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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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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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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글자수 :
164,081

작성
19.01.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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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9. 영주의 초빙 기사

DUMMY

원일은 단상 위에서 모인 인원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다음날 일찍 로버트는 원일을 영주의 초빙 기사로 대우하며 기사들을 소집하고는 원일을 소개했다. 대단한 포스의 실력가이자 귀족이니 그대들을 잘 가르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원래 훈련지도 기사인 호너가 보좌한다고 설명했다. 기사들은 원일과 동행했던 동료 기사들에게 소개를 받았지만, 외지인인 원일이 상관이 된다는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 모습을 보고 원일이 기사들을 소집했다.

"반갑다. 나는 로버트 카펜터 영주의 초빙 기사인 워닐 킴이라고 한다. 앞으로 그대들을 지도할 것이다."

좌중은 조용했다. 원일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영주에게서 그대들을 지도해 달라고 부탁받았다. 나는 원래 군인 출신으로 내 밑에 있던 부하들을 강하게 조련했다. 그건 그대들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원래 어떻게 훈련받았는지는 모르지만, 나와 같이 훈련하며 행동할 것이다."

원일이 말을 마치자 곧바로 한 남자가 손을 들더니 질문했다.

"귀족 나으리께서는 저희 영지의 기사가 되시는 겁니까?"

"무례하게도 아직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질문하는군. 일단 그대는 옆으로 빠져 있으라. 나는 영주께 봉신의 맹세를 하지 않았지만, 초빙 기사로서 월터와 그대들의 훈련을 봐달라고 부탁받았다."

원일은 이점을 강조했다. 자신이 절대 밑이 아니라는 설명과 이들에게 끌려다닐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강하게 나가기로 하였다.

"오늘은 여기 옆에 있는 호너 기사가 원래의 방식대로 그대들을 훈련시킬 것이다. 나는 옆에서 지켜만 보겠다. 이상 질문 있는 사람 있나?"

좌중은 조용했지만, 그들의 얼굴엔 적개심이 가득했다. 쉽게 외지인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졌다. 원일은 이들을 다루는 데는 이골이 났다. 지구에서도 훈련교관으로 있으면서 많은 군인들을 교육했다. 웃음이 나왔다. 이 세계 와서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원일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도 없군. 앞으로 잘 부탁한다. 그럼 호너 기사님 훈련을 시작해 주시겠습니까?"

"예."

"그리고 옆으로 빠진 자네는 이리 오게."

원일은 단상 아래로 내려가 아까의 기사를 호출했다. 그 기사의 불만 어린 표정이 얼굴에서 드러났다.

"내 옆에 가만히 있게."

그 말과 동시에 원일은 기사들이 훈련하는 장면을 쳐다보았다.


로버트에게 듣기론 모여 있는 기사들의 숫자는 32명이었고 순찰 나간 기사들과 경비를 서고 있는 기사들까지 합치면 숫자는 50명 정도라고 했다. 영지의 정규군은 숫자가 80명 정도라고 했는데, 이들은 평소에 각 마을에 거주하며 외부를 경계하는 한편 한 달에 몇 번 정도 영주성에 와서 훈련을 받는다고 들었다. 기사들만 신경 쓰는 조건이었기에 병사들의 훈련은 기사들에게 맞기기로 했다.


호너의 훈련 방법은 간단했다. 그저 적당한 수준의 기사들끼리 대련하며 시간을 보내다. 지칠 때쯤 휴식을 하는 것이 다였다. 원일은 이 모습을 보고 한숨지었다. 너무 단순했고 무식했다. 나머지 훈련도 보나 마나 뻔했다.

'활을 연습하고 기마술로 상대방에게 돌격하는 훈련이겠지. 마초적인 방법이구나.'

판단은 끝이 났다.

'지옥이 뭔지 보여줘야겠군.'

원일의 눈동자가 빛났다.


원일의 옆에 있는 존은 기분이 언짢았다. 자신의 옆에 있는 새로운 상관은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한소리를 들을 각오하고 대표로 말을 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워닐이란 남자는 가만히 있었다. 폭력이라도 쓴다면 항의하며 태업이라도 했겠지만, 손도 쓰지 않아서 답답했다. 아무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그저 가만히 있었기에 자신이 먼저 용기를 냈다.

"저... 기사님?"

원일이 존을 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니 답답합니다. 저를 왜 부르셨습니까?"

"이들의 훈련 방법이 너무 단순해서 보고 있었다. 자네를 잊고 있었지."

존이 화를 내며 말했다.

"예? 저를 허수아비 취급하셨군요! 저를 눈여겨 보신 줄 알았습니다."

존은 소심히 반항했다. 영주의 초빙 기사이니 함부로 개겼다가는 영주에게 한소리를 들을 것 같아서 화를 억눌렀다.

"그대를 잊은 것에 사과하지. 대신에 이제라도 관심을 쏟아 주겠네. 자네도 무리에 합류하게."


존은 투덜대면서 합류했다. 욕이라도 하고 폭력이라도 썼다면 주위의 기사들이 자신에게 동조했겠지만 자신을 순순히 보내 주었다.

존이 무리에 합류하고 얼마 되지 않아 하인들이 수레 한 대를 끌고 도착했다. 기사들은 수레를 보더니 익숙한 듯 자리에 앉아 모여 식사를 했다. 원일도 자기 몫으로 받은 수프와 빵을 갖고 단상으로 가져와 먹었다. 그의 곁으로 호너가 다가왔다.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평소의 훈련법이 이렇습니까?"

"예. 비슷한 경지의 기사끼리 대련하다가 이렇게 점심을 먹고 기마술과 활쏘기를 연습합니다. 때론 사냥이나 토벌을 나가 실전에 대해 경험을 쌓습니다."

"체력훈련은 하지 않습니까?"

"보통은 어렸을 때 체력을 기르곤 거의 하지 않습니다. 간혹 집에 가서 하는 인원이 있지만, 제가 알기엔 많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혹시나 했더니 예상이 맞았다.

"워닐이 계셨던 곳에선 다릅니까?"

"예. 짐작하고 있었는데 제 예상이 맞았군요. 오후엔 제가 지도 하겠습니다. 호너는 따라만 오십시오."

호너는 원일의 훈련 방법이 궁금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별것 없습니다. 저들의 체력 수준을 평가해 볼 생각입니다."

"저들이 워닐에게 반기를 들 수 있습니다. 기사들은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집단입니다. 저들을 자극하기엔 시기상조 아닙니까?"

호너가 보기엔 원일은 기사들을 꺾으려 하고 있었다. 강압적인 방법으론 기사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그렇기에 원일이 걱정됐다.

"아닙니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이골이 나게 많이 겪어 봤거든요. 그저 옆에서 보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 후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빠르게 식사를 마친 원일이 자리를 떴다.

식사는 다 먹고 30분은 흐르고 나서야 끝이 났다. 저마다 배부르게 먹었으니 누워 있다가 원일의 외침 소리에 다시 단상으로 모여들었다.

"그대들의 훈련은 잘 보았다. 본인에게도 아주 인상 깊었다. 그렇기에 오후엔 내가 직접 그대들과 함께하겠다."

월터는 구석에 서서 원일을 보았다. 숲속에선 개인 지도만 받았지 원일의 수련 방법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흥분했다.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강해졌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그의 궁금증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절망으로 바뀌었다.

"모두 입고 온 갑옷과 무기를 자리에 벗어 놓도록."

기사들이 인상을 찡그렸다. 분명 자신들을 체력 단련이라는 명목하에 굴리려는 게 틀림없었다. 자신은 단상에 서 있다가 낙오하는 자들을 문책할 것이라 여겼다. 그런 상황이 오면 단체로 일어나는지라 쉽게 호너도 명하지 않기에 웬만하면 힘들지 않은 훈련을 하는 것인데 자신들을 너무 쉽게 본다고 생각했다. 아니나다를까 존을 중심으로 목소리가 나왔다.

"나으리께선 지켜 보실겁니까?"

"아니 존. 그대에게도 말했듯이 본인은 함께할 것이다. 상급자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이지. 걱정하지 말게. 나는 요령 따윈 피우지 않으니."


기사들은 투덜거리면서도 원일의 명령에 따랐다. 상급자가 한다고 하니 따라야 했다. 자신들이 외지인인 원일을 무시할지라도 그가 상관인 이상 상명하복을 무시하진 못했다. 어찌 됐든 상급자는 원일이었으니.

원일은 자신이 선두에 서는 한편 자신의 뒤엔 존이라고 말한 기사를 세웠다. 그리곤 이 열 종대로 서고 말을 탄 호너가 왼편에서 따라오기로 했다. 코스는 영주성 외각으로 대략 8km는 되었다.

원일은 출발을 명하기에 앞서 이들을 자극하는 말도 했다.

"나는 푸른 산림 영지의 기사들이 강한 체력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그대들이 낙오하지 않는다면 더는 체력 훈련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그 말 지키셔야 할 겁니다."

존이 말했다.

"물론이지. 포스를 쓰던 상관하지 않겠지만, 뒤처진다면 그대들이 내 말을 따라야 할 것이야. 명예를 아는 기사라면 자신의 말에 책임질 줄 알아야지. 그대들도 옳다고 생각하지 않나?"

"맞습니다."

기사들이 말했다.


원일은 초반부터 속도를 냈다. 뛰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따라오던 기사들은 죽을 맛이었다. 영지 외각을 뛴 지 반 바퀴도 되지 않았을 때 낙오자가 속출했다. 그들은 원일을 따라잡을 요량으로 포스를 내며 달리다가 체력이 고갈되었는지 달리다가 나뒹굴어 졌다.

낙오자는 따라오던 호너가 수습했다. 원일은 뒤도 보지 않고 뛰었다. 그리고 반 이상 뛰어 왔을 때 그의 뒤에는 8명 만이 남았다.

존은 자신이 내뱉은 말이 있는지라. 죽기 살기로 쫓아갔다. 원일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월터도 맨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따라온 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이쯤에서 이들을 낙오시키기로 했다. 포스를 쓰지 않았음에도 원일은 매우 빨랐다. 수년간 다져진 그의 강인한 육체가 포스를 사용하는 기사들보다 뛰어났다.


원점으로 돌아왔을 땐 원일의 곁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다. 원일은 저 멀리 있는 기사들을 보고 한 바퀴를 더 돌아왔다. 두 바퀴째를 돌고 훈련장에 도착했을 땐 기사들도 같이 들어왔다.

기사들은 아직도 힘든 듯 숨을 고르고 있었지만, 원일은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기사들을 쳐다보았다.

"강인한 체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기대가 많았는데 본인은 실망이 크다. 앞으로 주된 훈련은 본인과 함께하는 체력 훈련이 될 것이다."

기사들은 불만이 어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약속했기에 다른 말을 할 여지가 없었다.


그 이후로도 원일의 체력 단련은 계속됐다. 윗몸 일으키기라던지 팔굽혀펴기도 했고 쪼그려 앉아 뛰기 같은 훈련도 했다. 그들의 훈련은 저녁이 되서야 끝이 났다. 이 모든 훈련은 원일도 같이 하는지라 기사들만 죽어 났다.

"훈련에 성실히 임해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집에 가서 푹 쉰 후 내일 다시 오도록."

기사들은 그 말을 끝으로 걸음을 옮겼다. 반항조차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지막지한 훈련이었다. 그저 집에 가서 쉬고 싶을 뿐이었다.


호너는 훈련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며 원일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보통의 상급자들은 힘든 훈련은 하지 않는다. 자신의 체통도 있고 지위가 있으니 혹여나 기사들보다 못난 모습을 보이면 얕보인다고 생각해서 명령하는 게 다였다. 그러나 원일은 달랐다. 기사들과 같이 땀 흘리며 훈련했다. 호너가 보기엔 원일의 훈련법은 그가 알고 있는 상식을 파괴하는 방법이었다.

밤에는 로버트를 따로 찾아가 오늘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설명했다.

"주군. 워닐의 훈련법은 대단했습니다."

"기사들이 반발하지 않던가?"

"확실히 기사들의 반항심이 가득했지만, 훈련을 거듭할수록 줄어들었습니다. 집에 돌아갈 땐 기사들도 녹초가 되서 돌아갔습니다."

"체면을 차리지 않는 훈련법이라니 놀랍군. 자세히 설명해보게."

호너는 일어났던 일에대해 설명했다. 모든 설명을 들은 로버트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확실히 상식을 벗어난 방법이었습니다. 보통의 기사라면 엄두도 내지 못하는 방법이지요. 그가 계속 앞장서서 행동한다면 기사들도 결국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 워닐은 평범한 귀족은 아니라고 생각하네. 월터가 그를 따르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아무래도 킴 가문은 내 생각보다 더 뛰어난 가문인 것 같으이."

"떠돌아다니는 자가 저 정도면. 본가에 있는 인물은 더 한 사람이겠군요."

"맞아. 그렇기에 우리가 포섭해야 하네. 당분간 그를 지켜보며 모든 훈련을 기억하게. 영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도 배워야 하네."

"알겠습니다."


일반 평민들이 생각하기에 귀족은 오만하고 나태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밑에 사람만 부리고 자신들은 편안한 삶을 산다고 여겼다. 그러나 귀족은 그들의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그들은 오만할지언정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면 고개를 숙일 줄 알았고, 나태하게 보일 뿐 뒤에선 분주히 움직였다. 귀족은 그렇기에 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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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2. 영지전 +2 19.01.28 31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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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1. 조사단 +2 19.01.25 356 4 9쪽
28 11. 조사단 +2 19.01.24 310 3 11쪽
27 11. 조사단 +2 19.01.23 364 4 10쪽
26 10. 고블린 토벌 +2 19.01.22 356 4 10쪽
25 10. 고블린 토벌 +2 19.01.21 340 4 9쪽
24 10. 고블린 토벌 +2 19.01.18 368 5 9쪽
23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7 414 8 10쪽
22 9. 영주의 초빙 기사 +3 19.01.16 440 5 14쪽
21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5 418 8 14쪽
»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4 46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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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6. 엘프 +1 19.01.01 497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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