


연필심만한 침들은 하나하나가 강력한 무기였다.

아마 최강두가 앞에 있었다면 버티기는커녕 도주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타다다다다다닥.


다만, 상대는 철갑곰. 동급 마물들 중에서 방어로는 최상위를 달리는 마물이었다. 쌍침말벌의 침은 철갑곰의 방어를 뚫지 못한 채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 때,


귀를 스치고 지나간 침 때문인지 곰의 손이 귀로 올라간다.


‘독이 통했나?’


그러나 그것은 착각. 그 덩치에 맞지 않게 짧은 팔로 귀를 연신 긁적인다. 철갑곰에게 쌍침말벌의 침은 고작 그 정도밖에는 안 된 모양이다.


크허허헝.


철갑곰은 날아오는 침들이 귀찮은지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놈의 발톱에서 뿜어져 나간 마기가 벌의 가슴을 찢어버린다.

단 한 방에 쓸려나간 수많은 벌들.


비록 마물이라지만 개죽음이나 마찬가지다.


쌍침말벌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건 철갑곰뿐만이 아니었다. 두 개의 침을 모두 뱉어낸 말벌은 힘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마물이라지만 어차피 벌의 특성은 변하지 못한 것이다.


쿠어어억.


철갑곰은 이내 목표로 하는 것에 눈을 고정시킨 채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나태하게 체구를 움직이던 것이 거짓인 마냥 빠르게 움직였다.


그럴 수밖에.


쌍침말벌의 꿀은 엄청나게 단 것으로 유명했다. 꿀을 탐하는 곰의 특성상 꿀에 유혹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이미 맛을 본 적이 있었는지 연신 입술을 핥고 있다.


그렇다면.


이 때, 최강두가 할 일은 간단했다.


‘후우. 제발 되라.’


재빠르게 단검을 쏘아 보낸다. 목표는 바로, 맛이 좋게 만들어져 있는 벌집. 단검은 그대로 벌집에 꽂혀 버린다.


쿠엉?


철갑곰은 당연히 갑자기 날아온 단검에 대고 의아함을 토해냈다.

지난 며칠 동안 찾아 해메며 논 것은 아니었다. 초능력이 늘어난 만큼 「회수」를 발전시킬 방법을 찾아보는 일은 쏠쏠했다.


단검에서 뿜어져 나온 초능력 입자가 벌집을 감싸기 시작했다. 철갑곰은 이상함을 느끼고는 벌집에 서둘러 손을 올린다.


「회수」


하지만 이미 초능력을 사용한 최강두의 손으로 그것이 끌려오기 시작했다.


쏴아아악.


빠르게 날아오는 벌집.

철갑곰은 날아가는 벌집을 보며 손을 흔들어 보지만 커다란 발톱이 달린 손은 허공을 짚을 뿐이었다.


순간, 철갑곰과 눈이 마주쳤다.


크우어어억!


거대한 소리.


최강두는 뒤로 돌아서 달리기 시작한다. 철갑곰과 맞붙으면 커다란 피해를 입을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놈이 쫓아오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한 행동이다.

뒤를 돌아보니 곰은 바닥을 구르며 화를 내지만 예상대로 쫓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다 놈의 옆에 있는 또 다른 벌집 때문. 쌍침말벌은 벌집을 두 개로 짓는 것으로 유명한 놈들이다.

당연히 저 철갑곰은 흥분해서 쫓을까 말까를 고민했을 테다. 다만, 만약 지금 쫓아간다면 또 다른 철갑곰이 혹시나 이 벌집을 건드리러 오지는 않을까 싶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원망과 적개심이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뜻.


최강두의 예상은 절묘하게 들어맞았다.

얼른 손에 들고 있던 벌집을 밀폐된 용기 안에 집어넣었다. 혹시나 냄새가 퍼질까 봐 조심히 겉에는 안 묻게 했다.

만약 철갑곰이 냄새를 쫓아온다면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처할 터.


서둘러 이레귤러 마물의 숲까지 온 최강두는 빠른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달려서 도착한 곳은 바로 1020 마물의 문 앞이었다.


‘위험하지만 이 방법밖에는 없다.’


최강두는 주위에 냄새가 묻도록 뿌렸다.

쌍침말벌의 꿀은 보물고블린도 좋아하는 꿀이다. 그들에게는 쌍침말벌의 꿀은 따기가 굉장히 힘든 것.

쌍침말벌의 독침이 무서워서라도 접근할 수가 없다.

가까스로 다른 포식자가 먹고난 찌꺼기를 핥는 것만 해도 고블린에게는 평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이 행동이 위험하지 않다는 건 아니었다. 또 다른 철갑곰을 끌어들일 수도 있었고, 아니면 정체모를 마물을 끌 위험도 있었다.


‘와라. 와라.’


자신의 집이나 마찬가지인 마물의 문 앞에, 벌꿀의 향기가 폴폴 풍기는 것까지. 놈이 이 사실을 인지한다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조건이다.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1분.

2분.

3분.


그리고, 5분.


“여기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추르릅.”


여느 고블린과 같은 키. 같은 사이즈. 등에 맨 보따리짐과 말을 할 수 있는 입이 아니었다면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반 고블린과 흡사했다.


타락한 보물고블린의 등장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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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고블린의 예절은 OOO과 닮았다. +2 20.05.26 132 7 16쪽
15 15화 트윈헤드 오우거의 마지막. +2 20.05.25 129 10 15쪽
14 14화 순간을 노리다. 20.05.22 164 11 15쪽
13 13화 과거가 바뀌었다. +4 20.05.21 176 8 14쪽
12 12화 아이템이 들어온다. 부제: 철갑곰의 혼잣말. +4 20.05.20 182 11 15쪽
11 11화 뽑기 담당이 생기다. +2 20.05.19 183 10 13쪽
10 10화 이거 받아라. +2 20.05.18 194 10 15쪽
» 9화 기다리던 녀석의 등장. +2 20.05.17 206 11 11쪽
8 8화 양패구상시키다. +3 20.05.16 214 14 11쪽
7 7화 마물 보호막 안으로 진입하다. +1 20.05.15 236 14 12쪽
6 6화 새로운 초능력. +2 20.05.14 248 16 13쪽
5 5화 여기를 떠날 거다. 20.05.13 272 12 15쪽
4 4화 가져갈 테니까, 잘 참아봐. +1 20.05.13 248 11 17쪽
3 3화 과거를 바꿀 때. 20.05.12 270 12 20쪽
2 2화 천국? 천국고아원? 20.05.12 291 15 14쪽
1 1화 죽음의 끝에서 본 것은. +2 20.05.11 406 2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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