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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2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마석 먹고 강해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조2
작품등록일 :
2024.07.15 18:36
최근연재일 :
2024.08.30 21:5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6,207
추천수 :
460
글자수 :
202,204

작성
24.08.07 09:50
조회
1,821
추천
32
글자
18쪽

01화-크리처1

DUMMY

번쩍―!


빛이 한번 번쩍이는 느낌이 들고 눈을 떴다.


‘윽···.’


눈앞이 갑자기 밝아져서 흐릿하고 초점이 잘 맺히지 않았다.


잠시 적응하는 시간이 지나고 눈앞에 작은 빛이 어른거렸다.


사십 대로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내 눈앞에 양초를 들고 좌우로 움직이며 입을 열고 뭐라고 했다.


‘뭐라는 거야?’


웅얼거리는 소리만 들리고 귀가 윙윙거려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포기한 남자는 손짓으로 양초를 가리키며 천천히 움직였다.


‘양초를 눈으로 따라가라고?’


나는 양초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내 반응에 남자는 크게 기뻐하며 웃고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말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입이 안 열려!’


고개도 돌아가지 않았다.


움직이는 눈동자와 눈꺼풀 빼고는 귀도 잘 안 들리고 입도 열리지 않았다.


몸이 안 움직이는 건 당연했다.


‘나, 다친 건가? 여긴 병원인가?’


아무것도 알 수 없고 할 수도 없는 나는 남자가 시키는 대로 양초를 따라 시선을 옮기기만 했다.


남자는 만족한 듯 웃다가 허공에 손을 슥 한번 움직이자 무슨 수를 쓴 것인지 눈이 감겼고 의식도 사라졌다.


·

·

·


꿈을 꾸었다.


나는 이찬이라는 남자였다.


평범한 삶을 살던 나는 성적에 맞춰 삼류 대학에 들어갔고 다음 해 군대를 갔다.


제대할 때가 되니 집이 망했다.


복학도 하지 않고 알바를 두세 개씩 하며 돈을 벌기 시작한 지 몇 개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른 알바를 하러 가던 저녁 시간.


신호등 있는 건널목을 건너다가 앞에 이어폰을 낀 학생이 걸어가는 게 보였는데 그 앞에.


부아아앙―!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배달 오토바이를 보았다.


“위험해!”


나는 본능적으로 학생의 가방을 잡아당기고 몸을 돌려서 학생을 앞으로 밀었다.


끼이이익―!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면서 내 등에 부딪쳤고.


퍼어억―!


나는 그대로 날아가서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연석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다.


뻐억―!


머리가 깨진 것은 느껴졌지만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이게 죽음인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


쓰러진 내 눈동자에 이제 막 중학생이 된 듯한 학생의 모습이 비쳤다.


무사해 보였다.


‘이게 끝인가?’


내 의식은 끊어졌다.


·

·

·


다시 내 눈이 떠졌고 사십 대 남자가 양초를 좌우로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양초를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나는 이찬인가? 죽지 않은 거였나? 저 남자는 의사겠지? 그런데 의사처럼 보이지 않는데? 그리고 침대에 누워있는 게 아니라 왜 매달린 것 같지?’


시선 정면에서 남자가 양초를 움직이고 있었다.


왜 내가 누워있지 않고 서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지금은 남자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가 또 뭐라고 이야기하는데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조금 또렷이 들리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언어 같았다.


‘외국인 의사인가? 설마 소설처럼 다른 세계로 떨어진 건 아니겠지?’


답답해서 별생각이 다 들었다.


다시 남자의 손이 움직였고 나는 또 잠들었다.


·

·

·


꿈을 꾸었다.


나는 빌리라는 남자가 되었다.


중세의 한 농노의 아들로 태어났다.

위로 형이 하나 있었고 아래로 동생들도 있었다.


영지전이 발생했고 길어졌다.

병역의 의무가 없는 농노에게도 집안에 장정 하나씩을 내놓으라는 통보를 들었다.


아버지는 아팠고, 형은 가장이었고, 동생들은 어렸다.

가족을 위해 내가 영지전의 농노병으로 자원했다.


일주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영지전에 참여해서 싸웠고 겨우 사흘을 버텼을 때, 상대 영지의 기사들이 습격했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그런데 정작 죽었어야 할 영주와 귀족들은 도망가서 무사했고 영지민과 농노들만 모두 죽고 성은 불탔다.


나는 가족이 모두 몰살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탈영했다.


나만이 아니라 농노병 출신들은 모두 동시에 도망쳤다.

추격대를 피해서 겨우 던전 도시에 도착했다.


거기서도 같은 파티에 배신당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 나를 깨운 사십 대 남자였다.


‘나는 이찬이 아니고 빌리였나? 그럼, 이찬은 뭐야? 내 전생인가?’


·

·

·


눈을 떴다.


남자는 양초를 들고 나를 관찰했다.

많이 나아졌는지 이제는 남자와 그 뒤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모자가 달린 긴 옷을 입고 있었는데 옷도 그렇고 얼굴도 지저분했다.

남자가 이야기하는 걸 조금씩 알아들을 수 있었다.


“회복이···빨라···!”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는 내가 듣지 못했던 처음 들어 본 언어인데 이상하게 단어들이 이해됐다.


남자는 내 얼굴 근처에 얼굴을 대고 중얼거렸다.


“이제 슬슬···다른···감각이 돌아올 때가···되었는데? 아직···아닌가?”


점점 알아들을 수 있게 됐고 그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방법이 없었다.


“내···말이···들리나···?”


내 생각을 아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하는···언어를 알아···. 아니지···. 다른···세계의 영혼···. 언어를 모르겠지.”


자기 혼자 고개를 끄덕이던 남자는 혼자서 결론을 내리고 웃었다.


“그래! 나의···피조물아! 하나하나···다 가르쳐···주마!”


피조물?

피조물이라고?

눈앞의 남자가 나를 만들었다는 것인가?


“네 이름은···일단은···크리처라고 부르지. 네···이름은 크리처다! 기억해라···!”


나는 잠들면서 생각했다.


크리처라니 무슨 소리일까?

혹시 내가 괴물인 건가?


그래서 전혀 다른 기억이 떠오르는 것일까?


***


남자가 아닌 누군가가 계속 나를 불렀다.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나는 힘겹게 눈을 떴다.


하지만 눈앞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는 나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눈을 떴다! 이봐! 내 말 듣는 거 맞지? 내 말 알아듣는 거지?”


나는 입도 움직이지 않아서 대답할 수도 없다.


“이봐! 내 말을 알아 들으면 눈을 깜박여봐!”


나는 이자는 누구일지 생각했다.

얼굴도 보지 못한 존재의 말을 따라도 되는지 잠깐 고민했다.


“이봐! 나는 믿어도 돼! 나도 너와 같은 신세야! 나도 움직이지 못한다고! 하지만 네가 눈을 깜박이는 건 볼 수 있어! 나를 믿고 눈을 깜박여!”


나처럼 움직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사십 대 남자는 나를 자기의 창조물이라고 불렀다.


지금 이야기하는 자도 나와 같은 신세인가?

난 잠시 고민하다가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와! 방금 눈을 감았어! 내 말을 알아듣는 게 맞는 거지? 맞으면 한번! 틀리면 두 번! 눈을 깜박여!”


한번 감았다 떴고 목소리가 기뻐했다.


“와! 내 말을 알아듣는 게 맞는구나!”


목소리는 빠르게 이야기했다.


“일단 크리처, 너는 이 상황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내가 빠르게 설명할게. 크리처라고 부르는 거 괜찮지? 싫어도 어쩔 수 없어! 난 네 이름을 모르니까! 너도 네 이름을 모를 거야! 아무튼 내 이름은 베리야!”


목소리, 자칭 베리의 말대로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두 사람의 기억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중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그래도 크리처라는 이름도 아닌 명칭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베리는 내가 눈을 깜박이기도 전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기는 마법사의 실험실이야! 네 눈을 뜨게 하고 양초를 흔들던 자가 마법사야! 페터 폰 팔켄슈타인! 그게 마법사의 이름이야!”


모자 달린 긴 옷을 입고 있는 게 이상하기는 했는데 마법사였다니.


“너와 나는 마법사의 마법 실험체야! 하지만 마법사는 우리에 관해 제대로 알지 못해! 자기도 모르는 실험을 하는 중이라고! 크리처 네가 우리말을 이해한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잖아! 나도 그랬어! 처음부터 말을 알아들었지만 못 알아듣는 척하면서 말을 배우면서 시간을 끌었다고!”


왜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것일까.


“마법사는 너와 나를 데리고 던전에 들어가려고 해! 자기가 마법을 쓰는 동안 적의 공격을 막는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우리는! 아니 너는! 평생 마법사의 방패 역할을 하게 될 거야! 그러기 전에 탈출해야 해!”


시간을 끄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직 우리가 완전하지 못하니까 놔두는 거지. 자기 말을 따르도록 세뇌할 거라고! 나중에는 도망도 못 칠 거야!”


하지만 눈꺼풀만 움직이는 내가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시력과 청각만 돌아왔지만, 곧 다른 감각도 돌아오고 곧 말도 할 수 있을 거야! 그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일단은 말을 배우는 척을 해! 우리 같이 방법을 찾자고!”


나보다 더 먼저 이 상황을 겪은 자신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인가?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이야기만 듣고 있으니 답답했다.


“마법사가 온다! 자는 척해!”


베리의 말에 나는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마법사는 이번에는 나를 깨우지 않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다가 나갔는데 무슨 마법이라도 건 것인지 나는 잠에 빠져버렸다.


·

·

·


나는 베리의 말대로 언어를 못 알아듣는 척했다.


이후 입을 움직여지고 말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마법사에게 단어를 배우는 척했다.


그것만으로도 마법사는 기뻐했다.


마법사가 기뻐하며 떠나가자 나는 베리에게 물었다.


“내 손발은 언제 움직일 수 있지? 넌 언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나?”

“어? 손발? 나는 알 수 없지.”


내 질문에 베리는 이상한 대답을 했다.


“너도 아직 움직이지 못하는 건가?”

“그게···. 헤헤, 나는 손발이 없거든.”

“뭐라고?”


베리는 이상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다.


“나는 머리만 있어. 그래서 움직이지 못하지.”

“그렇다면 나는? 나도 너와 같은가?”

“음···. 내가 파악 것만 말해줄게. 잘 들어봐.”

“그래, 말해라.”


베리는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마법사는 자신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어. 골렘이나 키메라와는 다르게 지각이 있어서 알아서 행동해 줄 마법 생명체를 만들려고 했지.”

“그게 너와 나인가?”


아마도 이쯤에서 고개를 끄덕였을 것 같은 데 머리밖에 없다니 베리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아니라 너지. 나는 가짜 머리에 영혼을 담을 수 있는지 실험을 한 거고 그 실험에 성공해서 너를 만든 거야.”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생겼지?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나는 괴물인가?”


내 질문에 베리는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게···. 관점에 따라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는거라···.”


말을 돌리려 하기에 직접적으로 물었다.


“나는 괴물인가? 다리가 여덟 개 팔이 여섯 개 달린 그런 모습인가?”

“그건 아니야! 인간처럼 생겼어. 그런데 조금 안 예뻐서 그렇지.”


외형은 인간과 같다는 이야기이기는 했다.

하지만 머리밖에 없는 베리가 조금 안 예쁘다는 말을 한 것 보면 나는 흉측하게 생긴 것 같다.


잘생기기를 원한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베리의 말에 실망한 나는 대화를 멈추고 있다가 곧 잠이 들었다.


***


꿈을 꾸었다.


이찬과 빌리의 꿈과는 다르게 멀리서 지켜보는 것 같은 꿈이었다.


알랭이라는 준기사가 롱소드와 방패를 들고 휘두르는 모습을 보았다.


노련한 상비군이었던 알랭은 능력을 인정받아서 준기사가 되었다.


정식 기사가 될 수는 없었지만, 병사들에게 존경받는 지휘관으로 지낼 것 같았던 알랭은 영지의 정치 싸움에 휘말려서 몰락했고 던전 도시로 도망쳤다.


그리고 세르조라는 도둑의 모습이 보였다.


열쇠 따기와 금고 털이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세르조는 사람 죽이는 건 싫어했다.


하지만 도둑 길드는 살인을 강요했고 세르조는 그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던전으로 들어갔다.


그다음은 온몸에 피를 묻힌 랄프의 모습이 보였다.


랄프의 부모는 대대로 도축업자였고 랄프도 소와 돼지를 도살하고 뼈를 발라내며 살았다.


사업의 규모가 커지자 빼앗으려는 귀족에게 당해서 가족이 죽었다.


칼솜씨는 뛰어났지만 싸움은 할 줄 몰랐던 랄프는 저항하다가 살려고 던전 도시로 도망쳤다.


마지막으로 곰 한 마리가 산에서 물고기를 잡고 벌꿀을 훔쳐먹는 모습이 보였다.


어느날 사냥꾼들이 그물을 뒤집어씌우고 쇠사슬로 온몸을 묶인 채 산 채로 잡혔다.


이상한 꿈이었다.


여러 사람과 동물의 삶이 짧게 스쳐 지나간 후에 팔다리에는 미세하게 감각이 돌아왔다.


감각이 돌아온 나는 마법사가 내 몸에 쇠사슬을 칭칭 감아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는 걸 알게 됐다.


“온몸이 묶여 있어서 빠져나올 수가 없어. 어떻게 탈출 하자는 거지?”

“너와 나는 마법사가 만든 마법 생명체야. 그렇다는 건 우리에게는 주기적으로 마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지.”


마법 생명체,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게 살짝 걸렸다.

여러 기억이 섞여 있어서 나도 내가 무엇인지 누구인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깨어난 이후로 무언가를 먹은 기억이 없다.

나는 이제 음식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존재인 건가?


“마나가 필요하다면 그걸 어떻게 채우지?”

“네가 잠들어 있을 때라서 기억을 못하겠지만 마법사가 주기적으로 마나를 채워주었어. 곧 또 마나를 충전할 시기가 다가올 거야.”

“그때 마법사를 공격해서 벗어나자는 건가?”

“그래 맞아!”


마나라는 게 세상에 퍼진 에너지라는 건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다루는 건 아무나 가능하지 않고 마법사나 마녀같이 타고난 존재들만 다루는 힘이다.


“만약 마법사를 죽인다면 나중에 마나를 어떻게 충전하지?”

“마법사가 마나를 충전할 때 보니까 마석이라는 걸 이용하던데? 그걸로 되지 않을까?”


기억 속을 되짚어 보면 마석은 던전에서만 나오는 귀중한 에너지 원이다.


마나가 세상 어디에도 있는 힘이라지만 그걸 다루는 건 극히 일부만 가능하다.


하지만 마석은 마석 그 자체로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연금술사들이 만들 도구를 이용하면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마석이라면 어떻게든 가능할 것 같다.


“그래. 마석이라면 가능할지도.”


·

·

·


마법사가 나를 깨웠다.


“흐흐, 팔켄슈타인의 크리처! 이제 언어만 마저 익히고 나면 조금씩 움직이는 연습을 하자! 그리고 복종의 각인을 새기는 거야! 그러면 던전에 들어갈 수 있어!”


마법사 페터 폰 팔켄슈타인은 희희낙락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는데 손에 마석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


7등급의 최하급 마석 손가락 두, 세 마디 크기의 작은 마석이지만 장치만 있다면 4인 가족의 한 달 난방이 저 작은 마석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비쌌다.


영지의 일반 병사의 일 년 봉급이 60 실버인데 7등급 마석은 10 실버에 팔린다.


워낙 적게 나오고 다양한 분야에 쓸 수 있어서 비싼 것이다.


그런 마석을 나에게 쓰려고 하는 걸 보면 마법사는 나에게 비용 투자를 꽤 많이 한 것 같다.


마법사는 마석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을 내 이마에 댔다.


마법사의 키보다 묶여 있는 내가 놓아서인지 마법사는 위태롭게 서서 손을 올렸다.


그때 베리가 시끄럽게 떠들었다.


“마법사님! 마법사님! 팔켄슈타인 마법사님! 머리가 아픕니다!”

“뭐?”


마법사가 베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나는 드러난 마법사의 목을 물어뜯었다.


콰악―!


“으아악!”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데도 나는 목을 놓지 않았다.


기회가 왔을 때 탈출하지 못하면 마법사에게 세뇌당해서 평생 꼭두각시로 지내야 한다.


그럴 수는 없었다.


“크아악! 놔라! 놔!”


마법사는 양 주먹으로 내 얼굴을 때렸다.


퍽! 퍼억!


굳은살도 없는 마법사의 허약한 주먹이어서 콧잔등에 시큰한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꺼어억!”


마법사는 목에서 나는 피 때문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손에 쥐고 있던 마석의 뾰족한 부분으로 내 입술과 턱을 찔렀다.


콰콱!


고통이 느껴졌고 피도 튀었지만, 목을 잡고 버텼다.

마법사는 양손을 집어넣어서 내 입을 벌리려고 했지만 어림없었다.


그러다가 마석이 입안으로 들어와서 마법사가 뿜어내는 피와 함께 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끄으으···.”


피를 많이 흘린 마법사는 팔에서 힘이 빠졌고 부르르 떨더니 이내 온몸이 축 늘어졌다.


그러고도 꽉 문 목을 놓지 않고 계속 그 상태로 유지했다.


완전히 마법사가 죽자 입을 벌리고 마법사를 떨어트렸다.


털썩―!


마법사가 마석으로 찌른 입술과 뺨에 구멍이 난 것 같고 턱도 반쯤 어긋난 기분이 들었다.


베리가 소리쳤다!


“성공이야! 마법사가 죽었어! 이제 자유야!”


나는 입안에 도는 피를 뱉어냈다.


“그게 문제가 아니야.”

“뭐?”

“내 온몸은 쇠사슬에 묶여 있다. 이걸 풀기에는 내 손발에 힘이 없어. 힘이 있더라도 이걸 풀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고.”

“어? 그러면 안 되는데?”


베리가 당황했고 나도 당황했다.

마법사를 처치하기에는 좋은 기회였지만 묶인 몸을 풀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는 손끝과 발끝에 힘을 주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다가는 이렇게 묶인 채로 죽는다.


‘음···?’


아까 삼킨 마석 때문인가?

뱃속이 뜨끈해졌다.


“어?”


아니, 뜨끈한 게 아니라 뜨거워졌다.


“크윽!”


갑자기 견딜 수 없이 뜨거워지면서 온몸의 근육과 뼈들이 다시 맞춰지는 것 같이 고통이 느껴졌다.


우드드드드득―!


“끄어어억!”


베리가 소리쳤다.


“이, 이봐!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베리의 외침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뼈와 살이 재배치 되는 느낌이 들면서 손발의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부풀어 오르는 근육에 칭칭 동여맨 쇠사슬이 당겨지고 이음새가 벌어졌다.


팅―! 티티팅―!


나는 온몸에 힘을 꽈악 쥐었다.


째앵―!


쇠사슬이 조각나고 바닥에 떨어졌다.


철컹―! 철커덩―!


그리고 쇠사슬에 묶여 살짝 떠 있는 내 몸도 바닥에 내려왔다.


쿠웅―!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2시간 후에 2화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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