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그만하자. 레벨 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7.19 00:27
최근연재일 :
2022.08.08 14:04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420
추천수 :
103
글자수 :
101,287

작성
22.07.24 15:12
조회
231
추천
5
글자
12쪽

6화 웃다 보면 레벨 업.

DUMMY

"하하하. 웃음이 멈추질 않아. 하하하."


갑작스럽게 시작된 강제 퀘스트에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당황하지 말자. 오히려 잘된 거야. 방에만 있으면 괜찮으니까.


똑똑똑.


"하하하. 네. 엄마. 하하하."


문이 열리고 엄마가 나타났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서 혼자 방에서 웃고 있어?"

"하하하. 그냥 재미있어서요. 하하하."

"별 미친놈 다 보겠네. 할 거 없으면 나와서 점심 먹어."

"하하하. 그런데 지금은 힘들어요. 하하하."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이런 속담이 있긴 하지. 하지만 계속해서 웃는 얼굴에도 침을 못 뱉을까? 왠지 계속해서 웃는 얼굴에는 침을 뱉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빨리 나와. 오늘도 학교에 가야 한다면서."

"하하하. 그래요. 학교에 가야죠. 하하하."

"아빠랑 엄마랑 오늘은 나갔다 와야 하니까 밥 먹고 학교 가."


아빠와 엄마가 외출을 하고 나니 집안에서는 내 웃음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오늘도 학교에 가야했기 때문에 큰일이었다.


점심을 먹으며 상태창을 확인해보았다.


【웃다 보면 레벨 업.】


"하하하. 역시 아직 퀘스트가 깨지지 않았어. 하하하."


이 상태로 학교에 가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바로 민호에게 문자를 보냈다.


<민호야. 오늘은 학교에 못 갈 것 같아. 미안.>


민호의 답장이 바로 도착했다.


<안돼. 오늘까지 교내 청소를 해야 돼. 그래야 봉사시간 받을 수 있어. 그러니까 빨리 와.>


혹시나 해서 보낸 문자였는데 역시나 학교에 가야만 할 것 같았다.


준비를 마친 후 마스크를 쓰고 거울 앞에 섰다.


"하하하. 마스크 때문에 웃음소리가 덜 나는 것 같기는 하네. 하하하. 오늘은 무조건 입을 가리고 있어야겠다. 하하하."


날씨는 화창했지만 혹시 몰라 새로 배운 스킬도 사용해 보았다.


【shower cast 발동.】

【2022년 7월 23일 오후 4:03】


오늘도 소나기가 내렸다.


오후 4시면 학교에 있을 시간이었기에 우산을 들어 가방에 넣었다.


첫 번째 위기는 버스에서 찾아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이 없었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삑.


버스카드를 찍음과 동시에 나오기 시작하는 웃음.


"하하하."


모든 승객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순간 두 손으로 입을 막아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게 했다.


다행히 학교에 도착했지만 지금부터가 내 인생의 최대 위기겠지.


어제 교내 청소를 했던 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하하하. 이제부터가 진짜야. 하하하. 버스에서 처럼만 하자. 하하하."


두 손으로 입을 막은 후 민호에게 다가갔다.

민호는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왔어? 점심에 보낸 문자보고 놀랐잖아."

"하하하. 어. 미안해. 하하하."

"뭐야? 왜 웃어?"

"하하하. 재미있는 생각이 나서."


새어 나오는 웃음을 막느라 레벨 업 동아리 회장이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바닥을 보며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있는데 유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도 같은 조네. 하하하하하."


맞아. 유리는 웃음이 많은 아이였어. 그렇다면 오히려 내 웃음이 어색하지 않을 거야.


조심스럽게 입을 막던 손을 치우고 대답했다.


제발 이상하게만 보지 말아줘.


"하하하. 오늘도 잘 부탁해. 하하하."

"뭐야? 너 오늘 기분 좋은 일 있나 보네. 평소에는 웃지도 않더니. 그래도 웃는 모습 보니까 좋네. 하하하하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리야말로 웃다 보면 레벨 업이라는 강제 퀘스트를 깨고 있는 건 아닐까?


웃음이 많은 유리 때문에 웃음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이나마 사라질 수 있었다.


"하하하. 고마워. 오늘은 빨리 끝내고 가자. 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래. 오늘도 공대로 가야 해."

"하하하. 그렇구나. 하하하."


모든 학생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괜찮았다.


나보다 유리의 웃음소리가 더 컸기 때문에.


"하하하하하. 너 똘아이 같아."

"하하하. 맞아. 하하하."

"그만 웃고 빨리 가기나 해."


공대에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어제와 같이 유리와 떨어져 외부에서 청소를 하려고 했다.


"하하하. 오늘도 내가 외부를 청소할게. 하하하."

"안돼. 오늘은 같이 가."

"하하하. 내부도 청소를 해야 하지 않겠어. 하하하."

"안해도 돼. 오늘은 밖에서 같이 청소 해."


계속해서 웃어서 그랬을까?


유리의 눈빛은 불과 몇 분 만에 의심의 눈초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 무슨 일 있지?"

"하하하. 아무 일도 없어. 하하하."

"그럼 왜 자꾸 웃어?"


위기는 순식간에 찾아왔다.


사람이 하루 종일 웃으려면 어떠한 일이 생겨야 할까?


로또 당첨. 제일 가능성이 있지. 하지만 내가 로또에 당첨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교내 봉사활동이나 하고 있을까? 아니. 학교에는 절대 안 나오겠지.


그럼 게임을 하다가 좋은 아이템을 얻었다고 할까? 그러기에는 내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길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지금은 이것보다 더 좋은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다.


"하하하.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랑 있어서 좋은 거구나. 맞지? 하하하하하."

"하하하. 맞아. 그거야. 하하하."


하아.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거지? 그것보다 왜 유리는 내 대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거야?


빠르게 상태창을 확인해보았다.


【웃다 보면 레벨 업.】


아직도 변하지 않은 상태창에 빠르게 청소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최대한 유리와의 대화를 피해 가며 청소가 마무리될 때쯤 내가 유리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하하하. 이제 다 한 것 같은데. 하하하. 빨리 가자. 하하하."

"잠깐만. 저 아이 울고 있는 것 같은데."


유리의 손가락을 따라가 보니 여자아이가 울면서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하하하. 사정이 있겠지. 하하하."

"뭐가 사정이 있어? 빨리 와. 길이라도 잃어버렸으면 찾아줘야지."


유리는 여자아이에게 다가가더니 자연스럽게 인사했다.


"안녕? 이름이 뭐야?"

"미소요."

"미소 이름이 예쁘네. 그런데 왜 여기서 울고 있어? 저기 이상한 오빠랑 이 예쁜 언니가 도와줄게."

"강아지를 잃어버렸어요. 두두요. 산책하러 나왔는데 사라졌어요. 으앙~~~~."


유리는 나를 바라보았다.


"같이 찾아줄 거지?"

"하하하. 아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리는 미소를 쳐다보았다.


"봐봐. 저 오빠 웃는 거 봤지? 같이 찾아준대. 어디서 잃어버렸어?"

"모르겠어요. 그냥 사라졌어요. 으앙~~~~."


예상치 못한 전개.


그래서 인생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던가.


나는 유리와 함께 한 번도 보지 못한 두두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두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문득 한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하하. 우리 공대 안에서 조금만 쉬었다가 찾자. 조금 있으면 소나기가 내릴 거야.하하하."

"뭐라고?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하하하. 내가 무조건 찾아줄 테니까. 믿어줘. 하하하."


유리와 미소와 함께 공대로 들어온 나는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채팅창을 켰다.


【다운망 : 하하하. 찬은씨. 계신가요? 하하하. 】


잠시 후 답장이 왔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오늘은 기분 좋은 일이 있으신가 봅니다. 용사님?】


빠르게 무시했다.


【다운망 : 하하하. 혹시 찬은씨 스킬로 길을 잃은 동물들도 찾을 수 있나요? 하하하.】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abanoned search. 말이신가요? 음.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용사님.】


오늘은 찬은씨가 엄마에게 혼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몇 마리가 보이기는 하는데요. 혹시 이름이 무엇이죠?】

【다운망 : 하하하. 두두요. 저희가 저번에 만났던 대학교 근처에서 돌아다니고 있을 거예요. 하하하.】


채팅창에는 한동안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았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찾았습니다. 장소는 공대 자전거 거치대라고 나오는군요. 용사님.】


다행이다. 찾을 수 있어.


【다운망 : 하하하. 혹시 시간도 알 수 있을까요? 하하하.】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음. 나타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오후 4시 10분이라고 나왔습니다.】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지금이 오후 3시 50분이니까 다행히 아직 여유가 있었다.


아! 그런데 오늘 소나기도 온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내 스킬창을 확인했다.


【shower cast 발동.】

【2022년 7월 23일 오후 4:03】


비를 피하기 위해 자전거 거치대에 있는 거구나.


【다운망 : 하하하.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하.】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아닙니다. 스킬이 레벨업 되었거든요. 그래서 찾기가 더 쉬워졌습니다. 용사님.】

【다운망 : 하하하. 아무튼 전 이만. 하하하.】


채팅창을 나가려고 하는데 찬은씨의 새로운 채팅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엄마 심부름 좀 해라. 찬은아.】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바빠요.】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좋은 말 할 때 빨리 해라.】

【히쿠쿠니만의 용사님 : 아. 귀찮은데. 알겠어요.】


조용히 채팅창을 꺼버리고 유리와 미소에게 돌아갔다.


유리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어떻게 찾을 거야?"


나는 가방 속에서 우산을 꺼냈다.


"하하하. 찾아 올게. 하하하. 조금만 기다려. 하하하."

"찾겠다더니. 왜 우산을 꺼내?"


똑.똑.똑.


빗방울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4시 3분이었다.


"대운망. 너 어떻게 알았어? 비 내리는 거?"


놀란 표정의 유리를 뒤로 하고 공대를 나와 자전거 거치대로 향했다.


다행히 도착했을 때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찬은씨가 말한 시간이 되었다.


멀리서 강아지 한 마리가 자전거 거치대 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하하하. 두두야. 하하하."


손을 내밀자 처음에는 경계를 하는 모습을 보이던 두두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하하. 누나가 너 찾고 있잖아. 하하하. 빨리 가자. 하하하."


두두를 안고 공대로 돌아갔다.


공대 안에서 기다리던 유리와 미소가 나를 보자 허겁지겁 달려왔다.


"두두야. 으앙 ~~~~ 미안해."

"대운망. 너 어떻게 찾은 거야?"


유리에게 대충 둘러댔다.


"하하하. 그러니까 우연히 찾은 거지. 하하하."


나는 두두를 미소에게 건네주었다.


"하하하. 두두야. 이제 누나한테 가자. 하하하."


미소는 두두를 받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누나 아닌데요?"

"하하하. 뭐라고?"

"누나 아니라 언니라고요. 으아앙~~~"

"하하하. 그렇구나. 하하하."


유리도 옆에서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 누나 아니라잖아. 왜 애를 울려? 하하하하하."

"하하하. 나도 몰랐지. 하하하."


그때 상태창의 변화가 느껴졌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행운 +2】

【LV. 8 / 200】


그제야 웃음을 멈출 수 있었다.


"깼다."

"뭐라고?"

"드디어 깼다고. 하하하."


우리는 공대에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동시에 피곤함도 몰려왔다.


침대에 누워 상태창을 바라보니 새로운 퀘스트 선택창이 보였다.


【퀘스트를 받으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예】


톡.


왜 퀘스트를 수락했을까? 아마 너무 피곤해서 나도 모르게 눌러 버린 것 같다.


나는 새로운 퀘스트를 확인하지도 못한 채 잠에 들어버렸다.


새로운 퀘스트는 잠에 든 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기 시작했다.


【이발 하고 레벨 업.】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si******..
    작성일
    22.07.31 04:40
    No. 1

    이거 보다 보니 나 먼저 레벨업 했다 생각나네
    초2부터 강제 퀘스트하는...
    달리기를 하세요
    이빨을 닦으세요
    숨쉬기를 하세요
    안하면 고통과 사망이라는 페널티로...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그만하자. 레벨 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2.08.01 80 0 -
20 19화 학점 보고 레벨 업. 22.08.08 55 1 12쪽
19 18화 보스 잡고 레벨 업. 22.08.05 59 2 12쪽
18 17화 파리 잡고 레벨 업. 22.08.04 65 2 11쪽
17 16화 편지 쓰고 레벨 업. 22.08.03 73 3 12쪽
16 15화 퀘스트 진행 불가. 22.08.02 79 3 11쪽
15 14화 덧셈 하고 레벨 업. 22.08.01 87 3 12쪽
14 13화 김밥 먹고 레벨 업. 22.07.31 97 3 12쪽
13 12화 김밥 싸고 레벨 업. 22.07.30 112 3 13쪽
12 11화 매미 잡고 레벨 업. 22.07.29 131 3 12쪽
11 10화 영화 보고 레벨 업. 22.07.28 143 3 12쪽
10 9화 눈물 참고 레벨 업. 22.07.27 164 4 12쪽
9 8화 콩밥 먹고 레벨 업. +1 22.07.26 185 5 12쪽
8 7화 이발 하고 레벨 업. 22.07.25 199 5 12쪽
» 6화 웃다 보면 레벨 업. +1 22.07.24 232 5 12쪽
6 5화 스킬 쓰고 레벨 업. 22.07.22 265 6 11쪽
5 4화 협동 퀘스트 시작. 22.07.21 330 6 12쪽
4 3화 감자 깎고 레벨 업. 22.07.20 386 8 12쪽
3 2화 우산 쓰고 레벨 업. 22.07.20 474 9 12쪽
2 1화 손톱 깎고 레벨 업. +1 22.07.20 653 10 11쪽
1 프롤로그 22.07.19 627 19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