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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3부작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일반소설

RALL
작품등록일 :
2012.11.19 03:14
최근연재일 :
2013.01.16 00:09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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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64
추천수 :
109
글자수 :
147,598

작성
12.11.18 00:43
조회
582
추천
3
글자
12쪽

<4> 마지막 날 - 2

소금 민들레



DUMMY

2.


허버트와 남은 생존자들은 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에 다다랐다. 허버트가 몸을 숨기기 좋은 암반 틈에서 휴식을 선언했다. 겁에 질려 무조건 달려온 사람들이 긴장을 잃고 하나 둘 바닥에 주저앉았다. 허버트는 남은 사람들의 수를 세었다. 아홉. 허버트 자신을 포함하면 열 명이었다. 절반이 뚝 떨어져 나갔다. 허버트는 비참하고 참담한 기분에 눈을 감았고 몇 번이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달려가서 죄 없는 청년들과 라우라를 되찾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위험했을 뿐더러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들이 잘못됐다면? 그때의 충격을 허버트는 견딜 자신이 없었다. 이 얼마나 한심한 작태란 말인가.

아이작은 넋을 잃고 케인의 이름을 하염없이 불렀다. 그 모습이 더 허버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허버트가 아이작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아이작이 울며 하소연했다.

“박사님, 케인 어쩝니까? 이대로는 못 갑니다. 케인을 찾아야 해요. 케인, 케인, 아이고, 케인……”

“아이작.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압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면 추격자에게 목숨을 잃을 거요.”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우리 아들이 죽으면 전 살 의미가 없어요! 그 애는 내 생명이나 다름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래서 떨어지지 말라고 했는데.”

“무사할 겁니다. 설령 무슨 일이 생겼더라도 당신이 같이 죽는다는 말은 하지 마시오. 산 사람은 살아야지요.”

“어떻게 그렇게 냉정한 말씀을 하십니까. 살아있을지 모르니까 더 돌아가야지요! 박사님도 그렇게나 라우라를 예뻐하셨으면서 왜 제 맘을 모르신단 말입니까? 박사님이야 라우라가 친자식이 아니니 그렇게 냉정하게 내칠 수 있으실지 몰라도 케인은 제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란 말입니다.”

아이작의 추궁에 허버트는 불에 덴 듯 화급히 떨어졌다. 말문이 막혔다. 허버트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아이작은 성을 내며 일어났다.

“박사님이 뭐라셔도 전 가겠습니다.”

허버트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라우라를 생각하면 아이작의 말을 따라야 했지만, 생존자들의 생존을 책임지려면 그를 막아야 했다.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것은 이성적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섰다. 어느 쪽이 낫고 낫지 않다는 조건으로 따질 수 없는 선택지였다.

주위 사람들까지 나서서 아이작을 말렸다. 그의 뜻은 확고했다. 아이작이 기염을 토했다.

“세상에 어느 아버지가 자식을 두고 간단 말입니까!”

허버트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습니다. 아이작, 당신의 말을 따르겠소. 지금은 어쩔 수가 없군요. 이 인원 전부가 돌아갈 수는 없으니, 나머지 사람들은 여기에서 쉬고, 당신과 나 둘만 갑시다.”

사람들이 질색했다.

“추격자들이 혹시라도 습격하면 어찌합니까?”

“저는 이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제는 운에 맡겨야 할 때인 것 같소. 어둠 속에서 헤매며 적의 표적이 되느니 조금이라도 안전한 장소에 있는 편이 낫습니다. 맞서 싸울 용기가 있다면 더 그렇겠지요. 우릴 따라오던 안드로이드는 한 대였으니 대처만 잘한다면……”

“박사님이 안 계시는데 어떻게 대처를 합니까? 가지 마십시오. 그 애들이 살아있을 리가 없어요.”

“입 조심해요! 케인은 살아있을 거야. 멋대로 억측하지 마!”

아이작이 길길이 날뛰었다. 급격히 언쟁으로 불붙었다.

“아이작, 당신 너무하지 않습니까? 당신 아들 일은 애석하게 됐지만, 여기에는 당신 말고도 가족을 잃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요. 재난으로 쓸려간 사람들도 어쩌면 살아있었을지도 몰라. 단지 살겠다고 그들을 찾을 생각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인제 와서 돌아가자고? 위험한 짓을 감내하면서?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말 다했소? 지금 해보겠다는 거야? 이미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니 너도 똑같이 당하라는 심보는 뭐 하는 심보요!”

“그럼 당신 혼자 가란 말야. 애꿎은 박사님 끌어들이지 말고! 이기적인 사람 같으니.”

“박사님이 결정하신 일로 왈가불가 하지 마시지?”

언쟁은 드잡이로 이어졌다. 거친 욕설이 오가고 주먹질의 조짐까지 보였다. 허버트는 아이작과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일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아득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분명히 어디선가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나 나빠졌다. 허버트는 그 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당장 원인이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은 폭력 시비를 막고 이해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왜들 이러십니까. 그만하십시오! 여기까지 잘 해왔지 않습니까? 우리가 사막을 무사히 넘을 수 있는 확률은 10퍼센트도 되지 않았소. 그 열악한 가능성을 뚫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면 지금이라고 해서 살지 못할 건 뭐가 있습니까. 최악의 상황만 되진 않을 겁니다.”

“그걸 어떻게 보장하실 겁니까?”

허버트는 기억 속에서 똑같은 말을 기억해냈다. 전 방공호에 남은 늙고 병든 군인, 로빈슨의 말이었다. 운이 좋을지 나쁠지, 살 수 있을지 아닐지 어떻게 보장한단 말인가? 허버트는 자문했다. 애초에 지금 상황에서 저들에게 무엇을 보장해 줄 수 있는가? 저들은 생존과 무사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을 원했고, 그를 보장해 주는 이가 허버트였다. 하지만, 허버트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보장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조금 더 나은 길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그마저도 실낱같은 가능성에 불과했다.

그제야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았다. 허버트 자신이 이 모든 상황을 만들었다. 고운의 시선이 떠올랐다. 고운은 늘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어쩌면 자신에게 유독 차가웠던 그 청년은 이 사실을 알리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허버트는 또 다른 갈림길에 봉착했다. 되찾으러 간다는 선택이 이성적 판단과 감정적 호소의 기로였다면, 지금 나타난 갈림길은 허버트의 도덕적 판단의 기로였다. 허버트는 사람들에게 숨기는 것이 있었다. 화를 피하고자 말하지 않았고, 말하지 못할 이유가 있었다. 이제 모든 걸 바로잡으려 시도하던지, 아니면 끝까지 숨길지의 선택이 남았다.

고민은 오래지 않았다. 허버트는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보장이 필요하다면 보장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오직 보장일 뿐입니다. 여러분이 이겨낼 의지가 없다면 무슨 보장을 해 드리건 간에 소용없습니다. 살고 싶다면 싸울 수 있다는 의지를 갖추십시오. 지금까지 추격자와 마주치지 않았다는 건 추격자가 추격해 오기를 포기했던가, 아니면 길이 어긋났기 때문입니다.”

허버트는 화를 냈다. 사람들이 예상외의 반응에 주춤했다.

“그렇다 해도 꼭 박사님이 돌아가셔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우유니가 혹여 돌아왔을지도 모릅니다. 돌아갈 가치는 충분합니다.”

냉정하게 잘라 말하자 생존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작이 허버트를 거들고 나섰다.

“어떻게 박사님을 욕할 수 있단 말입니까? 당신들도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해요. 지금껏 박사님 덕택에 살아온 걸 감사하게 생각하진 못 할망정. 못난 사람들 같으니라고.”

“그만. 아이작, 그만하시오. 오래 걸리진 않을 터이니 기다려 주십시오.”

사람들은 더 이상 말리고 나서지 않았다. 허버트기 때문에 그래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허버트는 사람들에게 사과를 전하고 아이작과 함께 왔던 길을 되짚어갔다. 가는 내내 아이작은 허버트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허버트의 심기를 크게 거스를 생각이 없었다. 돌아가는 중 추격자와 정면으로 맞부딪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허버트는 어둠 속에서 착각할 길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찾아갔다. 정신없이 도망치는 와중에도 길과 지형 사물을 기억한 것이다.


한 시간 반을 걸쳐 습격을 받았던 장소로 되돌아왔다. 암벽 아래는 여전히 캄캄했다. 번개가 쳐도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아이작이 크게 외쳤다.

“케인! 들리느냐! 케이인-!”

희미한 메아리가 쳤다.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내려가서 살펴봐야겠소. 아이작은 여기 있도록 해요.”

“아닙니다. 같이 내려가겠습니다. 저, 정말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어떻게……”

두 남자가 조심조심 벽을 타고 내려왔다. 아래쪽 일대가 무너졌다. 그 아래로 움직이지 않는 안드로이드 하나와 사람 둘을 발견했다. 그쪽으로 내려가면 다시 올라올 수 없었기에 번개가 칠 때를 기다려 형체를 확인했다. 몸집으로 파악건대 케인도, 라우라도, 고운도 아니었다. 등 쪽으로 고개가 꺾인 안드로이드는 얼굴이 완전히 박살났다. 시선을 거두고 다른 쪽을 살폈다. 도망치다 사격 당해 죽은 두 사람을 발견했다. 가슴과 등을 관통당해 죽었다. 시체가 나올 때마다 아이작은 털썩털썩 주저앉았다. 번번이 케인이 아니라고 확인하고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는 없는 것 같소.”

“그럼 어디로 갔을까요?”

“혹시 아까 동굴 쪽으로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쪽으로 가 봅시다.”

두 사람은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잘 도망쳤기를 바랐다. 체류하던 동굴로 이동하면서 또 한 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등 뒤에서 총탄 세례를 받고 몸의 절반이 녹아 숨졌다. 참혹한 모습에 아이작은 고개를 돌렸다. 아홉 명 중 이제 남은 사람은 네 명에 불과했다.

“아버지 목소리가 들리느냐, 케인! 살아있으면 대답 좀 해다오!”

아이작은 절망에 빠졌다. 살아있다는 믿음이 점점 죽었으리란 확신으로 변했다. 동굴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작은 다리에 힘이 완전히 풀려 움직이지 못했다. 허버트는 어쩔 수 없이 동굴 안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케인, 그 애는…… 박사님, 그 애는 내 전부입니다. 그 애가 있어서 저는 여태껏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아이작은 혼비백산해서 말했다.

“그 애의 자폐증은 제 탓입니다. 마누라랑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어린 그 애를 앞에 두고 정말 무던히 싸웠죠. 애가 그걸 보고 마음의 문을 닫는 걸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제, 제 탓이에요. 제가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당신은 훌륭한 아버지요, 아이작. 세상에 어느 아버지도 당신처럼은 못 할 거요. 케인은 살아 있을 겁니다. 그렇게 믿읍시다.”

“예. 예. 그래야죠. 그렇게 해야지요.”

허버트는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덧 새벽 네 시였다. 우유니는 소식이 없었다. 아침 9시까지 기다릴 여유도 없었다. 미리 이런 상황에 대해 지시해두지 않아 안타까웠다.

“아이들이 살아있대도 사막으로 가진 않았을 거요. 여긴 산과 사막의 경계이니, 되돌아가면서 다시 찾아봅시다.”

두 사람이 동굴에서 나왔다. 어슴푸레 주변의 형체가 보였다. 날이 밝아오고 있다는 증거였다. 허버트는 우유니가 혹 돌아올지 모를 상황을 대비해, 돌로 동굴 벽에 메시지를 남겼다. [ 습격 받음, 북쪽으로 이동함 ]

암벽을 타고 생존자들이 있는 곳에 도착할 무렵 세상이 완전히 밝아졌다. 생존자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쉬고 있었다. 추격자에 의한 피해는 없었다. 혹시나 아이들이 이쪽으로 왔을지 기대했지만 오지 않았다. 안도와 실망이 겹쳤다.

사람들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그들은 안타까움과 책망이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아이작은 침울해져서 사람들의 반응은 안중에도 없었다. 허버트는 괴로운 낯을 숨겼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피곤했지만 더 쉴 여력이 없었다. 허버트는 강행군을 선택했다.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한 이상,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안에 산을 넘는다는 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만들어야 했다.

10일 째 날이 밝았다. 생존자는 열 명, 행방불명 네 명, 남은 거리는 약 25킬로미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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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2.11.19 11:37
    No. 1

    도움을 받고 있는게 아니라 원 상전이로군요.. 책임전가는 무서운 겁니다..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RALL
    작성일
    12.11.21 13:30
    No. 2

    '책임'이란 어떤 일이든, 누구든 쉽게 질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저런 상황에라면 더더욱요. 자기 자신의 목숨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니 만큼... 쓰는 내도록 입맛이 썼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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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에필로그 : 선물 +20 13.01.16 649 11 3쪽
30 <8> 소금 민들레 +2 13.01.16 574 4 10쪽
29 <7> 구원 13.01.16 406 2 1쪽
28 <6> 하늘과 바다 - 6 +4 13.01.15 488 5 5쪽
27 <6> 하늘과 바다 - 5 +2 13.01.14 439 3 7쪽
26 <6> 하늘과 바다 - 4 +5 13.01.13 560 9 8쪽
25 <6> 하늘과 바다 - 3 +6 13.01.12 487 3 13쪽
24 <6> 하늘과 바다 - 2 +4 13.01.11 547 4 11쪽
23 <6> 하늘과 바다 - 1 +4 13.01.10 544 3 10쪽
22 <5> 하이퍼케인 - 9 +4 12.12.07 705 4 8쪽
21 <5> 하이퍼케인 - 8 +2 12.11.30 597 2 11쪽
20 <5> 하이퍼케인 - 7 +2 12.11.30 417 1 8쪽
19 <5> 하이퍼케인 - 6 +2 12.11.29 497 2 11쪽
18 <5> 하이퍼케인 - 4, 5 +4 12.11.27 559 1 15쪽
17 <5> 하이퍼케인 - 2, 3 +2 12.11.27 672 2 16쪽
16 <5> 하이퍼케인 - 1 +4 12.11.26 511 1 16쪽
15 <4> 마지막 날 - 5 +2 12.11.21 523 3 10쪽
14 <4> 마지막 날 - 4 +3 12.11.21 747 1 7쪽
13 <4> 마지막 날 - 3 +2 12.11.19 574 2 12쪽
» <4> 마지막 날 - 2 +2 12.11.18 583 3 12쪽
11 <4> 마지막 날 - 1 12.11.17 622 2 13쪽
10 <3> 여덟째 날과 아홉째 날 - 4 12.11.16 701 2 14쪽
9 <3> 여덟째 날과 아홉째 날 - 3 +2 12.11.14 691 3 10쪽
8 <3> 여덟째 날과 아홉째 날 - 2 +2 12.11.14 806 3 9쪽
7 <3> 여덟째 날과 아홉째 날 - 1 +2 12.11.13 813 2 14쪽
6 <2>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 4 +3 12.11.13 754 4 9쪽
5 <2>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 3 +1 12.11.12 765 3 15쪽
4 <2>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 2 +5 12.11.11 885 3 18쪽
3 <2>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 1 12.11.10 1,144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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