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임시서재

라나 에이블리아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로맨스

hildegard
작품등록일 :
2021.05.17 21:03
최근연재일 :
2022.03.10 22:56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75
추천수 :
29
글자수 :
42,532

작성
22.02.13 20:51
조회
27
추천
0
글자
2쪽

브륀.K에서

DUMMY

브리엔카 왕국의 수도에서는 여느때와 다른 침묵이 감돌았다.

숨 죽인 귀족들은 조용히 커튼 사이로 바깥을 내다보았다.


더 이상의 시위 같은 것은 없을 것 같았다.


'ㅡ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포셀라 공주의 손아귀에서 크리스탈 구슬이 박살났다. 시녀총장 안나가 재빠르게 뒷걸음질 친 뒤 고개를 숙이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안나의 드레스가 서예가가 이성을 잃고 바닥에 짓이겨버린 보랏빛 붓꽃처럼 활짝 펼쳐졌다.


포셀라 공주는 안나의 치맛자락 끝단을 바라보았다.


포셀라 공주의 시선은 이윽고 붉은 피가 흐르는 자신의 손을 향했다. 그녀는 손바닥에 가시처럼 박힌 크리스탈 조각들을 바라보았다.


"놓쳤다는 말이지, 안나?"


시녀총장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포셀라의 입술 끝이 경련했다. 공주는 웃는 것 같지도, 우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녀는 어떠한 표정을 지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시녀총장 안나는 눈을 감았다.


"괜찮아. 안나, 너는 최선을 다했어."


포셀라 공주는 희미하게 웃으며 가볍게 안나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빛나는 크리스탈 조각이 안나의 어깨를 긁으며 따갑게 했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시녀총장 안나는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


궁방의 입구에서 대기 중이던 시녀들. 아멜과 알리스가 조용히 옷자락을 끌며 들어왔다. 그 뒤로 젊은 남작 페어딘과 후작 부인 메리아스가 따랐다.


후작 부인 메리아스는 눈물을 쏟으며 흐느껴 울었으나 페어딘의 눈빛은 결의에 찬 듯이 보였다.


"제가 기필코 그 일당들을 죽이겠습니다, 공주님."


포셀라 공주는 다시 그저 희미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 미소는 설화에 등장하는 흰 눈처럼, 마치 그림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공주는 말없이 자신의 한쪽 손을 내밀었다.


이윽고 두 시녀, 아델과 알리스가 공주의 손아귀에 꽂힌 유리 조각들을 세심히 뽑아내기 시작했다.


메리아스 후작 부인의 흐느끼는 울음소리는 그칠 줄을 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나 에이블리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를 성실하게 못하는 이유에 대하여 22.02.18 21 0 -
공지 팬아트(?)를 지인에게 받았습니다. 22.02.18 16 0 -
공지 100화까지 달려보겠습니다. 21.12.30 30 0 -
20 생존자들 1 22.03.10 21 0 8쪽
19 이중 국적자 22.02.23 23 0 4쪽
18 페어딘 카녹의 분노 22.02.14 35 0 6쪽
» 브륀.K에서 22.02.13 28 0 2쪽
16 롬 플루셰 (외전) 22.02.06 28 0 5쪽
15 쿤델라 왕국으로 4 (完) 22.02.04 32 1 4쪽
14 쿤델라 왕국으로 3 22.01.12 34 0 4쪽
13 쿤델라 왕국으로 2 21.05.27 40 1 7쪽
12 쿤델라 왕국으로 1 21.05.25 46 1 8쪽
11 아우랭의 너도밤나무 3 (完) 21.05.20 43 1 3쪽
10 아우랭의 너도밤나무 2 +3 21.05.18 64 3 8쪽
9 아우랭의 너도밤나무 1 +5 21.05.17 65 3 4쪽
8 꿈의 논리 +2 21.05.17 57 3 5쪽
7 그들은 결코 스킨쉽을 하지 않는다 21.05.17 44 2 6쪽
6 마녀에 대한 편견 21.05.17 40 2 4쪽
5 첫 번째 몬스터 21.05.17 41 2 3쪽
4 콜리나들과 성수 21.05.17 51 2 4쪽
3 모험의 시작 21.05.17 57 2 4쪽
2 꿈시녀 반대론자들 21.05.17 63 3 7쪽
1 내가 공주였다고? +2 21.05.17 156 3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