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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3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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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L
작품등록일 :
2012.11.19 03:14
최근연재일 :
2013.01.16 00:09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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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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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글자수 :
147,598

작성
12.11.1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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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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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4> 마지막 날 - 1

소금 민들레



DUMMY

1.


등이 부서질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고운이 정신을 차렸다. 울퉁불퉁하게 솟은 돌의 감촉이 등으로 느껴졌다. 머리를 털고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기억하려 애썼다. 몸을 일으키자 발치에 묵직한 것이 채였다. 번개가 고운의 머리 위에서 치며 어둠을 걷어냈다. 고운의 발치에 다른 무엇도 아닌 안드로이드 추격자가 있었다. 엎드려 뻗은 안드로이드는 목이 등 쪽으로 꺾인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물러났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뒤를 짚던 손이 이번에는 물컹한 것을 만졌다. 돌아보자 같은 보호복과 헬멧을 쓴 사람이었다. 번개를 기다려서 누군지 확인했다. 라우라였다. 그리고 라우라를 뒤에서 한쪽 팔로 안은 채로 쓰러진 케인이 보였다. 좀 더 자세히 둘러보니 두 사람이 더 있었다. 자잘한 돌무더기가 여기저기 널려 있자 반사적으로 위를 올려다보았다. 올라가려던 암벽이 한참 위에 보였다. 뒤늦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해 냈다.


허버트가 암벽 위로 올라가고 차례대로 사람들이 뒤따랐다. 고운과 라우라, 케인은 가장 마지막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막 암벽을 오르려던 찰나, 등 뒤에서 푸른빛이 번쩍였고 빛은 암벽의 중간 열에 부딪혔다. 보호복이 녹아내려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누군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아래쪽 사람들이 남자와 함께 떨어져 바닥에 나뒹굴었다. 고운과 케인도 대비하지 못하고 밀려 넘어졌다. 고운은 라우라가 다치지 않도록 최대한 몸을 틀어 충격이 덜 미치도록 했다. 한데 뭉쳐 무너진 사람들이 상황을 파악했다. 뒤쪽에서 푸른빛이 사람들을 향해 쏟아졌다.

“도, 도망쳐!”

“사람 살려, 도와주세요! 박사님!”

사람들의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비규환이었다. 이성을 잃고 암벽을 기어오르려는 사람, 앞도 뒤도 모르고 무조건 도망치려는 사람, 힘이 풀려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 숨을 곳을 찾아 바닥을 헤매는 사람. 사람들은 오로지 생존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추격자 중 둘은 암벽을 타고, 도망친 사람들을 쫓기 시작했다.

“고운! 도망치자! 빨리!”

케인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고운과 라우라를 부축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푸른빛이 번쩍였고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 정신이 확 들었다. 적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모르나 멍청하게 앉아있을 순 없었다. 고운은 암벽을 올라가는 건 포기하기로 했다. 라우라까지 있는 와중에 빠르게 암벽을 타고 올라가기란 불가능했다.

고운은 라우라를 케인에게 맡기고 주위에 널려 있는 날카롭고 단단한 돌을 들었다. 무기랍시고 사용할만한 것은 그뿐이었다. 커다란 바위를 등지고 숨을 죽인다. 케인이 벌벌 떨면서 말했다.

“어떡하려고 그래, 어서 도망치자니까!”

“길도 모르는데 아무 데나 도망쳤다간 그냥 개죽음당할 뿐이라고! 도망가고 싶으면 너 혼자 가!”

고운의 목소리도 떨렸다. 케인이 고운의 등 뒤를 바라보다 결심하고 몸을 낮췄다. 무서우면서도, 겁이 나는데도 고운은 케인과 라우라 앞에 버텨 섰다. 케인은 고운의 등을 배신할 수 없었다. 고운의 용기는 등 뒤에 케인과 라우라가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케인이 라우라를 데리고 도망친다면, 고운은 의지를 잃든가 공포에 저버릴 것이었다. 케인은 고운의 용기를 믿고 라우라를 꼭 끌어안았다. 손발이 덜덜 떨리고 발작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참으려고 애썼다.

철벅거리는 걸음소리가 들렸다. 비가 와서 차라리 다행이었다. 고운은 슬쩍 고개를 내밀어 발걸음소리가 난 쪽을 살폈다. 총탄이 날아들었다. 얼른 고개를 들였다. 고운을 스친 빛이 바위 일부를 녹였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걸음 소리는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기회는 단 한 번이었다. 고운이 크게 심호흡했다.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간 목숨만 헛되게 날릴 뿐이었다.

추격자가 무차별 사격을 퍼부었다. 잠시라도 틈을 보였다간 온몸이 벌집이 되리라. 고운은 안드로이드가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안드로이드가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총탄의 사용수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무차별 사격만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적이 총을 사용하지 않고 근접했을 때. 찰나의 틈을 노려야 했다.

마음을 어렵게 진정하고 때를 기다렸다. 예상대로 고운이 바위 뒤에서 몸을 드러내지 않자, 안드로이드는 사격을 멈추고 속도를 높여 움직였다. 열 걸음, 아홉 걸음, 여덟 걸음, 더 빠르게 달려서 넷, 셋, 둘, 하나. 고운 쪽으로 뛰어들며 총을 겨눴다. 물이 튀는 소리로 거리를 짐작하던 고운이 동시에 몸을 날렸다.

피융 소리를 내며 발사된 빛이 고운의 헬멧 바이저를 직격했다. 보호복 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부위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고운은 괘념치 않고 추격자의 머리를 돌로 찍었다. 돌의 날카로운 부분이 안드로이드의 얼굴을 부쉈다. 고운과 안드로이드가 한데 엉켜 바닥을 굴렀다. 그 순간 고운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케인이 뭐라고 외쳤지만 오로지 안드로이드를 막아야 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를 바닥에 누른 채로 몇 번이나 돌로 찍었다.

“고운! 위험해!”

안드로이드가 움직이지 않게 되고서야 케인의 비명이 들렸다. 케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케인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고운은 그 손을 잡으려고 팔을 뻗었다. 슬로우 모션처럼 느렸다. 겨우내 케인의 손을 붙잡았지만, 이번엔 세상이 기울었다. 케인과 라우라가 함께 끌려왔다.

고운이 있던 곳의 바닥이 무너져 내렸다. 그들은 자신들이 암벽 끄트머리 어귀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비로 물러진 지대가 힘을 잃고 스러지자, 아래쪽으로 푹 가라앉고 말았다. 그때 정신을 잃었다.


꿈이 아니었다. 바이저가 거의 다 녹아내렸다. 조금만 더 오래 총탄을 맞고 있었더라면 바로 얼굴이 지져졌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케인과 라우라는 죽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이미 등과 몸 곳곳에 총을 맞고 죽었다. 살펴보는 도중에 케인도 정신을 차렸다.

“괜찮냐?”

“내가 어떻게 됐지?”

“아무래도 산사태 같아. 바닥이 진흙이라서 다행이었어. 한 15미터는 쓸려 내려온 거 같은데.”

“라우라는?”

“무사해. 다른 사람들은 위에서 이미 죽었고.”

고운은 시신의 헬멧을 벗기고 자신의 헬멧을 벗었다. 비가 얼굴을 아프게 때렸다. 후덥지근한 공기 때문에 숨이 막혔다. 서둘러 헬멧을 교체하고 안드로이드가 가진 무기도 챙겼다. 아까 남발한 덕에 사용량이 크게 줄어 열 번 정도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았다. 그럼에도, 무기가 생기자 마음이 든든했다.

“고운. 이제 어떡하지? 지금 상태로 저 암벽으론 못 가.”

“알아. 도망친 사람들을 뒤쫓아 간 놈들이 다시 이쪽으로 올지도 몰라. 어디론가 이동하긴 해야 해.”

어디로 가야 할지는 두 사람 다 막막했다. 라우라가 깨어났다.

“여기 어디야……?”

“라우라. 괜찮아?”

“박사님이랑 어디 있어? 우유니-는? 라우라 비 싫어.”

케인은 사정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했다. 우유니가 없다고 발작을 일으켰기 때문에 허버트마저 없다는 걸 알면 더 큰 충격을 받지 않을까 두려웠다. 케인이 말을 못하자 고운이 끼어들었다.

“네가 그렇게 퍼질러져 있으니까 먼저 가셨잖아. 따라잡아야 하니 얼른 일어나.”

“고운, 말이 너무 심해!”

케인이 말리고 나섰다. 고운은 케인을 뿌리치고 라우라에게 소리쳤다.

“다들 얘한테 왜 그렇게 못 죽어서 난리야? 우리 목숨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만날 힘들다고 징징대질 않나, 툭하면 자고 툭하면 기절하고. 박사님이 너한테 질려서 버리고 가버린대도 이상할 거 없지. 이 맹추야!”

“아니야! 라우라 맹추 아냐! 박사님 라우라 안 버렸어. 박사님 어디 있어? 우유니 어디 있어?”

“먼저 갔다고! 얼른 일어나서 걸어. 맹추 소리 듣기 싫으면 네 발로 걸어. 업어달라고 하지 마!”

“고운 라우라한테 왜 그러는데? 고운 나빠! 고운 나빠아- 바보, 말미잘, 똥개, 문어!”

라우라가 엉엉 소리 내서 울기 시작했다. 고운은 라우라를 무시하고 앞장서서 걸었다. 케인이 라우라를 달래며 뒤따랐다. 울고 있긴 했어도 보채지는 않았다. 작은 돌을 주워 고운의 뒤통수에 대고 던지며, 낮은 수준의 욕을 퍼부었다. 온 관심이 고운에게 쏠려서 다른 것을 생각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고운은 묵묵히 길을 찾아 걸을 뿐이었다. 케인은 이 모습이 무척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울고 욕하다 지친 라우라는 훌쩍거리면서 케인의 손을 잡고 걸었다. 세 사람은 발을 디딜 수 있는 곳만 골라 이동했다. 허버트 일행이 타고 오른 암벽이 보이지 않을 무렵에야 평탄한 지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위치는 알 수 없었다. 방위도 알 수 없었다. 구식 나침반도 허버트의 손에 있었다. 달도 별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산 깊숙이까지 들어왔다. 주위의 어느 쪽으로도 걸어왔던 평지가 보이지 않았다. 사방이 울퉁불퉁하고 높은 언덕과 암벽, 산으로 둘러싸였다. 이미 일대는 하이퍼케인의 영향권 안이었다. 비는 그치지 않고 더 큰 무게로 쏟아져 내렸다. 이대로 산속에서 미아가 된다면 방공호에 도착할 수 없었다. 조난당해 죽는 결말만 남았다.

“어쩌지? 어떡하지? 우리 이대로 영영……”

“발 닿는 대로 가야지 뭘 어떡해. 산을 넘어야 한다는 건 알잖아. 사내자식이 벌써 다 죽어가는 소리 하지 마. 너도 좀 뚝 그쳐! 정신 사나워!”

“고운 미워어……”

고운은 자신의 불안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여기서 고운이 헤매면 케인과 라우라는 더 힘들어할 것이 뻔했다. 고운은 내심 허버트의 처지를 이해했다. 확신이 없어도 확신이 있는 척해야 했고, 흔들리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됐다. 얼마나 큰 중압감을 가지고 있었을지 고운은 짐작도 가지 않았다.

“뭘 그렇게 골몰해?”

“어. 아냐. 가자.”

고운은 산세가 깊어지는 쪽을 선택했다. 이제는 운명의 몫이었다. 걸어가면서 치밀어 오르는 두려움을 억누르기 위해, 또 케인과 라우라에게 불안의 여지를 주지 않도록 입을 열었다.

“너네 아버지가 걱정 많이 하시겠는데.”

내뱉고 나서야 좋은 화제가 아니었다고 깨달았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고운이 사과하고 다른 화제로 바꾸려고 마음먹었다.

“우리 아버지, 구제 불능이지. 근데 나도 그래.”

“뭐?”

“나 사실 아까 깨어 있었어. 아버지가 너한테 심한 소리 할 거 알면서도 막질 못했어.”

“왜 그렇게 아버지한테 꼼짝을 못 해?”

“나 자폐증 환자라고 했었지, 그래서, 우리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날 돌봐주셨어. 어머니? 어머니는 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았는데, 내가 자폐증까지 앓으니까 이혼하고 어디론가 가버렸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몰라. 하지만, 아버지는 날 위해서 너무 많은 걸 희생하고 감내하셨어. 아버지 덕에 이렇게 살 수 있었어. 난 아버지한테 너무 많은 걸 감당하게 만들었어. 아버지가 무섭고 아버지가 잘못해도 막질 못하겠어. 미안해. 내가 너무 바보 멍청이 같아서.”

케인이 눈물을 쏟았다. 아이작에 대한 미안함과 고운에 대한 미안함을 주체하지 못했다. 고운은 걸음을 멈추고 케인을 돌아보았다. 라우라가 케인의 헬멧을 쓰다듬으며 제법 의젓하게 위로했다.

“케인 왜 울어? 울지 마. 누가 케인 괴롭혔어? 라우라가 때찌 해줄까?”

“아냐, 라우라. 고마워.”

뭘 말해야 할지 한참 고민하던 고운이 말했다.

“그건……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네가 아프고 싶어서 아팠냐. 부모를 골라 태어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으, 응.”

“골라서 태어날 수 있다면 누군들 아프고 가난한 데서 태어나고 싶겠어. 아픈 걸 죄인처럼 생각하지 마. 네 잘못이 아니니까.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찡찡거리지 말고. 볼썽사납다.”

“위로해줘서 고마워.”

“발이나 움직여.”

고운은 역시 말은 적성에 맞지 않다고 여실히 체감했다. 앞서 걸으며 우거지상이 된 표정을 숨겼다. 케인과 라우라가 조용히 웃으며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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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에필로그 : 선물 +20 13.01.16 649 11 3쪽
30 <8> 소금 민들레 +2 13.01.16 574 4 10쪽
29 <7> 구원 13.01.16 406 2 1쪽
28 <6> 하늘과 바다 - 6 +4 13.01.15 488 5 5쪽
27 <6> 하늘과 바다 - 5 +2 13.01.14 438 3 7쪽
26 <6> 하늘과 바다 - 4 +5 13.01.13 560 9 8쪽
25 <6> 하늘과 바다 - 3 +6 13.01.12 487 3 13쪽
24 <6> 하늘과 바다 - 2 +4 13.01.11 547 4 11쪽
23 <6> 하늘과 바다 - 1 +4 13.01.10 544 3 10쪽
22 <5> 하이퍼케인 - 9 +4 12.12.07 705 4 8쪽
21 <5> 하이퍼케인 - 8 +2 12.11.30 596 2 11쪽
20 <5> 하이퍼케인 - 7 +2 12.11.30 417 1 8쪽
19 <5> 하이퍼케인 - 6 +2 12.11.29 497 2 11쪽
18 <5> 하이퍼케인 - 4, 5 +4 12.11.27 559 1 15쪽
17 <5> 하이퍼케인 - 2, 3 +2 12.11.27 672 2 16쪽
16 <5> 하이퍼케인 - 1 +4 12.11.26 511 1 16쪽
15 <4> 마지막 날 - 5 +2 12.11.21 523 3 10쪽
14 <4> 마지막 날 - 4 +3 12.11.21 747 1 7쪽
13 <4> 마지막 날 - 3 +2 12.11.19 573 2 12쪽
12 <4> 마지막 날 - 2 +2 12.11.18 582 3 12쪽
» <4> 마지막 날 - 1 12.11.17 622 2 13쪽
10 <3> 여덟째 날과 아홉째 날 - 4 12.11.16 700 2 14쪽
9 <3> 여덟째 날과 아홉째 날 - 3 +2 12.11.14 690 3 10쪽
8 <3> 여덟째 날과 아홉째 날 - 2 +2 12.11.14 805 3 9쪽
7 <3> 여덟째 날과 아홉째 날 - 1 +2 12.11.13 813 2 14쪽
6 <2>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 4 +3 12.11.13 754 4 9쪽
5 <2>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 3 +1 12.11.12 764 3 15쪽
4 <2>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 2 +5 12.11.11 885 3 18쪽
3 <2>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 - 1 12.11.10 1,144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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