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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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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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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84,750

작성
16.10.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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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7쪽

창세

DUMMY

내가 하려는 일, 내가 생각하는 것을 레나가 알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나와 레나는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었다.

“그래, 라임. 그게 나로구나.”

레나의 목소리에 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창조된 존재······. 그래서 라임이 나에게 잘해준 거구나.”

약간은 슬픈 목소리.

“하지만 괜찮아. 라임이 그렇게 말해주었으니까. 그렇게 나를 생각해주었으니까. 그러니까 라임의 의지대로 해. 나는 라임의 옆에서 언제나 같이 걸을 거야.”

“고마워.”

“별말씀을.”

레나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바라본 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무표정한 얼굴의 아라한이 서 있었다.

“덤벼라, 아라한. 너의 야망 따위는 내가 뭉개주지! 실상을 얻기 위해 아리엔의 의지를 억압하여 하나가 되려는 너의 수작 따위는 여기서 종결될 거다!”

“놀라워. 흥미롭군. 의지를 가진 모든 자는 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너는 신이 되지 않았음에도 신의 힘을 능숙하게 끌어다 쓰는구나?”

의지를 가진 모든 자는 신이 될 가능성이 있다?

“네 말대로야, 라임. 의지를 가진 자는 살아 있고, 살아 있는 자는 앞으로 나아갈 자격이 있지. 하지만 라임,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는 거 아냐?”

“무엇을 말이냐.”

“설사 그렇다 해도 세상은 너 혼자만 살아가는 곳이 아니란 말이야. 너와 같은 생각을 가진 자들이 수없이 많이 사는 곳이 세계잖아. 그렇기에 서로를 넘어서기 위해 분쟁이 생기는 거지. 그 와중에 운명에 굴복 당하게 된다는 걸 왜 모른 척하지?”

“그렇다 해도 그 굴복마저 스스로가 선택해야만 한다. 선택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 것이야말로 부조리다.”

“아하! 그래? 그렇다고 해두지.”

아라한이 키득키득 웃더니 아리엔의 옆으로 물러섰다.

“하지만 한 가지 더. 나는 아리엔을 강압하지 않았어.”

“무슨 헛소리지?”

“아리엔도 내 제안에 동의했거든.”

그 헛소리 같은 말이 내 내심을 흔들었다.

“신은 거짓을 말하지 않아.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그 말이 진실이라는 거로군.”

“그래.”

“믿기지 않는군. 아니, 그게 사실이라 해도 상관없다. 이 짜증나는 일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너를 막겠어.”

내가 힘을 일으키자 레나가 먼저 달려들었다. 나 역시 그 뒤로 몸을 날리며 저주받은 왕의 힘을 방출했다.

콰직콰직콰직!

현실에 사계, 즉 저승이 펼쳐지며 지독한 증오, 저주, 절망이 나를 감쌌다.

그래, 저주받은 왕은 죽음이라는 것을 매개체로 평등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는 완전한 신이 되지 못하고, 그의 세계는 그와 마찬가지로 신들의 저주를 받아 불완전한 세계가 되었지.

그래서 사계는 지옥이 되었다. 그 어떤 악마도, 그 어떤 괴물도 감히 그 흉포함을 떨칠 수 없는 세계. 오로지 죽은 자만이 그저 저주를 토해내며 한과 원념을 삭이는 그러한 세계.

그 세계의 주인, 그 세계의 창조자로서 저주받은 왕은 갈망한다. 다른 신들의 방해를 뿌리치고, 완전을 이루어 평등의 세계를 만들기를. 더 이상 부조리가 없기를.

그 힘이 지금 이 세계를 뒤덮었다. 나의 의지와 저주받은 왕의 갈망이 닿아 거대한 진리이자 법칙이 되었다.

“합!”

레나의 검이 정확하게 거대한 플레인 워커를 향해 내리쳐졌고, 그 뒤로 사계의 힘 수십 가닥이 뻗어져 갔다.

“물러나라, 어둠! 사라져라, 미명!”

내 눈앞에서 퍼엉! 하고 거대한 빛이 일어나 레나를, 그리고 내가 일으킨 힘을 밀어냈다.

“이미 동화는 시작되었다구. 세계가 이렇게 뒤죽박죽된 이유를 모르겠어? 아리엔과 나는 이미 이어져 있어.”

아라한이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이건 아리엔이 바라는 일이야. 그러니까 방해하지 마라, 저주받은 왕의 사도.”

“지랄!”

이미 이어져 있다고? 바라고 있다고? 그걸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인정할 수 없다!

“물어뜯어라! 법칙을 바꾸어라! 세계의 운명과 진리마저 물어뜯어 뒤틀어라!”

크아아아! 하고 힘이 덤벼들었다.

난 레나에게 의념을 보내 뒤로 물러서게 하고, 그대로 빛의 구체를 압박했다.

콰르릉!

힘과 힘, 법칙과 법칙이 부딪쳤다. 하지만 아라한의 방어벽은 조금도 뚫리지 않았다.

보통 방법으로는 뚫리지 않는단 말이지? 그걸 위해서 이미 방법을 생각해냈다!

“해킹!”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았다. 세계의 법칙과 진리가 프로그램과 같이 작은 정보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알겠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그걸 해킹해내는 것이겠지!

“레나, 뚫어!”

“라임, 성공해야 해!”

레나의 검에 둘러진 마나 블레이드가 수십여 미터로 커지다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소멸이 아니다. 압축되는 거다.

그리고 곧 레나가 그 검을 그대로 휘둘렀다.

치아아아아! 하는 소리가 나며 빛의 장막에 균열이 갔고, 나는 그 균열을 향해 몸을 날리며 그대로 지팡이를 찔렀다.

“이아아아압!”

너의 세계를 나에게 보여라! 그 세계를 범하여 박살을 내주마!

콰앙! 하고 빛의 막을 부수며 난 아라한의 공간으로 들어갔다. 무언가가 심하게 날 짓눌렀지만, 그 사이에서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

내 모든 힘을 다해 이 공간을 침탈하리라!

와직! 와직! 와직! 와직!

공간이 부서진다. 법칙이 부서진다.

그 사이로 나는 아리엔에게 한 발자국씩 다가갔다.

그리고 결국 아리엔의 앞에 도착했을 때, 내 육신의 여기저기가 부서지며 죽음의 피를 흘리고 있었다.

훗! 너무 무리했나. 이러다가 소멸해버리겠군.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

“말했잖아. 더 이상은 진절머리가 난다. 이런 개떡 같은 일은 박살을 내버릴 거다!”

소리를 지른 나는 아리엔의 머리에 씌워진 서클릿을 잡아갔다. 그런데 왜 아라한은 나를 방해하지 않는 거지? 아니, 상관없다. 이제 모든 건 끝이다.

“끝이다.”

내가 서클릿을 쥐는 순간, 무언가가 나를 강타하면서 세계가 뒤틀려 바뀌어버렸다.


***


“이건······.”

분석 개시. 불가. 에러. 법칙에 도달할 수 없다.

뭐지, 이건?

“아라한이 저주받은 왕의 인지력을 뛰어넘는 존재라는 건가?”

나는 지금 검은 공간에 있다. 하지만 이 공간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저주받은 왕과 완전하게 이어져 그의 진정한 사도가 된 내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니.

그렇지만 난 당황하지는 않았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던 필멸자에 불과했으니, 지금 모르는 것이 나타났다고 해도 상관은 없다.

문제는 한 가지. 이게 함정인가 하는 점이지.

아라한은 내 행동을 막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렇다면 이건 함정이라는 말이 되는데······.

이상한 것은 연결점이다. 저주받은 왕과의 연결이 끊어진 것은 아닌 데다, 사계로 갈 수도 있다. 즉, 이 공간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굳이 나를 이런 곳으로 불러들인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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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77 코난이얌
    작성일
    16.10.16 23:22
    No. 1

    다시보니 재미있네요
    근데 고렘 작가님...
    요즘 근황 좀 알려주세요 ㅠㅠ
    도저히 알 수가 없어 너무 궁금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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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창세 +1 16.10.14 1,930 3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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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4 16.10.10 1,900 41 8쪽
339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1 16.10.09 1,829 38 7쪽
338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2 16.10.08 2,349 38 7쪽
337 삶은 언제나 처절한 외침을 토하고 있다 16.10.07 1,869 4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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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삶의 전쟁 +1 16.10.05 1,986 4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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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현실로 돌아오다 +1 16.10.02 2,098 42 7쪽
331 현실로 돌아오다 16.10.01 2,190 43 7쪽
330 현실로 돌아오다 16.09.30 1,991 37 7쪽
329 현실로 돌아오다 16.09.29 2,046 3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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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삶이란… 16.09.27 1,912 39 7쪽
326 삶이란… +1 16.09.26 2,033 3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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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저주받은 왕의 강림 16.09.24 2,163 45 7쪽
323 저주받은 왕의 강림 16.09.23 1,979 40 7쪽
322 저주받은 왕의 강림 16.09.22 2,001 39 7쪽
321 드러나는 진실의 일부 16.09.21 1,851 35 7쪽
320 드러나는 진실의 일부 +2 16.09.20 2,067 3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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