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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그만하자. 레벨 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7.19 00:27
최근연재일 :
2022.08.08 14:04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417
추천수 :
103
글자수 :
101,287

작성
22.07.21 23:25
조회
329
추천
6
글자
12쪽

4화 협동 퀘스트 시작.

DUMMY

【협동 퀘스트는 두 명 이상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분명 달랐다.


상태창은 채팅창으로 변하였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이 입장하셨습니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안녕하십니까? 혹시 이세계를 구할 용사님?】


"맞는데. 채팅을 칠 줄 모르겠어."


채팅창에는 방금 내 한 말이 그대로 나타났다.


【다운망 : 맞는데. 채팅을 칠 줄 모르겠어.】


아! 이거 음성인식이 되는 거구나.


이제부터 조심해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역시 용사님이 맞으시군요. 전 히쿠쿠니만의 용사입니다.】


사람에게는 타고난 공포가 있다고 한다.


어린아이가 처음 보는 뱀과 거미를 무서워하듯이.


그리고 지금 나는 히쿠쿠니라는 단어에서 타고난 공포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운망 : 반말해서 죄송합니다. 음성인식인 줄 몰랐어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괜찮습니다. 그 정도의 이해심은 용사의 기본 소양 중 하나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하아..나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하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지금 내가 깨고 있는 퀘스트에 대한 진실을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다운망 : 제가 처음이라 그런데 혹시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몇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괜찮습니다. 앞으로 같이 이세계를 구할 용사이시니까요.】


물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퀘스트의 정체.

레벨 업의 목적.

그리고 제일 중요한 퀘스트 포기 방법까지.


정리를 해서 물어보려고 하는 순간 이상한 채팅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너 엄마가 밥 먹으라고 한지 얼마나 지났냐? 또 게임하고 있지?】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아니에요. 그냥 친구랑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친구랑 통화하고 있다는 놈이 휴대전화는 왜 책상에 있어?】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진짜에요. 진짜 친구랑 이야기하고 있다니까요.】


나는 채팅창을 보다가 조용히 일어나 방문으로 향했다.


찰칵.


방문이 잠긴 것을 확인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채팅창은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알았어요. 딱 10분만요. 제발요. 오늘은 제가 설거지할게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아이구. 내가 못 살아. 허구한 날 방에서 게임만 하고 저 이상한 만화나 보고. 딱 10분이야. 늦으면 오늘은 진짜 너 죽고 나 죽고야.】


잠시 후 채팅창에는 새로운 채팅이 올라왔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용사님. 어디까지 이야기했었죠? 맞다. 궁금한 게 있다고 하셨죠? 물어보시죠. 뭐든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물어보고 싶은 것들은 많았지만 결국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혹시 내 질문에 대답을 하다가 10분이 넘으면 이세계에 가기 전에 사라질 수 있으니까.


【다운망 :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만나실까요? 어차피 퀘스트도 만나야 상태창에 뜨는 것 같아서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부끄러움이 많으신 우리 용사님. 알겠습니다. 혹시 장소가?】


장소를 정하다 보니 내가 다니는 대학교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보다는 조용한 공원을 약속 장소로 정했다.


【다운망 : 그럼 언제가 괜찮으신가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전 오늘도 가능합니다. 만나서 저녁 식사라도 할까요? 용사님을 빨리 만나보고 싶군요.】

【다운망 : 오늘은 절대 안 됩니다.】


오늘 만나면 앞으로 평생 못 만날 테니까.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그럼 내일은 어떠신가요?】

【다운망 : 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내일 뵙죠.】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용사님도 굿밤 ^^】


하. 이모티콘은 또 어떻게 보낸 거야?


그리고 나는 결국 알아차리고 말았다.


내가 왜 그렇게 히쿠쿠니라는 단어에 공포심을 느꼈는지.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히쿠쿠니짱 꼭 내가 널 구하러 갈게. 조금만 기다려용.】


"씨발. 그만 할까? 레벨 업."


***


맴매매매매~~~~


다음 날도 무더위는 계속 되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쓰니 멀리서 봐도 사람들이 못 알아 볼 것 같았다.


학교 근처라 동기들이라도 만난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했다.


"어디를 가길래. 그렇게 꽁꽁 싸매고 나가?"

"그냥. 산책 좀 하려고요."

"지금 나가면 더워서 죽어. 모자랑 마스크라도 벗고 가."

"아니에요. 빨리 갔다가 올게요."


버스를 타고 학교 근처 공원에 도착했다.


다행히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때 저 앞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보였다.


머리가 길고 금발의 여자.


"뭐야? 여자였어? 그것도 금발의 여....."


해맑게 웃고 있는 여자의 위로 남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작은 체구에 통통한 남자.


"혹시 용사님?"


나는 대답 대신 남자가 데리고 온 금발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 옷 말이십니까? 저희가 이세상에서 구해야 할 히쿠쿠니 공주입니다."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자리를 떠나기 빠르게 남자를 지나쳤다.


"용사님. 퀘스트 깨셔야 하지 않으신가요?"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남자를 돌아보았다.


"그럼 빨리 깨시죠."

"네. 너무 창피해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처음에는 다 그런 거죠. 저도 그랬으니까요."


나와 남자는 상태창을 확인했다.


새로운 퀘스트가 생겨난 것을 확인했다.


【카페 가면 레벨 업.】


남자의 퀘스트도 똑같았다.


"용사님. 어떻게 하실 건가요? 주위에 있는 카페로 가셔야겠죠?"

"네. 잠깐만요. 카페에 가면 커피를 사서 나와서 먹어도 될까요? 주위에 아는 사람들이 많을 거 같아서. 그리고 카페는 제가 조용한 곳을 알아요. 그곳으로 가요."


진심으로 부탁했다.


"네. 용사님. 그렇게 하시죠."


정말 아무도 모를 것처럼 구석 진 카페에 도착했을 때 상태창을 확인해보았다.


【연속 퀘스트 발생.】


연속 퀘스트라고? 이건 또 뭐야?


새로운 퀘스트가 나타났다.


【라떼 먹고 레벨업.】


이 카페에서 라떼를 먹어야 레벨 업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나와 남자는 카페에 들어가 라떼를 시키고 구석자리에 앉았다.


"제가 사드리려고 했는데."

아닙니다. 용사님에게 부탁할 것도 있고 해서 오늘은 제가 계산했습니다."

"부탁이요?"

"조금 더 친해지고 말씀드리죠."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좋을까? 우선은 생각나는 대로 물어보기로 했다.


"저는 퀘스트를 깨면 레벨 업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혹시 성함이?"

"히쿠쿠니만의 용사입니다."

"아니. 이름을 말해주셔야죠."

"아! 그렇군요. 제 이름은 기찬은 입니다."


기찬은이라 얼핏 들으면 귀찮은 인 줄 알겠네.


잠깐. 이름이 기찬은이라고?


"네 찬은씨. 혹시 저는 레벨 업 할 때마다 행운이 1씩 올랐거든요."

"전 민첩이 올랐습니다. 용사님."

"아니. 자꾸 용사님이라고 하지 마시고요. 운망이라고 하세요. 그게 제 이름이니까."

"네. 용사... 아니.. 운망님."


행운이라는 스탯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찬은씨를 보니 아니었다.


그럼 각자의 필요한 특성에 맞게 추가 능력치를 주는 건가?


하지만 지금 우리 둘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었다.


지이~~~~~


테이블이 울리기 시작했다.


"용사님. 제가 라떼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카페라떼를 받자마자 한 모금 마시고 상태창을 확인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오늘은 쉽게 레벨 업에 성공했다.


【행운 +2】


그런데 평소와는 다르게 행운이 2나 올라 레벨을 확인해보았다.


【LV. 5 / 200】


"저 이번 퀘스트를 깨고 레벨이 2나 올랐어요. 그래서 5에요. 찬은씨는 지금 레벨이 몇이세요?"

"전 용사님보다 약간 더 높습니다. 그럼 이제 스킬을 배우시겠네요?"


계속해서 용사님이라고 불렀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스킬이 있어요?"

"당연하죠. 좋은 스킬을 선택하시면 분명 만족하실 겁니다."


그러고 보니 바로 퀘스트 선택창이 나왔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나저나. 저희 말고 레벨 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더 있을까 요?"

"저도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채팅은 어제 용사님하고 처음해봐서."

"그나저나 아까 부탁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네."


수줍게 말을 하는 모습에 약간의 불안함이 느껴졌다.


"뭔가요?"

"들어주실 건가요?"

"네. 너무 이상한 것만 아니면요. 오늘 저한테 커피도 사주셨잖아요."


찬은씨는 들고 온 가방에서 하얀 티셔츠를 꺼냈다.


히쿠쿠니라는 여성이 해맑게 웃고 있는 티셔츠였다.


"한 번만 입고 같이 셀카 한 장만 찍어주시면 안 될까요?"

"그건 좀... 죄송합니다."

"역시 그러셨군요. 아닙니다. 무리한 부탁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표정은 왜 울려고 하는 거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카페에는 나와 찬은씨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알겠어요. 빨리 티셔츠 주세요. 입고 한 장 찍어요."


티셔츠를 입으니 사람이 네 명으로 늘어났다.


기훈씨는 휴대전화를 들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세계에 같이 갈 용사님하고 이렇게 사진을 찍다니 영광입니다. 그럼 찍겠습니다. 하나. 둘..."


"야 다운망. 여기서 뭐 하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유리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 그러니까.... 소모임.... 동아리.... 동창회..... 스터디.... 같은 거... 하고.... 있어."

"뭐라는 거야? 안녕하세요? 저는 운망이랑 대학교 동기에요."


찬은씨는 자연스럽게 웃었다.


"네. 안녕하십니까?"

"운망이랑 친구세요?"


왜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멋있어 보이려 노력하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아니요. 친구라고 하기에는 더욱 각별하죠. 히쿠쿠니의 용사들이니까요. 하하하."

"히쿠쿠니요?"

"저희의 가슴에 있는 공주님. 그게 바로 히쿠쿠니 님입니다. 아리따운 공주님."

"하하하하하."


유리가 웃기 시작했다.


큰일이다.


이제는 되돌릴 수 없어.


"웃음이 참 예쁘십니다."

"네. 감사합니다. 제 친구가 용사일 줄은 몰랐어요. 하하하하하. 학교에 자랑해야 겠네요."

"그러면 더 좋죠. 하하하하하."


수습이 필요했다.


아니 꼭 해야만 했다.


하지만 수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까 보니까 사진 찍으려고 하시던데. 제가 찍어드릴게요."


찬은씨는 유리에게 휴대전화를 넘겨주었다.


"하나. 둘. 셋 하면 찍을게요. 하나. 둘. 잠깐만. 운망아. 웃어야지. 이렇게. 하하하하하."

"그래. 웃어야지. 하하하하하."


유리는 사진을 찍어 준 후에 약속이 있다며 떠났다.


"용사님. 퀘스트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해야겠죠? 지금은 의지할 사람이 둘 밖에 없으니까요."

"아니요. 전 이만 가겠습니다. 그리고 히쿠쿠니짱한테 잘해주세요."

"네?"

"전 이세계에 안 가려고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카페에서 뛰쳐나왔다.


운이 좋게 바로 버스가 왔다.


버스에 타니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이니 히쿠쿠니 짱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씨발. 이제 진짜 안 한다. 안 한다고."



그때 새로운 상태창이 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스킬을 배우시겠습니까?】


【예】【아니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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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퀘스트 진행 불가. 22.08.02 7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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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김밥 먹고 레벨 업. 22.07.31 97 3 12쪽
13 12화 김밥 싸고 레벨 업. 22.07.30 112 3 13쪽
12 11화 매미 잡고 레벨 업. 22.07.29 131 3 12쪽
11 10화 영화 보고 레벨 업. 22.07.28 143 3 12쪽
10 9화 눈물 참고 레벨 업. 22.07.27 164 4 12쪽
9 8화 콩밥 먹고 레벨 업. +1 22.07.26 184 5 12쪽
8 7화 이발 하고 레벨 업. 22.07.25 199 5 12쪽
7 6화 웃다 보면 레벨 업. +1 22.07.24 231 5 12쪽
6 5화 스킬 쓰고 레벨 업. 22.07.22 265 6 11쪽
» 4화 협동 퀘스트 시작. 22.07.21 330 6 12쪽
4 3화 감자 깎고 레벨 업. 22.07.20 386 8 12쪽
3 2화 우산 쓰고 레벨 업. 22.07.20 474 9 12쪽
2 1화 손톱 깎고 레벨 업. +1 22.07.20 653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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