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버러럭의 서재입니다.

휴대폰으로 세계정복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형찬
그림/삽화
버러럭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5
최근연재일 :
2017.09.19 06:48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65,296
추천수 :
1,100
글자수 :
317,408

작성
17.09.13 09:28
조회
222
추천
3
글자
8쪽

피사-준비 (2)

DUMMY

피사와 헤어진 알렉스와 클로저 일행은 툴리왕국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왕도 툴리로 향했다. 다만 곧바로 가지는 않고 중간중간 시장이 머물 정도의 큰 도시는 모두 방문했는데, 표면적 이유는 새로 방문한 도시에서 새로운 호위를 요청하기 위해서였지만 숨겨진 목적은 따로 있었다.


“이대로 왕도 툴리로 가봤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왕도 툴리에 들어서기 전에 툴리왕국의 귀족들이 먼저 압박을 느끼게끔 해야 합니다.”


알렉스의 말에 클로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씀입니다. 민심을 좀 모아보는 게 어떨까요?”


알렉스 일행의 가장 큰 목적은 툴리왕국을 제국과의 전쟁에 참여시키는 것. 즉, 툴리왕국의 사람들에게 ‘제국에게 복수해야 한다.’ 내지는 ‘제국을 가만 놔두면 안 된다’라는 인상을 심어주면 그것이 위정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치란 대부분은 물처럼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가장 중요하고 급박한 결정은 아래에서 솟구쳐 온 물로 결판나니까. 다행히 대륙 최고의 정보기관 더 오라클은 이런 일에 익숙했고 준비도 되어 있었다.


“툴리왕국의 주요 도시에는 저희 쪽 요원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이용해 카사에서 있었던 골렘과의 충돌을 제국의 소행으로 소문내겠습니다. 대우림의 원주민들이 변절하여 제국 편에 섰다는 소문도 함께 내면 좋겠군요.”


알렉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제국 본토에서 툴리왕국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뭐 없을까요? 제국에서 그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문내면 앞의 두 소문과 더불어 큰 효력을 낼 것 같습니다.”


클로저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지금은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군요. 그 부분은 제가 더 오라클 본부에 요청해 두겠습니다.”


그런 일이 없다면 만들어야죠 라고 클로저가 덧붙였다. 알렉스는 생각했다. ‘그런 일’을 만드는 데 또 얼마나 무고한 이들이 피를 흘릴까···. 알렉스가 고민을 털어내듯 고개를 흔들었다. 별일 없을 거다. 있다 해도 이미 자기 코가 석 자다. 누군지도 모를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을지도 모를 가능성을 고려해가며 결정할 여유가 없다.


“부탁드립니다.”


알렉스가 클로저에게 말했다.



***



알렉스 일행은 왕도 툴리에 이르기까지 6개의 도시를 더 방문했다. 그들을 뒤따르듯 전해져오던 소문이 어느 순간 알렉스 일행을 앞질러 먼저 왕도 툴리에 도착했다. 왕도 툴리에 사는 사람들의 입과 귀를 자극하던 소문은 높은 성벽을 넘어 결국 툴리의 왕과 재상의 귀에까지 이르렀다.


“그게 사실인가?”


재상이 왕의 물음에 대답했다.


“카사의 시장이 보내온 전서구에 따르면, 그런 일이 있기는 있었습니다. 좀 많이 부풀려졌지만요.”


툴리의 왕, 비안 툴리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소문은 원래 부풀려지기 마련이니까. 그래, 제국이 우리나라에 쳐들어와 무력행사를 한 게 사실이란 말이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누군가가 무력행사를 했고 그 누군가가 여러 정황상 제국으로 추정된다, 입니다.”


“흠···. 재상의 생각은?”


재상 카드락스 벨퀸이 생각에 빠졌다. 그는 원래 제국에서 태어난 제국의 귀족 출신이었지만, 젊은 시절 대륙 방방곡곡을 여행했던 비안 툴리를 만나 함께 툴리왕국으로 들어온 사람이었다. 툴리왕국의 사람들은 왕에게 여러 왕자보다 더 큰 신뢰를 받는 그를 ‘걸어 다니는 법전’이라고 불렀다. 그만큼 그는 왕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이였다. 또 그것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지혜로운 사람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이상합니다. 추정을 객관과 주관으로 나눌 수 있다면, 객관적인 정황은 모두 제국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주관적인 면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국이 뭐가 아쉬워서 그런 강도가 높은 미친 짓을 하겠습니까? 오라클 왕국의 사신이 한 두 번 왔다 간 것도 아니고···.”


적대국에 골렘이라는 위협적인 무기를 3기나 침입시켜 공격했다. 그중 하나는 지금껏 세상에 모습을 보인 적 없는 신무기. 제국은 아무 생각 없이 이런 짓을 저지를 만큼 막무가내인 나라가 아니다. 한 번도 본적은 없지만, 카드락스는 제국의 재상이나 흑막의 주인을 자신의 맞수로 내심 인정하고 있었다.


“가능성 일, 신무기 실험. 하지만 그런 목적이라면 왕도 툴리에 보내지 카사 같은 작은 도시에 보내진 않았겠지요.


가능성 이, 오라클 왕국 사절단을 저지하는 것.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한두 번 다녀간 것도 아니고,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이지 않고 암살자만 투입해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것도 탈락.


가능성 삼, 제국의 짓이되 제국 정부나 흑막이 아닌 어느 인물의 독단 혹은 실수로 벌어진 일. 다만 카사 시장의 보고에 따르면 골렘은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실수보다는 어느 미친 마법사의 독단으로 벌어진 일···,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만히 앉아 카드락스의 말을 듣던 비안 국왕이 말했다.


“두 번째 가능성이라면, 우리가 아직 모르는 정보를 오라클 왕국이 알고 있다는 이야기일 거고, 세 번째가 맞는다면 그 미친 마법사가 누구인지와 그가 찾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봐야겠군. 골렘을 막은 것은 오라클 왕국의 사절단 일행이라고 했지?”


“네, 폐하.”


왕이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사절단에게 이 세 가지를 물어보자고.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과 관련 있을 수도 있으니.”


***



왕도 툴리는 왕도 오라클과 전혀 다른 느낌의 도시였다. 제국에서부터 흘러들어온 프라야강의 끝자락에 건설된 이 도시는 사방이 사막으로 둘러싸인,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도시였다. 이런 척박한 곳에 도시가 건설되고 한 나라의 수도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온전히 프라야강 덕분이었다. 비록 하류라 물이 맑지는 않았지만, 왕도 툴리의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이 강을 통해 마실 물과 먹을 음식을 공급받았다. 일 년 내내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사막 한가운데서 물과 음식을 공급해주는 이는 이 강밖에 없었다. 그래서 왕도 툴리의 사람들은 프라야강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숭배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프라야 축제군요. 정말 엄청나요.”


왕도 툴리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해도 믿을 만큼 많은 인파가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누군가는 춤을 추고, 누군가는 술을 물처럼 마시고, 또 누군가는 생전 처음 보는 이성과 키스를 나누었다.


“전 이런 축제가 있다는 사실을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세상은 넓군요.”


알렉스가 얼이 빠진 듯 말했다. 곁에서 듣던 툴리왕궁의 병사 한 명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프라야 축제는 우리나라의 자랑 중 하나죠. 이걸 보기 위해 저 적대국 제국의 귀족들도 신분을 숨긴 채 몰래 넘어와 즐기고 간다고 합니다. 물론 잡히면 끝이지만요. 하하하.”


당연하게도, 이런 축제 기간에는 남은 방이 전혀 없었다. 알렉스 일행은 선택의 여지 없이 왕궁으로 향했다.


“입궁을 거절당하기라도 하면, 길거리에서 자야겠군요.”


클로저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휴대폰으로 세계정복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0/2 연재 재개하겠습니다. +2 17.08.28 212 0 -
공지 SRD OGL 5.1 저작권 공지 +2 17.06.26 1,140 0 -
77 피사-준비 (4) +4 17.09.19 225 5 8쪽
76 피사-준비 (3) +2 17.09.14 233 3 8쪽
» 피사-준비 (2) 17.09.13 223 3 8쪽
74 피사-준비 (1) +2 17.09.12 233 3 8쪽
73 로버트-혼란 (6) 17.09.11 225 3 10쪽
72 로버트-혼란 (5) 17.09.07 244 4 9쪽
71 로버트-혼란 (4) +1 17.09.06 238 3 7쪽
70 로버트-혼란 (3) 17.09.05 287 4 7쪽
69 로버트-혼란 (2) +2 17.08.25 306 6 9쪽
68 로버트-혼란 (1) 17.08.24 346 4 8쪽
67 피사-확보 (6) 17.08.23 358 2 11쪽
66 피사-확보 (5) 17.08.22 320 4 9쪽
65 피사-확보 (4) 17.08.21 373 3 9쪽
64 피사-확보 (3) 17.08.19 384 5 9쪽
63 피사-확보 (2) 17.08.18 348 4 9쪽
62 피사-확보 (1) 17.08.17 424 5 9쪽
61 로버트-장악 (3) +1 17.08.16 385 6 9쪽
60 로버트-장악 (2) +2 17.08.15 415 6 8쪽
59 로버트-장악 (1) 17.08.14 461 5 12쪽
58 피사-출발 (6) +2 17.08.12 453 6 11쪽
57 피사-출발 (5) +1 17.08.11 431 8 10쪽
56 피사-출발 (4) +3 17.08.10 446 8 8쪽
55 피사-출발 (3) 17.08.09 507 8 11쪽
54 피사-출발 (2) +2 17.08.08 501 10 10쪽
53 피사-출발 (1) +2 17.08.07 630 10 8쪽
52 로버트-복수 (3) +4 17.08.05 563 12 12쪽
51 로버트-복수 (2) +2 17.08.04 517 9 9쪽
50 로버트-복수 (1) 17.08.03 596 1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