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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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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5,516
추천수 :
256
글자수 :
164,081

작성
18.12.30 18:15
조회
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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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9쪽

5. 대지의 자손

DUMMY

기척을 확인하고 천막을 살핀 원일은 매우 놀랐다.


그 안에는 결박된 남자들이 몇 명 있었다. 그들은 놀란 눈으로 원일을 쳐다보았다. 그리곤 자기들끼리 머라고 막 소리치는 게 기뻐하는 것 같았다.

"adfjap!"

"djfal!"

원일은 이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눈만 깜빡였다. 그리곤 자신의 입을 가리키곤 손으로 X자를 그렸는데 그제야 얼굴을 끄덕이며 손이며 발을 내밀었다.

'풀어 달라는 말이겠지?'


같은 사람이라는 동질감에 원일은 순순히 사람들의 결박을 풀어 주었다. 칼날에 기운을 실으니 두꺼운 결박들도 쉽게 잘려나갔다.

곧 결박이 풀린 그들은 방방 뛰며 서로 얼싸 안고는 눈물을 흘렸는데 그 모습이 매우 남사스러워 원일은 슬쩍 웃었다.

"윽."

조금 무리한 탓에 다시 어깨가 아파 왔다. 피도 살짝 베어 나오는 게 덧이 난 것 같았다.

원일이 상처 입은 모습을 본 남자들이 주머니를 주었으나 원일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자 남자는 가슴을 몇 번 치고는 원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원일이 흠칫 했지만, 남자에게서 적의가 느껴지지 않아 그대로 두었다.


남자에 의해서 묶어 놓은 천이 풀리자 다시 피가 울컥 뿜어졌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녹색빛이 도는 가루를 원일의 어깨에 골고루 뿌렸다.

불에 지진듯한 고통이 원일을 엄습했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 내었다. 원일이 고통을 참는 모습에 남자들은 대단한 표정을 해 보였다. 척 봐도 상처가 심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능숙한 솜씨로 상처에 붕대를 감고는 뿌듯한 표정을 했다.

"감사합니다."

원일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말은 통하진 않았지만, 그가 무슨 의도로 저랬는지 남자들은 알 수 있었다.


남자들과 원일은 밖에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상대를 볼 수 있었다. 천막 안이 어둑했기에 상대방에 대해서 잘 몰랐으나 환한 곳에서 보니 자기가 알고 있는 인간들과 차이가 났다.


남자들은 원일의 키보다 훨씬 작았다. 185cm인 원일보다 50cm는 작은 듯 머리가 원일의 허리에 있었고 수염은 따서 양 갈래로 늘려놨다. 얼굴은 지구의 서양인처럼 각진 얼굴에 쌍꺼풀이 인상적이었고 땅딸만 한 키와 더불어 두꺼운 팔다리가 인상적이었다.

딱 모 영화에 나오는 난쟁이들 같았다.

'드워프!'

이들을 설명하기엔 이것보다 어울리는 표현이 없을 것 같았다.

밖에 나온 숫자가 7명 이었는데 형형색색의 수염과 머리카락이 인상적이었다.

드워프(원일이 정한)들은 흩어져 무기나 식량으로 보이는 것들을 가져왔다. 그리곤 원일의 앞에 서더니 자신들을 도와줄 수 없느냐고 손짓했다. 손을 맞잡기도 하고 몸을 부르르 떠는 것이 두렵다는 표현 같기도 했다.

끄덕끄덕.

원일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들을 이끌었다. 자신이 돌아온 방향을 지나치면서 괴물들의 시체가 보이자 원일은 자신이 했다고 손짓하자 드워프들의 놀라움은 배가됐다.


대지의 일족인 마일스톤은 한 인간을 보고 매우 놀랐다. 대수림의 오크들에 잡혀 노예가 될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한 인간이 자신들을 구해주었다.

그 인간은 자신이 보았던 종족 다르게 보였고 결정적으로 강해 보였다. 전신에서 느껴지는 그의 포스가 피부를 찌릿찌릿하게 했다.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말이라도 걸어볼 요량으로 대화를 시도했으나 그 인간은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오크 부락에서 멀리 벗어난 뒤부터는 집요하게 대화를 걸었다.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깨닫고는 손짓 발짓을 하며 말을 걸었다.


원일은 자신의 옆에서 연신 떠드는 드워프가 신기했다. 알지도 못하는 말을 걸며 손짓, 발짓을 하는 게 꼭 자신에게 무얼 알려주고 싶어하는 것 같아 잠깐 장단에 맞춰 주기로 했다. 위험도 사라졌으니 이들에 대해 알 필요가 있어 보였다.

적당한 장소에 도착 후 원일은 마일스톤과 마주쳤다. 그는 자기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원일."

"워닐?"

"원일!"

"워닐!"

고개를 저으며 부정해도 발음은 바뀌지 않아 포기했다. 그냥 그들 멋대로 부르게 놔두는 게 나아 보였다.

"마일스톤."

"마일스톤."

"오오!"


마일스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이름은 알아듣는 것 같았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드워프들이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원일이 보기에 드워프들은 낙천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종족인 것 같았다. 원일이 만든 목창이나 장궁을 자기들끼리 돌려가며 얘기하는 게 무례해 보였으나 이들의 성격인 것 같아 놔 두었다.


"워닐."

마일스톤은 땅바닥에 작대기로 산 모양을 일곱 개를 그리곤 큰 집을 하나 그렸다. 원일이 생각하기에 드워프들이 사는 곳 같았다.

그러곤 마일스톤은 자신들을 거기로 데려가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들 또한 기운을 사용하는 것 같았지만 그다지 쌘 것 같지 않아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날 이후부터 원일은 드워프들에게서 말을 배웠다. 온종일 붙어 다니며 자연스럽게 말을 배우기 시작했으나 언어의 소통은 불가능했다. 원일이 주로 하는 일은 사물을 가르키며 마일스톤의 말을 기억하는 것이었다.


드워프들의 은신처로 이동하면서 같이 사냥도 했는데 생각보다 드워프들의 활 솜씨가 대단했다. 오히려 그들에게 활의 사용법과 화살 만드는 법을 다시 배웠다.

드워프들은 드워프들 대로 원일에게 놀랐다. 체력이 어찌나 좋은지 이 인간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짧은 다리로 부지런히 쫓아 가봤지만, 항상 그의 손에 사냥감이 있었다. 나무 또한 잘 타고 바위 위를 날렵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숲 속의 귀쟁이들을 보는 듯했다.


이들이 먹고 자고 이동하길 보름 정도 되었을 때 원일은 마일스톤이 처음 그린 그림을 비로소 이해했다. 산 일곱 개를 넘어가면 그들의 은신처가 있다고 믿었는데 그 그림은 산이 아니라 산맥이었다.

끝도 없이 펼쳐진 산맥 앞에 원일은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꼈다. 지구의 어느 곳도 이에 비할 순 없었다.

그것은 드워프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로소 집에 왔다고 느꼈는지 그들은 크게 소리치고는 목에 건 호각을 불었다.


삐이~

호각에서 나온 소리가 산맥 곳곳으로 울려 퍼졌다.

잠시 후 매 한 마리가 저 멀리서 날라 오더니 원일과 드워프들의 머리 위에서 원을 그리며 날았다. 곧이어 산양을 타고 도끼를 손에 든 드워프 전사들이 보였다.

수 십여 명의 드워프들이 산양을 타고 달리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그들은 능숙한 솜씨로 산양을 타고 마일스톤 곁으로 왔다.

마일스톤 일행을 확인한 드워프 무리는 산양에서 내려 서로 얼싸 안으며 얘기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민망한지 원일은 살짝 고개를 돌렸다. 수염이 듬성듬성 난 다 큰 남정네들이 우는 꼴이 남사스러웠다.


원일은 드워프들의 해우가 끝날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땅딸만한 드워프들 사이로 멀대 같은 인간이 한 명 있으니 매우 튀었는데 다행히 마일스톤은 원일에 대해 좋게 소개하는 것 같았다.

드워프 무리는 원일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곤 산양 한 마리를 끌고 와 원일의 앞에 섰다. 그러곤 타는 시늉을 했는데 말을 탈 줄 몰랐던 원일은 고개를 가로 지었다.

산양을 타보고 싶었지만 혼자서 탔다간 절벽 밑으로 떨어질 것 같았기에 두 다리로 뛰는 자세를 하니 드워프들은 연신 껄껄 웃기만 했다.


원일은 산양을 타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산맥은 매우 험준해서 산양을 타지 않고는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산양은 무거운 드워프들을 태우곤 산비탈도 무리 없이 올라갔다. 어찌나 지구력이 좋던지 별로 지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맨 몸으로 따라오던 원일만 죽을 맛 이었는데, 드워프들 앞에서 내색하기엔 자존심이 상해 묵묵히 쫓아가기만 했다. 그 결과 자체 극기훈련이 되었다.


사위가 어둑해질 무렵이 돼서야 원일은 드워프들의 마을에 들어 설 수 있었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마을은 암벽 사이 동굴에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자 잘 정돈된 마을이 나왔다.

돌을 깎아 만든 집과 각종 장식물이 눈길을 사로잡았고 통로 곳곳엔 횃불도 일렁이는 게 꽤 많은 숫자의 드워프들이 사는 것 같았다.


원일의 모습은 드워프들에겐 낯설어 순식간에 구경거리가 되었다. 생김새가 전혀 다르니 신기하게 여긴 드워프 아낙들이 원일의 몸을 만져보는 통에 한차례 소동이 일었지만, 수염을 길게 기른 드워프가 호통치자 순식간에 흩어졌다.

수염을 길게 기른 드워프는 다른 드워프들과는 달랐다. 몸은 마른 것이 잘 마른 장작을 보는 것처럼 얇았고 옷차림은 고깔모자에 망토까지 두른 게 마법사 같았다.

마일스톤은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곤 원일을 가리켜 몇 마디 하자 마법사 드워프가 고개를 끄덕이곤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곤 주문을 외우곤 원일을 가리켰다. 마법사 드워프 내부에서 기운이 일렁이더니 순식간에 원일의 머릿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기이한 감각에 원일은 흠칫했다. 곧이어 그의 머릿속에 의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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