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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그만하자. 레벨 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7.19 00:27
최근연재일 :
2022.08.08 14:04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431
추천수 :
103
글자수 :
101,287

작성
22.08.0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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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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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17화 파리 잡고 레벨 업.

DUMMY

파리를 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1. 파리채.

2. 끈끈이.

3. 파리약.


오늘 난 이 세 가지의 방법을 다 사용하기로 했다.


"우선 파리채는 집에 있고. 뿌리는 파리약도 집에 있었는데. 어디에다 뒀었지?"


거실로 향해 뿌리는 파리약을 찾았다. 하지만 끈끈이는 집에서 찾을 수 없었다.


"끈끈이는 사와야겠다."


마트로 향해 끈끈이를 구입하고 돌아오자 모든 준비가 끝났다.


마지막으로 상태창 확인.


【파리 잡고 레벨 업.】


"이제 시작해보자."


난 10분 동안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파리가 없어."


평소에는 그렇게 많이 보이던 파리가 오늘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파리가 없을 거라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이제 어떡하지? 오늘 꼭 깨고 싶은데. 없으면 만들자."


거실에 틀어져 있던 에어컨을 껐다.


"야. 뭐해? 더운데 왜 에어컨을 끄고 지랄이야?"

"잠깐만 끌게. 나 뭐 할 거 있어."

"그게 뭐냐고?"


탁.


에어컨 리모컨을 가져가려는 운다의 손을 잡았다.


"지금은 안된다고. 조금 있다가 틀어."


에어컨 리모컨을 뺏은 후 집 안의 모든 창문과 문을 열었다.


그렇게 나는 파리가 들어오길 기다리기 시작했다.


"다운망. 문 왜 열어? 벌레 들어오잖아. 빨리 닫아."

"잠깐이면 돼."


왜 평소에는 자주 보이던 것들이 필요할 때는 없는 걸까?


아무리 기다려도 파리는 나타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쾅.


"이게 진짜 미쳤나? 왜 에어컨 끄냐고?"


방에서 선풍기를 가져오며 소리치는 운다.


상대를 하자면 끝도 없었기에 무시하고 파리를 찾아 나섰다.


"진짜 없네. 한 마리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없네."

"운망아. 운망아."


뭐지?


왜 운다의 목소리에서 친절함이 느껴지는 거지?


불안하다.


"왜?"

"그러니까 뭘 찾고 있는지 말해주면 이 누나가 같이 찾아줄게. 혹시 알아? 내가 금방 찾을 수도 있잖아."


솔깃한 제안이었다. 운다는 나보다 운동신경부터 시작해 모든 면에서 우월했으니까.


"그러니까 난 지금 파리를 잡으려고 해."

"아. 운망이가 파리를 잡으려고 그랬구나. 그런데 집에 파리가 없는데 왜 굳이 지금 잡으려는 거야?"

"지금 잡고 싶어서."

"흠. 정리해보면 지금 파리가 너무 잡고 싶은데 없어서 집안의 모든 문을 열고 파리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는 거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탁.


운다의 손이 내 팔목을 잡았다.


붕~~~~


그리고는 바닥에 누워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아프잖아. 도와준다며."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에어컨 리모컨 내놔."

"절대 안 줘. 파리 들어올 때까지는."


왜 하필 그 순간에 엄마가 등장했을까?


"이것들이 또 싸워? 그만 싸워. 그리고 문은 왜 열어놔? 더우면 에어컨 켜고 있으면 되지."


운다는 엄마에게 조르르 달려가더니 내가 했던 모든 행동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엄마. 운망이가 파리 들어오게 한다고 문 다 열어놨어. 내가 닫으라고 했는데 꼭 파리를 잡아야 된대."

"다운망. 이상한 짓 하지 말고 빨리 문 닫아라. 좋은 말 할 때. 그리고 빨리 에어컨 틀어. 엄마도 더워."


엄마 입에서 '좋은 말'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나는 파리 만들기 작전을 포기해야만 했다.


여기서 고집을 피우다가는 어떤 나쁜 말이 날아올지 몰랐기 때문에.


"네."


열려있던 모든 문과 창문을 닫았다.


그렇게 이번 퀘스트는 못 깬다고 생각했는데.


"운다랑 운망이 둘 중에 아무나 와서 엄마 좀 도와줘."


부엌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운다는 움직이지 않고 나를 바라보았다.


"왜? 날 봐?"

"엄마가 너 부르잖아. 빨리 가봐."

"운다 운망이 둘 중에 아무나라고 한 거 못 들었어? 그리고 네 이름을 먼저 불렀잖아."


이게 어디서 꼼수를 부려.


이번에는 절대 움직이지 않으리.


"엄마. 운망이가 간대. 나는 뭐하고 있어서 못가."

"그래? 운망아. 엄마 좀 도와줘. 이거 음식물 쓰레기 좀 버리고 와. 여름이라 그런지 날파리들이 엄청 꼬이네."


아! 날파리.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야. 다운망. 엄마 말 들었지? 빨리 가서 버리고 와. 이 누나가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 파리 잡는다며."


부엌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엄마가 건네준 비닐봉지에는 음식물 쓰레기뿐만 아니라 애타게 찾던 파리들도 보였다.


"이거 빨리 버리고 와."

"잠시만요. 파리 좀 잡고요."

"아까부터 왜 그래? 빨리 버리고 와.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이거 비닐장갑끼고."


나는 비닐봉지를 들고 집을 나왔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 통 앞에서 날파리 한 마리를 잡았다.


"이제 상태창을 확인해보자."


【레벨 업 하셨습니다.】

【행운 +1】

【LV. 20 / 200】


레벨 업에 성공했다.


"휴. 다행이다. 레벨 업 했네. 그나저나 벌써 20이구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후 빠르게 집으로 돌아왔다.


운다는 거실에 누워 편하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야. 운다. 이건 네가 버려라."


휙~~~.


비닐장갑을 벗어 운다에게 던졌다.


"아. 진짜. 너 죽을래? 냄새나잖아."

"그러니까 누가 나한테 시키래?"

"넌 오늘 죽는다."


나는 빛의 속도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쾅.쾅.쾅.


"빨리 나와라. 좋은 말 할 때."

"너 같으면 나가겠냐?"

"그래. 평생 방에서 있겠다는 거지? 너는 아무튼 나오면 죽는다고 생각해."


털썩.


침대에 누워 상태창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히든퀘스트 선택창이 나타났다.


【히든퀘스트를 받으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무슨 퀘스트일까?


어차피 받기는 할 테지만 예상을 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파리 다음은 하나밖에 없기는 한데.


바로 모기. 그럼 우선은 받아보자.


【예】


톡.


【모기 잡고 레벨 업.】


"역시. 퀘스트를 많이 깨서 그런지 이제 잘 맞히는구만. 만족스러워. 모기는 파리보다 쉬울 것 같은데."


적어도 모기는 맨손으로 잡을 수 있으니까.


우선 방안을 돌아다니며 모기의 존재 여부에 대해 파악했다.


"역시나 없네. 맨날 밤이면 귀에서 윙윙 거리더니. 오늘은 왜 안 보이는 거야?"


방에 있는 창문을 열어 놓고 모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퀘스트는 자기 전에 깨기로 했다.


자기 전에 퀘스트를 깰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짝~~~.


하지만 모기는 내가 잡기 전에 운다의 손에 잡혔다.


"네가 아까 문 열어놔서 모기 엄청 들어왔잖아."

"내가 잡을게. 또 모기 보이면 알려줘."

"내가 미쳤다고 너한테 알려주냐? 보이면 바로 잡아야지."


방에서 모기를 기다리는 데 거실에서 운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운망. 빨리 나와봐. 모기 있어."


엄청난 반응속도 거실로 나갔다.


"모기 있다고? 어딨어?"


짝~~~~


"여기 있네. 내 손에."

"뭐하냐?"

"뭐하긴 놀리는 거지."


하아. 운다를 믿은 내가 미친놈이지. 그냥 자기 전에 잡자.


그렇게 깊은 밤이 찾아왔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눕자마자 귀에서 들리는 반가운 소리.


"모기다."


짝~~~~


귀를 너무 세게 친 탓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아파. 좀 살살 칠걸. 잡았겠지? 소리가 나는 방향에 정확히 꽂았으니까."


상태창을 확인해보았다.


【모기 잡고 레벨 업.】


"뭐야? 못 잡은 거야? 분명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후로도 몇 번이나 시도를 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순간 퀘스트고 나발이고 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냥 짜증 나네. 자꾸 귀에서 윙윙거리니까."


짝~~~~.


이번에도 실패다.


결국 방에 불을 켰다.


"진짜 해보자는 거지."


나는 뿌리는 모기약을 가져와 방에 뿌리기 시작했다.


방은 퀘퀘한 냄새로 가득찼지만 분노에 휩싸인 나를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한 통을 다 써버렸다.


그리고 확인한 상태창.


【모기 잡고 레벨 업.】


"와. 아직도 안 죽은 거야? 아니. 무슨 슈퍼 모기도 아니고 왜 안 죽는 거야?"


다시 방에 불이 꺼졌다.


그리고 침착하게 침대에 누웠다.


"기다리자. 기다리다 보면 올 거야. 분명히."


눈을 감고 기다리려고 했는데.


눈을 떴을 때는 아침이었다.


"엥? 잠들었구나. 하. 망했다. 오늘 저녁에도 모기를 잡아야 된다고?"


다리와 팔은 모기에 물려 부어있었다.


"많이도 물었네. 간지러워. 아. 화난다."


습관처럼 상태창을 확인했다.


【히든퀘스트를 깨셨습니다.】

【행운 +1】


"와~~~~. 깨졌어. 근데 언제 잡은 거지?"


침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베게 옆에 모기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


"자다가 나도 모르게 잡았나 보구나. 그래도 깼어. 다행이다."


그리고 변하기 시작한 상태창.


【보스몬스터가 출현합니다.】

【남은 시간 : 1일】


"맞다. 이제 보스몬스터가 나타날 때지. 근데 이건 뭐지?"


상태창에는 새로운 문구가 나타났다.


【협동해서 보스를 잡으십시오.】

【파티 플레이 가능.】


파티가 가능하다고? 그럼 이번 보스 몬스터는 우리가 다 아는 사람인 거야?


그때 찬은씨의 채팅이 올라왔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용사님. 혹시 퀘스트를 보셨나요?】

【프로틴 중독자 : 네. 전 지금 확인했어요. 미리 연락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다운망 : 저도 지금 확인했습니다. 이번에는 전과는 다른 것 같아요.】


다들 같은 퀘스트를 받았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하루가 남았습니다. 용사님.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프로틴 중독자 : 네. 근데 오늘은 안될 것 같아요. 죄송해요.】


나도 오늘은 만날 생각이 없었다.


만나봤자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으니까.


【다운망 : 저도 오늘은 힘들 것 같아요. 그럼 내일 보스가 등장하는 시간에 맞춰서 공원에서 만날까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네. 알겠습니다.】

【프로틴 중독자 : 네. 죄송해요.】


채팅창을 끄고 생각을 정리했다.


이번 퀘스트는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럼 K는?


K도 우리랑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K와의 채팅창을 확인해보았다.


만난 날 이후로는 따로 연락이 온 흔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먼저 K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다운망 : K씨. 혹시 보스 퀘스트 받으셨나요?】


잠시 후 K의 답변이 돌아왔다.


【K : 네. 받았습니다.】

【다운망 : 같이 파티해서 퀘스트를 깨실래요?】

【K : 아닙니다. 전 혼자 하겠습니다.】

【다운망 : 네. 그럼 수고하세요.】


"예상외인걸. 같이 깰 줄 알았는데. 혼자서 하겠다니. 하긴 우리랑 다를 수도 있으니까."


그때 아파트 단지에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왈. 왈. 왈.


"뭐야? 엄청나게 큰 개인가 보네."


동시에 아파트 단지 내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


<경비실에서 알려드립니다. 요즘 들어 들개 한마리가 아파트 주위에 자주 출몰하고 있습니다. 주민 여러분께서는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최대한 빠르게 들개를 잡을 예정이오니 그때까지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왈. 왈. 왈.


들개는 그 후로도 한참을 짖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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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학점 보고 레벨 업. 22.08.08 56 1 12쪽
19 18화 보스 잡고 레벨 업. 22.08.05 59 2 12쪽
» 17화 파리 잡고 레벨 업. 22.08.04 66 2 11쪽
17 16화 편지 쓰고 레벨 업. 22.08.03 74 3 12쪽
16 15화 퀘스트 진행 불가. 22.08.02 79 3 11쪽
15 14화 덧셈 하고 레벨 업. 22.08.01 88 3 12쪽
14 13화 김밥 먹고 레벨 업. 22.07.31 98 3 12쪽
13 12화 김밥 싸고 레벨 업. 22.07.30 112 3 13쪽
12 11화 매미 잡고 레벨 업. 22.07.29 131 3 12쪽
11 10화 영화 보고 레벨 업. 22.07.28 144 3 12쪽
10 9화 눈물 참고 레벨 업. 22.07.27 164 4 12쪽
9 8화 콩밥 먹고 레벨 업. +1 22.07.26 185 5 12쪽
8 7화 이발 하고 레벨 업. 22.07.25 199 5 12쪽
7 6화 웃다 보면 레벨 업. +1 22.07.24 232 5 12쪽
6 5화 스킬 쓰고 레벨 업. 22.07.22 267 6 11쪽
5 4화 협동 퀘스트 시작. 22.07.21 330 6 12쪽
4 3화 감자 깎고 레벨 업. 22.07.20 386 8 12쪽
3 2화 우산 쓰고 레벨 업. 22.07.20 475 9 12쪽
2 1화 손톱 깎고 레벨 업. +1 22.07.20 653 10 11쪽
1 프롤로그 22.07.19 629 1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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