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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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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찬
그림/삽화
버러럭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5
최근연재일 :
2017.09.19 06:48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65,300
추천수 :
1,100
글자수 :
317,408

작성
17.08.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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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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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피사-확보 (2)

DUMMY

피사는 원주민의 왕과 함께 왕궁의 뒤뜰로 향했다. 왕의 말에 따라 피사는 그의 옆에서 함께 걸었는데, 원주민 전사 십수 명이 두 사람을 에워싸고 걸었다. 그들은 외부인인 피사가 왕의 지척에서 걷는 것을 몹시 불안해했다. 양껏 긴장한 그들은 피사가 머리가 간지러워 손이라도 올리면 그 즉시 손에 들고있는 창을 던질 기세였다. 물론 그 모든 위협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을 실력을 지닌 피사는 아무런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 불편할 뿐이었다. 왕이 흥미로운 눈으로 피사를 바라보았다.


“흐응, 사절께서는 굉장히 강심장이시군?”


피사가 눈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상대가 두려워할 걸 아시면서 나란히 걷자고 하신 겁니까?”


왕이 웃으며 대답했다.


“뭐, 내 취미로 칩시다. 하하.”


[이야기 들었던 대로 상당히 가학적인 성향의 왕이네요.]


피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왕궁 뒤뜰로 안내된 피사는 사람 한 명이 드나 들만한 동굴을 볼 수 있었다. 왕이 걸음을 멈추고 피사에게 말했다.


“자, 들어가 보시오. 여기 계신 제사장이 함께 할거요.”


피사에게 도움을 청했던 원주민이 나이가 들면 이런 느낌일까. 피사는 보는 순간 이 사람이 그의 아버지임을 알았다. 제사장이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왕께서는 함께 들어가지 않으십니까?”


“내가 갈 필요가 있겠소? 난 결과만 알면 되니 굳이 들어갈 필요 없소. 제대로 고쳤는지는 우리 제사장이 판단하여 내게 말해줄 것이오.”


왕의 말에 피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제사장과 함께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에 들어간 피사는 곧 익숙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피사가 십일 년간 경험해온 고대유적의 입구였다. 제사장이 말했다.


“~€<^{%|>~¥_€,*£.”


[저 유물이 바로 마을의 보물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피사는 눈 앞에 펼쳐진 고대유물을 바라보았다. 왕을 만났던 알현장의 두세 배 정도 되는 크기의 공터에 알 수 없는 모양의 쇠붙이가 나란히 정렬되어 있었다. 쇠붙이는 잘 관리되었는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녹 하나 쓸지 않고 반들거렸다. 제사장은 피사를 검은색 유리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손잡이 하나가 있었는데, 제사장이 손잡이를 아래로 당기며 뭐라고 설명했다.


[선조들의 기록을 보면, 저 손잡이를 아래로 당기면 큰소리와 함께 기계가 움직이고 보물이 만들어진다고 쓰여있대요.]


피사가 미리에게 물었다.


[어때, 미리. 네가 아는 장치야?]


미리가 허무해하며 말했다.


[네, 주인님. 이건 정말···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네요.]


[응?]


[여기가 바로 우리가 간절히 찾던 희토류 제련공장이에요.]



***



제사장에게 잠깐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피사는 미리와 토의에 들어갔다. 피사가 미리에게 물었다. 이 기계를 고칠 수 있는가? 미리가 피사의 손과 눈을 통해 몇 가지를 살핀 후 말했다.


[가능할 것 같아요. 외부는 워낙 잘 관리돼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내부장치의 부식된 부품은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서 철을 다룰 수 있는 대장간만 있다면 대체할 수 있어요. 문제는 전력공급인데, 네오디움 자석의 재료인 네오디뮴이 저렇게 쌓여있으니 저걸 사용해서 자석을 만들면 될 것 같아요. 그 뒤엔 나무를 베어 화력발전을 일으키고요.]


과거 희토류를 제련했던 공장답게, 공장 내부에는 이미 추출된 네오디뮴 얼마가 밀폐된 용기에 분말 형태로 보관되어 있었다. 네오디움 자석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철과 붕소도 같은 형태로 보관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이곳은 피사와 미리가 찾던 모든 것이 잘 준비된 곳이었다. 한 달 넘게 대우림을 헤매온 피사는 하늘이 내려준 뜻밖의 선물에 상기되어 물었다.


[그럼 이제 마법 군단을 만들 수 있는 거야?]


[이곳이 우리 소유라면, 그렇겠지요. 하지만 이곳은 이 마을의것이에요. 정확하게는 아까 그 가학적인 성향의 왕꺼지요.]


피사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왕하고 교섭을 해야하나? 그런데 저 왕하고는 아무 것도 같이 하고 싶지 않아···.]


미리가 말했다.


[빼앗아 버릴까요?]


피사는 고민했다.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던 피사는 자기 손으로 가지고 놀 장난감을 직접 만들었다. 하지만 그중 태반을 형과 누나에게 빼앗겼다. 어려서부터 빼앗기는 슬픔을 깨달았던 피사는 성장해서도 남의 것을 빼앗아본 적이 없었다. 피사가 고민하다가 말했다.


[어떻게 그래···. 내것도 아닌데···. 그리고 빼앗을 방법도 없잖아. 나 혼자 이 나라를 상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일례로 제가 알고 있는 반란 획책 방법만 수십 가지에요.]


피사는 말없이 꽤 오랫동안 고민했다. 고개를 든 피사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래도 빼앗는 건 안 돼. 상대가 아무리 가학적 취미를 가진 변태라고 해도.]


[주인님의 뜻이 그렇다면야.]


미리가 피사의 결정을 존중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 공장을 고쳐주는 조건으로 생산량의 일정 비율을 주인님 소유로 하는 계약을 맺는 것이 가장 낫겠네요. 다만 뒤통수를 칠 것이 분명한 저 가학적인 왕에게 계약의 이행을 강제할 방법을 준비해둬야겠어요. 설비 안에 간단한 폭탄을 설치해서 약속을 어기려 들면 다 날려버리겠다고 왕을 위협해야겠네요.]


피사가 라붐의 말투를 흉내내며 말했다.


[그래. 미리.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최선을 다해줘.]


합법적이라는 뜻을 잘 모르는 피사에게 미리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


[저만 믿으세요.]



***



미리와 작전을 세운 피사는 제사장의 안내를 받아 다시 왕 앞에 섰다.


“동굴 안의 고대유물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끔 수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필요한 게 있습니다.”


왕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좋은 소식이군. 그래, 필요한 것은 무엇이오?”


“이 나라에 쇠를 다루는 대장간이 있습니까?”


“당연하지. 내 옆에 서 있는 이들의 무기를 보시오. 모두 우리나라가 직접 생산한 것이지.”


왕 옆의 전사가 위협적으로 무기를 들어 보였다. 피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장치 외부는 잘 관리되어 계속 사용할 수 있으나, 내부의 부품 몇 가지가 부식되어 새로 제작해야 합니다. 대장장이를 불러주시면 새로 제작할 부품을 어떤 규격과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직접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설비를 움직일 동력이 필요합니다. 대우림에서 나무 백 그루 정도를 베어 불에 태울 수 있는 장작 형태로 만들어 주십시오.”


피사의 말을 듣던 왕이 그럴듯한 피사의 요청에 기뻐하며 대장장이를 궁으로 들이라고 명령했다. 대장장이를 기다리는 동안 왕이 피사에게 물었다.


“짐이 과학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귀공의 말에는 신빙성이 느껴지는군. 제대로만 작동되게 해준다면 큰 상을 내리겠소. 귀공이 대우림에서 찾고자 했던 것을 우리가 대신 찾아주는 것도 괜찮겠군.”


피사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보다는 이 장치가 만들어낼 보물이 어떤 것인지가 궁금하군요. 혹시 생산되는 보물 일부를 유물을 고친 대가로 받아도 되겠습니까?”


왕의 표정이 대번에 날카롭게 바뀌었다.


“감히···. 나의 보물을 탐내는 것이오?”


분노한 왕 앞에서 피사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일종의 동기부여입니다. 만약 유물에서 나오는 보물 일부가 제게 귀속된다면,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귀국의 보물을 고치려고 노력할 것 아닙니까? 그편이 폐하의 목적에도 부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피사의 말에 왕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소. 그럼 유물을 고친 후 처음 나오는 보물의 십 분의 일을 주겠소. 이 정도면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셨겠지?”


더 요구하면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눈빛으로 대신하는 왕에게 피사가 고개를 숙였다. 마침 대장장이가 들어왔고 피사는 대장장이에게 필요한 것을 설명했다. 왕은 부하를 시켜 나무를 베어오라고 명령했다. 대장장이에게 필요한 것을 이야기해준 후 피사는 왕궁 밖으로 나와 자신에게 배정된 숙소로 안내받았다. 숙소를 향해 가던 피사에게 미리가 말했다.


[역시··· 일이 완료되면 주인님을 죽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미리는 자신의 정찰기를 알현장에 남겨두고 나왔다. 정찰기를 통해 왕의 명령을 들은 피사가 한숨을 쉬며 미리에게 말했다.


[그냥 빼앗아버릴 걸 그랬나?]


[아직 늦지 않았어요. 지금이라도 반란을 도모할 수 있는데···, 해버릴까요?]


[···아니야. 다만 네가 말한 대로 방비는 확실히 해야겠어. 조금 께름칙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네.]


미리가 웃으면서 말했다.


[호호호. 깜짝 놀라게 해주자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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