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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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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찬
그림/삽화
버러럭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5
최근연재일 :
2017.09.19 06:48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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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7,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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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0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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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피사-출발 (2)

DUMMY

툴리 왕국으로 향하는 사절단은 단출했다. 특사인 알렉스와 호위를 맡은 클로저 사무치와 그의 팀, 그리고 피사가 전부였다. 원래 사절단이라 하면 각종 특산품과 문화교류를 위한 여러 방면의 전문가도 함께 파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사절단의 목적상 최대한 제국의 눈에 띄면 안 되기에 그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사절단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 제국의 오러마스터 한 명을 견제해줄 수 있는 툴리 왕국의 오러마스터, 아부다비 툴리의 참전. 그리고 제국을 공격하기 위한 경로확보였다.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두 번째 목표는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 툴리 왕국의 군대가 대규모로 들어와 있다면 가슴이 떨려 잠도 못 잘 것 같습니다.”


클로저의 말에 알렉스가 별다른 대꾸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하지만 알렉스는 두 번째 조건 역시 꼭 달성해야만 했다. 어려운 숙제를 앞에 둔 학생처럼 그는 말이 없어졌다.


피사가 사절단에 참여한 것은 본인의 의지였다. 처음에 피사가 국왕과 라붐에게 알렉스와 함께 툴리 왕국에 다녀오겠다고 말했을 때 두 사람 모두 반대했다.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다만, 피사는 5군단을 신설해야지.”


캐서린의 말이 끝나자 라붐도 덧붙였다.


“클로저와 그의 팀은 더 오라클 내에서도 최고의 팀일세. 그들을 믿게.”


하지만 피사에겐 툴리왕국에 가야 할 목적이 있었다.


“툴리 왕국의 서쪽에서 찾아볼 게 있어요. 그걸 찾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5군단을 만드는 데 가장 필수적인 일입니다.”


라붐이 웃으며 물었다.


“맨날 나랑 놀아주는 줄로만 알았더니 5군단 신설을 생각하고 있기는 했군. 그래, 자네가 그린 5군단이 어떤 부대이길래 툴리 왕국에 있는 것이 필요한 건가?”


피사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


“마법군단입니다.”


“······.”


“······.”


“···어어, 멋지지 않으세요?”


“···아, 미안하지만 자네가 잘못 생각한 것 같아.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네.”


“에?”


라붐이 한숨을 내쉬고 대답했다.


“마법사는 반강제적으로 마탑에 소속될 수밖에 없다네. 고위급 마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마탑밖에 없거든. 마탑이 제국의 전력은 아니네만 마탑의 역사나 위치를 고려하면 제국과 반목할 마법사 단체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네.”


아 하며 피사가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말을 잘하지 못해서···. 제가 말한 마법군단은 마법사를 모아 만드는 게 아니에요. 그냥 마나 자체를 끌어모으는 장치를 만들어 보려고요.”


“응?”


“음?”


피사는 주머니에서 유리벽돌을 꺼내어 두 사람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가 고대유적 전문가인 것은 아시죠? 사실 이 유리벽돌은 대기 중에 퍼져있는 마나를 모으는 성격을 지니고 있어요. 그러니까 제가 가진 유리벽돌뿐만 아니라, 대륙에 있는 모든 유리벽돌이요.”



***


미리가 피사에게 말했다.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하는 첫걸음은 바로 마나를 느끼는 것이에요. 제가 처음 마나를 썼던 때를 기억하세요?]


피사가 잠깐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응. 성국 일행과 동굴 안에서 가고일 무리를 만났을 때였잖아. 네 본체를 던지게 해서 돌로 된 가고일을 폭파시켰지.]


[네. 맞아요. 그때 저는 성기사님들이 검을 꺼내는 순간 대기 중에 존재하는 미확인물질 중 일부가 급격하게 검주변에 뭉치는 현상을 파악했죠. 그것이 바로 오러 혹은 마나였죠. 즉, 저에게 내장된 성분 분석 기능으로 마나를 느낀 거예요. 마법사처럼요.]


피사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제 의지대로 그것을 움직일 수 있는지 테스트해봤죠. 제 본체에 내장된 발열, 초음파 발산, 급랭, 진동 등 제가 외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번갈아서 해보며 주변 대기를 이리저리 자극해봤고, 결국 발열과 초음파, 진동으로 마나를 성기사님들처럼 마나를 뭉칠 수 있었어요. 그 결과 이 세대 사람들이 오러탄환이라고 부르는 것을 흉내 낼 수 있었던 것이지요.]


[흉내? 그럼 너를 던졌던 것은 오러탄환이 아니었던 거야?]


피사의 질문에 미리는 긍정했다.


[네. 그 원리가 전혀 달라요. 진짜 오러탄환은 체내에 쌓인 마나를 특정 개체에 과하게 주입한 뒤 던지는 기술이에요. 뭉치려는 성질을 지닌 오러이기에 그 위력이 오러유저의 손을 떠나도 유지되며, 오러로 생긴 강성과 날카로움으로 상대방을 더 쉽게 베어버리거나 꿰뚫어버리는 거죠.]


[음···. 그럼 네가 썼던 것은?]


[제건 오히려 마법에 가까워요. 대기 중에 퍼진 마나를 돌린 거죠. 제 본체 안에는 마나가 없으니까요. 마나는 오러와 같은 물질이지만, 오러와는 반대로 흩어지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 가고일을 꿰뚫어버린 게 아니라 폭파시켜버린 거에요.]


“음···.”


피사는 슬슬 머리가 아파져 왔다. 복잡한 이야기는 알렉스 몫이다. 피사가 주인답게 말했다.


[미리! 결론만.]


미리가 웃으며 대답했다.


[예이~ 인간은 그 스스로가 마나를 느끼지 못하면 마법을 쓸 수 없어요. 움직여야 할 대상이 뭔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저 같은 기계는 몰라도 움직일 수 있어요. 그저 대상과 움직이는 방법만 알면 되죠.]


“에에···.”


[이 세상에서 액세서리로 쓰이는 다른 유리벽돌들은 저와 같은 성분 분석 기능이 없어 마나를 인지할 수 없어요. 하지만 진동기능을 가지고 있죠. 또 다행히도, 필요한 대역대의 초음파도 애플리케이션으로 발산시킬 수 있어요. 필요한 열에너지도 대체할 수단이 많고요. 초음파를 발산시키는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마나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환경설정은 제가 알고 있으니 프로그래밍할 수 있어요. 결론적으로 이 세상에 퍼져있는 유리벽돌들을 통해 마나를 일으킬 수 있는 거죠.]


피사는 반의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말 만큼은 확실히 알아들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무척 놀라워 소리를 내 말해버렸다.”


“유리벽돌로 마나를 움직일 수 있다고?”


[네! 그리고 마법에 필요한 수식 또한 프로그래밍할 수 있으니 유리벽돌로 하여금 마법을 사용하게 할 수 있는 거죠.]


피사는 입을 크게 벌리고 자신이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말을 내뱉었다.


“그. 그럼, 유리벽돌 하나하나가 마법사 같은 건가?”


[오! 제대로 이해하셨어요. 그게 바로 제가 말한 마법군단이에요!]



***



“······.”


“······.”


“······.”


“참 많이 말해줬는데, 미안하네, 피사.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어. 그러니까 고대의 지식을 이용하여 유리벽돌을 마법사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긴가?”


“우와! 단박에 이해하셨네요. 역시 오러마스터!”


“······.”


“···그게 정말로 가능한 얘기야, 피사?”


캐서린도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여성들이 애용하는 액세서리인 유리벽돌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에에. 네! 가능해요. 다만 준비해야 할 것이 좀 많아요.”


피사는 미리에게 들었던 필요한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1) 유리벽돌을 깨우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전기 생산

2) 마나 유동 애플리케이션 개발(초음파 발생 기능 탑재)

3) 마법 수식 계산 애플리케이션 개발

4) 대기 중에 열을 가하는 장치 및 마법의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포신 제작

5) 마법 발사 애플리케이션 개발


“이 중 2, 3, 5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제가 혼자 다 할 수 있어요. 포신과 장치도 제가 그린 설계도대로만 생산할 수 있다면 충분하고요. 다만 문제는 1번, 전기입니다.”


피사의 설명을 듣던 캐서린이 물었다.


“전기라면··· 하늘에서 치는 번개 같은 것이지? 마법사도 가끔 사용하는.”


“네! 하지만 그것들은 정제되지 않은, 그래서 파괴적인 힘을 가진 공격무기일 뿐이고요. 저희가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움직이는 대가로 필요한 에너지원으로서의 전기에요.”


라붐이 물었다.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전기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자력이라는 힘이 있는데요. 그 힘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구리처럼 전기가 통하는 선을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선이 지닌 전자가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걸 모아서 사용하면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자력을 일으키는 자석이라는 물체와 전기가 통하는 전선, 그리고 전선을 움직이는 힘만 확보하면 되는 거지요.”


물론 전자의 저장이나 교류나 직류라던가 저항 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미리가 다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 피사는 더 말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전혀 이해할 수 없군.”


“그러게 말입니다.”


캐서린이 웃으며 피사에게 물었다.


“우리는 피사에게 무력을 기대했는데, 알고 보니 지력이 주특기였네. 무시해서 미안해, 피사. 툴리에 가야 한다는 것은 그곳에 필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겠지? 재료나 혹은 그 전기 같은.”


“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라는 장치를 만들려면 앞서 말씀드린 좋은 자석이 필요해요. 좋은 자석을 만들려면 희토류라는 광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고대문명의 세계지도와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대륙의 모양을 비교해보면, 툴리 왕국 서쪽에 그 광물이 대량으로 묻혀있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벽에 붙은 대륙전도 앞에서 미리가 과거 중국 장시 성이었을 거로 예측했던 곳을 가리키며, 피사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던 말을 무사히 말을 마쳤다는 안도감에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


“그것을 대량으로 확보해 오겠습니다.”


작가의말

과학 이야기가 포함된 이번 편은 제 준비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는 편입니다. 작가들이 책을 쓰기 전에 연구를 많이 한다는 말을 흘려들었는데, 막상 글을 써보니 그게 굉장히 중요한 활동이네요. 저처럼 수박 겉 핥기식으로 대충 넘겨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더 공부하고 글을 쓰고 싶지만 하루이틀 만에 전기에 대해 이해할 자신은 없고, 또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신 상황에서 무기한 연기하는 것보다는 스토리를 꾸준히 진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부실하지만 글을 썼습니다.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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