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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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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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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글자수 :
164,081

작성
19.01.2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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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 영지전

DUMMY

"카펜터 남작 오랜만이오."

"10년 만에 보는구려. 클라우드 남작."

호리병 마을 길목에서 협상 회의가 열렸다. 양 진영의 핵심 인물들이 영주의 뒤에 섰다. 원일은 로버트의 호위 역할을 가장한 일종의 행동 대장 역할로 참가했다. 상대 쪽에 기세를 발산해서 전쟁 의도를 꺾어 달라는 게 로버트의 주문이었다. 일만 잘 완료 된다면 금화 10개를 주겠다는 말에 덥석 승낙한 것이다.

두 영주는 길목에 탁자 하나를 두고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번 양측 간의 갈등은 순전히 론돈 기사와 패트릭이 원인이오."

로버트에게 잘못이 있었지만, 로버트는 양측이라 말하며 둘 모두에게 잘못이 있음을 말했다. 그 말에 클라우드 남작이 대꾸했다.

"말은 바로 하셔야죠. 저희는 피해자일 뿐입니다. 저희가 잘못한 것이 있던가요?"

"론돈이 말하길 뇌물을 주며 말을 얼버무렸다고 했소. 이는 의심 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오?"

"뇌물이라뇨. 상인과 기사 사이에서 일종의 관습 아니겠습니까? 본인이 받지 않았다면 모르되 받았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습니까?"

"그것에 대해선 내가 대신 사과드리겠소. 두 놈의 목을 가져왔고 배상 또한 할 터이니 병력을 물려 주시오."

"먼저 굽히시니 받아 드리겠습니다. 그럼 배상에 대해 논해 봅시다."

패트릭은 이럴 때를 대비해 공증인으로 사제를 불렀다. 그의 영지에 있던 아난케 여신의 신전에 막대한 헌금을 내고 사제 세 명을 데려왔다.

"아난케 여신의 사제들이요. 이들이 이번 회의에서 공증인으로 참여할 것이오. 이를 어기면 왕국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니 동의하길 바라오."

"얼마 안 된 사건임에도 사제까지 대동하고 오실 줄이야. 내 놀랍소. 마치 계획된 일 같구려."

"우연일 뿐이오. 이들은 사자왕의 영지에 가던 중이었소. 동의나 해주시길."

"알겠소. 나도 동의하리다."

곧이어 사제 세 명이 선서하고 선언문을 읽었다. 온갖 미사여구와 함께 선언문의 주된 요지는 왕국법에 따라 이를 어기면 힘의 논리로 양측이 해결한다는 것이었는데, 쉽게 말해 너희끼리 치고받고 싸우던 왕국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둘은 영주의 인장을 찍고 서명까지 한 후 양측에 한 부 씩 나눠 가졌다.

"본격적으로 논의해 봅시다."

"우리가 배상할 것을 먼저 밝히겠소. 이 사건의 원인으로 기사 론돈과 패트릭 루얀의 수급을 보내고 배상금으로 금화 100개를 내겠소."

"금화 100개는 너무 적소. 나는 1000개를 원하오."

"장난하시오?"

"흥, 본인 사전에 장난이란 없소. 이 정도 인원이 움직이는데 금화 1000개는 싸게 먹히는 것이오. 패배해서 그 이상 낼 것을 생각하시오."

금화 100개는 패트릭의 장원을 뒤진 후 찾은 금액이었다. 패트릭의 나머지 재산을 더 처분하면 훨씬 많은 금액이 나왔지만, 로버트는 클라우드 남작에게 주는 것이 배가 아팠다. 그는 욕심이 대단했다.

"금화 200개 이상은 줄 수 없소."

"나도 1000개 밑으론 병력을 물릴 생각이 없소."

"생각해 보시오. 이런 일에 금화 1000개를 낸다면 전 왕국의 영지가 남아나지 않았을 것이오. 이러한 선례는 무수히 많소."

로버트는 왕국에서 최근 일어난 사건 중 비슷한 일의 예를 들며 열변을 토했다.

"그들 중 어느 누가 협상을 마쳤소? 거진 결렬 후 다툼을 하지 않았소?"

"몇몇이 있었소."

로버트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대부분 작위가 차이가 나는 귀족 중에서 하위 귀족들이 마지못해 수락한 것이 아니오? 급이 비슷한 영지는 하나도 빠짐없이 전쟁을 했소."

"끝을 봐야 하시겠소?"

"그대가 배상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배상한다고 하지 않소."

"턱없이 부족하게 불러 놓고 배상한다면 어느 누가 승낙하겠소. 내 입장은 여기까지오."

"나도 물러서지 않겠소."

"그럼, 협상은 결렬이군. 돌산 옆 평지에서 결판을 봅시다."

"알겠소이다."

"그리고 뒤에 있는 워닐이란 기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소."

클라우드 남작은 원일의 이름을 언급했다. 로버트는 아연실색하며 말을 했다.

"무슨 수작이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어서 말이오."

원일은 뒤에 있다가 말을 받았다.

"무엇이오."

"워, 워닐?"

로버트는 불안했다. 워닐이 상대 진영으로 간다면 필패였다. 그는 자신에게 충성 맹세를 하지 않았으니 그가 클라우드 남작에게 간다고 해도 막을 이유가 없었다.

"그대가 마스터라고 하던데 사실이오."

"그렇소."

"마스터가 남작 휘하의 전쟁에 참여하는 건 격에 맞지 않소. 참관하시는 건 상관하지 않겠으나 전쟁에 끼어든다면 그대의 명성에 흠이 날 것이오."

"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오. 명성은 신경 쓰지 않소."

"그대가 나중에 왕국에 소속 된다면 백작 이상의 지위는 떼 놓은 당상이오. 남작 간의 다툼에 참여하셔야 겠소? 그대는 카펜터 남작의 휘하 기사요?"

"아니오. 나는 기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용된 입장도 아니오."

"그렇다면 내가 그대를 후하게 대접하겠소. 아무런 계약도 하지 않는 카펜터 남작보다 내가 더 나을 것이오."

"워닐. 난 그대를 친구로 대했소."

로버트가 말했다.

원일은 로버트의 말에 답하지 않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로버트는 욕심쟁이고 날 이용할 생각을 한 건 사실이오. 그러나 나는 이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싶지 않소. 돈에 의해 관계를 뒤튼다면 누가 나를 신용하겠소?"

"하하. 그것도 맞소. 그대는 참된 기사요. 그럼 난 가보겠소. 다음에 봅시다."

클라우드 남작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기곤 자리에서 떠났다. 표정 또한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어 보였다.


호리병 마을에 돌아온 로버트는 측근들과 전투에 대해 논했다. 병력 배치와 더불어 부대를 재편성하고 경험 많은 선임병을 선별해서 분대장으로 만드는 한편 최악의 경우 마을에서 수성까지 생각했다. 보통 영지간의 전쟁은 영지의 병력으로만 진행되지만, 위기의 상황에는 영지에서 장정들을 소집해서 병사로 운용했다. 시간이 촉박했다. 저들의 군세는 갈수록 늘어 갈 것이고 자신은 귀족들의 지원을 기다려야 했으니 그가 초조해하는 건 당연했다.

한편 클라우드 남작 또한 군영에서 준비한 계략을 시행하고 있었다. 그의 작전은 원일이 신전에 약속에 묶여 있어 곧 떠난다는 점을 상기하며 군영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남작의 영지에서 지원군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으니 시간은 그의 편이었다. 로버트가 미치지 않고서야 선제공격을 할 이유가 없었기에 그는 여유 있게 행동했다. 만약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돌산의 뒤에 있는 만큼 지리적 우위도 점하고 있었고 원일을 저지할 마법사와 기사도 준비해 놨다. 마스터의 무력은 압도적이고 포스 블레이드에 맞붙는다면 일반적인 기사의 수준으론 싸움이 불가능 하였으나 마법사가 개입한다면 얘기는 달라졌다. 마법사의 존재는 마스터와 같이 전장의 양상을 뒤집을 수 있는 소재였고 마스터의 발을 묶어 놓기에 충분했다. 기사들이 원일을 포위하고 마법사가 마법으로 원일을 묶는 사이 자신이 매튜를 상대한다. 그리고 병력의 우위를 앞세워 적의 주력 병력을 궤멸하는 것이 클라우드 남작의 작전이었다.


양 진영이 돌산을 경계로 대치한 지 나흘째가 되자 로버트는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그 휘하의 귀족들이 병력을 보내 그를 지원했음에도 병력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각 가문에서 모인 기사와 자신 휘하의 기사를 합해보니 9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지만 클라우드 남작의 기사 숫자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일반 병사 또한 700명에 가까울 정도였지만, 클라우드 남작의 병력에 반도 되지 않았다. 그나마 원일이 있을 때 결판을 봐야 했다. 원일을 붙잡고 있기엔 신전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았다.

로버트는 병력을 3부대로 나누고 자신과 매튜 호너에게 지휘를 하는 한편 각 200명의 병사를 배치한 후 자신이 300명의 병력을 지휘했다. 그는 병력을 이끌고 마을 옆 너른 공터로 이동해 배치 했다. 그리고 클라우드 남작에게 이곳에서 결판낼 것을 요청했다.


"아주 초조해서 제 발로 무덤을 파는구나."

"그렇습니다. 역시 주군의 생각대로 견디지 못하고 먼저 나왔군요."

클라우드 남작 진영에선 로버트의 판단에 박장대소했다. 자신이라면 병력이 부족하더라도 절대 먼저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마스터가 있다 한들 지휘관이 무능하면 무얼 하겠나? 소를 잡는 칼로 닭도 못 잡고 있으니 그는 영주의 그릇이 아니야."

"서신에 응할 것입니까?"

"아니, 내가 손해를 봐가면서 할 이유는 없지. 사제들을 보내 워닐이란 마스터에게 독촉하게. 우리는 시간만 보내면 이기게 돼 있어."

"알겠습니다."

클라우드 남작은 로버트의 대답에 답하지 않는 한편 신전의 사제들을 로버트의 군영으로 보냈다. 로버트가 신전의 분노를 산다면 오히려 상황은 더 좋았다.


"그게 무슨 말인가!"

로버트가 성을 냈다. 그는 찾아온 사제에게 소리쳤다.

"워닐님께선 신전의 증인으로 초대받으신 분입니다. 이미 사자왕의 영지에 본단에서 왔다는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워닐님과 같이 이동하기 위해 온 사제들입니다."

"지금은 전쟁 중이 아닌가!"

"예. 하지만 이곳에서 벌어지는 전쟁보다 악마의 정체가 더 중요합니다.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워닐님이시죠."

"다른 목격자들도 많지 않은가!"

"그렇지만 다들 겁에 질려 악마를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악마에 대항한 건 워닐님이 유일하십니다."

"나는 절대 워닐을 보내줄 수 없네. 지금은 전시야!"

"지금 신의 종을 핍박하시는 겁니까? 그렇다면 저희는 사자왕의 영지에 도착해 있는 본단에 이곳에서 들은 얘기를 전할 것입니다."

"나를 협박하는 것인가?"

"협박이라뇨. 저희는 해야 할 일에 대해 말했을 뿐입니다."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네. 그가 없으면 우린 파멸이야."

"그럼 저희도 본단을 움직여야겠습니다. 성기사들이 올 것입니다."

"자네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나? 내 헌금을 많이 내지 않았나."

"그건 사적인 일이고 저희가 행하는 일은 공적인 일입니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고 있습니다."

로버트의 눈에 핏발이 섰다. 클라우드 남작의 병력보다 본단의 성기사가 더 무서웠다. 그들의 맹목적인 신앙심은 전투에 있어서 상대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 것이었다. 성기사들의 칼은 귀족과 평민을 가리지 않았다.

"알겠네. 마지막으로 워닐에게 의사를 물어보게. 그가 가지 않겠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미 물어보았습니다. 워닐께서도 지체될까 염려하고 계시더군요."

"이런 젠장."

"그럼 저희는 워닐님과 떠나겠습니다. 아난케 여신의 가호가 있기를."

사제단은 원일을 데리고 떠났다. 원일은 떠나면서 로버트의 승리를 기원했다. 그도 참여하고 싶었지만, 신전과 척을 지면서까지 싸우고 싶진 않았다. 그가 아무리 강해도 몇 배나 차이 나는 병력 앞에선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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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3. 사자왕의 영지 +2 19.01.30 308 5 11쪽
» 12. 영지전 +4 19.01.29 283 4 12쪽
31 12. 영지전 +2 19.01.28 312 3 11쪽
30 12. 영지전 +2 19.01.26 344 3 10쪽
29 11. 조사단 +2 19.01.25 358 4 9쪽
28 11. 조사단 +2 19.01.24 312 3 11쪽
27 11. 조사단 +2 19.01.23 366 4 10쪽
26 10. 고블린 토벌 +2 19.01.22 358 4 10쪽
25 10. 고블린 토벌 +2 19.01.21 340 4 9쪽
24 10. 고블린 토벌 +2 19.01.18 370 5 9쪽
23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7 415 8 10쪽
22 9. 영주의 초빙 기사 +3 19.01.16 441 5 14쪽
21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5 420 8 14쪽
20 9. 영주의 초빙 기사 +2 19.01.14 469 5 13쪽
19 8. 새로운 만남 +2 19.01.12 488 9 12쪽
18 8. 새로운 만남 +2 19.01.11 484 7 11쪽
17 8. 새로운 만남 +2 19.01.10 511 12 13쪽
16 8. 새로운 만남 +2 19.01.09 498 13 9쪽
15 7. 숲의 재앙 +2 19.01.07 503 12 9쪽
14 7. 숲의 재앙 +2 19.01.05 504 12 10쪽
13 7. 숲의 재앙 +3 19.01.04 518 11 12쪽
12 6. 엘프 +3 19.01.02 496 11 9쪽
11 6. 엘프 +1 19.01.01 497 12 9쪽
10 5. 대지의 자손 +1 18.12.31 494 8 17쪽
9 5. 대지의 자손 +1 18.12.30 481 11 9쪽
8 4. 열광(熱狂) +1 18.12.29 488 9 9쪽
7 4. 열광(熱狂) +1 18.12.28 539 7 9쪽
6 3. 터를 잡다. +1 18.12.27 569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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