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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그만하자. 레벨 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7.19 00:27
최근연재일 :
2022.08.08 14:04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419
추천수 :
103
글자수 :
101,287

작성
22.07.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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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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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8화 콩밥 먹고 레벨 업.

DUMMY

띠리링~~~ 띠리링~~~


알람 소리가 울리자마자 일어나 부엌으로 뛰어갔다.


다행히 엄마는 이제 막 밥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엄마."

"아이고 깜작이야. 왜 아침부터 소리 지르고 있어? 엄마 간 떨어지게."


엄마가 놀라는 것도 이해가 갔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스스로 이렇게 일찍 일어난 적이 없었으니까.


"콩밥 좀 해주세요."

"뭐? 콩밥. 너 해놓으면 먹지도 않으면서 무슨 콩밥이야?"

"아니에요. 오늘은 먹을 거예요. 알겠죠?"

"아빠랑 엄마는 좋지. 너 때문에 콩밥 먹고 싶어도 못 해 먹었는데. 알겠어. 방에 들어가 있어. 밥 다 되면 부를게."


나는 방으로 들어와 다시 침대 위에 누웠다.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두 눈이 무거웠다.


상태창을 바라보았다.


【콩밥 먹고 레벨 업.】


"이건 금방 깰 수 있겠어. 엄마가 아침에 콩밥을 해준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다음 히든퀘스트가 문제네."


누워서 히든퀘스트를 예상해보았다.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보자면 두부나 두유를 먹으라는 퀘스트가 나올 확률이 제일 컸다.


손톱, 발톱, 우산, 양산, 감자 등 모든 퀘스트가 두 글자로 이루어진 것을 보면 두부나 두유가 확실했다.


"두부나 두유는 괜찮지. 난 그냥 콩이 싫은 거니까. 그나저나 왜 찬은씨는 연락을 받지 않는 거야?"


채팅창을 열어보았다.


【다운망 : 찬은씨.】

【다운망 : 찬은씨. 대답 좀 해주세요.】

【다운망 : 찬은씨. 괜찮으신 거 맞나요? 제발 대답 좀 해주세요.】


아직까지 내가 메시지를 보낸 이후로 답장은 오지 않은 상태였다.


혹시 몰라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다운망 : 찬은씨.】


"하. 정말 뭐 하는 거야? 짜증 나네."


순간 채팅창에 내 말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다운망 : 하. 정말 뭐 하는 거야? 짜증 나네.】


혹시라고 찬은씨가 읽을까 봐 삭제 기능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때였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죄송합니다. 제가 짜증 나게 해드렸네요. 용사님.】


당황한 나머지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다운망 : 아. 이게 제가 누나가 있는데 갑자기 들어와서 게임을 한다고 해서요. 오해하지 마세요. 그나저나 어제 던전에 대해서 이야기 하시다가 갑자기 연락이 안 돼서 놀랐어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지금 시간이 없어서 길게는 말하지 못합니다. 조만간 보스를 만나시게 될 겁니다. 조심하세요. 엄청나게 무서울 테니까. 전 이만....】


"찬은씨. 찬은씨."


이번에도 자기 할 말만 하고 찬은씨는 사라졌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최대한 빨리 10레벨에 도달하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밥 다 되니까 나오네. 빨리 와서 앉아. 오랜만에 아침에 같이 밥 먹네."


아빠와 엄마와 마주 앉아 밥을 먹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런데 막기야. 웬일로 엄마한테 콩밥을 다 해달라고 했냐? 네 엄마 아까 나한테 와서 자랑하더라."

"아니. 무슨 콩밥 먹는 게 자랑이라고. 엄마도 참."


하지만 엄마는 뿌듯한 표정을 짓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너 어릴 때 콩 먹기 싫다고 뒤집어 졌었어. 알아?"

"기억 안 나요."


사실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는 했다.


나이가 들어 창피함이 몰려와 기억나지 않은 척했을 뿐이다.


"그때부터 우리가 너 때문에 일부러 콩밥을 안 해 먹었는데. 이제 먼저 해달라고 하고. 다 컸네. 다 컸어. 어른 되면 입맛이 변하기는 해."

"오늘 만이에요."

"뭐라고?"

"오늘만 어쩔 수 없이 먹는 거라고요. 내일부터는 안 먹을 거예요."


누군가가 나를 보면 손가락질하겠지.


내 나이에 무슨 반찬 투정이냐고.


하지만 난 반찬 투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콩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을 뿐이다.


몸이 아닌 마음이 가려운 특이한 알레르기.


"너 이 새끼야. 뭐라고 했어? 어? 엄마가 기껏 칭찬해줬더니. 뭐? 내일부터는 안 먹어? 그럼 지금부터 먹지 마. 빨리 가져와."


나는 엄마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차분하게 말을 꺼냈다.


"어머니. 제가 언제 내일부터 안 먹는다고 했을까요? 잘못 들으신 것 같은데요. 전 내일부터 콩밥만 먹겠다고 했습니다. 아버지 제 말이 틀린 가요?"


아빠에게 눈빛으로 애절하게 부탁했다.


살려달라고.


"크흠. 막기 말이 맞아. 언제 당신한테 콩밥을 안 먹겠다고 했어? 내일부터는 콩밥만 먹겠다고 했지."

"으이구. 웬수들. 빨리 밥이나 먹어."


푹.


숟가락으로 콩밥을 퍼서 입에 가져다 넣었다.


우물우물.


씹다 보니 먹을 만했다.


"뭐야. 맛있는데요."

"엄마가 뭐랬어? 맛있다고 했지?"

"그러네. 예전에는 아예 못 먹었는데."


거의 식사를 마쳤을 때 아빠가 엄마를 바라보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운다 온다고 하지 않았어?"

"온다고 했어요. 어련히 오겠죠."


대화를 듣다가 운다가 온다는 소식에 엄마를 향해 소리쳤다.


"운다가 온다고요? 다운다?"

"그래. 그리고 다운다가 뭐냐? 네 누나한테. 누나도 여기가 집인데 안 와? 집에 와서 맛있는 것도 먹고 가야지."

"아니. 쌍둥이인데 왜 누나예요? 그건 그렇고 언제 온 대요?"

"나도 잘 몰라. 이번에 오면 싸우지 말고. 알겠지?"


다운다가 온다는 소식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밥을 다먹은 후에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바로 쓰러졌다.


"다운다가 온다고? 큰일 났네."


다운망. 다운다.


엄마의 뱃속에서 같이 나왔지만 모든 좋은 유전자는 다운다가 가지고 있었다.


똑똑한 머리, 강력한 체력, 심지어 예술적 감각까지.


그래서인지 자라면서 계속 부딪쳤던 것 같다. 아니지. 다운다가 일방적으로 날 괴롭혔지.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나는 그럴 때마다 내가 우월하지 않음을 입증시켜주기 위해 매번 울어야 했다.


그래야 평화가 찾아왔으니까.


그런 다운다가 온다니. 집을 벗어나 있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다운다 생각은 인제 그만.


퀘스트부터 확인해보기로 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행운 +1】

【LV. 10 / 200】


"와 이제야 레벨이 10이네. 참 오래도 걸렸다."


그리고 이어서 히든퀘스트 선택창이 나타났다.


【히든퀘스트를 받으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이번에는 바로 선택하지 않았다.


침대에 무릎을 꿇은 후 기도했다.


"제발 두유가 나오게 해주세요. 두부 먹고 싶다고 하면 내일부터 밥상에 콩 요리만 나올 것 같아요. 제발."


【예】


톡.


【콩국수 먹고 레벨 업.】


"하. 씨발. 콩국수는 세글자잖아. 이건 무슨 억지야."


아빠와 엄마가 일하러 나가자마자 크게 소리 질렀다.


"씨발. 진짜 내가 하나 봐라. 안 해. 던전도 안 깨고 좋지. 안 해. 안 한다고."


***


4시간이 지났다.


슬슬 배고픔이 느껴지자 이런 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지.


도대체 레벨 업이 무엇이길래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야. 하지 않을 거야. 어차피 콩국수를 지금 어떻게 먹어? 결국 나가서 먹어야 하는데 그건 못하겠다."


갑자기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모르는 번호였다.


"누구야? 모르는 번호인데. 여보세요. 누구세요?"


수화기 너머로 기묘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하하. 너 정말 나 몰라?"

"아! 혹시 미용실 아주머니?"

"뭐라는 거야? 이 똘아이야. 나 유리야."


순간 착각하고 말았다.


그 정도로 미용실 아주머니의 웃음소리와 유리의 웃음소리는 닮았다.


"어. 미안해. 전화번호를 저장 안 했나 봐. 그런데 왜?"

"내가 전에 말했었잖아. 점심 같이 먹자고. 그때 너 감자 먹는다고 못 먹었잖아. 기억 안 나?"


기억이 나긴 한데 이렇게 콩국수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고?


지금까지 내가 얻은 행운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았다.


히든퀘스트를 깨서 얻은 것까지 모두 19의 행운을 얻었다.


"내가 행운이 꽤 모였구나. 티끌 모아 태산이라더니."

"야. 똘아이. 뭐라는 거야? 너 지금 뭐 해?"

"아...아니야. 그래 만나서 같이 먹자. 대신 부탁이 있어."

"부탁?"


내가 알고 있기로는 여자친구들하고 식사를 같이할 때는 스파게티나 피자와 같이 양식을 먹어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아니면 말고. 나도 친구가 없어서 주위에서 들은 것뿐이니까.


그래도 확실한 건 콩국수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내가 사줄게. 같이 콩국수 먹자."

"엥? 갑자기 콩국수?"

"너무 먹고 싶어서 그래. 콩국수 먹자."

"알겠어. 그럼 학교 근처로 빨리 와. 나도 지금 출발할게."


뚜뚜뚜뚜~~~~


전화가 끊어진 것을 확실하게 확인한 후 소리 질렀다.


"됐어. 생각보다 쉽게 깨겠다."


준비하고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유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 유리야."

"어. 안녕? 인사가 굉장히 어색해서 좋네. 콩국수 집은 없고 냉면은 맛있게 하는 데 있어. 거기 가자. 아마 콩국수도 팔 거야."

"그래."


냉면 집은 사람들로 붐벼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너 진짜 콩국수 먹을 거야? 여기 냉면 맛집인데. 봐봐. 주위에 콩국수 먹는 사람 아무도 없잖아."


마음이 약해질까 봐 둘러보지 않기로 했다.


"어. 콩국수 먹을 거야. 무조건."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유리는 손을 들어 주문했다.


"물냉면하고 콩국수 하나만 주세요."


잠시 후 냉면과 콩국수가 우리 앞에 놓였다.


"막기야. 잘 먹을게. 맛있게 먹어."

"어. 잘 먹어."


한 입 먹고 나니 콩밥과는 차원이 다름이 느껴졌다.


그냥 너무 먹기가 힘들다고 해야 할까? 다 먹기야 하겠지만 그 과정이 매우 힘들 것만 같았다.


"막기야. 맛이 어때? 냉면으로 유명하긴 한데 콩국수도 맛있다고 하더라."


우적우적.


나는 입안에서 콩국수를 씹으며 대답했다.


"맛있어."

"정말 맛있어?"

"어. 당연하지."


또다시 콩국수가 입으로 들어가자 유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거울을 보여주었다.


거울 속 나는 죄인이었다.


사약을 먹고 있는 대역죄인.


아니다. 대역죄인도 나보다는 사약을 맛있게 먹었으리라 확신했다.


"뭐하냐?"

"아니. 네가 맛있다고 하길래 네 표정 보라고. 아~~~ 넌 맛있을 때 그런 표정을 짓나 보네. 하하하하하."


지금은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상태창을 확인해보았다.


【콩국수 먹고 레벨 업.】


하. 씨발. 국물까지 먹어야 돼.


그릇을 들고 콩국수 국물을 한 번에 다 마셨다.


짝짝짝.


유리는 그런 나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오~~~ 우리 막기가 결국 다 먹었네. 맛있게 먹었어? 하하하하하."

"어. 너무 맛있었어."

"그래? 그럼 오늘은 네가 샀으니까 내가 다음에 또 콩국수 사줄게. 그때는 난 갈비나 먹어야겠다. 하하하하하."


난 죽을 때까지 유리를 이기지 못할 것임을 확신했다.


그때 퀘스트 창이 변하기 시작했다.


【히든 퀘스트를 깨셨습니다.】

【행운 +1】


"하. 이제 가야겠다."

"뭐야? 커피도 안 먹고 가?"

"어. 다음에 사줄게. 속이 안 좋아서. 미안해."

"알겠어. 정말 괜찮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집으로 향하기 위해 돌아섰다.


"잠깐 막기야."


유리를 바라보았다.


"다음에도 꼭 콩국수 또 먹어야 돼. 난 갈비 먹을 거야. 알겠지? 하하하하하."


때마침 달려오는 택시에 빠르게 몸을 싣고 유리와 멀어졌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누워 상태창을 바라보았다.


【보스몬스터가 출현합니다.】

【남은 시간 : 05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야? 이렇게 갑자기 나타난다고? 난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당황한 나머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안을 돌아다니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남은 시간 : 30초】


30초 후면 보스몬스터가 나타난다.


【남은 시간 : 5초】

【남은 시간 : 4초】

【남은 시간 : 3초】

【남은 시간 : 2초】

【남은 시간 : 1초】

【남은 시간 : 보스 몬스터가 출현합니다.】


쿵쿵쿵.


갑자기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보스 몬스터다. 분명 보스 몬스터가 나타난거야."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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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학점 보고 레벨 업. 22.08.08 55 1 12쪽
19 18화 보스 잡고 레벨 업. 22.08.05 59 2 12쪽
18 17화 파리 잡고 레벨 업. 22.08.04 65 2 11쪽
17 16화 편지 쓰고 레벨 업. 22.08.03 73 3 12쪽
16 15화 퀘스트 진행 불가. 22.08.02 79 3 11쪽
15 14화 덧셈 하고 레벨 업. 22.08.01 87 3 12쪽
14 13화 김밥 먹고 레벨 업. 22.07.31 97 3 12쪽
13 12화 김밥 싸고 레벨 업. 22.07.30 112 3 13쪽
12 11화 매미 잡고 레벨 업. 22.07.29 131 3 12쪽
11 10화 영화 보고 레벨 업. 22.07.28 143 3 12쪽
10 9화 눈물 참고 레벨 업. 22.07.27 164 4 12쪽
» 8화 콩밥 먹고 레벨 업. +1 22.07.26 185 5 12쪽
8 7화 이발 하고 레벨 업. 22.07.25 199 5 12쪽
7 6화 웃다 보면 레벨 업. +1 22.07.24 231 5 12쪽
6 5화 스킬 쓰고 레벨 업. 22.07.22 265 6 11쪽
5 4화 협동 퀘스트 시작. 22.07.21 330 6 12쪽
4 3화 감자 깎고 레벨 업. 22.07.20 386 8 12쪽
3 2화 우산 쓰고 레벨 업. 22.07.20 474 9 12쪽
2 1화 손톱 깎고 레벨 업. +1 22.07.20 653 10 11쪽
1 프롤로그 22.07.19 627 1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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