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세계정복

프롤로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인근 어느 가정집. 한 남자가 마당을 파헤치고 있었다. 옆에는 서너 살가량의 여자아이가 쪼그려 앉아 남자가 땅을 파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집도 깨끗하고 마당의 잔디도 잘 관리된 것으로 봐서 남자의 깔끔하고 꼼꼼한 성격이 엿보였지만, 지금 남자의 얼굴에는 여유가 없었다. 시뻘건 색을 띠고 있는 하늘처럼···.

시뻘건 하늘은 노을과 같이 아름답고 처연한 색이 아닌, 죽은 피 같이 검붉은 색이었다. 그 색이 너무 진해, 화창한 아침이면 반짝반짝 빛났던 푸른 잔디도 지금은 검붉게 보였다. 쪼그려 앉아있던 여자아이가 남자에게 물었다.

“아빠, 내 인형들 왜 묻어? 아빠 핸드폰은 왜 묻는 거야?”

남자는 딸을 돌아보며 대답했다. 젠장, 지금 내 표정이 적어도 웃고 있어야 할 텐데.

“응. 이건 타임캡슐이라는 거야. 나중에 이걸 꺼내보면 우리가 이때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거든. 나중에 우리 딸 커서 이거 열어보면서 “어? 이때는 내가 이런 인형을 가지고 놀았구나!” 하면서 같이 좋아할 수 있을 거야.”

“웅웅···. 이해가 안 돼. 그냥 지금 묻고 나중에 꺼낸다는 거지?”

“그래그래, 우리 딸. 다 이해했네.”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하늘로부터 커다란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굉장한 소리와 함께, 실제로 하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두려움에 찬 사람들의 고함들이 들린다.

“아빠, 아빠, 무서워. 나 무서워!”

“응! 그래 우리 딸. 어서 들어가자. 엄마 옆으로 가자!”

남자는 인형과 휴대전화 등을 우겨놓은 나무상자를 땅속으로 밀어 넣으며 딸을 안아 들었다. 그리고 급히 집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사이 하늘에서 울리는 굉음은 점점 커졌고, 깨어진 하늘 사이사이로 계속 보고 있으면 빨려 들어갈 듯한 검은 무저갱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으로 들어간 남자, 파인애플사 수석연구원 중 하나인 알렉스 키퍼는 창을 통해 이 모습을 보며 두려움에 떨며 기도했다.

그렇게, 세계가 멸망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__)

[리트머스]

잘 읽었습니다.

[형찬]

감사합니다.

[뢰명]

잘 보고 갑니다.

[형찬]

감사합니다 ㅎㅎ

[이충호]

음...

[강라원]

헐 쿠퍼티노 사시나요... 저도 쿠퍼티노 사는데 ㅎㅎ; 열필합시다!

[형찬]

오 부럽습니다. 현대를 움직이는 곳에 계시는군요! 열필합시다!

[덱]

나무상자는 금방 썩어요, 그 안의 물품도 마찬가지죠.

[형찬]

네, 맞는 말씀입니다. 괜찮으시다면, 판타지로 읽어주셔요.

[root0503]

멸ㅋ망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