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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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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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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글자수 :
164,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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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3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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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3. 사자왕의 영지

DUMMY

아침이 되자 원일 무리는 말을 타고 움직였다. 원일은 밤새 성서를 정독했다. 성서엔 그리스 신화나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나와 있었고 가령 번개의 신은 토르고 바다의 신은 포세이돈같이 지구에서는 누구나 아는 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만약 전쟁을 한다면 전쟁의 신에게 기원을 한다든지 바다를 항해하려면 바다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이런 점은 상당히 낯설어 신관에게 질문했는데 신관이 말하길.

"모든 자연은 하부 신이 관장하며 인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건 태초 신인 운명의 여신, 아난케님만이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기원을 해도 인간의 운명은 어쩌지 못하기 때문에 나머지 신들은 오래전부터 인간 세상에서 이름이 잊혔습니다."

"그렇다 해도 아직 그들을 믿는 자들이 남아 있을 것 아니오?"

"예. 소수나마 그들을 믿는 신도가 있으나 대부분은 건성으로 기도할 뿐 진정으로 모시지 않습니다. 신성력을 내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난케 여신을 믿는다면 신성력을 내려준단 말이오?"

"예. 신전에 입교하는 순간 독실한 믿음을 갖춘 신도만이 신성력을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진실의 구슬에 손을 얹고 서약하면 여신께서 판단하여 신성력을 내려 주십니다."

"놀라운 말이오. 신이 있다면 계시도 들을 수 있소?"

"제국에 심장부인 신전의 총본산에 가면 신의 계시를 받을 수 있습니다. 10년에 한 번씩 계시가 내려와 모든 이들이 신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원일은 신관의 말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당신도 여신의 말을 들은 적이 있소?"

"예. 9년 전 총본산의 사제로 있을 때 멀리서 나마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감동이 잊히지 않습니다."

신관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여신의 말씀은 경건했고 위엄이 넘치셨습니다. 워닐님께서도 기회가 되신다면 총본산에 가셔서 신의 말을 듣는다면 저와 같은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나도 그곳에 갈 수 있소?"

"신전에 초대받은 이라면 여신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수많은 신도가 희망하지만, 교황께서 엄선한 100인의 인물만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놀라운 얘기군."

그 이후로도 신관들과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신전은 전문 분야를 따로 나눠 역사, 교리, 악마, 무력, 포교 같은 각기의 전문가들이 있었다. 원일에게 주로 얘기를 한 신관의 전문 분야가 포교였는데 원일의 질문에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자세히 알려줬다. 이렇게 자세히 알려줘도 되느냐고 물어보자 신관은 모든 것을 알려줘야 나중에 신전을 원망하는 일이 안 생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인간의 원한은 강한 악마를 불러올 수 있고 이 원한이 누적된다면 모든 이들이 고통받는 다는 것이 신관의 대답이었다.

신관은 그러면서 교리도 같이 알려 주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술과 고기를 먹을 수 있었고 성생활도 할 수 있었으며 자식도 가질 수 있었고 재산을 모을 수도 있었다. 다만, 하루 제한된 양식을 분배받아 생활하고 일정 수준 이상 재산을 모으지 못했다.

원일이 보기엔 이들의 종교는 지구에서 봤던 사이비교와 같았다.

'뒤에서 몰래 한다면 어떻게 알지? 수양의 목적이 무엇인가.'

그의 속마음을 의식했는지 신관은 연신 말을 이었다. 신전의 소속된 이들만이 서로의 무절제함을 경계하고 일반 신도라면 교리를 엄격하게 따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을 했다.

"아난케 여신의 말씀 중에 의문이 드는 것이 있소. 그대들 교리에 따르면 인간 세상에서 있는 오욕칠정에 대해서도 자비로운 편인데 그건 인간이 조절한다고 해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소? 이러한 점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좋은 질문이십니다. 확실히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한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여신께선 이를 생각하시고 한 달에 한 번씩 해방의 날을 지정하셨습니다. 이날 만큼은 풀어져도 상관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어기는 자들은 신성력을 회수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성력을 회수할 수도 있소?"

"예. 모든 신성력은 아난케 여신에게서 비롯된 힘입니다. 여신께서 하사하신 진실의 구슬에 손을 대는 순간 모든 것은 아난케 여신의 것이 됩니다. 그렇기에 회수도 가능합니다. 석 달에 한 번씩 모든 신전에 소속돼 있는 성기사와 사제, 신관은 진실의 구슬에 손을 올려 시험을 받습니다. 진실하게 살아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무절제함과 욕망 속에 살아왔다면 신성력 회수라는 벌이 내려집니다. 지금까지 많은 무절제 속에 살아온 신전에 소속된 이들이 벌을 받았습니다."

원일은 아난케 여신이라는 존재가 무척 궁금했다. 지구에 있을 땐 신성모독을 하건 신을 욕보이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교회 목사라는 자들이 오히려 사탄도 고개를 저을 정도로 악마 같은 행동을 해도 벌은 내려지지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그 진실의 구슬이라는 것도 조사해 봐야겠다. 수상한 냄새가 난다.'

원일은 이 세상의 진실을 파헤치기로 했다. 처음엔 그저 강해지고 나서 세력을 만들어 잘 먹고 편히 살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여신의 교리를 마주한 뒤부터는 마음이 바뀌었다. 이 세상의 진실을 보고 싶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신관께서 여신의 말씀을 들은 지 9년 째라고 하셨으니 이제 다음 계시까지 얼마 남지 않았군요."

"예. 지금이 4월에 접어들었으니 1년 하고도 8개월 남았군요."

원일이 이 세상에서 또 하나 놀란 점이 있다면 지구와 마찬가지로 양력을 쓴다는 점이었다. 다만 어떻게 된 일인지 지구와는 다르게 365일이 아닌 380일을 1년으로 삼았다. 시간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24시간이 기준이었다.

"그 계시의 날짜가 정확히 언제입니까?"

"12월 25일입니다. 계시의 날이라고 불리는 날로, 대륙 모든 국가가 공휴일로 지정할 만큼 중요한 날입니다. 이날은 누구도 전쟁이나 싸움을 벌일 수 없습니다."

"흡."

원일은 숨을 들여 삼켰다. 지구의 12월 25일은 아기 예수 탄생일인 성탄절이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의심스러웠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오. 잠시 먼지를 들이켰소."

"목이라도 축이시지요."

'이 세상의 인간들은 지구에서 온 게 틀림없다. 지구와의 연관성이 너무 짖어.'

원일은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 세상 인간들의 조상은 지구인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여신의 교리가 말이 되지 않았다.


말을 타고 5일 정도 이동했을 때 원일과 신관들은 사자왕의 영지 초입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관도를 따라 이동했음에도 사자왕의 영지와 호리병 마을은 매우 멀었다. 영지 초입에 있는 마을에 잠시 들려 여독을 푼 뒤 다시 길을 나섰다. 사자왕의 영지 안엔 엄청나게 넓은 밀밭이 펼쳐져 있었고 군데군데 사람들이 나와서 일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일하다 말고 신관들을 보면 성호를 읊으며 기도했고 신관도 마주 보며 기도했다. 강둑엔 물레방아와 풍차 같은 건물도 있었고 말이나 양, 소를 기르는 목장도 있었다.


한창 구경하며 관도를 걷고 있을 때 일행의 곁으로 말을 탄 한 무리의 기사들이 다가왔다. 이들은 사자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있었고 몸가짐에 절도가 있었다. 로버트의 푸른 산림 영지에서 봤던 기사들과는 전혀 다른 행동이었다.

'로버트의 기사들은 매우 자유분방했지.'

저들은 척 봐도 정예 기사라는 것이 보였다. 잘 손질 된 무구와 절도 넘치는 행동. 원일이 생각한 기사의 모습이었다.

"영지 외곽에 도착하셨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기사들의 인도하에 원일은 사자왕의 성으로 갈 수 있었다. 로버트의 성과는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사자왕의 성은 크기부터가 엄청났다. 깎아지른 암벽에 성을 쌓은 것인지 암벽의 들어간 부위에 건축물이 보였고 암벽의 꼭대기엔 거대한 건축물이 솟아 있었다. 암벽을 둘러싼 성벽 또한 10m는 돼 보일만큼 거대했고 계단식 지어진 돌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성벽 밑에는 해자도 있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였다.

해자 사이에 있는 다리를 건너자 거대한 철문이 나타났다. 일행이 도착하자 곧이어 철문이 열리며 일행을 반겼다.


원일은 수많은 사람이 거리를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상점이 좌우로 셀 수도 없이 들어서 있었고 거리는 활기가 느껴졌다. 명동의 길거리를 보는 것 같았다. 원일이 구경하고 있는 것을 본 신관이 말을 했다.

"이곳이 왕국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사자왕의 성입니다. '아이언 캐슬' 이라고도 불립니다."

"푸른 산림 영지와는 비교하기가 미안할 정도군. 내 생각을 잘못했구려."

"제국의 심장에 가시면 더 놀라실 겁니다. 거기는 여기보다 몇 배는 더 큽니다."

신관은 웃으면서 말했다. 원일처럼 촌에서 온 사람들이 도시에 온다면 저런 반응을 보였다. 그 반응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무튼 신전으로 가보실까요? 중요한 사람들이 와 있습니다."

신관이 앞장서 말을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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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사자왕의 영지 +2 19.01.31 271 4 10쪽
33 13. 사자왕의 영지 +2 19.01.30 307 5 11쪽
32 12. 영지전 +4 19.01.29 282 4 12쪽
31 12. 영지전 +2 19.01.28 311 3 11쪽
30 12. 영지전 +2 19.01.26 343 3 10쪽
29 11. 조사단 +2 19.01.25 357 4 9쪽
28 11. 조사단 +2 19.01.24 311 3 11쪽
27 11. 조사단 +2 19.01.23 365 4 10쪽
26 10. 고블린 토벌 +2 19.01.22 357 4 10쪽
25 10. 고블린 토벌 +2 19.01.21 340 4 9쪽
24 10. 고블린 토벌 +2 19.01.18 369 5 9쪽
23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7 414 8 10쪽
22 9. 영주의 초빙 기사 +3 19.01.16 440 5 14쪽
21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5 419 8 14쪽
20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4 468 5 13쪽
19 8. 새로운 만남 +2 19.01.12 486 9 12쪽
18 8. 새로운 만남 +2 19.01.11 483 7 11쪽
17 8. 새로운 만남 +2 19.01.10 510 12 13쪽
16 8. 새로운 만남 +2 19.01.09 497 13 9쪽
15 7. 숲의 재앙 +2 19.01.07 502 12 9쪽
14 7. 숲의 재앙 +2 19.01.05 503 12 10쪽
13 7. 숲의 재앙 +3 19.01.04 517 11 12쪽
12 6. 엘프 +3 19.01.02 495 11 9쪽
11 6. 엘프 +1 19.01.01 497 12 9쪽
10 5. 대지의 자손 +1 18.12.31 493 8 17쪽
9 5. 대지의 자손 +1 18.12.30 480 11 9쪽
8 4. 열광(熱狂) +1 18.12.29 488 9 9쪽
7 4. 열광(熱狂) +1 18.12.28 538 7 9쪽
6 3. 터를 잡다. +1 18.12.27 569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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