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그만하자. 레벨 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7.19 00:27
최근연재일 :
2022.08.08 14:04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432
추천수 :
103
글자수 :
101,287

작성
22.07.29 10:58
조회
131
추천
3
글자
12쪽

11화 매미 잡고 레벨 업.

DUMMY

맴맴맴~~~~


매미들이 우는 소리 때문에 나도 모르게 눈이 떠졌다.


"맞다. 퀘스트."


침대에 누워 상태창을 확인해보았다.


【매미 잡고 레벨 업.】


"얼마나 잡아야 하는지도 안적혀 있네. 무슨 초등학교 방학 숙제도 아니고. 우선은 필요한 물건이나 사 와야겠다."


준비를 하고 동네 문구점으로 향했다.


딸랑.


"어서오세요.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잠자리채를 달라고 말하는 것이 이렇게 부끄러운 줄 처음 알았다.


"크흠. 잠자리채가 필요해서요. 혹시 있나요?"


주인아저씨는 잠자리채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뭐 하려고? 매미 잡게?"

"네?"

"요새 많이 사가. 애들 매미 잡는다고. 근데 매미는 왜 잡게?"

"제 동생이 잠자리 잠는다고 해서요."

"여름인데?"


차마 퀘스트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아마 말을 했더라도 이해를 못 하셨겠지만.


잠자리채와 더불어 곤충채집통도 하나 구입했다.


오른손에는 잠자리채, 왼손에는 곤충채집통을 들고 있으니 동네 꼬마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부담스럽다. 이게 뭐라고."


빠르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형."


내 뒤에서 처음 보는 남자아이가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형. 형. 형."


할 수 없이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나 부르는 거야?"

"어."


앞니가 빠진 아이를 보고 있자니 미소가 지어졌다.


"매미 잡을 거야?"

"어. 왜?"

"잡아줘. 너무 높이 있어서 못잡겠어."


매미를 잡아달라고도 하나? 그런데 아직도 매미를 잡고 노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나도 잘 못 잡아. 미안해."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나도 오늘은 운다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기에.


"잡아줘. 제발."


누군가가 나에게 그렇게 간절한 눈빛을 보낸 적이 있었나?

여기서 싫다고 한다면 난 한 아이의 동심을 짓밟는 거야.


"알겠어. 그럼 잠시만 기다려줄래? 내가 매미 잡기의 신을 데리고 올게."

"정말?"

"어. 조금만 기다려."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운다의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문이 열리고 운다의 모습이 나타났다.


"왜? 아침부터 지랄이야?"

"매미 잡으러 가자."

"지금 아침 10시야. 그리고 너 말이 짧다. 일주일 동안 누나라고 부른다고 하지 않았냐?"


맞다. 그랬지. 이런 건 절대 안 잊어버리네.


"운다 누나. 매미 잡으러 같이 가주세요. 밖에서 어린 양 한 마리가 누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뭐래? 싫어. 지금은 너무 졸려."

"빨리 가주세요. 진짜 기다리고 있다니까요."

"하. 진짜 미친놈이네. 기다려."


운다는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난 스킬창을 확인했다.


【shower cast 발동】

【2022년 7월 29일 오전 11:03】


조금 있으면 소나기가 오는구나.


방에서 가방을 들고나왔다.


가방에 우산을 챙기는데 운다가 방에서 나왔다.


"뭐하냐?"

"우산 챙겨."

"오늘 비 안 올 거 같은데. 그리고 너 자꾸 반말할래?"

"하아. 죄송해요. 누나. 소나기가 올 수도 있으니까 챙기는 거예요."


잠자리채, 곤충채집통, 우산까지 챙기니 든든했다.


"빨리 갔다 올 거야. 나 피곤해."

"네. 누나."


앞니가 빠진 아이는 아까 나와 헤어진 장소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보자 달려오기 시작한 아이.


"형. 이 누나가 매미잡기의 신이야?"


나는 운다를 바라보았다. 분명 화를 낼 거야. 미안하다고 먼저 말을 해놓자.


"운다 누나. 죄송해요. 제가 누나를 매미잡기의 신이라고....."

"안녕? 꼬마야. 누나는 매미잡기의 신 다운다야. 넌 이름이 뭐야?"


뭐야? 화를 안 내?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난 동구. 매미 잡아줘."

"매미 잡아서 뭐 하려고?"

"키울 거야. 그러니까 100마리만 잡아줘."


운다가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아까와는 다르게 의욕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좋아. 오늘은 이 누나가 너에게 매미 100마리를 잡아주겠다. 가자. 동구야."

"어."

"그리고 이 형은 운망이라고 해. 내 부하지. 하하하하하."

"부하라고? 그럼 누나가 더 센 거야?"

"당연하지."


동구는 나와 운다를 한 번씩 보더니 운다 옆에서 걷기 시작했다.


하. 그럴 수 있어. 아쉬워하지 말자. 퀘스트 깨는 데에만 집중하는 거야.


멤멤멤~~~~


공원에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운다는 매미 소리가 나는 나무로 다가갔다.


탁.


"벌써 한마리 잡았어."

"와~~~~."

"와."


나와 동구는 운다의 실력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탁. 탁. 탁.


곤충채집통에는 매미들이 쌓여갔지만 내 퀘스트는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었다.


"운다 누나. 이번에는 제가 잡아도 될까요?"

"너 잡지도 못하잖아."

"그러니까 한 번만 잡아볼게요. 잡는 방법만 알려주세요."

"너 못잡잖아. 방아깨비 때문에."


순간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운다와 방아깨비를 잡으며 놀던 기억이.


그때 나는 방아깨비의 뒷다리를 모르고 뜯어버리고는 심한 죄책감에 빠졌었다.


그 후 나는 곤충만 보면 무서워 도망 다녔다.


"그러니까 알려주세요. 누나."


동구는 곤충채집통에 있는 매미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알겠어. 와봐."

"네."


키가 작은 나무에 매미가 붙어있는 것이 보였다.


"잘 안 움직일 거야. 그러니까 빠르게 몸통을 노려. 그리고 낚아채는 거지. 해봐."


후~~~~


심호흡을 하고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를 매미에게 내밀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손가락과 매미의 거리.


그리고 거의 도착했을 때.


"아~~~~ 못하겠어. 역시 무서워."


매미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뭐하냐고? 그냥 눈 딱 감고 잡으라니까."

"그걸 못하겠다고."

"그러면 왜 잡겠다고 한 거야? 집에나 있지. 아침부터 사람 귀찮게 하고."


그러니까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그놈의 퀘스트만 아니었어도.


"알았어. 이번에는 진짜 해볼게. 잠자리채로 잡아볼게."

"그건 네 마음대로 하고. 빨리 와. 저기 한 마리 더 있네."


이번에는 잠자리채를 들고 심호흡을 했다.


한 번에 잡는 거야. 그나저나 한 마리만 잡아도 퀘스트가 깨졌으면 좋겠다.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온몸의 신경을 손끝에 집중했다.


그리고 잠자리채를 들고 매미와의 거리를 쟀다.


"아. 뭐하냐고? 빨리 잡아."

"기다려봐. 집중하고 있잖아."

"미친놈. 그 집중력을 공부하는 데 썼으면 벌써 뭐라도 됬겠다."


무시하자. 지금은 잠자리채에만 집중하는 거야.


셋. 둘. 하나.


휙.


차마 잠자리채를 볼 용기가 없어 상태창을 확인해보았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행운 +1】

【LV. 15 / 200】


"잡았다. 히히."


그제야 잠자리채를 바라보았다.


지이~~~~


매미는 잠자리채 안에서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잠자리채를 열어 매미를 날려주었다.


"뭐하냐? 잡았는데 왜 놓아주냐?"

"다 했어. 이제 안 잡아도 돼."

"뭐야? 그럼 이제 집으로 들어가도 되는 거야?"

"어."


운다는 동구에게 다가갔다.


동구는 아직도 곤충채집통에 들어있는 매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구야."

"왜? 누나?"

"이제 누나랑 누나의 부하는 집에 갈 건대. 동구는 안가?"

"갈 거야."


동구는 곤충채집통을 바닥에 놓고는 일어났다.


"동구야. 매미들은 놓아주자."

"어. 어차피 가져가면 엄마한테 혼나."

"착하네. 우리 동구."


그렇게 우리가 잡았던 매미들은 원래 있던 나무로 돌아갔다.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11:00


앞으로 3분 후면 비가 내린다.


나는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동구에게 주었다.


"동구야. 비오니까 쓰고 가."

"어? 비 안 오는데."


운다도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아까부터 무슨 비타령이야. 하늘 좀 봐라. 비가....."


똑똑똑.


"오네. 정말로. 너 어떻게 안거야?"


동구한테 우산을 주고 나는 손으로 우산을 만들었다.


"몰라도 돼. 우리도 빨리...."


아니다. 히든퀘스트를 확인해야 해.


【히든퀘스트를 받으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예】


톡.


【개구리 잡고 레벨 업.】


하아. 역시나 잡는 매미 잡기랑 비슷한 퀘스트였어.


이왕 이렇게 된 거 잡고 가야겠다.


쏴아아아아~~~~


이제는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야. 다운망. 빨리 가자. 비 많이 내리잖아."

"운다야. 아니 누나."

"왜? 빨리 가자니까. 이름을 부르고 지랄이야."

"개구리 잡아주세요."


나는 집으로 가려는 운다의 팔을 잡고 못 가게 막았다.


"미친놈아. 왜 그러냐고? 지금 비 오는데 무슨 개구리야? 너 엄마한테 이른다."

"비 오니까 개구리도 많이 있을 거예요. 빨리 한 마리만 잡고 가요. 잡는다고 할 때까지 안 놓아줌."

"하. 알았어. 우선 놔. 잡아 줄 테니까."


우리는 공원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공원에 개구리가 있겠냐? 상식적으로 말이 돼?"

"어. 있을 거야. 이제 운이 꽤 좋아졌거든."

"뭐래?"


개굴개굴.


나와 운다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외쳤다.


"있다. 개구리."


우리는 개구리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갔다.


개굴개굴.


풀숲에서 개구리는 울고 있었다.


운다가 다가가서 개구리를 잡으려고 해 막아섰다.


"내가 잡을게."

"그럼 빨리 잡아."

"그런데 어떻게 잡아?"

"아까처럼 잠자리채로 잡던가."


나는 이번에도 눈을 감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비는 더 거세지고 있었다.


"빨리 좀 하라고. 너 진짜 뒤진다."


무시하자. 기회는 한 번뿐.


비를 맞고 개구리와 대치하고 있을 뿐인데 무협 소설의 주인공이 된 듯했다.


잠자리채는 어느새 나의 검이 되어있었다.


한 번의 기회.

절대 놓치지 않겠다.


휙.


놓치고 말았다.


"지랄을 해라. 지랄을 해. 빨리 쫓아가."

"알았어."


휙. 휙. 휙.


세 번 만에 잠자리채에 개구리가 들어왔다.


"와. 잡았어."

"이제 빨리 집에 가자."

"잠깐만."


빠르게 상태창을 확인했다.


【히든 퀘스트를 깨셨습니다.】

【행운 +1】


"됐다. 먼저 간다."


나는 혼자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운다의 욕이 들리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퀘스트를 깼으니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화장실로 들어가 씻었다.


씻고 나오자 운다가 다 젖은 채로 다가왔다.


"빨리 씻어라. 감기 걸리겠다. 그러니까 비 오는데 왜 밖에 그대로 서있어? 하하하."


탁.


운다가 순식간에 손목을 잡았다.


아... 방심했다.


붕~~~


몸이 공중으로 향했다.


그리고 탁.


"아프잖아."

"넌 아파도 돼. 그리고 왜 누나라고 안 부르냐?"

"무슨 누나야? 쌍둥인데. 넌 친구한테 언니라고 부르냐?"


퍽.


이번에는 운다의 주먹이 나의 명치를 가격했다.


"하. 열받아. 넌 씻고 나와서 보자."


숨을 쉬기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


찰칵.


문을 잠그고 침대에 눕자 고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하아. 엄청 아프네. 그래도 퀘스트는 깼으니까. 이제 정말 못하겠다. 너무 힘들어. 이러다가는 내가 먼저 죽겠는데."


상태창에는 새로운 퀘스트 선택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협동퀘스트를 받으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이번에도 협동퀘스트야?


찬은씨랑 해야되는 거 아닌가? 이제는 진짜 하지 말자. 할 만큼 했잖아.


상태창은 이번에도 채팅창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찬은씨의 채팅이 보였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용사님. 협동퀘스트는 받으셨는지요?】

【다운망 : 네. 그런데 이제 저 안하....】


그때였다.


【프로틴 중독자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뭐지? 한 명이 더 들어왔어.


그리고 의미심장한 채팅이 올라왔다.


【프로틴 중독자 : 발목 잡지마라. 너희는 그저 나를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

【프로틴 중독자 : 생각보다 안멋있네. 다시 해봐야겠다.】

【프로틴 중독자 : 숭배하라. 나는 너희를 구원할 용사이다.】


하아. 더 이상한 놈이 나타났네.


정말 싫어진다. 레벨 업.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그만하자. 레벨 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2.08.01 81 0 -
20 19화 학점 보고 레벨 업. 22.08.08 56 1 12쪽
19 18화 보스 잡고 레벨 업. 22.08.05 59 2 12쪽
18 17화 파리 잡고 레벨 업. 22.08.04 66 2 11쪽
17 16화 편지 쓰고 레벨 업. 22.08.03 74 3 12쪽
16 15화 퀘스트 진행 불가. 22.08.02 79 3 11쪽
15 14화 덧셈 하고 레벨 업. 22.08.01 88 3 12쪽
14 13화 김밥 먹고 레벨 업. 22.07.31 98 3 12쪽
13 12화 김밥 싸고 레벨 업. 22.07.30 112 3 13쪽
» 11화 매미 잡고 레벨 업. 22.07.29 132 3 12쪽
11 10화 영화 보고 레벨 업. 22.07.28 144 3 12쪽
10 9화 눈물 참고 레벨 업. 22.07.27 164 4 12쪽
9 8화 콩밥 먹고 레벨 업. +1 22.07.26 185 5 12쪽
8 7화 이발 하고 레벨 업. 22.07.25 199 5 12쪽
7 6화 웃다 보면 레벨 업. +1 22.07.24 232 5 12쪽
6 5화 스킬 쓰고 레벨 업. 22.07.22 267 6 11쪽
5 4화 협동 퀘스트 시작. 22.07.21 330 6 12쪽
4 3화 감자 깎고 레벨 업. 22.07.20 386 8 12쪽
3 2화 우산 쓰고 레벨 업. 22.07.20 475 9 12쪽
2 1화 손톱 깎고 레벨 업. +1 22.07.20 653 10 11쪽
1 프롤로그 22.07.19 629 19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