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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러럭의 서재입니다.

휴대폰으로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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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찬
그림/삽화
버러럭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5
최근연재일 :
2017.09.19 06:48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65,302
추천수 :
1,100
글자수 :
317,408

작성
17.08.10 07:58
조회
446
추천
8
글자
8쪽

피사-출발 (4)

DUMMY

클로저의 말이 맞았다. 원주민은 더 이상 피사 일행을 쫓아오거나 공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일행의 앞길이 순탄해진 것은 아니었다. 클로저의 말처럼 자연이 문제였다.


“이걸 정말 비라고 불러야 하냐? 다른 말 없어? 이건 비가 아니야···.”


“···동감이다. 하늘에서 물이 내린다는 사실만 빼면 비라는 생각이 안 드는군.”


피사와 알렉스의 말처럼 이곳의 비는 엄청났다. 한 번 뿌려대면 두세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내렸는데, 그 양이 말 그대로 억수 같아서, 방금까지 걷던 땅이 강이 되어버릴 정도였다. 다행히 반나절만 지나면 땅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비가 오기 직전에는 시커먼 구름이 해를 가려 그나마 들어오던 빛줄기를 막았고, 덕분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멈춰있을 수 없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기 때문에 피할 장소를 찾아야 했다. 대륙 최강의 전사나 마법사와도 싸워봄 직한 피사 일행은 싸울 수조차 없는 비 때문에 전전긍긍했다.


비가 그치고 물이 빠져 겨우 이동할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는 벌레들이 기승을 부렸다. 모기에 한대 물린 피사는 그 자리에서 진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놀라 입을 벌렸다.


“···이게 모기한테 물린 거라고?”


“산모기보다 독한 일명 ’삐용’이라는 모기입니다. 그래도 얘는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습니다. 엄청나게 간지러울 뿐이죠. 고대의 어떤 이는 삐용에게 물리면 뇌 속까지 간지럽다고 말했다죠.”


벅벅 긁으며 피사가 말했다.


“네, 정말 그렇네요.”


그때 미리가 외쳤다.


[삐용···. 삐용? 그..그럼 이곳은?]


깜짝 놀란 피사가 다른 사람들에게 티 내지 않으며 물었다.


[응? 왜 그래 미리? 여기가 왜?]


[···제가 잘못 생각했어요. 지금 대륙의 모양과 지명을 보고, 과거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가 충돌하며 만들어진 신대륙으로 생각했었는데, 이곳에 삐용이 있다면 이곳은 과거에 ’아마존’이라고 불렸던 곳이에요. 남아메리카도 같이 붙었던 거에요.]


’이상하다 크기가 안 맞는데···.’라고 중얼거리는 미리에게 피사가 물었다.


[그게 중요한 거야?]


[중요하냐고요? 물론이죠! 만약 이곳이 정말 아마존이라면, 우린 굳이 툴리 왕국의 서쪽까지 갈 필요가 없어요. 애초에 거기에 가려고 했던 이유가 그곳이 과거 중국 장시 성이라고 추정되어 가려고 했던 거니까요.]


[하하. 너도 흥분하면 말이 정리가 안 된다니까.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근차근 말해봐.]


피사가 속으로 웃으며 말했다. 미리가 잠깐 말을 멈추더니 곧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우린 희토류라는 금속을 찾으러 온 거잖아요. 그 금속을 아마존에서도 찾을 수 있어요.]


[···그 말은?!]


[네! 우리가 찾는 것이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전기를 생산하려면 자석이 있어야 한다. 자석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는데, 그중 네오디움 자석은 크기는 작지만, 매우 큰 자력을 가지고 있다. 이 네오디움 자석의 주원료가 바로 희토류다.


[대기 중의 마나를 움직이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요. 네오디움 자석 정도의 자력은 지녀야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피사가 물었다.


[그런데 미리, 그 희토류라는 것을 찾는다고 해도 툴리 왕국에서 그것을 그냥 주려고 할까?]


[그 가치를 알면 절대 주지 않겠죠. 고대문명 시절 희토류는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까지 불린 자원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 대단한 가치를 알지 못할 테니 그냥 돌 가져가듯 하면 될 거에요. 그래도 대량으로 캐내면 티가 날 테니 변명거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채굴할 수 있다면 굳이 변명할 필요가 없어요. 이곳은 무법지대니까요. 오라클 왕국까지의 이동 경로도 짧아졌고요.]


[흠.. 운반하기도 쉽지는 않을 거야. 우림은 위험하니까.]


[네, 그 문제는 주인님께 맡길게요. 저는 희토류 채굴과 정련방식을 좀 더 고민해야겠어요.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피사의 표정이 어려운 숙제를 받은 학생마냥 굳어졌다.



***



자연이 문제라는 클로저의 말은 비단 날씨나 모기 같은 문제에만 한정되지는 않았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짐승들이 일행을 공격했다. 길이가 5미터에 육박하는 뱀이 일행을 공격하기도 했고, 강을 건널 때는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는 물고기를 만지려다 손가락을 잃을 뻔 했다.


피사는 이런 경로를 거쳐 희토류라는 돌을 운반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미리는 그동안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꺼두었던 GPS 기능을 켜서 고대 브라질이라는 나라에 존재했던 희토류 채굴장의 현재 위치를 추정하기 시작했다. 미리가 말하길 지금까지는 대륙의 근원을 잘못 예측해서 추정이 틀리기 일쑤였는데, 이번 남아메리카 발견으로 GPS라는 것을 쓸만한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미리는 새로운 추정에 온 힘을 다했다. 그러던 중 일행은 우림 안의 도시 ’카사’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더 이상 위험은 없습니다. 이 도시부터 서쪽으로는 툴리왕국의 공권력이 확실히 미쳐서, 제국 정보부가 활동하지 못합니다. 원주민도 우호적이고요.”


피사와 알렉스가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림에서의 일주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번화가에 있는 규모 있는 여관에 짐을 푼 일행은 하루 푹 쉬고 이틀 뒤 아침에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 피사는 오래간만에 가상현실을 통한 수련을 했고, 알렉스와 클로저는 툴리 왕국을 설득할 방도를 찾느라 고심했다.


그날 저녁 미리가 피사에게 말했다.


[주인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응? 뭔데? 말해.]


[우림 안에서 GPS 기능을 켰을 때 알람이 하나 떴어요. ‘듀보’라는 이성 사귀기 애플리케이션에서 보낸 알림인데요. 근처에 있는데 한번 만나보겠냐는 내용이었어요.]


[···어어, 미안하지만 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미리가 웃으며 말했다.


[아이참. 그게 아니라요. 저한테 알림이 떴다는 말은 상대편의 유리벽돌도 켜져 있다 뜻이에요. GPS 기능이 켜진 상태로요.]


피사가 깜짝 놀라 소리를 내서 말했다.


“너말고 깨어있는 유리벽돌이 있다고?!”


[네. 물론 저 같은 출중한 기능이 탑재된 프로토타입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켜져 있다는 거는 계속 전기를 공급받았다는 뜻이잖아. 그럼 우리가 굳이 희토륜가 뭔가를 찾을 필요도 없는 거 아냐? 근처면 한 번 가보자!]


중간부터 흥분을 가라앉히고 속으로 말하는 피사를 놀리며 미리가 대답했다.


[호호호! 우리 주인님 진짜 똑똑해지셨네~ 안 그래도 확인해 봤는데요. 추정치로 보면 근처가 아니었어요. 현재의 대륙 기준으로는 꽤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고, 무엇보다 제국 안이었어요.]


[···제국?]


[네. 결국, 가깝더라도 지금은 못 가는 곳이니 우리는 처음 생각한 대로 움직여야 해요.]


[···좋다 말았네.]


[호호. 그래서 처음 알림이 떴을 때 말씀드리지 않았던 거예요.]


[그렇구나···. 하아! 고민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희토류를 오라클까지 안전하게 운반할 방법이 없어. 나나 라붐님이 운송대와 함께 계속 움직인다면 몰라도, 나는 모르겠지만 이런 일에 바쁜 라붐님을 참여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흐음. 잘은 모르지만, 배편은 어때요?]


피사가 놀라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배편?]


[네! 툴리왕국도 오라클왕국도 바다를 끼고 있잖아요. 국경도 접하고 있으니 거리도 멀지 않고···. 가능할지는 해도를 보고 판단해야겠지만요.]


[조..좋은 생각이야! 클로저씨에게 이야기해 봐야겠어.]


피사 입장에서는 태어나서 가장 오래 고민한 문제 중 하나였기에, 실마리가 보이자 몹시 기분이 좋아졌다. 그때 창문 밖에서 사람들의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놀란 피사가 창문을 열어보니 커다란 돌인형들이 피사 일행이 묵고 있는 여관으로 돌진해오고 있었다. 옆방에서 피사처럼 창문으로 고개를 내민 알렉스가 소리쳤다.


“골렘?!”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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