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간편한인생

시한부 화화공자의 기묘한 여행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새글

간편한인생
작품등록일 :
2024.05.26 09:33
최근연재일 :
2024.07.01 00: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72,347
추천수 :
2,988
글자수 :
277,070

작성
24.06.29 00:00
조회
919
추천
50
글자
15쪽

40. 습격(襲擊)(1)

DUMMY

동정산 인근의 작은 촌락으로 이뤄진 곳의 허름한 목옥木屋앞.

손을 휘저어 나무 문을 연 제갈염이 안으로 들어섰다.

어두컴컴한 내부에는 검은 무복을 입은 사내가 탁자에 앉아 있었다.

검은 무복의 사내는 술병을 들며 피식 웃었다.

“이제야 마음을 굳힌 모양이군.”

제갈염은 낡은 의자를 바라보며 눈을 찌푸렸다.

불쾌함을 드러내며 자리에 앉은 제갈염이 입을 열었다.

“조건은 두 가지, 사마가의 계집하고 독고가의 셋째 놈. 이 둘을 먼저 내게 넘기시오.”

검은 무복의 사내가 술병의 술을 목으로 넘기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듬성듬성한 지붕을 뚫고 들어온 빛에 드러난 사내의 얼굴은 흉측하기 이를 데 없었다.

얼굴의 대부분이 화상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흉터가 없는 곳도 무언가에 뜯어 먹힌 것처럼 피부가 파여있었다.

술을 한 모금 넘긴 사내는 화상으로 경계가 불분명한 입술을 비틀었다.

“그전에, 제갈진성의 행적부터 넘겨야 계산이 맞을 거 같은데?”

“화벽주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면 모산으로 향할 거요.”

“모산?”

“일전부터 모산파와 긴밀히 연락하고 있었소. 우연히 본 서신에는 화벽주에 대한 얘기만 있었던 데다, 독고세가에 들른 것도 모산으로 향하는 걸음을 감추기 위한 것일 공산이 크오.”

흉측한 얼굴의 사내가 품에서 빨간 둥근 옥패를 꺼냈다.

탁자 위 밝은 곳에 패를 내려놓은 사내가 물었다.

“사마혁이 갖고 있었다는 것이 이 혈신벽血神璧이 확실한가?”

눈살을 잔뜩 찌푸린 제갈염이 어금니를 꽉 물었다.

고개를 돌리며 콧방귀를 뀐 제갈염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그렇다면 사마혁은 죽지도 살지도 못한 상태로 있겠군.”

주먹을 움켜쥔 제갈염이 흉측한 몰골의 사내를 노려봤다.

“당치 않은 소리 마시오. 마지막으로 본 사마혁의 모습은 반귀半鬼가 아니었소.”

“10년이면 정혈이 말라붙어 목내이木乃伊가 되고도 남을 시간이니 이제는 제법 쓸만한 반귀가 되었겠군.”

제갈염이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면 진이 그대로 버티고 있을 수 없소. 산예상도 반응하지 않았을 리가 없고.”

“그야 보면 알겠지.”

혈신벽을 품에 넣은 사내는 뱀 모양의 긴 대침을 꺼내놓았다.

뱀의 눈이 있어야 하는 자리에는 새빨간 옥이 요사스럽게 반짝이고 있었다.

“만일 반귀가 되어 있다면 이 혼사魂蛇를 천추혈에 꽂도록. 부릴 수는 없어도 제압할 수는 있을 테니.”

제갈염은 선뜻 집어 들지 않았다.

조소를 흘린 사내가 화상으로 흉측해진 눈을 일그러뜨렸다.

“독고세가 삼남이 설삼을 먹지 않은 건 확실한가?”

은패를 이용해 독고장우에게 확인한 제갈염은 확신에 찬 말을 던졌다.

“그렇소. 그놈이 먹은 건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설삼이 아닌 비상이었소.”

“비상을 먹고 죽었다 깨어난 놈이 혈옥수를 견딘다? 그것도 난산으로 기경팔맥이 망가진 놈이? 크흐흐. 그거 재밌군.”

제갈염은 정색하며 다시 강조했다.

“세가의 비고를 열기 전엔 독고가 셋째 놈을 죽여선 안 되오. 이지를 상실하게 만들어서도 아니 되고.”

입꼬리를 비튼 흉측한 사내의 얼굴은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웃는 것도 그렇다고 인상을 쓰는 것도 아닌 모습이었다.

여러 차례 보아온 제갈염조차 눈살이 찌푸려졌다.

사내는 술병을 들어 모두 비우고는 손을 움켜쥐었다.

퍼석 하는 소리와 함께 가루가 된 술병은 부스스 쏟아져 내렸다.

“여기까지 하지. 물건은?”

제갈염은 품에서 금으로 만들어진 두꺼비 장신구를 꺼내 던졌다.

“해금섬解金蟾이오. 진을 파훼할 순 없어도 짐승의 목에 달아주면 진 안에 풀어 놓을 수 있을 거요.”

허공을 가로질러오는 해금섬을 사내는 소리없이 낚아챘다.

서서히 어둠속에 녹아드는 사내를 향해 제갈염이 물었다.

“하나 묻겠소. 혈옥수에 당하면 피가 독이 된다는 것이 사실이오?”

코웃음을 친 사내가 눈을 번쩍였다.

“근맥이 녹아내릴 뿐 그런 재주는 없지.”

“그런데 어찌 어린놈의 피가 안찰사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오?”

“안찰사 놈의 시신을 손에 넣으면 곧 밝혀지겠지. 그놈을 기필코 손에 넣어야 할 이유가 또 생겼군, 그래.”

어둠속으로 녹아든 사내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인기척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제갈염은 탁자 위로 손을 뻗었다.

빨간 눈이 박힌 뱀 모양의 대침을 집어 든 제갈염은 잠시 망설이다 품속의 비단천으로 대침을 감쌌다.

‘실혼인이 된 사마혁이라······, 어쩌면 달리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입매 비튼 제갈염은 그대로 목옥을 빠져나갔다.



*



어디까지 간 건지 봄의 끝자락은 이제 보이지도 않는다.

완연한 여름으로 들어서 에어컨이 눈물 나게 그립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이켜며 한숨 돌리던 시절이 이젠 꿈만 같다.

관로를 달리는 마차는 속도를 높여가도 체감속도는 느리기만 했다.

야트막한 산 위를 지나는 뭉게구름이 더 빠르게 느껴질 지경이다.

천만다행인 건 걷어 놓은 휘장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는 점이다.

“삼공자,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제갈소소 얘는 이제 얼굴 감추는 걸 포기한 모양인지 아예 귀고리를 빼 버렸다.

“안 돼요.”

제갈소소 얘는 멘탈이 점점 강해지는 건지 왠만한 면박에는 눈도 깜짝 안 한다.

“남궁가 세연이하고는 무슨 얘길 한 거예요? 둘이 한참 대화를 나누던데.”

“안된다고 한 거 못 들었어요?”

“협조 좀 해줘요. 꼬박 이틀은 같이 마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불편하게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정 불편하면 군사께서 타고 계신 마차로 가시죠.”

“싫어요, 거긴······. 뭔가 분위기가 무겁단 말이에요. 전서구도 계속 왔다 갔다하고.”

이래서 자식 새끼 키워봐야 소용없단 소리가 있는 모양이다.

꽤 오랜만에 둘이 만난 것 같던데 좀 같이 있지.

“안휘에 꼭 와달라는 말을 하더군요.”

원하는 대답을 해줬는데도 제갈소소는 입을 삐죽거렸다.

“길게 말하던데······. 그건 그렇고, 왜 저한테만 쌀쌀맞게 구는 거죠?”

“그런 적 없어요.”

“아뇨. 확실히 있어요. 소혜나 유하한테는 한없이 자상하고, 세연이한테도 친절했잖아요.”

나는 한숨을 내쉬고 품에서 목갑을 하나 꺼냈다.

“자요.”

“······.”

“열어봐요. 돌려주는 거니까.”

머뭇머뭇하던 제갈소소는 목갑을 받아 뚜껑을 열었다.

“어? 두 개 다 있네요?”

“찾았어요, 마통(이동식 소변기)에서.”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린 제갈소소가 한숨을 푹 내쉰다.

“정말 이럴 거예요? 뭐가 마음에 안 드는 건데요!”

“나한테 거짓말하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해요.”

“그건······.”

나는 고개를 휘장 너머로 돌렸다.

“군사께 들었어요. 소저를 위해 어렵게 구한 거라고.”

제갈소소는 샐쭉한 표정으로 목갑 안의 주사위만 만지작거렸다.

“어릴 때······.”

“안 물어봤습니다. 안 궁금하고요.”

한숨을 내쉰 제갈소소가 고개를 저었다.

“정말, 사람을 화나게 하는 다양한 재주를 갖고 계시네요.”

“대신 거짓말은 안 합니다.”

당연히 거짓말이다.

자주 하는 편이다. 걸리지 않아서 그렇지.

제갈소소는 꼼지락거리던 손을 들어 정중하게 포권을 취했다.

“사죄드리겠어요. 진심으로.”

대답하지 않고 물끄러미 제갈소소를 바라봤다.

언제봐도 어떤 그림을 그려도 좋을 훌륭한 캔버스 같은 얼굴이다.

저 얼굴로 제대로 거짓말하면 나도 속을 만큼 표정도 다채롭니다.

흠칫한 제갈소소가 눈살을 구긴다.

“왜 그렇게 봐요! 무섭게.”

“뭐가 어떻다고 그러는 거죠?”

“지금 눈빛이 마치······.”

“마치?”

“버리기 애매한 물건을 버릴지 말지 고민하는 눈빛이었다고요.”

눈치가 제법인데?

“소저의 미모에 경탄해 마지않던······.”

“입에 침이나 발라요. 저 강아지도 믿지 않을 거짓말을 하려면.”

강아지? 아, 먹깨비.

이 녀석이 과감해진 건지, 아니면 제갈소소를 우습게 보는 건지 몰라도 대뜸 모습을 드러냈다.

그 뒤로는 방석 하나를 차지하고 늘어지게 자는 중이고.

손을 뻗어 등을 쓰다듬었더니 빼꼼 눈을 떠 날 확인하고는 다시 몸을 웅크렸다.

먹깨비에게서 눈을 떼자 제갈소소는 주사위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이건 공자가 가지고 있어요.”

“무슨 뜻이죠?”

“우리 세가에 도착할 때까지 갖고 계시라고요. 혹여 공자가 위험해질 수도 있잖아요.”

“나더러 지켜 달라는 건 아니고요?”

제갈소소는 재밌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처럼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누군가를 지키는 건 힘이 있을 때 가능한 거예요. 날 어떻게 봤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어엿한 무인이라고요.”

실제로 제갈소소는 길지 않은 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 말은 틀렸다.

“누군가를 지키는 데 필요한 건 힘이 아닙니다.”

제갈소소는 눈을 삐딱하게 떴다.

“또 무슨 궤변을 늘어놓으려는 거예요. 힘이 없는데 어떻게 위험으로부터 누군가를 지킬 수가 있어요?”

나도 제갈소소와 같은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내가 지키지 못한, 아니 상대와의 힘을 저울질하며 주저하던 때가.

남는 건 회복할 수 없는 상처와 평생을 따라다니는 후회뿐이었다.

“소저, 만약 호랑이에게 쫓기는 새끼 사슴을 구하기 위해 제 몸을 던진 어미 사슴은 새끼를 지키지 못한 걸까요?”

“그건······.”

“난 보호한다거나 지킨다는 걸 그런 의미로 이해합니다.”

생각이 많아 보이는 제갈소소는 마땅히 반박할 말을 못 찾겠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후, 공자하고 얘기할 때마다 내가 바보가 되는 거 같아요.”

나는 손을 뻗어 주사위를 하나 집어 들었다.

“한 번은 소저가 곤경에 처하면 구해주도록 하죠.”

“네?”

“군사께 받은 게 있어서니까 오해할 필요는 없어요.”

“아버님께서 뭘 주셨어요?”

“있어요, 그런 게.”

느끼게 해줬다는 게 정확하겠네.

이곳에도 가슴 뜨거운 의리와 죽음도 불사하는 믿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거니까.

제갈소소의 반짝이는 눈이 날 뚫어지게 응시한다.

정체 불명의 기대 같은 게 들어찬 눈이다.

눈에 힘을 주고 눈썹을 씰룩이자 제갈소소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소혜나 유하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

뭔 소리야, 갑자기.

“방금 공자가 한 말······, 이상하게 믿음이 가요. 허풍 같지 않고 진짜 무슨 일이 터지면 어떻게든 해줄 거 같달까? 여하튼 묘하게 사람을 믿게 하는 힘 같은 게 있어요.”

“사람 보는 눈이 영 아니올시다네. 도움을 받고 싶으면 내 명줄 끊어지기 전에······.”

온몸으로 느껴지는 불길함에 소름이 돋아 순간 말을 멈췄다.

불길함을 느낀 건 나만이 아닌가 보다.

뒹굴뒹굴 자고 있던 먹깨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조그맣게 작아져 잘 보이지도 않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린다.

당장이라도 튀어 나갈 듯이 앞다리도 구부리고 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쯧.

혀를 차기 무섭게 먹깨비 자식이 맹수처럼 울부짖었다.

[크앙!]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리 크지 않은 소리였는데 달리던 말이 놀랐는지 마차가 휘청였다.

“어맛!”

제갈소소의 경호성에 이어 바로 들려온 건 독고율의 목소리였다.

“윤우! 안에 무슨 일이냐!”

“숙부, 느낌이 안 좋습니다. 잠시 마차를······.”

쾅!

엄청난 소리와 함께 앞서가던 제갈진성의 마차가 뒤집어졌다.

동시에 독고율의 고성이 귀를 때렸다.

“어서 밖으로 나오거라.”

당장이라도 뛰쳐나가려는 먹깨비를 집어 드는 순간, 내 몸이 붕 떠올랐다.

여리여리해 보이는 제갈소소가 날 뒤에서 끌어안아서였다.

뭐야, 얘 도봉순이었어? 뭔 힘이 이렇게 좋은데.

마차의 문짝을 걷어차고 밖으로 튀어 나간 건 순식간이었다.

가볍게 내려앉은 제갈소소가 내게 물었다.

“괜찮아요?”

“괜찮긴 한데······.”

어째 상황이 너무 안 괜찮아 보인다.

시커먼 옷을 입고 괴상망측하게 생긴 무기를 든 놈들이 너무 많다.

제갈진성과 장 호위 등은 이미 밖으로 나와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중과부적이다.

나와 제갈소소를 호위하듯 막아선 독고율이 건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서지 마라.”

긴장으로 경직된 독고율의 등에서 눈을 돌려 제갈진성을 바라봤다.

장 호위를 비롯한 네 명의 무사에게 둘러싸인 제갈진성은 마치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담담한 얼굴이다.

날 향해 고개를 돌린 제갈진성이 전음을 보냈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게. 위험할 수 있으니.]

병장기를 들고 포위망을 좁혀오는 시커먼 놈들에게 눈을 돌린 제갈진성은 눈 깜짝할 사이에 품에서 깃발들을 꺼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장 호위를 제외한 무사들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그런데 무사들의 손에 들린 게 어째 좀 이상하다.

검이 아니라 무슨 말뚝 같은 걸 들고 있다.

높이 치솟은 무사들은 포위망을 좁혀오던 놈들까지 뛰어넘어 일시에 사방으로 쏘아져 나갔다.

바닥에 내려선 무사들이 동시에 바닥에 말뚝을 박았다.

쿵.

병장기를 든 시커먼 놈들이 무사들을 향해 달려드는 순간, 제갈진성은 손에 든 깃발을 허공으로 던졌다.

그러자 순식간에 진이 펼쳐졌다.

신기하기도 하지.

넓게 펼쳐진 진은 시커먼 놈들까지 가두어버렸다.

그것도 제갈염이 장난처럼 펼쳤던 것과는 애시당초 비교가 안 된다.

홀로그램의 정교함에 있어 차원 자체가 다르다.

신기한 눈으로 바라볼 때 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사방으로 뛰쳐나가던 놈들이 제자리에 우뚝 멈춰 고함을 지르며 두리번거린다.

옆에선 제갈소소도 초점 없는 눈으로 좌우를 살피기 바쁘다.

심지어 독고율도 허공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있다.

눈앞에 손을 흔들어봐도 무반응인 걸 보면 최면에라도 걸린 사람 같다.

멀찍이 있는 제갈진성만 무언갈 손에 쥔 채 눈을 감고 있다.

그렇단 말이지.

이거 잘하면 손 안 대고 코 풀게 생겼는데?

나만 움직일 수 있다면 저놈들이 든 무기를 싹 걷어오면 되잖아.

먹깨비가 싸그리 삼키게 해도 되고.

몸을 움직여 볼 요량으로 고개를 돌리는 데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저게 뭐지? 소는 아닌 거 같은데······.

멀리서 온몸이 시커멓고 육중한 놈이 성큼성큼 걸어온다.

그 뒤를 시커먼 옷에 복면까지 한 놈이 따르고 있고.

가까이 다가온 새카만 짐승의 정체는 개였다.

그것도 송아지만 한 개.

새빨간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침을 질질 흘리는 게 영락없이 광견병 걸린 개다.

세상에, 목에 걸린 저거 개 목걸이 맞지?

고개를 내민 먹깨비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린다.

모습도 어느새 본래의 비휴 모습으로 바꾼 채다.

“괜찮아. 이거 진이라 못 들어······.”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잠시 머뭇거리던 개는 목에 달린 장신구가 반짝이자, 진 안으로 걸어들어온다.

하느님 맙소사.

두리번거리며 빙빙 돌아 걷던 개가 낫처럼 생긴 무기를 든 적과 부딪히자 단번에 목을 물어뜯었다.

“크아악!”

확실히 미친개가 맞네.

피아식별이고 지랄이고 없이 닥치는 대로 물어 죽이는 걸 보면.

그러나저러나 큰일이다.

미친개가 사방에 말뚝을 꽂은 제갈진성의 호위무사들을 향해 다가간다.

이걸 어쩌면 좋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한부 화화공자의 기묘한 여행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 42. 괴의(怪醫) NEW +3 23시간 전 623 45 15쪽
41 41. 습격(襲擊)(2) +5 24.06.30 827 50 13쪽
» 40. 습격(襲擊)(1) +2 24.06.29 920 50 15쪽
39 39. 비익연리(比翼連理) +6 24.06.28 972 63 14쪽
38 38. 벽라춘(碧羅春) +4 24.06.27 1,063 59 16쪽
37 37. 세가의 칠현금(七絃琴)(2) +9 24.06.26 1,130 70 14쪽
36 36. 세가의 칠현금(七絃琴)(1) +3 24.06.25 1,215 57 16쪽
35 35. 대가代價(8) +6 24.06.24 1,272 59 13쪽
34 34. 대가代價(7) +6 24.06.23 1,276 61 13쪽
33 33. 대가代價(6) +8 24.06.22 1,305 68 13쪽
32 32. 대가代價(5) +3 24.06.21 1,342 59 14쪽
31 31. 대가代價(4) +5 24.06.20 1,420 65 14쪽
30 30. 대가代價(3) +2 24.06.19 1,438 66 17쪽
29 29. 대가代價(2) +2 24.06.18 1,411 64 19쪽
28 28. 대가代價(1) +3 24.06.17 1,467 63 15쪽
27 27. 무릇 사냥이라 함은(5) +2 24.06.16 1,455 63 16쪽
26 26. 무릇 사냥이라 함은(4) +3 24.06.15 1,460 60 17쪽
25 25. 무릇 사냥이라 함은(3) +3 24.06.14 1,487 65 13쪽
24 24. 무릇 사냥이라 함은(2) +2 24.06.13 1,473 59 14쪽
23 23. 무릇 사냥이라 함은(1) +4 24.06.12 1,550 61 14쪽
22 22. 작당作黨(2) +2 24.06.11 1,527 59 14쪽
21 21. 작당作黨(1) +2 24.06.10 1,616 68 17쪽
20 20. 검지(劍池)의 담로검((湛盧劍) +1 24.06.09 1,767 74 18쪽
19 19. 혼밥의 단초(端初) +2 24.06.08 1,722 75 14쪽
18 18. 신투(神偸) 비휴(豼貅) +2 24.06.07 1,775 84 13쪽
17 17. 무릇 내기라 함은(2) +2 24.06.06 1,763 73 14쪽
16 16. 무릇 내기라 함은(1) +2 24.06.05 1,796 71 15쪽
15 15. 천록(天禄)과 벽사(僻邪) +1 24.06.04 1,787 78 12쪽
14 14. 초월시공적사념(超越時空的思念) +5 24.06.03 1,813 85 16쪽
13 13. 현천접무(玄天蝶舞) +5 24.06.02 1,924 81 18쪽
12 12. 비휴(貔貅) +1 24.06.01 2,007 69 16쪽
11 11. 현천구검(玄天九劍) +3 24.05.31 2,073 79 15쪽
10 10. 세가의 가법(家法) +2 24.05.30 2,119 73 14쪽
9 9. 절단신공(切斷神功)(2) +7 24.05.29 2,132 84 14쪽
8 8. 절단신공(切斷神功)(1) +1 24.05.29 2,233 80 15쪽
7 7. 화벽주(和璧珠) +2 24.05.28 2,357 83 15쪽
6 6.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혼담(婚談) +3 24.05.28 2,470 86 14쪽
5 5. 그만해! +3 24.05.27 2,579 88 14쪽
4 4. 세가(世家)의 빈객(賓客)들 +3 24.05.27 2,563 95 12쪽
3 3. 기원(妓院)의 화화공자(花花公子) +5 24.05.26 2,715 95 13쪽
2 2.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2) +5 24.05.26 2,862 105 13쪽
1 1.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1) +8 24.05.26 3,642 9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