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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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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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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글자수 :
164,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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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0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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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3. 사자왕의 영지

DUMMY

신전은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워낙 많고 방문객 또한 많아서 신전의 치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같은 외형에, 아난케 여신의 조각상이 입구 양옆에 조각돼 있었고 분수와 화단이 아름답게 배치되어 있었다. 거리는 매우 깨끗했고 사람들의 외모나 옷차림 또한 깨끗했다. 푸른 산림 영지에서 더러운 모습만 봤던 원일에게 이런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도시와 시골의 수준 차이가 생각보다 더 많이 났다.

신전 내부는 온통 하얀색 계열로 통일되었고 바닥은 고급스러운 대리석이 깔려 있었다. 신도들이 기도하는 회당도 있었고 사제들이 기거하는 방 또한 마련되어 있어 신전은 그 규모가 상당했다.

워닐은 신관의 인도에 따라 신전 가장 안쪽에 있는 회의당에 입장했다. 회의당엔 원형 탁자가 마련되어 있었고 뒤편엔 절벽이 있었다. 푸른 산림 영지에서 만났던 아리안 주교와 이름 모를 신관들이 일어서 원일을 반겼다.

원일은 아리안 주교가 마련해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아리안 주교가 모여 있는 인원에게 원일을 소개했다.

"푸른 산림 영지에서 악마와 맞섰던 워닐 킴이라고 하는 기사입니다."

그 말에 자신을 바스티안 대주교라고 소개한 늙은 신관이 말했다.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실례지만 포스 블레이드를 보여 주실 수 있겠습니까?"

원일은 방천화극에 포스를 집중했다. 곧이어 1m 남짓한 포스 블레이드가 만들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좌중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리안 주교의 말이 사실이었군."

"새로운 포스 마스터를 20년 만에 보는군요. 포스의 색이 붉은 것은 처음 봅니다."

"창을 사용하는 기사도 매우 드문데 마스터라니 그가 사용하는 병기도 낯설어 보입니다."

"헬버드와 비슷한데 도끼날이 아닌 것도 눈에 갑니다. 독특한 병기군요."

좌중에 모인 인원이 저마다 감상을 늘어놓았다. 원일은 기운을 다시 갈무리 후 창을 등에 메어놨다.

"워닐 기사.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원일은 아리안 주교에게 설명했던 대로 자신이 겪은 모든 일에 대해 설명했다. 광산에서 고블린이 발견되어 병력을 구성해 토벌을 나갔으나 대규모 무리가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홉고블린과 주술사를 죽였으나 타나토스라는 악마가 깨어났다고 설명했다.

"뿔이 난 홉고블린은 처음 들어 봅니다. 사악함이 넘치는 주술사라니 보통 이종족 주술사들은 악마를 멀리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주술을 사용하는 종족의 대표론 오크와 고블린이 있지요. 주술사는 무리의 우두머리 역할을 하므로 지능이 상당한데 납득하기 힘듭니다."

"전신 갑옷을 입은 기사를 죽음의 위기까지 몰아붙였다는 홉고블린도 수상합니다. 숲에 사는 홉고블린은 전신 갑옷을 입은 기사 앞에 무력하지 않습니까?"

신관들은 저마다 의견을 주고받으며 의문을 제기했다. 원일의 말을 믿지 못하는 듯했다.

"워닐 기사의 말로는 고블린 주술사가 피의 의식을 행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거대한 두개골 안에 핏빛 액체가 담겨 있었고 주술사가 주문을 외우자 고블린 무리와 홉고블린의 외형이 바뀌며 난폭해 졌다고 했습니다. 이는 강신의 일종 아니겠습니까?"

"흑마법의 종류 중에 강신 의식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고위급 흑마법이라 보고 사례가 드문데 보통 일이 아닙니다."

"구멍에서 나왔다는 타나토스라는 악마 또한 범상치 않습니다. 수백 마리 고블린을 제물로 봉인에서 깨어난 존재라면 무시무시한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그 말을 아리안 주교가 받았다.

"저와 사제들이 구멍을 확인했을 때 그곳에 결계가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신성력이 주입되지 않은 탓에 결계가 풀려 있었습니다. 그 구멍 안에선 흑마법의 기운이 느껴졌는데 아무래도 대단한 악마가 봉인되어 있던 모양입니다."

"악마의 외형 중에 까마귀의 날개, 산양의 뿔, 인간 형상을 한 악마가 있었습니까?"

"저도 처음 들어 봤습니다. 다른 목격자들에게 외형을 물어봤지만 모두 같은 얘기를 하니 정확합니다. 다만 걸리는 게 있다면 심연의 지배자, 불의 마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타나토스라는 악마인데 제가 아무리 찾아봐도 이러한 악마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고대의 존재임이 틀림없소."

"그렇다면 고문서 위주로 조사를 해봐야겠습니다."

"그 악마는 어디로 사라졌소?"

"검은 연기가 되어 밖으로 사라졌습니다. 기분이 좋다면서 저희를 살려준다고 했습니다."

원일이 말했다.

"악마가 살인을 하지 않다니. 살인을 즐기는 놈들 아니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희를 살려 줬습니다."

"다른 말은 없었소?"

원일은 타나토스가 떠나며 자신에게 한 얘기가 있지만 함구하기로 했다.

"예. 바깥에서 경계하고 있던 병사에게도 본 것이 있느냐고 물어봤으나 다들 아무것도 못 봤다고 얘기했습니다."

"온통 수수께끼 투성이구만."

사건은 미궁 속에 갇힌 것처럼 답답했다. 신관들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으나 같은 얘기만 계속 됐다. 결국,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회의가 끝났다.


신전에서 마련해준 곳에 짐을 풀고는 성기사 한 명을 대동하고 바람을 쐰다는 핑계로 시가지를 구경하기로 했다. 영주성 중턱에서 바라본 평원은 황금 물결이 일렁이며 매우 아름답게 보였고 석양 또한 볼 수 있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서점과 무기 공방에 가서 구경하는 한편 단검과 각궁에 맞는 화살도 구매했다. 때마침 배가 출출하기도 해서 성기사의 소개로 맛집으로 불린다는 식당에 가서 고기 요리와 면으로 파스타 비슷한 음식을 먹었다. 식사하면서 마법사 길드가 있다는 말을 들어 다음날 일찍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연금술사나 정령사 같은 희귀한 직업은 영주가 직접 관리해서 영주성에 가지 않는다면 만나볼 수 없다고 성기사는 설명했다. 다만 영주인 사자왕이 무예를 중요시하고 관심이 많다며, 원일이라면 그의 호의를 얻어 만나는 데 무리가 없을 거라고 말했다.


신전에 돌아온 이후는 밤에 기도를 드리는 사제들을 참관 후 잠자리에 들었다. 어느 예배당과 똑같이 신전 또한 우상인 여신의 석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는 게 다였다. 진실의 구슬이라는 물건은 왕국에서도 하나밖에 없는 기물이라 사자왕의 영지에도 없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다만 그 복제품이 있어 시험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각지 신전에 있는 신관과 성기사들은 죄다 파견직이라는 설명과 함께 신입 신관과 성기사들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에 배치된다고 했다. 근무의 형태도 순환근무제라서 5년간 근무하면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었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최대 7년까지 해당 지역에서 있을 수 있었다. 돌아가는 모양새가 지구의 부사관과 비슷했기에 원일은 이들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다.


다음날 일찍 사자왕의 성에서 기사 무리가 와 원일과 신관 몇 명을 영주성으로 데려갔다. 나선형으로 난 도로를 따라 암벽의 꼭대기에 있는 영주성으로 진입했다. 영주성은 대단히 웅장하고 컸다. 천장은 높다랬고 그를 받치고 있는 큼지막한 기둥 또한 인상적이었다.


집사라는 이의 인도에 따라 사자왕이 있다는 집무실에 도착했다. 사자왕의 집무실은 벼랑 끝에 있었는데 위에서 도시의 모든 것을 볼 정도로 전망이 탁 트여 있었다. 놀랍게도 유리로 만든 거대한 창이 있었다. 그리고 창 너머를 바라보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금발의 치렁한 머리카락과 각진 사각턱, 듬성듬성 난 수염과 함께 갈색 눈동자가 인상적인 중년의 남자가 원일의 눈에 들어왔다. 기사들처럼 보호구와 검을 차고 있었고 흉갑을 입고 있었다.

'천생 무인.'

원일이 사자왕을 보고 느낀 감정은 누가 별명을 지었는지는 몰라도 정말 잘 지었다고 느꼈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그의 인상이 숫사자 같았다. 매튜가 만났을 때는 정신적인 타격을 받아 포스가 약해졌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본 바로는 아니었다. 고블린 토벌 전의 매튜보다 포스가 두 배는 많았고 기운이 잘 갈무리되어서 수련을 많이 한 흔적이 보였다. 원일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사자왕이 입을 열었다.

"대단하다. 본인의 경지로도 가늠할 수 없는 수준의 인물이라니, 그대가 소문의 새로운 마스터인가?"

"그렇소."

"얘기가 끝나면 본인과 대화를 나눠 보겠는가? 본인은 무의 경지에 관심이 많다."

"그대가 예의를 갖춘다면."

"하하, 배짱이 두둑하군. 실력 있는 기사라면 그래야지. 내 당신을 시험한 것을 용서하시오. 포스 마스터라면 백작과 동등하니."

사자왕은 원일을 보고 웃었다. 그의 두 눈엔 자신감이 있었다.

"손님을 불러 놓고 내 소개도 안 하고 있었군. '아이언 캐슬' 에 온 것을 환영하오. 본인은 '사자들의 땅' 의 영주인 레온 하트라고 하오. 하트 가문의 가주도 역임하고 있소."

"워닐 킴이오. 북부에 본가가 있소."

사자왕은 원일과 악수했다. 마주 잡은 두 손이 흔들렸다. 두 거인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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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2. 영지전 +2 19.01.26 341 3 10쪽
29 11. 조사단 +2 19.01.25 353 4 9쪽
28 11. 조사단 +2 19.01.24 308 3 11쪽
27 11. 조사단 +2 19.01.23 361 4 10쪽
26 10. 고블린 토벌 +2 19.01.22 354 4 10쪽
25 10. 고블린 토벌 +2 19.01.21 337 4 9쪽
24 10. 고블린 토벌 +2 19.01.18 365 5 9쪽
23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7 411 8 10쪽
22 9. 영주의 초빙 기사 +3 19.01.16 437 5 14쪽
21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5 415 8 14쪽
20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4 464 5 13쪽
19 8. 새로운 만남 +2 19.01.12 483 9 12쪽
18 8. 새로운 만남 +2 19.01.11 480 7 11쪽
17 8. 새로운 만남 +2 19.01.10 507 12 13쪽
16 8. 새로운 만남 +2 19.01.09 494 13 9쪽
15 7. 숲의 재앙 +2 19.01.07 500 12 9쪽
14 7. 숲의 재앙 +2 19.01.05 500 12 10쪽
13 7. 숲의 재앙 +3 19.01.04 515 11 12쪽
12 6. 엘프 +3 19.01.02 491 11 9쪽
11 6. 엘프 +1 19.01.01 491 12 9쪽
10 5. 대지의 자손 +1 18.12.31 490 8 17쪽
9 5. 대지의 자손 +1 18.12.30 477 11 9쪽
8 4. 열광(熱狂) +1 18.12.29 484 9 9쪽
7 4. 열광(熱狂) +1 18.12.28 533 7 9쪽
6 3. 터를 잡다. +1 18.12.27 563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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