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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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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5,639
추천수 :
256
글자수 :
164,081

작성
19.01.18 09:25
조회
368
추천
5
글자
9쪽

10. 고블린 토벌

DUMMY

동굴 내부는 매우 어둡고 음침했다. 또한, 한 명 밖에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통로가 비좁아 진입에 매우 애를 먹었다. 전신 갑옷을 입은 매튜가 선두에 서서 일행을 인도하는 한편 원일이 뒤에서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했다.

통로엔 짐승의 뼈로 보이는 것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인간의 두개골도 있었다. 한참을 걸어가자 원일은 끔찍한 광경을 보고 말았다. 팔다리가 없는 상반신만 남은 시체가 동굴 상단에 박혀 있었고 뚫린 입과 눈구멍 사이로는 날벌레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시체가 한두 구도 아니었고 수십은 돼 보여 고블린의 잔악한 심성에 분노가 일었다. 통로 곳곳에 피로 그려진 기괴한 문양과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원일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매튜에게 작게 말했다.

"대단히 잔악한 심성을 가진 놈들일세."

"고블린 토벌을 많이 다녀 봤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광경은 처음 보는군."

"그렇다면 조심하는 게 좋겠네."

"알겠네."

매튜는 수신호로 뒤에 있는 병력에 주의할 것을 전했다.


시체의 길을 따라 이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너른 동굴 내부가 나왔다. 내부는 두 갈래 방향으로 나뉘어 있어 매튜와 원일이 병력을 각각 반으로 이끌기로 했다.

원일이 선두에 서서 안으로 이동 중 앞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안력을 돋아 살펴보니 두 마리가 잡담하는 것이 보여 등에 있는 각궁을 풀러 애기살을 연속해서 날렸다.

한놈이 쓰러지자 옆에서 놀란 고블린이 뭐라고 소리치려고 입을 벌리는 사이 하나의 화살이 놈의 미간으로 파고들었다.

원일은 가까이 다가가 화살을 회수하는 한편 죽은 고블린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놈들은 가죽갑옷을 입고 활과 단검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품에는 구린내를 풍기는 정체 모를 가루와 붉은색 액체가 담긴 통도 갖고 있었다. 뒤따라온 기사들에게 고블린의 전리품을 챙기라 명하곤 계속해서 앞장서서 나아갔다. 동굴 통로의 모퉁이에서 불빛이 보이는 게 앞 쪽엔 고블린의 주거지가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놈들의 기척을 살펴보자 족히 수백은 돼 보이고 제법 큰 포스를 가진 고블린도 무리에 섞여 있었다.

몸을 낮게 웅크린 원일은 모퉁이 너머로 고개만 살짝 내밀어 동굴 내부를 관찰할 수 있었다.


내부엔 토굴이 무수히 많이 파여 있었고 이동할 요량으로 만든 나무다리와 밧줄이 엉성하게 이어져 있었다. 또한,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의 넓은 구멍이 동굴 바닥에 뚫려 있었다. 그 구멍을 중심으로 테두리에는 짐승과 각종 이종족들의 두개골이 나무 꼬챙이에 꿰뚫려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원일은 이 고블린들이 우연히 동굴에 터를 잡지 않았음을 느꼈다. 제단으로 보이는 구조물에는 정체 모를 짐승의 거대한 두개골과 그 안에는 붉은빛 액체가 담겨 있었다.

'사악한 힘이 느껴진다.'

제단은 기분 나쁠 정도로 끈적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한여름 습식 사우나에 들어간 느낌보다 끈적였고 답답했다.

통로 맞은편 너머에는 매튜도 도착해 원일과 같은 광경을 보고 있었다. 매튜에게 느껴지는 포스엔 분노가 담겨있었다. 기본적으로 이세계는 인신공양과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경멸하는 편이었는데 독실한 신자인 매튜가 분노하는 것은 당연했다.

'전에 갈림길이 뒷구멍으로 향하는 통로였나.'

너른 공간의 통로는 고작 두 군데가 다였다. 자신이 지나쳐 온 곳과 매튜가 있는 통로. 자신은 일자로 된 통로를 지나쳐 왔지만 매튜 쪽의 통로엔 정보가 무지했다. 일단 원일은 매튜에게 공격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한편 자신이 지나온 통로엔 기사 한 명과 병사 두 명을 남기기로 했다.


원일은 바깥으로 나와 화살을 쉴 새 없이 날렸다. 수십 마리 정도 되는 고블린이 감시병으로 있었기에 전면전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매튜 또한 맞은편에서 병력을 대동하고 연신 화살을 쏘는 한편 육중한 몸을 날렸다.

갑자기 습격받은 고블린 무리에서 비명이 들리자 토굴에서 잠자던 고블린들이 죄다 뛰쳐나왔다. 수백 마리나 되는 고블린 무리는 개미 떼와 같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질릴 정도의 무리를 구성하고 있었다.


원일은 병사들에게 사격을 명령하는 한편 기사들과 함께 고블린 무리로 뛰어들었다. 3명 정도 지나갈 공간의 길 사이로 자신이 계단식으로 나 있는 길을 개척하며 고블린 무리를 학살했다.

고블린들은 조그마한 독침을 쏘며 대항했기에 조심히 행동해야 했다. 자신의 포스가 아무리 강력하다 한들 독침에 맞으면 저세상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매튜는 독침과 고블린들이 쥐고 뿌리는 정체불명의 가루 따위는 신경 쓰지 않으면서 학살극을 벌이고 있었다.

화살과 독침이 튕기는 소리가 연신 들렸지만, 전신 갑옷은 멀쩡할 뿐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은밀하게 접근한 고블린들이 쇠로 만든 그물과 정체불명의 가루를 던졌으나 포스를 주입한 검에 모든 수포가 허사로 돌아갔다.

한창 신이 난 매튜가 학살극을 벌이고 있을 때 갑자기 엄청난 소리의 포효가 들려왔다. 다른 고블린 보다 두 배는 큰 신장과 함께 해골 투구와 송곳니가 뾰족하게 튀어나온 고블린이 매튜에게 달려들었다.

저 괴물은 매튜가 말했던 홉고블린 같았다. 고블린 무리의 대장이며 상위의 포스로 재탄생된 새로운 종이었다.


매튜는 홉고블린과 맞붙는 한편 원일은 길을 뚫었다. 곧이어 병력이 합류하여 훈련한 대로 합격진을 구성하자 고블린 무리는 추풍낙엽으로 쓰러졌다. 애초에 일반 고블린은 포스도 없거니와 신장도 열세이니 독침과 활쏘기 같은 원거리 공격이 다였다. 기사들과 병사들은 방패도 들고 있었고 더군다나 장창도 있었기에 고블린 무리가 퇴로에 몰린 것은 순식간이었다. 기사들의 포스가 담긴 검이 휘두를 때마다 고블린의 목이 하나둘 사라졌다.

원일은 이 싸움에서 합격진과 무리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잘 훈련받은 군대의 전투력은 상상을 초월했고 기사들의 합격 전술은 파괴력이 대단했다.

길목을 가로막고 있던 고블린 무리를 원일이 모두 정리하고 너른 내부로 진입했다. 매튜가 홉고블린과 싸우고 있으니 자신은 제단을 파괴할 생각이었다. 고블린들이 사력을 다해 병력을 막고 있던 와중 원일의 감각에 만다의 기운와 같은 사이한 기운이 포착됐다.

제단의 단상에서 해골 지팡이를 든 고블린이 연신 소리치며 사방으로 기운을 퍼뜨리고 있었다. 이 기운은 포스와는 다른 기운으로 정령의 기운과는 정반대의 속성을 갖고 있었다. 정령의 기운이 청량함과 정명함을 갖고 있다면 이 기운은 끈적함과 불쾌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고블린 무리에서 괴성이 들리며 고블린들의 외모가 변했다. 입밖으로 송곳니가 튀어나왔고 두 눈에서는 연신 광기가 흘렀다. 뾰족했던 귀는 더 올라감과 동시에 골격이 갑자기 커져 키도 한 뼘정도 더 늘어났다.

기운을 받은 홉고블린은 그야말로 괴물이 되었다. 전신에 그려져 있는 문신이 빛을 내며 홉고블린에게 힘을 주었다. 매튜의 포스와 비등할 정도로 홉고블린 내부에서 포스가 느껴졌다. 매튜에게 몇 발짝 떨어진 홉고블린은 주변 고블린에게 수상한 액체를 받아 마시고 있었다. 붉은색의 걸쭉한 액체가 몸에 들어가자 홉고블린의 머리에서 뿔이 자라났다.


원일은 이 세계에 와서 광기의 현장을 목격했다. 고블린들이 내지르는 함성에는 광기와 살의가 가득 담겨 있었다. 기사들과 병사들은 고블린의 광기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들이 느끼기엔 마치 지옥에 온 느낌이었다.


원일은 이러한 상황을 엘프숲에서 겪어 봤기에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기세를 잃고 전의를 상실하면 큰일이었다. 단전 내부에서 포스를 끌어 올려 포효함과 동시에 전신으로 포스를 퍼뜨렸다. 방천화극에도 더 많은 포스를 집어넣어 창날을 늘리며 고블린 무리로 뛰어들어 성난 호랑이와 같이 날뛰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은 죄다 베어 넘겼다. 병력이 정신을 차리는 시간을 벌어야 했다.


광기에 휩싸인 고블린 무리는 지능적으로 행동했다. 원일과 매튜를 지나쳐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기사와 병사들을 노렸다. 원일은 사력을 다해 고블린의 숫자를 줄여나갔으나 워낙 고블린이 많은 탓에 뒤를 내 줄 수밖에 없었다. 그저 저들이 방진을 형성해서 잘 막길 기도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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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2. 영지전 +2 19.01.26 343 3 10쪽
29 11. 조사단 +2 19.01.25 356 4 9쪽
28 11. 조사단 +2 19.01.24 310 3 11쪽
27 11. 조사단 +2 19.01.23 365 4 10쪽
26 10. 고블린 토벌 +2 19.01.22 356 4 10쪽
25 10. 고블린 토벌 +2 19.01.21 340 4 9쪽
» 10. 고블린 토벌 +2 19.01.18 369 5 9쪽
23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7 414 8 10쪽
22 9. 영주의 초빙 기사 +3 19.01.16 440 5 14쪽
21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5 418 8 14쪽
20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4 468 5 13쪽
19 8. 새로운 만남 +2 19.01.12 486 9 12쪽
18 8. 새로운 만남 +2 19.01.11 483 7 11쪽
17 8. 새로운 만남 +2 19.01.10 509 12 13쪽
16 8. 새로운 만남 +2 19.01.09 497 13 9쪽
15 7. 숲의 재앙 +2 19.01.07 502 12 9쪽
14 7. 숲의 재앙 +2 19.01.05 503 12 10쪽
13 7. 숲의 재앙 +3 19.01.04 517 11 12쪽
12 6. 엘프 +3 19.01.02 495 11 9쪽
11 6. 엘프 +1 19.01.01 497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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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5. 대지의 자손 +1 18.12.30 480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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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4. 열광(熱狂) +1 18.12.28 538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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