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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인생

시한부 화화공자의 기묘한 여행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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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인생
작품등록일 :
2024.05.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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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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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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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7. 화벽주(和璧珠)

DUMMY

팔찌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에게 당소백은 팔찌를 풀어 밀어줬다.

“보는 눈은 있는가 보군. 황옥일세. 갖고 있도록 하게.”

“제가 말씀 이십니까?”

당소백은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가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내 얘길 하면 웬만한 일에는 손을 보태줄 걸세.”

빛을 내뿜는 것도 아니고, 특별할 게 없는 팔찌다.

하지만 당소백의 이름을 팔 때 요긴할 듯해 사양하지 않고 받았다.

“당 장로님. 이 주머니는 무엇입니까?”

“행여 있을지 모를 위험을 대비해 주는 거라네. 독분이야.”

나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독이라는 말씀 이신 거죠?”

“이미 시험해 봤는데 자네에게는 해를 입히지 못하네. 하지만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절대 사용하면 안 돼.”

뭐야, 이것저것 먹이는 것도 모자라서 독가루까지 뿌린 거야?

겉으로는 의선이니 뭐니 하면서 점잔 빼더니 사람을 가지고 별짓을 다 했네.

몹쓸 늙은이 같으니라고.

“듣기와는 다르게 기루에 머무는 동안에도 술을 마시거나 흥청거리지는 않더군. 그곳에 머무는 이유는 말코 도사하고 제갈 늙은이 때문인가?”

아니, 거기에 당신하고 기타 노인네들도 포함해야 맞지.

어디 은근슬쩍 빠지려고 들어.

세가 내에 있어봤자 따가운 눈총 세례나 받아야 한다.

그러느니 기원에 있는 게 속 편하다.

체면을 중시하는 양반들이라 은향에는 발길도 주지 않았거든.

은향은 꽤 마음에 드는 곳이다.

늘 음악이 흐르고 어린 기녀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도 있고.

여기처럼 고함이나 질러가며 칼질이나 주먹다짐하는 소리보다야 훨씬 좋다.

무엇보다 은향은 싸구려 기루가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입니다.”

이유를 바라는 듯 바라봐도 소용없다.

당신은 이제 제대로 미운털이 박혔거든.

쓸모를 시험하기 위해 사람을 마루타처럼 이용한 인간은 멀리하는 게 상책이다.

물론 그전에 대가는 받아내야지.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신다면 말씀하신 일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부탁?”

당소백은 마음에 들지 않은 티를 내며 입술을 씰룩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하고 싶은 얘길 꺼냈다.

“제 혼담을 미뤄 주십시오.”

“그게 무슨 소린가! 가문 간의 약조를 어기겠다는 말인가?”

눈에 핏발까지 세워가며 날을 세운다.

이 양반아, 당신이 먼저 날 죽이려고 한 거 아냐? 혼사고 지랄이고 다 깨려고 했던 것도 당신이고!

라는 말이 혀끝을 맴돌았지만 참았다.

급선무는 시간을 버는 일이다.

겨우 단서를 잡았는데, 꽃가마 타고 얼굴도 모르는 여자애에게 팔려가 벌레들과 동고동락 할 순 없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당가에 들러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하면 당가의 화련 소저가 너무 안쓰러워서 그렇습니다. 가장 꽃다운 시절을 병마에 시달리다가 이제 겨우 건강을 회복할 길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대로 혼담이 진행된다면 몸을 추스르기 바쁘게 먼 길을 나서야 합니다. 그간 얼마나 많은 것들이 하고 싶었겠습니까? 그런 화련 소저의 마음도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 드리는 제안입니다.”

좋아, 이 보다 더 완벽한 명분은 없다.

포장도 아주 그럴듯하고.

명분에 죽고, 명분에 사는 양반들이니 거절하기 힘들 거다.

거기다 내가 베푸는 배려 아닌가.

당소백의 눈이 심유해지는 걸 확인하고 쐐기를 박기 위해 말을 덧붙였다.

“그리만 해주신다면 만독전에 들어가 그것을 꺼내다 드리겠습니다. 제 목숨을 걸고 서라도요.”

당연히 들어가 꺼내줄 생각이다.

그전에 맛만 살짝 보고.

결연한 눈빛으로 말하자, 당소백이 길게 숨을 내쉬며 눈을 깊게 감았다.

확인 사살을 위해 아낌없이 한마디 더 날렸다.

“제 내자內子가 되어 평생을 함께하게 될 화련 소저입니다. 어찌 태어난 곳에서 좋은 추억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 없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 상태였다면 바깥출입은 고사하고 집안도 제대로 돌아다니지 못했을 테니까요.”

눈을 감은 당소백은 눈썹을 찡그렸다.

천천히 뜬 눈에는 새삼스럽다는 빛이 가득하다.

살짝 감동한 눈빛 같은데?

“자네 마음이 그렇다면···, 알겠네. 당가주께 말씀을 올리도록 하지.”

급한 불을 껐다.

벌레라면 질색팔색을 하는 나다.

그런 놈들이 독까지 있다니······, 이건 무조건 피하게는 맞다.

무엇보다 시간을 번 게 크다.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그 화씨지벽이란 것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당소백은 굳게 입을 다문 채 고개를 끄덕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불편해도 당분간은 여기 있게나. 자네를 인질로 잡았던 놈이 기어이 도주한 모양이니.”

살짝 눈살을 찌푸리자, 당소백이 얼른 말을 이어갔다.

“이곳 소주는 물길이 많아 어디로 스며들지 몰라. 독고가주의 일격에 부상을 입었다고 하나 치명상은 피한 듯했어. 당장이야 괜찮겠지만 앞으로는 모를 일이니 각별히 조심하도록 하게.”

떠나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선 당소백이 당부를 덧붙였다.

“만독불침萬毒不侵인 사실도 입 밖으로 내지 말게. 당가 입장에서 자네는 보배나 마찬가지니까.”

만독불침 같은 소리 하네.

불침은 무슨 놈의 불침이야.

싹 다 빨아들이는 만독흡수구만.

“이 기회에 자넬 데릴사위로 들일 것을 당가주께 청할 생각이니 행여 딴마음 먹지 말고. 자네 도움으로 화벽주和璧珠만 얻어내면 화련이도 미모를 되찾을 수 있을 테니.”

화씨지벽에서 얻어낸 구슬이라 화벽주라 부르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건 당가를 돕고 말고 할 일이 아니다.

애걸해서라도 달려들 일이지.

화벽주를 비롯하 화씨지벽이 분명 키다.

내가 온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결정적인 키.

결심을 굳히며 마음을 다잡을 때 당소백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당소백을 둘러싸고 있던 기운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자네를 찾아온 손님이 있는 것 같구먼. 나와 나눴던 얘기들은 불문에 붙이도록 하게.”

그 말을 남기고 당소백은 홱 하니 돌아서 가버렸다.

어스름하게 창밖이 밝아오는 걸 확인하고 일어서려는 데 누군가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이런 느낌은 내공이 강해야 한다던데······, 거참 신기하네.



*




당소백에 이어 찾아온 건 무당의 청수 도장이었다

당소백과 앉았던 다탁에 자리하자 청수가 허허로이 웃으며 말했다.

“역시 태활단이로군. 거동도 못 하던 자네가 아무렇지도 않게 운신하는 걸 보니 말이야.”

뭔 소리야.

태활단인지 청심환인지를 왼손이 꿀꺽해서 나는 덕도 못 봤구만.

“이게 다 청수 도장과 무당의 혜량 덕분입니다.”

어느샌가 이 바닥의 입에 발린 소리에 익숙해졌다.

그러자 청수는 도포 자락이 휘날리게 손을 저었다.

“그리 예 차릴 거 없대도 그러네. 이제 우리 무당의 문하에 들 사람이 아닌가. 게다가 자네는 내가 장문인께 특별히 청해 내 제자로 들일 작정이네.”

제기랄.

청수 제자가 되면 어째 들들 볶이면서 징그럽게 금이나 탈 각이다.

나도 모르게 당황하는 내색을 했더니 청수가 껄껄 웃는다.

“내 놀랄 줄 알았어. 마음 같아서는 당장 구배지례를 올리라고 하고 싶지만, 장문인의 신신당부가 있어 아쉽지만 그건 미루세나.”

착각은 자유라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그런데 도장께선 이렇게 이른 시간에 어인 일로···.”

허허거리던 청수는 신색을 고치더니 날 뚫어지게 쳐다봤다.

“긴히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이리 찾았네.”

뭔 놈의 부탁들을 이리 많이도 하는 걸까.

내용을 알아야 내가 뒤틀든 이용하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터질 것 같은 한숨을 삼키고 정중하게 물었다.

“편히 말씀하십시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돕겠습니다.”

당소백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붙여 넣었다.

그러자 청수도 당소백이 했던 짓을 그대로 반복한다.

기운이 퍼져 나와 청수를 감싸 안았다.

“자네도 알고 있는 ‘형산혈사’에 관한 얘기라네.”

형산혈사?

그 독고세가가 멸문지경에까지 이르렀다던 그 혈사를 말하는 건가?

내가 눈을 찡그리며 생각에 몰두하자 청수가 혀를 찼다.

“쯧쯧 이런···, 내가 깜박했구먼. 자네 기억이 아직 온전치 못하다는 걸 말이야. 그것도 태허심공을 익히게 되면 해결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내가 손을 들어 올려 감사를 표하자 청수가 수염을 쓸며 말했다.

“독고세가가 큰일을 했지. 비록 세간의 평가는 달라졌어도 혈사에서 가장 많은 피를 흘린 건 독고세가였으니 말이야.”

다시 길게 혀를 찬 청수가 말을 이어갔다.

“이건 독고세가와도 관련이 깊은 일이니 잘 듣게.”

진중하게 내 얼굴을 쳐다보며 표정을 살피던 청수가 입을 열었다.

“형산혈사의 기록이 음보音譜로 남아 있네.”

“음보요?”

음보면 악보를 말하는 건데 어떻게 기록을 음악으로 남기지?

“정확하게는 기록이 숨겨진 장소를 나타내는 음보지. 형산혈사에서 생존한 협사 하나가 은거하며 그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고 하더군. 하지만 끝끝내 부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며 자신의 지기인 악공樂工에게 그 기록을 폐기해 줄 것을 부탁했다네.”

“애써 만든 기록을 왜 폐기합니까?”

“그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건 혈사의 대미인 독고가주와 혈교주의 혈투에 대한 기록 때문이란 소리가 있어. 혈교주의 진신 무공은 아직 모두 밝혀진 바가 없네. 그걸 모두 견식한 건 기록을 남겼다는 협사뿐이지. 그래서 그 기록은 중요한 것이라네.”

이렇게 중요한 얘기를 나한테 막 해줘도 되나?

“그리 놀랄 거 없어. 이 정도 얘기는 매화자賣話者들이 저잣거리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읊어대는 얘기니까.”

뭐야. 그런 얘기를 왜 무게 잡고 하는 거야.

“진짜는 지금부터네. 그 음보를 내가 손에 넣었네.”

“네에?”

“자네 부친인 독고가주가 자네를 우리 무당에 보내는 이유도 그 음보 때문이고.”

응?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음보 때문에 날 무당에 보낸다고?

이건 단순히 내가 금을 켤 줄 알기 때문이 아니다.

전문적인 악공이 나보다 훨씬 뛰어날 거라는 건 상식이니까.

그렇다면 무당이 나를 끌어들이려는 이유가 뭐지?

첫째인 독고항우야 대를 이어 가문을 이끌어야 한다손 치더라도 밉상인 둘째도 있는데.

무공 수위도 높은 데다, 나와는 달리 정실부인의 소생이라 모양새도 좋고.

그런데도 무공을 모르는 날 보낸다?

제기랄.

내가 무공을 모르니까 날 꼭 집은 거구나.

혹시라도 혈교주의 무공이 독고세가로 흘러 들어갈까 싶어서.

나야 무공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니 허울 좋은 칠현금 타는 걸 핑계 삼았겠지.

잠깐만 그럼 음보를 숨기면 되잖아.

그냥 무당에서 자기들끼리 쿵작쿵작하면서 몰래 기록을 찾아도 될 일이고.

뭔 다른 이유가 있나?

모르는 척 시치미를 뚝 떼고 물었다.

“무공에 소질이 없는 저보다는···.”

청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내 말을 뚝 잘랐다.

“어차피 음보는 무공을 모르는 악공이 작성한 거라 오히려 음재音才가 뛰어난 자네가 제격이야. 너무 걱정할 것 없네. 자네는 음보의 해석에만 집중하면 되니 위험할 것도 없어. 설마하니 병약한 자네를 밖으로 돌리겠는가.”

욕을 퍼붓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이 노인네가 어디서 약을 팔아.

딱 봐도 독고세가가 기록의 발굴에 참여했다는 명분을 내세우려는 걸로밖에 안 보이는구먼.

혈사의 기록은 독고세가의 전전대 가주에 대한 것이었으니 그 잘난 명분을 챙기려는 속셈이다.

게다가 이 몸뚱이는 무공을 익히지도 않았으니, 안성맞춤이라고 여겼을 테고.

참나, 동네북도 이런 동네북이 없다.

“그리고 무당에 입적하는 것도 잘 한번 생각해 봐. 당가의 데릴사위로 추물이랑 혼인하느니 도적道籍에 이름을 올리고 무공 수양하는 삶이 더 나을 수 있으니 말이야.”

내 표정이 떨떠름하게 보였는지 청수는 소매에서 족자 하나를 꺼내 다탁 위에 올렸다.

“자네가 기녀도에 관심이 많다는 얘길 들어 준비했다네. 춘화가 아니라 기녀가 악기를 연주하는 그림을 찾더구먼.”

빈정상한다고 거절할 처지가 못 된다.

사양하는 것도 모양 빠지는 일이라 예를 표하고 내 쪽으로 끌어왔다.

그런데 이거 안 받았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

족자에 다가가자 은은한 빛이 감돈다.

나도 모르게 흐뭇한 마음이 얼굴에 드러났나 보다.

“흡족해 할 줄 알았네. 무당에 오르면 비슷한 그림이 꽤 있다네. 향화객들이 걸기 민망한 그림을 봉납하기도 해서 말일세. 내 무당에 오르면 잔뜩 쌓여있는 그림을 모두 자네에게 주도록 할 참이니 기대하게나.”

무슨 꼬맹이 유괴하는 것도 아니고 참 유치찬란하기가 그지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그림이 풍기는 기운은 궁금하기만 했다.

그때 진시辰時를 알리는 편종 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자네와 얘길 나누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구먼. 오늘 나와 나눈 얘기는 우리 둘만 아는 걸로 하세나.”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기운을 거두며 휘적휘적 방을 나가버렸다.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지.

당가에 무당에 아주 난리다 난리.

마흔이 다 되도록 결혼이나 연애를 안중에도 두지 않고 일했던 나다.

그런데 여기선 열아홉의 나이에 혼담이 오가는 것도 모자라, 까딱하다간 산속에 인질로 들어앉을 판이다.

시끄러운 속을 잠시 재워두고 청수가 건넨 족자를 잡아끌었다.

은은한 흰 빛이 나는 게 예사 물건은 아니다.

족자를 여민 끈을 풀어 펼쳤다.

개울가에서 비파를 연주하는 기녀의 그림이다.

그것도 상당히 헐벗은 채로.

하여간 도사라는 양반이 취향하고는.

한데 족자를 펼쳤는데 어째 새 나오는 빛이 더 옅다.

왜지?

족자를 뒤집어 봐도 별반 차이가 없다.

다시 돌돌 말아서 이리저리 돌려봐도 마찬가지다.

설마 뭔가가 더 있는 건가?

앞뒤를 찬찬히 뜯어봤는데 이거 합지(合紙)다.

족자를 표구한 천과 그림 사이에 다른 종이가 붙어 있는 합지.

입맛을 다시며 표구된 천의 끄트머리를 잡아 조금씩 당겨 벗겨냈다.

아니나 다를까 사이에 낀 싯누런 종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거 뭔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보물지도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침이 꿀꺽 넘어갔다.

살살 떼어내며 한 귀퉁이를 모두 벗겨내자 안쪽의 누런 종이가 나타났다.

당겨볼까?

아니다. 그러다 상하기라도 하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헐벗은 기녀 그림을 죽 잡아 찢었다.

어라? 이것 봐라.

기름이라도 먹인 걸로 보이는 싯누런 종이에는 아무런 그림도 없었다.

적어도 먹으로 그린 그림은 말이다.

마치 야광 페인트로 그려 놓은 것 같은 그림이 나타났다.

엷은 빛을 내는 미로 같은 것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이거 나만 보이는 그림이 분명하다.

왼손을 가져다 댈 때마다 빛이 밝아지는 걸 보면 확실하다.

다른 빛을 내던 그림과는 달리 손바닥을 가져다 대도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유심히 들여다보며 무슨 의미인지 살피는 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놀란 마음에 후다닥 기름종이를 접어 소매 속에 넣었다.

“크흠. 삼공자 기침했는가?”

또?

하아, 진짜!

어제 꿈자리가 사나웠나?

문밖에서 들린 소리는 제갈 노인네다.

식전 댓바람부터 수학 풀자고 달려온 건 아닐 테니, 이 양반도 감춘 속내를 드러내려 온 거겠지.

아침부터 참 공사가 다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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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 변고(變故)(1) NEW 58분 전 64 6 12쪽
44 44. 형산(衡山)혈사와 혈신벽(血神壁) +3 24.07.03 633 48 15쪽
43 43. 해태(獬豸)의 방울 +3 24.07.02 843 61 14쪽
42 42. 괴의(怪醫) +3 24.07.01 958 56 15쪽
41 41. 습격(襲擊)(2) +5 24.06.30 1,038 56 13쪽
40 40. 습격(襲擊)(1) +3 24.06.29 1,105 53 15쪽
39 39. 비익연리(比翼連理) +6 24.06.28 1,123 68 14쪽
38 38. 벽라춘(碧羅春) +4 24.06.27 1,212 64 16쪽
37 37. 세가의 칠현금(七絃琴)(2) +9 24.06.26 1,274 75 14쪽
36 36. 세가의 칠현금(七絃琴)(1) +3 24.06.25 1,368 61 16쪽
35 35. 대가代價(8) +6 24.06.24 1,413 65 13쪽
34 34. 대가代價(7) +6 24.06.23 1,414 66 13쪽
33 33. 대가代價(6) +8 24.06.22 1,443 74 13쪽
32 32. 대가代價(5) +3 24.06.21 1,476 61 14쪽
31 31. 대가代價(4) +5 24.06.20 1,553 69 14쪽
30 30. 대가代價(3) +2 24.06.19 1,574 71 17쪽
29 29. 대가代價(2) +2 24.06.18 1,549 70 19쪽
28 28. 대가代價(1) +3 24.06.17 1,610 68 15쪽
27 27. 무릇 사냥이라 함은(5) +2 24.06.16 1,593 68 16쪽
26 26. 무릇 사냥이라 함은(4) +3 24.06.15 1,599 65 17쪽
25 25. 무릇 사냥이라 함은(3) +3 24.06.14 1,620 70 13쪽
24 24. 무릇 사냥이라 함은(2) +2 24.06.13 1,606 64 14쪽
23 23. 무릇 사냥이라 함은(1) +4 24.06.12 1,689 64 14쪽
22 22. 작당作黨(2) +2 24.06.11 1,663 63 14쪽
21 21. 작당作黨(1) +2 24.06.10 1,753 73 17쪽
20 20. 검지(劍池)의 담로검((湛盧劍) +1 24.06.09 1,910 78 18쪽
19 19. 혼밥의 단초(端初) +2 24.06.08 1,863 82 14쪽
18 18. 신투(神偸) 비휴(豼貅) +3 24.06.07 1,910 89 13쪽
17 17. 무릇 내기라 함은(2) +2 24.06.06 1,906 79 14쪽
16 16. 무릇 내기라 함은(1) +2 24.06.05 1,937 76 15쪽
15 15. 천록(天禄)과 벽사(僻邪) +1 24.06.04 1,933 86 12쪽
14 14. 초월시공적사념(超越時空的思念) +5 24.06.03 1,964 91 16쪽
13 13. 현천접무(玄天蝶舞) +5 24.06.02 2,085 88 18쪽
12 12. 비휴(貔貅) +1 24.06.01 2,156 76 16쪽
11 11. 현천구검(玄天九劍) +3 24.05.31 2,231 85 15쪽
10 10. 세가의 가법(家法) +3 24.05.30 2,281 81 14쪽
9 9. 절단신공(切斷神功)(2) +7 24.05.29 2,292 91 14쪽
8 8. 절단신공(切斷神功)(1) +1 24.05.29 2,405 88 15쪽
» 7. 화벽주(和璧珠) +2 24.05.28 2,533 90 15쪽
6 6.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혼담(婚談) +3 24.05.28 2,643 94 14쪽
5 5. 그만해! +3 24.05.27 2,751 96 14쪽
4 4. 세가(世家)의 빈객(賓客)들 +3 24.05.27 2,739 102 12쪽
3 3. 기원(妓院)의 화화공자(花花公子) +5 24.05.26 2,893 101 13쪽
2 2.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2) +5 24.05.26 3,058 111 13쪽
1 1.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1) +8 24.05.26 3,873 10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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