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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크라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조회수 :
2,378,742
추천수 :
59,962
글자수 :
1,084,750

작성
16.09.24 23:00
조회
2,163
추천
45
글자
7쪽

저주받은 왕의 강림

DUMMY

지금의 대화로 보아 그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라이프 크라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리고 마치 사람이 아닌 듯이 이야기한다.

그래, 사람이 아닐 것이다. 사람이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없으니까.

이곳은 가상현실의 안이다. 그렇기에 내 뇌파를 읽어 생각을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

그렇다면 저주받은 왕은 역시 거대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양자 기술로 만든 하이퍼 컴퓨터로 운용되는 특별한 프로그램.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저주받은 왕은 현실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그건 대화 속에 답이 있다.

허상 세계를 창조하지 않았다는 그 말의 의미 그대로 저주받은 왕은 독자적인 하이퍼 컴퓨터이며, 애초부터 이 라이프 크라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독립된 프로젝트였다는 의미겠지.

그런데 이제 와서 라이프 크라이에 접속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만약 여타 환상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그가 진짜 신이라는 걸 전제로 하면 어느 정도 이야기는 맞추어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질문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아라한 컴퍼니의 의도가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중요치 않은 사실들이다.》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교차하는 동안에 저주받은 왕의 목소리가 내 생각을 잘라버렸다. 내 생각을 읽어들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들이 아니라고?

“중요한 사실이 무엇입니까?”

《네가 해야 할 일. 그것이 중요하지.》

어둠 속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생각해보았다. 그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 저주를 받았노라. 스스로 왕이 되었노라. 스스로 저주받은 왕이 되었노라. 스스로 그리한 까닭은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었노라.》

그 목소리가 마치 시를 노래하듯 운율을 만든다.

《이제 그때가 왔다. 비록 원했던 기회는 아니나,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이룰 수 있겠지.》

무언가가 내부에서 들어차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발끝에서, 손끝에서, 배 속의 끝에서부터 무언가가 차오르며 몸 안을 가득 채우려고 하고 있다.

뭐지, 이것은?

《나의 사도여, 나의 바람을, 그리고 너의 바람을 손에 쥐어라. 나의 힘을 손에 쥔 네가 초신(初神) 아라한을 시험하는 거다.》

“으아아아아아악!”

몸 안을 가득 채운 그것이 격류를 일으키며 뒤틀리고 꿈틀거렸다. 몸 전체가 갈가리 찢겨 나가는 듯한 힘이 느껴짐과 동시에 어둠이 물러가고 있었다.

《기억해라, 나의 사도야. 나의 바람을.》

머리에 무언가 박혀 들었다. 아프다. 고통스럽다. 그리고 동시에 무언가가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억지로 비집고 들어왔다.

그건 물리적인 게 아닌 정신적인 무언가였다. 아, 아라한 컴퍼니에서 개발하던 속성 기억 주입 교육법인가!

“크아아아악!”

고통의 격류. 영혼을 태우는 그 아픔의 흐름.

그 속에서 눈이 새하얘지며, 그 흰 빛 사이로 무언가가 보였다.


<아르쉘. 농가의 사남으로 태어나 전쟁에 끌려 나갔다. 말단 병사부터 시작해서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고 싸워 백부장이 되었고, 몰락한 귀족의 여식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하급 귀족이 되었다. 그는 두 딸을 두었으며, 군인으로서 귀족으로서 영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왕의 부름에 수도에 다녀왔을 때, 그의 두 딸은 마약에 절어 남자들의 노리개가 되어 있었다. 옆 영지에서 술수를 부려 두 딸을 마약 중독자로 만든 사실을 알고 전쟁을 일으켰지만, 믿었던 가신의 배신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세인. 학자의 딸로 태어나 마법을 배웠다. 나이 열여섯까지 하급 마법을 겨우 익혔을 뿐인 그저 그런 마법사 중 하나가 되었다. 마법 상점을 열고, 나이 서른까지 결혼을 하지 못하였으나, 나이 서른다섯에 가게에 찾아든 강도를 쫓아낸 용병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용병이 노린 것은 그녀의 재산이었고, 모든 것을 잃고 결국 독살을 당한다.>


<미튼. 하급 귀족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성실했다. 나이 스물에 검 실력과 문관으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아 백작 가문의 가신으로 들어갔고, 서른에 몬스터와의 대전쟁에서 공훈을 세워 작은 영지를 받아 남작이 되었다. 나이 서른둘에 스무 살의 어린 몰락 귀족의 처자와 결혼을 하여 자식 넷을 낳았다. 말년까지 아무런 일 없이 행복하게 살았고, 여한 없이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히렌. 고위 귀족의 딸로 태어나 정령술에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나이 열넷에 음모로 가문이 멸망하고, 정령술은 봉인 당한 채 노예로 팔려가 노리개가 되었다. 열여덟에 자신을 산 주인을 죽이고 도주, 노예의 낙인을 지우고 봉인된 정령술을 깨우기 위해 무리한 모험을 하다가 눈을 하나 잃는다. 나이 스물다섯에 정식 용병이 되었고, 서른다섯이 되어 상급의 정령을 부리는 정령사가 되었다. 나이 마흔에 가까워 가문을 해한 자를 알게 되고, 몸을 팔면서까지 복수를 행하다 아비를 모르는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복수를 할 가문이 정쟁에 휘말려 멸문하는 것을 보며 아이를 낳고 은거하여 조용히 살다가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헤트나크. 명문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며 창을 수련했다. 나이 스물에 마스터라 불리게 되고, 스물둘에 마계의 침공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게 된다. 공주를 구하는 것을 계기로 사랑에 빠져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되며, 마계의 침공 때 알게 된 동료 여 마법사와도 결혼을 한다. 두 명의 아내와 네 명의 자식을 두었으며,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지를트. 노예 소년으로 태어나 흑마법사에게 팔려 실험체가 되었다. 나이 열넷에 실험을 견딘 보상으로 흑마법사의 제자가 되었고, 스물둘에 스승이자 주인이었던 흑마법사가 실험 도중 사망하자 그의 유산을 챙겨 흑마법사가 되었다. 자유를 가지게 되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어 여행을 떠났고,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몇 가지 사건을 겪으며 ‘죽음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고, 동료 중 한 명인 여 신관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 신관이 다른 종파의 성기사에게 죽임을 당하자 분노하여 그 종파를 공격, 멸문시키고 ‘죽음의 마도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이 쉰다섯에 리치가 되기로 결심하고, 무려 천 년간 마도학을 연구하며 은거하였으나,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서 나타난 마왕과의 일전에서 소멸하여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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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창세 16.10.15 1,814 46 7쪽
344 창세 +1 16.10.14 1,931 38 7쪽
343 마지막의 앞 +2 16.10.13 1,834 39 7쪽
342 마지막의 앞 +2 16.10.12 2,653 43 7쪽
341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1 16.10.11 1,962 40 7쪽
340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4 16.10.10 1,901 41 8쪽
339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1 16.10.09 1,829 38 7쪽
338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2 16.10.08 2,351 38 7쪽
337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16.10.07 1,871 40 7쪽
336 삶의 전쟁 16.10.06 1,876 41 7쪽
335 삶의 전쟁 +1 16.10.05 1,986 43 8쪽
334 삶의 전쟁 +1 16.10.04 2,027 44 7쪽
333 현실로 돌아오다 16.10.03 1,854 36 7쪽
332 현실로 돌아오다 +1 16.10.02 2,099 42 7쪽
331 현실로 돌아오다 16.10.01 2,190 43 7쪽
330 현실로 돌아오다 16.09.30 1,993 37 7쪽
329 현실로 돌아오다 16.09.29 2,048 37 7쪽
328 삶이란… 16.09.28 2,480 43 7쪽
327 삶이란… 16.09.27 1,914 39 7쪽
326 삶이란… +1 16.09.26 2,033 37 8쪽
325 저주받은 왕의 강림 16.09.25 1,997 46 7쪽
» 저주받은 왕의 강림 16.09.24 2,164 45 7쪽
323 저주받은 왕의 강림 16.09.23 1,980 40 7쪽
322 저주받은 왕의 강림 16.09.22 2,002 39 7쪽
321 드러나는 진실의 일부 16.09.21 1,852 35 7쪽
320 드러나는 진실의 일부 +2 16.09.20 2,068 3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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