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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님의 서재입니다.

F급 무한재생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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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작품등록일 :
2023.11.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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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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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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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7화

DUMMY

[일간 서브 퀘스트 – 일정 속도, 위력 이상의 투사체를 방어, 회피하시오.]

- 0 / 100

- 제한 시간 : 23 : 59 : 59

[보상 – 민첩 50]


“형!!!”


나는 퀘스트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형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곧장 던전으로 끌고 들어갔다.


- 피잉!

- 휘익!


나는 형이 쏴 갈기는 활살을 열심히 막고 피하며 퀘스트 조건을 수행해나갔다.

형이 쏘는 화살의 속도는 여간 빠른 게 아니라 처음엔 계속 맞았지만 그 속도에 적응하다 보니 점점 화살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와, 뭐냐? 어떻게 피하는데?”

“내가 어릴 적 형 라면이나 끓이던 박준호야 아니야.”

“그래? 그럼 이것도 피해 봐.”


형이 쏜 화살은 비교적 천천히 곡선을 그리며 날아오나 싶더니 갑자기 빠르게 가속해 회피할 타이밍을 빼앗았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시간을 더 작은 단위로 쪼개서 쓸 수 있게 된 나는 번뜩이듯 몸을 튕겨 화살을 피했다.


“이 새끼가?”


내가 연속해서 이리저리 화살을 피하자 약이 오른 형은 연속으로 시위를 당겼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든 한 발은 맞춰보겠다는 악의가 느껴졌다.

이젠 퀘스트고 뭐고 자존심 문제다, 나는 이를 악물고 형이 쏘는 화살에 빨려 들어가듯 집중했고 집중력이 그 정도가 되자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반응했다.


“이익!”


- 파앙!


“뭐, 뭐야!”


그런데 형이 이를 갈며 발사한 굵직한 마력의 화살 하나가 공중 높이 올라가더니 그대로 폭발하며 작은 파편으로 쪼개져 비처럼 쏟아졌다.


“화살비나 처먹어라, 이 새끼야!”

“아, 미친 새끼야, 스킬은 왜 쓰는데!”


화살비의 범위를 벗어나기엔 이미 늦었다.

그렇다고 저렇게 촘촘히 쏟아지는 작은 파편을 일일이 막아내는 것은 아무리 아린이라도 불가능해 보였다.

아닌가? 걔는 하려나?

아무튼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순간 뇌가 멈췄지만 생각해보니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 아이템 스킬 [만년빙의 주인]을 발동합니다. 』


- 쩌저적!


- 파바바박!


나는 만년빙으로 우산처럼 내 몸을 막아주는 막을 만들어 화살 파편을 방어했다.

파편 하나하나의 위력은 별 볼 일 없어서 그다지 두껍지 않은 만년빙에도 간단히 막혔다.

요즘 하도 쓸 일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는데 만년빙의 정수가 있었지 참.

안 쓰면 녹슨다는 게 이런 말인가 보다.


“아니, 너 그 개사기 스킬 뭔데! 비겁하게 그딴 걸 쓰고 앉았어!”

“지도 내 몸에 구멍 한 번 내보겠다고 스킬 쓰고 앉았으면서!”

“네가 먼저 자극한 거다!”


- 지이이잉!


“야, 야! 자, 잠깐만, 타임!”


형의 시위에 걸린 화살에 상당히 묵직한 마력이 실리는 게 느껴진 나는 타임을 외쳤지만 형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막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나는 최대한 두껍게 만년빙을 얼려 몸을 보호했지만.


“대장군전!”


- 콰작!


형이 쓴 스킬은 하필 단단한 장갑을 뚫는 데 특화된 스킬이었고 화살은 아직 충분히 두껍게 얼지 않은 만년빙을 뚫고 들어와서는 폭발을 일으켰다.

어쩌다 보니 중간부터 퀘스트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서로에게 한 방 먹이는 데만 열중하는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됐지만 그래도 하다 보니 퀘스트를 클리어하긴 했다.




***




[일간 서브 퀘스트 – 일정량의 데미지를 입으시오.]

- 0 / 1,000,000

- 제한 시간 : 23 : 59 : 59

[보상 – 경험치]


“꺄하하하하!”


오늘의 퀘스트는 별거 없는 관계로 그냥 서연과 던전에나 들어와 레벨작이나 했다.

보상으로 주는 저 경험치라는 게 처음엔 뭔가 했는데 몇 번 받다 보니 갑자기 레벨업을 하는 게 그냥 레벨업을 위한 데미지를 일정량 채워주는 것 같았다.

첫 일간 퀘스트 보상은 특전 포인트 1이었는데 그게 정말 좋은 보상이었던 것이다.


“오늘 저녁은 뭐야?”

“아직 장을 안 봐서 딱히 정하진 않았는데, 일단 길드가서 레이드 현황 최신화하고 마트 가려고.”

“그럼 내가 먹고 싶은 거 해줄 수 있어?”

“뭔데? 푸아그라 같은 것만 아니면 못 할 건 없지.”


오늘도 할 일을 마치고 일단 길드로 돌아가며 서연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생각보다 요리를 잘한다는 것을 알아챈 서연은 매 끼니마다 요리를 신청하며 꽤 귀찮게 굴었다.


“오늘은 좀 신선한 걸 먹고 싶어서⋯.”

“⋯?”


무슨 일인지 서연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

얘가 왜 이러나 슬쩍 옆을 돌아보니 서연은 뭔가에 크게 놀라 입을 꾹 다물고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경직돼 있었다.


[경고! 계약에 따라 김서연을 보호하십시오! 계약이행을 거부할 시 강제성이 발생합니다!]


“뭐, 뭐야, 왜 그래?!”


그와 동시에 갑자기 경고가 떠 올랐다.

깜짝 놀란 나는 일단 골목에 대충 차를 세우고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마, 마력⋯ 무슨 마력이⋯!”


서연은 온몸을 벌벌 떨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다.

마력? 무슨 마력을 말하는 거지?


“일단 길드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거기로 가자. 슬슬 아린이가 올 시간이니까 당해도 길드 안에서 당해야 해. 뛸 수는 있지?”

“응⋯.”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나는 의문만 들었지만 어쨌든 그녀가 느끼는 공포는 진짜였다.

만약 헌터관리국에서 히트맨을 보낸 거라면 어떻게든 길드까지 가야지 이런 곳에서 행방불명 당하긴 싫었다.

나는 차를 버리고 급히 도보로 길드를 향해 달렸다.


“아, 거의 다 왔⋯!”


이제 우리 길드 사무실까지 고작 한 블록을 남겨놓은 상황.

그 순간 나는 서연이 왜 그렇게까지 겁을 먹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뭐야, 이게⋯?’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짙은 농도의 마력이 온 동네를 뒤덮고 있었다.

그 마력은 길드 쪽을 향해 이어져 있었고 제아무리 둔한 나라도 이제 와서 이 마력의 주인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어디 누구 손에 죽는지 얼굴이라도 보자는 생각으로 길드 앞으로 향했다.


“⋯⋯⋯⋯?”


그런데 길드의 앞엔 의외의 인물이 서 있었다.

서로가 아는 구면의 인물이었다.


“쯧, 이놈의 길드는 무슨 직원 하나를 안 두고 전부 자리를 비워?”


혼자 팔짱을 끼고 투덜거리며 불이 꺼진 길드 앞에 서 있는 소년 같은 작은 키의 남성.

다름 아닌 신재현 헌터였다.


“어이, 늦었잖아! 내가 얼마나 기다린 지 아는 거야?!”


그는 내가 말소리가 들릴만한 근처로 접근하자 뒤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역시 그는 나와 서연이 근처에 접근했다는 걸 진작에 눈치채고 있던 모양이다.


“아, 예⋯ 일 좀 보고 오느라⋯.”


순간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설마 서연을 죽일 히트맨으로 신재현 헌터를 고용한 건가?

아니, 그렇다기엔 스케일이 너무 큰데.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이렇게 갑자기 우리 길드에는 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멍청하니 뭐 하고 서 있어! 이대로 날 세워놓을 거야?!”

“어⋯ 저희 길드에 찾아오신 건가요?” “그럼 내가 이런 후진 동네에 뭐 하러 왔겠어?”


아오~ 말하는 싸가지 하고는.

나는 속으론 욕을 하면서도 일단은 친절히 웃는 얼굴로 길드 문을 열어주려 했다.


“그런데 그 전에⋯.”


- 스스슥!


“켁⋯!”


그 순간 서연의 그림자가 불쑥 솟아오르더니 갑옷을 입은 형태의 병사가 되어 그녀의 모가지를 덥석 붙잡아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넌 뭔데 나한테 이빨을 드러내고 있어? 너 따위가 그런다고 뭘 할 수 있을 것 같아? 길드원 교육 상태가 아주 개판이네? 내가 오늘 교육 좀 시켜줘야겠어?”


[경고! 계약에 따라 김서연을 보호하십시오! 계약이행을 거부할 시 강제성이 발생합니다!]

[경고! 계약에 따라 김서연을 보호하십시오! 계약이행을 거부할 시 강제성이 발생합니다!]

[경고! 계약에 따라 김서연을 보호하십시오! 계약이행을 거부할 시 강제성이 발생합니다!]


그 순간 경고창이 아주 개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윽⋯!”


서연이 명백한 위협을 당하고 있는데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니 강제성에 의해 마치 심장을 무언가가 움켜쥐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와, 그럼 쟤는 그때 이런 고통을 느끼면서도 기어코 피를 뿌린 거야?

아, 도저히 못 참겠다.

나는 이 고통을 멈추기 위해 김서연의 목을 조르는 그림자 병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 부웅, 빠악!


“크악!”


하지만 그림자 병사는 날파리를 내쫓듯 가볍게 팔을 휘둘러 나를 쳐냈다.

그 충격에 나는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날아갔지만 차라리 이게 계약서의 강제성보단 덜 아파 또 강제성이 발동하기 전에 연속해서 그림자 병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넌 그냥 가만히나 있지 왜 끼어들어서 매를 벌어?”


신재현은 둘이서 그림자 병사 하나에 아등바등하는 우릴 보며 비웃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당장 공격을 멈춰!”

“넌 전에 봤을 때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역시 그냥 약하기만 한 게 아니라 머리도 꼴통이구나?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 무릎 꿇고 빌어도 모자를 판에 어디서 명령질이야!”


- 스스슥!


신재현은 내 앞에 그림자 병사 하나를 더 소환했다.

그저 서 있을 뿐인데도 위협감이 들었다.


“으윽!”


그 위압에 겁에 질린 나는 일단 메이스까지 꺼내 들어 그림자 병사를 공격했지만 그림자 주제에 대체 뭘로 만든 건지 미친 듯이 단단했다.


“시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나도 모르겠다.

나는 완충된 상태의 데미지 뱅크를 사용했다.


[축적 데미지 307500 / 307500]


그간 얻은 특전 포인트 중 6포인트를 사용해 최대체력향상 Lv.4를 찍은 나는 거의 2배가 강해져 있었다.

특전의 기본효과와 더불어 테라고스의 불씨의 효과로 단번에 최대체력이 9000이나 늘어났고 던전에서 김서연에서 맞고 와 한계돌파까지 완전히 달궈진 상태이기 때문이었다.


- 꽈아아아아앙!


데미지 30만의 데미지 뱅크는 터지는 소리부터가 달랐다.

소리를 전달할 주변의 공기까지 충격파로 밀어내 약간 먹먹한 소리가 났다.

충격파는 주변으로 휘날리며 건물의 창문을 깨고 주변의 자동차도 몇 대 뒤집혔다.

이 정도 위력이면 아무리 S급 헌터의 그림자 병사라도⋯!


“⋯아.”


멀쩡했다.

그림자 병사는 흠집 하나 나지 않은 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하하! 방금 그게 필살기 같은 거였어? 그래도 인정할 건 인정할게! 나쁘지 않은 편이야!”


내 발악을 본 신재현은 깔깔 웃으며 즐거워했고.


“그럼 나도 보답을 해줘야겠지?”


그림자 병사를 움직여 반격했다.


-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컥⋯!”


그림자 병사는 내 다리를 낚아채 아스팔트 바닥에 연속으로 내려쳤다.

나는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펄럭이며 아스팔트 바닥에 꼬라 박힐 뿐이었다.


“흠, 그런데 생각보다 단단하네? 탱커로 쓰면 쓸 만은 하겠네.”


신재현의 그런 말을 들으며 나는 무력감만을 느꼈다.

이만큼 강해졌어도 S급 헌터 앞에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마치 거대한 자연 앞에 벌거벗고 선 것 같았다.


- 콰앙!


눈물 한 방울이 찔끔 나올락 말락 하던 그 순간,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더니 나와 서연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

나는 정신을 잃은 듯 중심을 잡는 기색이 없는 서연의 몸을 받아 땅에 착지했다.

혹시 신재현이 이쯤에서 끝내줄 생각으로 폭발로 마무리한 건가 싶었지만 상반신이 날아간 그림자 병사는 비틀비틀거리다 재가 되어 흩어졌고 신재현 역시 두 눈이 휘둥그레져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뭐, 뭐야!”


기습을 당했지만 뭐에 당한 건지도 파악하지 못한 신재현은 순식간에 수십의 그림자 병사를 소환해 주변을 경계했다.

주변을 뒤덮고 있던 마력의 기운은 아무래도 그가 심어둔 그림자 병사의 마력이었나보다.


“하하하⋯ 하하하하!”


크게 당황한 신재현과 달리 상황을 파악한 나는 웃겨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뭐, 뭐야, 뭐가 웃겨서 웃어?!”

“그럼 지금 내가 안 웃게 생겼냐, 이 씨발놈아?”

“뭐, 뭐? 이 새끼가 진짜 죽고 싶어서⋯.”

“야, 넌 S급이라는 게 눈치가 그렇게 없어?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

“뭐?”


나는 그에게 보란 듯 주변을 가리켰다.


“무, 무슨⋯!”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 신재현은 입술을 떨 정도로 크게 놀랐다.

그가 소환한 수십의 그림자 병사는 어느새 전부 재가 되어 흩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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