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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나라 님의 서재입니다.

복사 초능력자가 마물을 상대하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한별나라
작품등록일 :
2020.05.11 21:35
최근연재일 :
2020.05.28 23:31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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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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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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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4화 가져갈 테니까, 잘 참아봐.

DUMMY

최강두는 눈앞의 적을 쳐다봤다. 놈도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둘의 눈은 허공에서 부딪쳐 전류를 만들어 낸다.


어쩔 수 없이 긴장을 하게 되는 크기와 위압적인 기운. 양손에 도끼를 든 채, 노려보는 마물의 위험도는 높을 수밖에는 없다.


함정으로 몰고 갈까 고민했지만, 그 전에 잡혀버리고 말 것이라 판단한다.


단검을 앞으로 교차해 내민 최강두의 몸은 전투할 준비를 마치고 있다.


그에 맞춰 놈도 앞으로 도끼를 내밀고는 땅을 박찬다.


퉁!


빠르게 다가오는 놈. 최강두도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놈의 몸은 최강두보다 거대하고 근육도 꽉 차 보였다.

힘이나 체력으로는 밀릴 것이다.


그렇다고 최강두가 이길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경험.

수많은 경험은 최강두가 몸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게 만든다.


그리고 민첩.

놈은 고블린에서 변이한 마물임에도 몸을 많이 불린 것인지 다리가 느렸다.


놈의 도끼가 허리를 노리며 베어오고 있었다.

급히 허리를 뒤로 젖혀 단검을 옆으로 찔러 넣으며 놈의 배를 공격했다.


츠가각.


그러나, 단검은 놈의 철갑옷과 부딪쳐 약한 불똥만 만들어 낼 뿐이었다. 최강두는 곧장 뒤로 몸을 돌렸다.

어차피 힘 싸움으로는 안 되지만 단검을 들고 있는 자신이 더 빠르다.


‘곧바로 뒤를 친다.’


도끼를 든 놈이 몸을 다시 돌리기도 전에 최강두의 단검은 놈의 목을 노리고 찔러갔다.


쉭!


바람을 가르는 소리는 놈의 귀에 들려왔다. 마물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도끼를 앞으로 던졌다.


슝!


둔탁하게 바람을 갈라 바로 앞에까지 온 강두의 몸을 강타할 기세다. 최강두는 옆으로 휘르륵 회전을 하고는 땅을 박차며 끝까지 목표를 향해 찔러가고 있다.


‘한 방 먹인다!’


공격이 먹혔다고 생각되는 순간.


뒤에서 무언가 불길한 소리가 들려온다.


슉슉슉.


둔탁한 무언가가 뒤에서부터 다가오는 기척이다.


‘이대로 공격을 하면 죽는다!’


최강두는 그 불길한 느낌에 공격을 거의 성공시킬 뻔 단검을 회수해 옆으로 굴렀다.


그러나 눈은 계속해서 놈을 주시하고 있다.


최강두의 눈빛이 떨렸다.


‘빌어먹을.’


불길한 느낌은 고작 느낌에 그치지 않았다. 놈의 한 손에 없어야 했던 도끼가 어느새 다시 놈의 손에 들어와 있다.

허공을 향해 던졌던 도끼가 다시 날아와 놈의 손으로 돌아간 것이다.


비정상적인 일이다. 던져버린 도끼가 주인에게로 돌아가다니. 그렇다면 가능성은 단 하나 뿐이다.


“젠장. 초능력이라고?”


마물 중에서도 특수한 마물만 지니고 있는 초능력을 놈이 가지고 있단 것.

마력이나 내공일 수도 있지만, 그것과는 다른 발현방식이었다.

땀이 삐질 흐른다. 신체적으로도 밀리는데다가 초능력까지 있는 놈이었다.


“그 때는 왜 몰랐지.”


고아원이 몰살당한 이후, 놈에 대해서는 알아보았다. 공격대에 의해 처리된 것만 있었지 초능력이 있었단 사실은 없었다.


그렇다고 겁먹고 물러날 최강두인가?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이 뒤에는 가족들이 남아 있다. 더군다나 초능력이라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염동력계열인 거 같은데.’


통칭 염동력은 가장 흔히 쓰이는 초능력의 한 종류였다. 범용성이 뛰어난 능력인 만큼 많은 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초능력이지만, 눈앞의 마물이 사용하는 것은 온전한 염동력이 아니다.


‘손에서 떨어져 나간 것을 되돌아가게 하는 능력 정도겠지.’


본래라면 별다른 위협도 안 됐을 능력이 놈의 손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후우. 간다. 이 새꺄.”


이번에는 최강두가 먼저 움직인다.


크라락!


그 움직임에 맞추어 마물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팍!


앞으로 뛰어드는 최강두. 거기에 맞춰 마물은 두 개의 도끼를 모두 던졌다.


휘휘휘휘!


빙글빙글 돌아가는 도끼는 다시 한 번 몸통을 쪼갤 듯이 날아온다. 최강두는 그 도끼 사이로 몸을 돌려 피하더니 계속해서 뛰어간다.


이번에도 놈이 손을 들더니 휘리릭 하며 도끼가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 뒤에서 느껴지는 잔인한 날붙이의 살기.

그 살기에 움츠러들지 않고 앞으로 달린다.


반면 놈도 앞으로 튀어나왔다. 무작정 앞으로 달려오는 가소로운 인간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퉁!


마물이 점프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는 허공에서 위로 치솟는다. 마물은 올라오는 도끼를 집어 그것을 밑으로 다시 한 번 던졌다.

인간을 뛰어넘는 점프. 강력한 아귀힘에서 발사되는 도끼는 다시 한 번 최강두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쿠웅!


땅에 박히는 소리와 함께 먼지가 일었다. 건조한 겨울철 딱딱한 흙에서 올라오는 먼지는 생각보다 어두운 숲을 더 어둡게 만든다.


‘어디지.’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다시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긴 최강두의 시선은 사방을 살폈다. 동물적인 감각만큼은 사라지지 않았던 모양인지, 바로 뒤에서 접근하는 소리가 들린다.


스칵!


빠르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


하지만 최강두의 단검은 중간에 멈추고 말았다.


“오, 오빠?”


뒤에서 접근하는 기척은 놈이 아니었다. 결투를 벌이던 사이 다가온 동생 한사라였던 것이다.

어떻게 할 방법도 없이 소리쳤다.


“뒤로 물러서!”


커다란 고함과 함께 한사라는 먼지 사이로 무슨 물체가 날아오는 것이 보인다.


당연히 최강두는 그 기척을 미리 느꼈다.

서둘러 한사라를 밀치면서 땅에 눕다시피 밀쳤지만 이미 늦은 상황. 그의 팔에서 피가 튀어 오른다.


“크윽.”


“오, 오빠!”


회귀 후 처음으로 날붙이에 당한 최강두의 인상이 찌푸려진다. 고통에 의한 상처지만, 한사라에게는 질책하는 것으로 보였다.


“여기는 어떻게 왔어. 내 뒤로 서 빨리.”


“오빠, 빨리 도망가야지!”


한사라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몇 시간 전, 밖으로 나간 최강두가 들어오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살짝 열어본 그와 다른 남자 아이들이 자는 방에서 그를 찾을 수 없었으니까.

때문에 그를 찾아온 이 곳에서 목격한 상황은 두렵기 그지없었다. 마물과 1대 1로 싸우는 최강두의 모습은 당장이라도 죽어버릴 것처럼 연약하게만 보인다.


그러나 최강두는 도리어 그 말을 반박했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말고 들어. 여기서 도망가다간 우리뿐만 아니라 고아원 식구들도 모두 죽어!”


냉담하게 사실을 이야기하는 목소리에 흠칫 하며 놀라는 한사라. 최근들어 달라진 최강두의 모습을 봐 왔지만 지금은 마치 모르는 사람인 것만 같다.


“내 뒤로 떨어져 있어!”


성을 내듯이 말하는 최강두 때문에 한사라는 겁을 먹은 것도 잊은 채 뒤로 가서 섰다.


“알, 알았어.”


최강두는 한사라를 뒤에 세우고는 다시 앞을 보았다. 시큰거리는 것을 보니 한 쪽 팔을 쓰지 못할 것만 같았다.


‘감각이 최악이군. 몬스터와 동생을 구분도 못하다니.’


후으으.


천천히 진정시키는 호흡. 다시 한 번 단검을 꽈악 쥔 그는 놈을 맞이했다.


크르르륵-


마물은 생각보다 지능이 높은 존재였다. 비겁하게 덤벼대는 생명체와 그를 닮은 암컷 개체로 보이는 생물을 알아봤다.

살기 넘치게 덤벼오던 생물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니 뒤에 있는 한사라야말로 약점이 분명하단 걸 마물은 깨닫는다.


크라라라라-


웃는 마물의 웃음소리.


거슬리기 그지없는 소리에 최강두는 냉정을 찾을 수가 없다. 놈의 눈이 최사라에 향해 있는 것을 보니, 만약 최사라가 도망이라도 친다면 도끼를 날려 보내려는 눈치다.


“이런 빌어먹을. 그래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고.”


쉿!


빠르게 날아가는 단검.

마물은 그 단검을 간단히 쳐 내 버린다. 그리고는 한 방에 끝내버리겠단 듯이 달려온다.


풀썩-


무식하기 그지없는 위압감에 최강두보다 한사라가 먼저 충격을 받고 뒤로 쓰러져 버렸다.


최강두는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들고는 앞으로 뻗어 나갔다.


강력한 한 방을 막으려는 그 반격이 애처롭기 그지없어 보인다.

놈 또한 도끼를 들고 공격해 온다.


채채채챙!


그 뒤로는 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도끼를 단검으로 흘려보내며 공격할 타이밍을 찾고 있었지만, 도무지 그 틈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 상황은 최강두가 가장 꺼려한 일. 이 커다란 괴물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은 체력을 급격하게 소모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설 수가 없어!’


피슉!


최강두의 팔에서 다시 한 번 피가 튀어 오른다. 비록 스친 것에 불과하지만 저 커다란 도끼의 날카로움은 예사롭지 않았다.

점차 고블린의 검은 피가 아닌 붉은 피가 옷을 물들여 간다.

점차 기력이 빠지는지 눈앞이 깜깜해진다.

절체절명의 상황.


‘만약 한사라가 없었다면 이길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미친놈. 내가 이딴 생각이나 한다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소리다. 저 사람들을 다시 한 번 구하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희생을 말하다니.


순간, 단검이 흔들렸다.


마물은 그 흔들림을 눈치 채고 강하게 내리찍었다.


채앵!


단검이 손에서 떨어져 저 멀리 날아가고 있다. 최강두는 서둘러 단검을 다시 꺼내 들려고 했다.


슈슈슉!


다른 손에 들린 도끼가 나무를 쪼갤듯이 찍어내려오고 있다.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눈앞의 도끼가 천천히, 매우 천천히 머리를 향해 찍어오는 지금, 죽음의 향기가 짙어지고 있었다.


아슬아슬한 상황.


“크억.”


최강두는 단검을 빼어 교차시키고는 땅바닥에 엎어져 도끼를 막았다. 차가운 땅바닥 흙이 몸의 온도를 내리고 있지만, 죽을 뻔 했단 이유인지 전혀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승부는 거의 결정되어버렸다.


천천히 밀려오는 도끼.

그것을 막는 두 자루의 단검은 너무 연약하게만 보인다.


크루루룩-


놈은 웃음과 함께 점차 도끼에 가중되는 힘을 더욱 크게 만든다.


“꺄악! 오빠!”


한사라는 그 광경에 비명을 질렀다.


‘이렇게는 죽을 수 없어.’


지난 시간들, 수많은 싸움.

희생된 사람들.


수많은 기억들이 들어왔다 흘러간다.


그것은 하나하나가 힘이 되어, 다시 한 번 최강두에게 진정한 힘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몸 안에 있던 초능력 입자가 부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젠장! 죽을 수 없다고!’


챙강.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최강두의 뇌리에 박혀들고, 초능력 입자가 몸을 순환하기 시작했다.


최강두의 땅을 지지하던 다리가 무의식적으로 놈의 팔을 노리며 뻗어갔다.


툭 하며 다리가 팔에 닿고, 마물은 이 의미 없는 행동에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마물은 이 행동을 허락해선 안 됐다.


『복사』


채앵!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드러난 광경은 뒤에서 불안하게 지켜보던 한사라는 물론 마물까지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크, 크루룩?


방금 전까지 죽을 것만 같던 최강두가 어느새 몸을 일으켜 뒤로 물러서 있었다.


“새꺄. 정말 고맙다.”


몸에 힘이 넘친다. 다만 거기에는 리스크가 존재했다.


‘5분 될 거다. 그 안에 끝낸다.’


지금 낼 수 있는 초능력의 한계다. 초능력 입자의 양이 고작 그것밖에 안 되기에 일어난 현상.

만약 더 강한 놈이었다면 5분도 채 안됐을 거다.


최강두는 급한 마음에 바로 달려든다.


크라락!


마물은 어떤 이상한 짓을 했는지 의아해 한 채 맞서갔다. 또 다시 밀어붙이면 될 거란 생각을 하면서.


그러나 최강두는 더 이상 놈의 도끼공격에 밀리지 않았다. 아니,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하,’


“놀랐냐? 나도 놀랐다. 이렇게 빨리 초능력을 각성할 줄은 몰랐거든.”


말을 마치면서 빠르게 단검으로 놈의 공격을 흘려버리더니 한쪽 어깨를 단검으로 찍어버린다.


크라락!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어 당한 공격에 마물은 소리를 질렀다. 최강두는 뒤로 뻔쩍 뛰며 단검을 날렸다.


푸슉!


아까와 달라진 힘에 의해 단검의 속도도 최소 2배는 더 빨라진 것만 같았다. 당연히 이전의 공격에 눈이 익숙하던 마물로써는 대응하기 힘든 상황.


단검은 그대로 놈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마물이 무릎을 꿇었다.


여기서 멈출 최강두가 아니었다. 바로 아까 전의 하수인 고블린들을 찔러 넣었던 단검을 회수했다.


크룩-


최강두는 놈을 향해 크게 점프했다.


‘초능력이 위험한 상황에 발현될 수 있단 게 거짓이 아니었네.’


초능력 입자를 억지로 증가시키는 방법은 거의 없었다. 그 중 하나의 가설로, 위험에 빠진 사람들이 초능력을 각성하는 상황도 있다고 듣기 했지만, 본인이 겪을 줄은 몰랐던 최강두다.


어쨌건 간에 결과는 좋았다. 생각보다 더 빨리 각성을 하게 되었으니.


“덕분에 죽음 문턱까지 갔다 오고 말야. 아주 고마웠다.”


크게 점프해 오는 최강두와 마물의 눈이 다시 한 번 교차한다.


푸북!


이번에는 아까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고 놈의 무릎을 찍어버렸다.


크라라라락!


고통에 찬 마물의 음성.


마물은 무릎을 꿇고 애처로운 신음을 낸다.


끄락.


방금 전까지의 그 사나운 투지는 어디 갔는지 온데간데없고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죽어가는 소마냥 촉촉한 눈빛이었다.


“안속아 새꺄.”


그러나 마물의 그 촉촉한 눈빛 안에서도 남아 있는 적을 향한 투쟁심.

그것을 읽어낸 최강두는 이미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영악하게도 사각을 파고드는 놈의 도끼를 쳐내버렸다.

그와 동시에 상처 입지 않은 반대 쪽 팔을 잘라내 버린다.


크라라라락!


마물의 비명은 숲을 울린다.


“새끼. 내가 너 같은 놈을 본 게 몇 번째인데.”


전생에 습격했던 마물들만 해도 수십트럭 분량은 될 터. 이딴 놈의 연기는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다만, 이대로 끝내기에는 무언가 아쉽다.


‘절망, 더 큰 절망을 주고 싶어.’


그건 전생의 아픈 기억 때문에 나온 질척질척한 증오의 표현이었다.


“그럼 이만 죽어야 할 텐데. 살고 싶냐?”


크루룩.


한 쪽 팔이 잘린 놈은 다른 팔로 피가 뿜어져 나오는 팔을 억지로 잡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초라한 꼴. 이 상황에 연신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 같다.


최강두는 말을 하면서, 놈에게 말한다.


“그럼 내가 너한테 뭘 가져가야 되는데 그것만 가져가면 살려줄게. 어때?“


크룩?


마물은 음흉하게 웃는 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전의는 상실하고 죽는 일만 기다리는 자신에게 기댈 것이라곤 적의 자비 뿐.


최강두는 마물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댄다.


“그럼 가져갈 테니까 잘 참아봐.”


참아? 이상한 단어가 섞여 있는 것을 느끼는 마물.

마물의 생각은 계속 이어질 수가 없었다.


『복사』


파아아악


크으으으읍.


고통조차 외칠 수 없는 마물. 마물의 힘은 천천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육체적인 힘? 그런 것이 전혀 아니었다.

그것은 마물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던 힘.


바로 초능력 「회수」의 힘이었다.


‘전생에는 마물의 힘을 복사할 생각 따위는 안 했지.’


전생의 최강두는 마물을 증오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간간이 등장하는 초능력을 가진 마물의 초능력을 절대 흡수하지 않았다.


왜냐고?


안 그래도 강했으니까. 게다가 마물의 초능력을 흡수하며 강해진다는 그 사실이 너무 싫었다.


다만, 지나고 보니 그것은 오만이었다.

마물들을 깔본 죄. 그리고 일어난 배신과 인류의 멸망까지. 깃발 신세가 되어 초라하게 끌려다닐 때마다 들었던 가장 큰 후회.


마물까지 이용하지 않았던 것은 멍청한 짓이다.

최강두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는다.


“어때? 버틸 만 해?”


크라라라라락!


마물의 비명은 쉴 새가 없었다. 목이 상하는 것을 넘어 망가지고 있음에도 고통을 참기가 어려웠던 마물의 절규는 이어진다.


크륵. 크륵.


“이제 됐어.”


최강두는 모든 것을 끝냈단 듯이 놈의 몸을 발로 차 버렸다. 마물의 숨은 여전히 쉬고 있는 것을 보니 여전히 살아 있는 모양.


그러나 이미 알고 있다.

놈은 모든 기력을 잃고 죽어가고 있단 걸.


최강두는 그 모습을 천천히 지켜보았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간다.


쿠르르으윽.


놈이 최후의 숨을 들이쉬더니 죽었다.

그 마지막 눈빛에는 원망이 깃들어 있었다.

그 원망의 대상이던 강우에게는 웃음거리밖에 안 되었다.


죽어 나자빠진 마물의 모습에 배를 잡고 실소한다.


“크큭.”


약간의 미소. 천천히 고개를 올리며 웃었다.


“크하하하하.”


그리고 고개를 들어, 온몸으로 기쁨의 음성을 토해냈다.


“크하하하하하하하..”


건조한 바람이 차갑게 최강두의 몸을 훑어 지나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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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양패구상시키다. +3 20.05.16 213 14 11쪽
7 7화 마물 보호막 안으로 진입하다. +1 20.05.15 236 14 12쪽
6 6화 새로운 초능력. +2 20.05.14 248 16 13쪽
5 5화 여기를 떠날 거다. 20.05.13 272 12 15쪽
» 4화 가져갈 테니까, 잘 참아봐. +1 20.05.13 248 11 17쪽
3 3화 과거를 바꿀 때. 20.05.12 270 12 20쪽
2 2화 천국? 천국고아원? 20.05.12 290 15 14쪽
1 1화 죽음의 끝에서 본 것은. +2 20.05.11 406 2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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