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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선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19.10.22 17:18
최근연재일 :
2021.10.22 19: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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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26
추천수 :
2,167
글자수 :
197,732

작성
21.10.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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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
12쪽

23.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여

DUMMY

거대한 강릉성의 성문이 서서히 열렸다. 그와 동시에 대규모의 인원들이 성문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관우와 조운이 서 있었다.


둘이서 무시무시한 기세와 위엄을 내뿜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관우와 조운의 표정은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듯했다. 계속해서 강릉성을 힐끗힐끗 돌아보는 관우와 조운이었다.


정확하게는 그 둘의 시선은 강릉성에 남아있는 유선에게 가 있었다. 마치 물가에 어린 아이를 놔둔 부모의 얼굴이다.


지금 모습은 관우와 조운이 군사들을 이끌고 강릉을 떠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반면 유선은 남으려는 모양이다. 그래서 관우와 조운이 이리 걱정을 하는 것일 테고.


“선아. 정말로 괜찮겠느냐?”

“헤헤! 걱정 마십시오. 숙부님. 제가 어린애도 아니고.... 아! 맞구나.... 어쨌든 주창 장군과 여러 군사들이 절 이리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 절대 불상사가 발생할 리가 없습니다.”


유선은 아무 걱정할 거리가 없다는 듯 말했지만, 관우나 조운의 표정은 좀처럼 풀어지지 않았다. 결국 조운이 안 되겠다는 듯 말머리를 돌렸다.


“아무래도 관 장군과 신, 둘 다 이리 가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전하. 최소한 신이라도 전하의 곁에 남겠습니다.”


조운이 못 참고 남겠다는 얘기를 꺼내자 이번에는 유선이 정색을 했다.


“조 장군님. 아직도 절 그리 못 믿으시겠습니까? 아직도 제가 예전의 그 아두로 보이냐는 말입니다.”

“그건 아닙니다. 전하. 분명 예전과는 다른 총명한 모습을 보이셨지요. 지금 이런 계략을 짜신 것도 그냥 치기가 아니란 것은 분명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 아시면서 왜 그리 망설이십니까? 그건 결국 아직도 저를 확실하게 믿지 못하신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유선의 질문에 조운은 당장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질문대로 조운은 아직도 유선을 보살펴줘야만 하는 예전의 그 유선으로 생각하는 구석이 조금 남아있는 듯했다.


“이제는 더 이상 저를 그리 대하지 마십시오. 저는 더 이상 예전의 그 아두가 아닙니다. 이건 왕태자로서의 명입니다. 그러니 걱정 말고 어서 다녀오십시오. 그리고 이 계략대로라면 사실 숙부님이나 조 장군보다 제가 더 안전하지 않습니까. 말이 미끼가 되겠다는 것이지 실상은 아니니까요.”

“명 받들겠습니다...”


유선의 말에 조운은 마지못해 명을 받아들였다. 당연하게도 왕태자의 권위에 눌렸다기보다는 유선에게 설득을 당한 조운이다.


그런데 유선의 말에 따르면 지금 관우와 조운이 강릉을 떠나 유선과 헤어지는 것은 계략인 듯 했다. 그리고 유선은 스스로 미끼를 자처한 듯했다. 대체 무슨 계략을 세웠을까.


촉군의 강릉 점령은 워낙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그 덕분에 강릉을 완전히 점령한 이후에도 정욱의 신물 효과 역시 끝나지 않았다.


‘이왕 쓴 거면 최대한 뽑아먹을 수 있을 때까지 뽑아먹어야지.’


소 한 마리를 잡으면 그 부속물 하나 남김없이 다 먹어치우는 민족답게 준우는 신물의 효과를 마지막까지 쓸 생각이었다.


그래서 겉으로는 병사들을 챙기고, 관우의 가족을 찾으면서도 속으로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로 지금 유선이 스스로 미끼가 되는 계략이었다.


이미 사로잡은 동오군 포로들을 통해 손권이 반준을 데리고 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유선은 반준을 또 이용하기로 했다.


일단 관우와 조운을 공안으로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유선은 강릉에 남는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반준을 통해 손권에게 밝히기로 한다.


손권 입장에서는 홀로 남은 촉의 왕태자인 유선이 더없이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일 터였다. 거기다가 유선을 잡으면 빼앗겼던 강릉도 다시 되찾아 올 수 있었다.


즉, 유선이 스스로 미끼가 된다는 말은 동오의 전력을 강릉으로 돌리고 공안을 쉽게 얻겠다는 계략이었다. 하지만 이 말인즉슨 유선 스스로 굉장한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앞서 유선이 말했듯이 말이 미끼가 된다는 것이지 실상은 달랐다. 반준이 손권에게 고한, 유선이 강릉에 남는다는 사실은 거짓이 아니다. 하지만 병력으로 사기를 친다면?


지금 관우와 조운이 공안 쪽으로 이끌고 가는 군사들은 현재 촉군 32,000 군사들 중 소수인 1만 군사들뿐이었고, 나머지 22,000 군사들이 강릉에 남았다. 손권은 관우와 조운이 공안을 공략하기 위해 둘 다 직접 나섰으니 촉의 주력군은 그쪽으로 갔다고 생각할 터였다. 강릉에는 소수의 군사들만 남았을 거라고 생각한 동오군이 제대로 함정에 빠지는 셈이다.


이 과정에는 당연히 반준의 역할이 중요했다. 만약 반준이 제대로 손권에게 전달을 하지 못한다면 이 계략은 물거품이 될 테니까. 하지만 유선은 일전에 반준이 손권에게 거짓으로 전향하겠다고 했다가 한번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번 계략이 성공할 것이라 확신했다.


‘손권과 여몽은 이전에는 반준을 믿지 못하고 그가 알려주는 것과 반대로 했다가 결국 강릉까지 내주고 말았지. 그러니 그에 대한 신뢰는 지금 훨씬 더 굳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반준의 말을 철썩 같이 믿을 수밖에 없을 거다. 이 계략은 반드시 통한다.’


이제 촉군 내에서 관우나 조운만큼이나 발언권이 커지게 된 유선. 직접 나서서 이 계략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당연하게도 반대를 했다. 이제 유선의 능력은 인정을 하는 바이지만, 왕태자 신분의 유선을 미끼로 하는 작전이니 쉽게 승낙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유선의 설명대로 실상은 미끼가 아니었다. 어찌 보면 소수의 병력으로 공안으로 가는 관우와 조운이 진짜 미끼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도 관우와 조운 입장에서는 아무리 호위 군사들이 많다지만 유선만 따로 놔둔다는 게 적잖이 불안한 모양이었다.


결국 유선은 나름의 보완책까지 만들고 나서야 이들을 설득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면 어떻겠습니까? 숙부님. 조 장군님. 만약 계획에 차질이 생기거나 위험한 일이 생긴다면 그 즉시 봉화를 피우겠습니다. 웬만하면 봉화를 피울 일이 없는 게 좋겠지만, 만약 봉화를 피운다면 두 분께서 그걸 보고 돌아오셔서 적들을 앞뒤로 협공을 할 수도 있으니 더 좋은 작전이 아니겠습니까?”


‘말이 앞뒤로 협공하는 거지 시간상으로 의미 없는 일이지. 쉽게 점령할 수 있는 공안도 얻지 못할 수도 있고.’


물론 유선은 봉화를 피울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것은 그들을 달래기 위해 한 말일 뿐이다.


유선은 강릉에서 손권을 격파하고, 공안까지 동시에 차지할 생각이다. 어차피 속이는 것이라면 군사들만 공안 쪽으로 보내는 척하면서, 관우와 조운은 강릉에 그대로 있어도 된다. 하지만 굳이 그 둘을 딸려 보낸 것은 공안까지 확실히 차지하기 위함이었다.


어쨌든 유선의 계책은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다.


장포는 공안 쪽으로 떠나가는 관우와 조운을 보며 떨린다는 듯 입을 열었다.


“후우! 전하. 이제 백부님이나 조운 장군 없이 순전히 우리 힘으로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소장은 무척 떨립니다. 이제 우리가 저분들을 대신하여 이 땅의 역사를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장포만 이리 흥분하는 게 아니다. 아무래도 유선 쪽에 젊은 장수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매우 달아올라 있었다. 덩달아 병사들까지 흥분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들 중 베테랑에 가까운 주창과 관평은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다.


“포야. 그 분들 없이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 분들은 봉화를 보면 곧 돌아오실 것이다.”

“아... 정말 봉화를 써야 하는 겁니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당연히 그리 해야 되는 것이다. 전장은 자신감과 호승심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법이다.”


사실 유선이 관평을 일부러 자신의 쪽에 붙였다. 관평은 그런 유선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관평이 어려운 전투 경험을 많이 해봐서 그런지 노련한 감이 있군. 그렇다면 안심하고 내 할 일을 해도 되겠지.’


유선의 할 일이란? 당연히 보물찾기, 아니. 신물찾기다. 이제 새로운 성인 강릉으로 왔으니 또 찾아볼 가치가 있었다.


현재 유선이 가진 신물은 총 6개였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도 볼 수 있었지만, 유선은 부족하다고 느꼈다. 6개의 신물 중에 무장은 충분히 확보를 했지만, 지모가 있는 인물은 서희를 제외하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양홍과 정욱을 쓰면서 그 효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경험을 했지 않은가. 특히 지모가 뛰어난 인물은 신물의 효과가 끝나고도 그 효용이 대단했다.


무력 위주의 인물은 신물 효과가 끝나고 나면 유선의 신체의 능력은 다시 원래대로 떨어진다. 물론 신체에 대한 기억이 남으니 차후 단련을 하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결국 그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터였다.


하지만 지력이란 건 어찌 보면 기억의 집합체다. 즉, 신물 사용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경험과 지식이 바로 쌓이는 것이니 무력 위주보다 지력 위주가 신물 사용 후 효과는 훨씬 더 좋은 셈이다.


그래서 요즘은 신물로 지력이 높은 인물을 더욱 바라는 유선이었다.


‘후훗! 강릉은 맥성이나 당양성보다는 훨씬 더 크니 더 많은 신물을 찾을 수 있겠지?’


잔뜩 기대감을 품고 신물을 찾아다닌 유선은 어렵지 않게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보자. 분명 이 근방이었는데... 아! 여기다!”


하지만 유선은 곧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양송....’


삼국지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일신의 능력이 좋아 영웅으로서 수천 년이 지나도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반대로 능력이 너무 좋지 않아 기억되는 이름도 있다. 그 중 양송은 후자였다.


양송은 어딜 내놔도 밑에서부터 봐야하는 최악 중 최악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이었다.


“이건 없는 거로 쳐야겠군. 하긴 좋은 것만 나올 수는 없지.”


다시 빨빨거리며 강릉성 안을 돌아다니는 유선. 곧 두 번째 신물까지 찾을 수 있었다.


“호오!”


이번에는 흥분한 목소리다. 유선이 바라던 것이 딱 나왔다. 바로 지력이 높은 인물이었다.


“이유!”


이유. 동탁의 오른팔 같은 인물로 그에게 피 같은 조언을 매번 했던 인물이었다. 성정이 영웅과는 거리가 먼 악당 같은 인물이지만, 그 능력만큼은 확실히 좋았다. 유선으로서는 신물의 성정은 전혀 상관할 필요가 없고, 능력만 신경 쓰면 됐으니 좋은 게 나온 셈이다. 신물을 사용해도 그 인물의 인격까지 대신 가져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신물을 찾은 이후에도 유선은 계속 신물을 찾았다. 하지만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젠장! 신물의 개수는 성의 크기와는 관련이 없는 건가? 왜 이리 안 보여?’


날이 샐 동안 강릉성 이곳저곳을 계속 돌아다녔지만 끝내 추가소득은 없는 유선이다.


‘흠! 이제 8개... 아니. 6갠가? 일단 날도 어두워졌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야겠군.... 그래도 이유라도 건졌으니 다행이군.’


유선은 신물찾기를 마치고 치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주창이 유선에게 볼 일이 있는지 기다리고 있었다.


“전하. 병사들에게 배치를 숙지시키고 오는 길입니다. 하온데....”

“고생하셨습니다. 주 장군. 그런데 무슨 일입니까?”

“전하께서 특별히 강릉에 주둔시키라 이른 병사들 말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할까요?”


유선은 일전에 이야기를 나눴던, 상용에서 온 이들이 아닌 끝까지 관우를 따른 이들을 강릉에 주둔시키라 일렀다.


“아! 주 장군. 뭔가 오해를 하셨군요. 그들은 그냥 강릉에만 있으면 됩니다. 특별대우를 위해 남긴 것이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유선은 그들을 이용해 또 뭘 할 생각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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