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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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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5,631
추천수 :
256
글자수 :
164,081

작성
19.01.02 19:13
조회
494
추천
11
글자
9쪽

6. 엘프

DUMMY

원일은 카트리나를 보고 정중히 자신을 소개했다. 그녀의 분위기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안녕하십니까? 큰 숲의 전사인 원일이라고 합니다. 대지의 자손인 멀린의 편지를 갖고 왔습니다.]

[예. 이미 숲에 오셨을 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정령수가 속삭여 줬거든요.]

그러면서 그녀는 웃었다. 그 미소가 참으로 아찔했다.

[일리야를 구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다른 엘프들이 예민한 건 최근 불미스러운 일 때문이니 손님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

[용서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 숲의 기운은 참으로 맑군요. 정신이 깨끗해지는 기분입니다.]

[보통의 인간들은 정령수의 기운을 못 느끼는데 역시 정령의 생명을 이어받은 분답게 다르군요. 정령수가 워닐에게 기운을 주고 있어서 그래요.]

[예? 정령의 생명이라뇨?]

원일은 처음 듣는 얘기인지라 카트리나가 말하는 정령의 생명에 대해 알고 싶어 반문했다.

[워닐은 정령의 축제를 보지 못했나요? 수많은 정령들이 모인 광경이요.]

그러고 보니 자신이 이 세계에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그런 광경을 보기는 했다. 반딧불이들이 날아다니고 작은 여자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마침내 푸른빛이 되어 퍼져 나가는 것을 아마도 카트리나가 말하는 정령이란 자신이 본 작은 여자아이들을 말하는 것 같았다.

[아! 그러고보니 본 적이 있습니다. 작은 여자아이들이 빛이 되어 사라지는 광경을요. 저는 그 여자아이들이 정령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아이들이 정령인가 보군요.]

[예. 정령은 주로 여자아이의 형태를 하고 있지요. 다른 외모의 정령들도 많으나 정령의 다수는 여자아이의 형상이에요. 정령들은 자연으로 돌아갈 때 그들의 생명을 퍼뜨리는데 원일은 정령의 생명력에 영향을 받은 것이에요.]

[어쩐지 다음날부터 몸에 활력이 돌았습니다. 그게 정령 덕분이었군요.]

[예. 지금도 정령수가 저에게 속삭이네요. 정령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그러고 보니 작게 들리지만 어떤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자세히 들어야 들릴 정도로


카트리나는 원일을 손님으로 대우했다. 그러면서 엘프들의 마을에 들어가게끔 인도하였는데 원일은 마을에 들어서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의 상상 속과는 매우 다르게 암벽과 나무 사이에 집을 지어 놓았고 각종 조형물이나 조각품들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다. 매우 신비롭고 아름다운 분위기였다. 드워프들의 마을이 규칙적이고 형식 위주의 구성이라면 엘프들은 외관과 분위기 위주의 마을 구성을 중요시하는 것 같았다.

정령수 부근 나무에는 감시초소로 보이는 곳도 있었고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가시나무 덤불도 주위 나무에 심은 걸로 보아 방어에 대해서도 철저한 것 같았다.


밤이 되자 원일은 더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달빛과 별빛 아래에서 정령수가 빛을 내는 광경은 아름다웠다. 횃불을 밝히지 않아도 될 정도의 빛이었는데 인위적인 불이 아니어서 그런지 눈도 아프지 않았고 보기만 해도 경건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나무에서 빛이 나다니 놀랍다.'

자기 전 포스의 심법을 운용하면서 왜 멀린이 그토록 정령수의 존재에 대해서 극찬했는지도 알게 되었다.

본래 난폭하고 사나웠던 원일의 포스는 정령수 곁에서 순한 양이 되었다. 원일이 이끄는 데로 차분이 심법은 운용되었고 정신의 집중도 잘 되었다.

'이래서 멀린이 그토록 말했구나.'

누구나 이런 명당에서 살고 싶을 것이다. 원일은 엘프들이 왜 정령수 곁에 살며 그토록 보호하는지 심법을 운용하자 비로소 이해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령수 곁에서 수련하기로 마음도 먹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원일은 카트리나를 찾아가 엘프들의 마을에 머무를 것을 요청했다. 한 달 정도 이곳에서 수련 후 인간세상으로 나가기로 말을 했는데 뜻밖에 카트리나는 원일의 예상과는 다른 말을 했다.

[원일 지금은 인간들의 마을에 가는 것을 막고 싶어요.]

[왜 그런가요?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네. 인간들의 마을에 가기 위해선 협곡을 지나가야 하는데 지금 그곳에 괴물이 출몰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희 파수꾼들이 확인하러 가봤지만, 현재 연락이 되지 않아 저희도 몸을 사리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카트리나는 걱정스러운 말을 했다.

[그 협곡의 괴물 때문인지 최근 숲에 자주 트롤이나 오우거가 출몰하는 것 같아요. 영역 다툼에서 밀린 여파가 여기까지 이어져 저희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기에서 머무는 동안 저도 돕도록 하겠습니다. 밥 값은 해야죠.]

[감사합니다. 파수꾼들이 괴물의 정체를 확인하는 동안 편하게 쉬세요. 괴물의 정체가 확인되는 즉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원일은 카트리나와 간단히 식사하였다. 감자와 같은 작물에 스테이크가 아침 식사로 나왔는데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하였다. 드워프 마을에서는 주로 채식만 했던 터라 오히려 엘프들의 식사가 입맛에 맞았다.

아침도 얻어먹은 보답도 할 겸 원일은 몇몇 엘프들과 사냥을 나섰다. 말이 통하지 않아 카트리나가 붙여준 순찰자를 따라서 이동하였다.

엘프들은 팔다리가 길어서인지 나무 또한 잘 탔고 숲에 동화된 움직임을 보이며 이동했다. 바람처럼 이동하는 모습이 왜 엘프가 숲의 종족이라고 하는지 실감했다.

원일도 엘프들에 비해서 전혀 밀리는 것이 없었다. 그 또한 다년간 험준한 산을 돌아다니며 생활했기에 체력 또한 강했고 민첩성과 지구력에서도 엘프들에 밀리는 점이 없었다.

오히려 추적술과 은신술은 엘프들 보다 뛰어났다. 엘프들은 긴 팔다리 때문에 장궁과 긴 화살을 사용하는 터라 장거리 사격은 오히려 원일에게 밀렸다. 나무 위에서 이동하다가 사냥감이 보이면 사격하는 그들의 방식은 150보 이내의 사냥감에겐 매우 위협적이었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명중률은 떨어졌다. 원일은 엘프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300보가 넘는 위치에서 애기살을 날렸다. 장애물이 많은 위치에서 애기살은 사슴의 목에 꽂히며 박혔다.

그 광경을 보고 엘프들은 원일에게 놀랐다. 엘프들에게 카트리나가 소개하길 원일이 숲의 전사이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따라가 보라고 했을 때는 반신반의했었다. 그러나 그의 실력을 보여주자 엘프들은 원일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슴을 잡고는 비행하는 새도 잡아 보였다. 거리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높게 날던 새는 화살에 꿰뚫려 지상으로 추락했다.


사슴 두 마리와 날짐승 3마리를 잡아 해체 후 엘프 마을에 도착하여 카트리나에게 선물로 주는 한편 오후에는 근방의 지리를 익힐 겸 정찰을 나갔다. 원일은 협곡 괴물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했지만 여기서 일주일은 가야 한다고 얘기를 들은 터라 다음을 기약했다.


저녁에는 정령수의 빛을 벚삼아 심법에 대해 더 연구하고 체술과 무기술을 다듬었다. 아직 심법과 무기술에 확신이 없는 터라 이 점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볼 여지가 있어 다음날 카트리나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녀라면 해답을 알려줄 것만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카트리나는 원일의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


[워닐.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정형화된 심법과 무기술은 자신의 성장을 막기 마련입니다. 끝없는 자아 성찰과 강자와의 대결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세요. 충분한 경험이 생겼을 때 형식을 만드세요. 포스의 수련에서도 지름길은 없습니다. 똑같은 심법이라도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성장이 더딜 수도 빠를 수도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카트리나 역시 물어보길 잘했군요.]


원일은 조언을 받아들이곤 수련법을 다시 정했다. 그저 포스가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는 한편 박투술과 단검술, 관절 꺾기 같은 무술을 연습했다.

'그래. 형식에 얽매이지 말자. 포스에 몸을 맡기고 나 자신을 믿는 거야.'

포스를 독학하던 원일에게 그녀의 조언은 수련에 있어 큰 이정표가 되었다. 이 점은 원일로 하여금 큰 깨달음을 얻게 하는 시초가 되었다.

원일이 엘프 마을에서 사냥과 수련을 병행한 지 일주일이 지났을 때 협곡으로 정찰을 갔던 엘프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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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 영주의 초빙 기사 +3 19.01.16 440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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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8. 새로운 만남 +2 19.01.09 496 13 9쪽
15 7. 숲의 재앙 +2 19.01.07 502 12 9쪽
14 7. 숲의 재앙 +2 19.01.05 502 12 10쪽
13 7. 숲의 재앙 +3 19.01.04 517 11 12쪽
» 6. 엘프 +3 19.01.02 495 11 9쪽
11 6. 엘프 +1 19.01.01 497 12 9쪽
10 5. 대지의 자손 +1 18.12.31 492 8 17쪽
9 5. 대지의 자손 +1 18.12.30 480 11 9쪽
8 4. 열광(熱狂) +1 18.12.29 487 9 9쪽
7 4. 열광(熱狂) +1 18.12.28 538 7 9쪽
6 3. 터를 잡다. +1 18.12.27 568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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