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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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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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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글자수 :
164,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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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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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6. 엘프

DUMMY

멀린이 말하길 엘프들은 씨족 사회를 형성하며 대수림 곳곳에 정령수라는 나무를 심으며 살아간다고 했다. 이들은 폐쇄성이 어찌나 심한지 드워프들은 양반이라면서 그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혹시나 선제 공격 당해도 대응하지 말고 자신이 준 양피지를 건네주라는 것이었다.

'공격당하면 뭐 죽으라는 소리인가?'

참으로 어처구니없었지만 인간들의 마을에 가기 위해선 이 엘프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지금 원일이 가려고 하는 곳은 모나드 씨족 영역으로 다른 엘프들보다 호전적인 점이 특징이었다.

자신의 상상 속과는 다르게 주로 단검과 활을 사용하며 사냥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 한다고 했다.


언제 한 번은 멀린에게 자신이 생각한 엘프의 이미지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었다.

"멀린. 엘프들이 육식 위주로 생활하나요?"

"그래. 고기에 환장한 족속이야."

"제가 알기론 채소와 과일 위주로 먹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많이 다른가 봐요?"

"누가 그런 소리를 했는지 몰라도 자세히 모르나 보군. 뼈까지 오독오독 씹어 먹는다네. 채소의 그 아삭한 식감을 모르다니 참으로 안타까워."

드워프들과 생활하면서 상상과 현실은 참 많이 다르다고 여겼다. 오히려 드워프들이 채소와 과일, 버섯을 즐기며 고기는 조금 먹었다. 자신의 상상에서는 항상 엘프란 여리고 아름다운 이미지였는데 듣는 바로는 많이 달랐다.

"아니, 그렇다면 고기는 어떻게 먹나요? 생식 위주로 하나요?"

멀린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원일을 쳐다보았다.

"당연히 익혀 먹지. 소금만 안 넣지 허브며 버섯이며 양념해서 먹는다네."

"네? 숲의 종족이라면서요?"

"그래. 숲의 종족이지. 그러나 불 없이 어떻게 사나?"

"숲을 사랑하면서 나뭇가지 하나 훼손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들은 지성을 가진 생명체일세. 그들이 사용하는 활이나 화살은 어디 하늘에서 떨어지나? 인간들의 상상일세. 워닐 자네가 알고 있는 엘프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 숲의 엘프는 다르다는 것만 알아두게."

그러면서 멀린은 정령수에 대해서도 말을 했다.

"정령수는 거대한 나무지. 포스를 머금고 있는 나무로 곁에만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포스를 느낄 수 있고 정령들이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 엘프들이 정령수 곁에 있는 건 별다를 게 없네."

"드워프들에겐 정령수가 없나요?"

"정령수는 몇백 년에 한 번씩 싹을 틔운다네. 엘프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이 싹을 심지. 이 어린나무가 몇백 년이 지나면 정령수가 되네. 엘프들은 정령수 씨앗을 목숨처럼 여기며 보호하고 당연히 유출에 대해 민감하네. 생각해 보게. 가만히 있어도 포스를 느낄 수 있고 정령의 가호를 받는데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어디있나? 우리도 정령수에 곁에 살고 싶지만 엘프들이 가만히 있겠나? 바로 쳐들어올 걸세."

원일은 멀린의 반응을 이해했다. 자신조차 내 것에 민감한데 엘프라고 다를 게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모나드 씨족 숲에 진입했다. 한참을 더 가야 했기에 대략적인 방향만 설정하고는 혹시 모를 만남에 대해 대비했다.

화살을 쏜다면 어떻게 하지? 편지는 어떻게 전해야 좋을까? 여러 생각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그때였다.

숲을 울리는 비명이 근처에서 들렸다. 원일은 빠르게 움직이며 비명의 진원으로 다가갔다.


그 곳엔 한 손에 몽둥이를 들고 아랫도리만 천으로 가린 괴물이 입에 침을 흘리면서 작은 엘프를 보고 있었다.

'트롤이다!'

원일은 멀린에게서 몬스터들의 생김새 또한 배웠는데 배운 바에 의하면 이 괴물의 정체는 트롤이었다.

상황은 긴박해 보였다. 머리 위로 몽둥이를 치켜 든 모습이 금방이라도 엘프 위에 떨어질 것 같았다.

원일은 각궁에 통아를 걸고 애기살을 담아 시위를 당겼다. 거리가 꽤 있었지만 빗나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트롤의 몽둥이가 엘프 머리 위로 떨어지기 직전 화살은 트롤의 뒷목에 깊숙이 박혔다.

끄워어.

트롤은 괴로운 소리를 지르며 뒷목을 잡았다. 트롤이 괴로워하는 사이 발에 포스를 집중하고 빠르게 트롤에게 접근했다. 놈의 생명력은 매우 질겨서 치명적인 상처에도 죽지 않는다. 심장을 찌르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했다.


각궁을 등에 메고 방천화극에 포스를 집중해서 트롤의 움직임에 대항했다. 놈은 포스를 사용하지는 못했지만 타고난 완력과 신체조건을 이용해서 원일을 몰아 붙였다.

원일 또한 가만히 당하진 않았다. 방천화극에 포스를 집중해서 트롤의 몸에 상처 입히는 한 편 보법(원일이 훈련하면서 명한)으로 놈의 몽둥이를 피했다.


트롤의 움직임을 파악하자 공략하는 것은 쉬웠다. 포스를 주입한 방천화극으로 트롤의 팔을 자른 후 심장을 찔렀다. 오크와의 사투를 곱씹으며 방심 또한 하지 않았다.

심장을 찔린 트롤이 격하게 몸부림 쳤으나 잠시후 축 늘어졌다. 트롤의 몸에서 생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 원일이 방천화극을 빼자 그 앞으로 트롤이 쓰러졌다.

원일은 쓰러진 트롤을 밟고 방천화극을 번쩍 들었다. 승리의 쾌감은 언제나 짜릿했다.


모나드 씨족의 엘프인 일리야는 갑자기 나타난 트롤에게 꼼작 없이 죽을 뻔했다. 고기에 곁들여 먹을 허브를 찾아 너무 멀리 온 것을 자책하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종족이 트롤을 죽이고 자신을 구해줬다.

엘프들과는 다른 복장이며 생김새가 그녀의 녹색 눈동자에 들어왔다. 두꺼워 보이는 팔다리가 그녀의 언니들이 말하는 오크를 떠올리게 했지만, 이빨이 튀어나오지 않아 보여 오크는 아닌 듯했다.


원일은 주저앉아 있는 엘프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치자 일리야는 손을 잡고 일어섰다. 들고 있는 소쿠리에 각종 잎사귀가 담긴 것이 이것을 채취하다가 변을 당한 것 같았다.

엘프는 갑자기 긴장이 풀렸는지 연신 딸꾹질을 했다. 그 모습을 본 원일이 물주머니를 줬다.

일리야는 물을 마시면서 원일을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이 고양이 같아서 원일은 자신도 모르게 일리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딱 10살 정도의 어린 여자아이를 보는 것 같았다.


원일이 물주머니를 갈무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숲에서 포스가 실린 화살들이 날아왔다. 안력을 돋아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화살이었다.

원일은 일리야를 자신의 뒤로 놓는 한편 방천화극을 풍차처럼 돌려 화살을 쳐냈다.

곧이어 나무 위에서 엘프들이 내려와 원일을 순식간에 포위했다. 가까이에서 본 엘프는 원일의 상상과는 달랐다. 미의 종족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아바타' 에서 나오는 나비족처럼 팔다리와 귀가 길었고 상체는 짧았다. 얼굴은 꽤 준수해서 예쁜 모델을 보는 것 같았지만 원일의 미적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엘프들은 화살을 팽팽하게 당기는 한편 원일에게 적의를 들어냈다. 어찌나 적의가 강한지 피부가 찌릿찌릿할 정도로 포스를 뿜어냈다.

일리야는 그 모습을 보고 손을 뻗어 엘프들을 만류했다. 그리곤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트롤을 가리키곤 인간이 자신을 구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목숨을 빼앗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원일은 엘프들의 말에 대해선 알지 못했지만 어린 엘프가 자신을 변호한다고 생각해서 멀린에게 간단히 인사차 배운 엘프들의 말을 했다.

"나는 큰 숲의 전사인 원일입니다. 대지의 자손인 멀린과 친구이며 그의 편지를 갖고 왔습니다."


원일의 말을 들은 엘프들은 깜짝 놀랐다. 인간들과 교류를 하지 않으니 보통의 인간들은 엘프들의 말을 할 줄 모른다. 더군다나 자신들만큼이나 폐쇄성이 짖은 드워프들과 친구라 말하는 인간이라니 엘프들이 순간 동요했다.

원일은 엘프들에게 확신을 주고자 품에서 멀린의 편지를 일리야에게 넘겨줬다. 일리야는 편지를 받아 엘프 대장으로 보이는 자에게 넘겨주었다.

한참이나 편지를 읽은 엘프 대장은 그제서야 활을 내리라고 신호했다. 그리곤 원일에게 손짓을 해서 따라오라고 하였다.


십여 명의 엘프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이동한 원일은 정령수로 보이는 나무 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몸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흥분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정령수 부근으로 갈수록 공명심이 생겼다. 자석에 이끌리듯 몸이 정령수의 기운에 반응했다. 온몸에 생기가 점차 돌면서 거대해지며 포스가 몸 전체를 자연스럽게 순환했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포스가 몸전체를 순환하였다. 마침내 모나드 씨족의 영역 내부에 진입하여 정령수를 맞이하자 기분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 때 멀린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머릿속에 한줄기 음성이 들렸다.

[어서 오세요. 정령의 생명을 이어받은 이여. 저는 모나드 씨족의 인도자인 카트리나 모나드라고 합니다. 카트리나라고 불러주세요.]

원일의 앞에 기품있어 보이는 외모의 엘프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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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2. 영지전 +2 19.01.26 341 3 10쪽
29 11. 조사단 +2 19.01.25 353 4 9쪽
28 11. 조사단 +2 19.01.24 308 3 11쪽
27 11. 조사단 +2 19.01.23 361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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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0. 고블린 토벌 +2 19.01.21 337 4 9쪽
24 10. 고블린 토벌 +2 19.01.18 36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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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 영주의 초빙 기사 +3 19.01.16 437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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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8. 새로운 만남 +2 19.01.09 494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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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7. 숲의 재앙 +2 19.01.05 500 12 10쪽
13 7. 숲의 재앙 +3 19.01.04 515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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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엘프 +1 19.01.01 492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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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4. 열광(熱狂) +1 18.12.28 533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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