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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원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헌터의 보편적인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사천원
그림/삽화
사천원
작품등록일 :
2018.05.14 05:22
최근연재일 :
2018.08.04 19:0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392,477
추천수 :
30,098
글자수 :
210,944

작성
18.05.14 06:05
조회
55,427
추천
955
글자
9쪽

2044-2

DUMMY

기본적으로 강화계에 속하는 성진은 초능력자이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그는 자신의 초능력을 마력과 상관없이 쓸 수 있었다.


대부분 헌터들의 능력이 마력기반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나 원천이 다른 듯한 이 능력도 한계는 있어서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보통 일이십 분 정도가 한계. 장시간 능력을 사용하게 되면 극심한 정신적 피로를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 의식이 끊어지기도 한다.


성진은 자신의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결과는 실패. 아무것도 감지되는 것이 없었다.


역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안 되는군.


구체를 조사한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분명 능력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오기가 든 성진은 약간의 부담을 감수하기로 했다. 조금 무리가 되는 일이지만 딱히 위험한 상황도 아니고 잠깐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았다.


극도로 정신을 집중한 상태에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1, 2, 3, 4, 5, 6, 7, 8, 9, 10.


1부터 10까지의 숫자를 빠르게 세고 숫자를 세는 시간을 점점 단축시킨다.


12345678910, 12345678910, 12345678910············.


1부터 10까지 숫자를 1초안에 센다. 그 다음엔 0.1초 내에, 그 다음엔 0.01초. 0.001초. 0.0001초······.


밀리초의 단위를 넘어서자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시···발······졸···리···네···


—······먹···을···것···좀······내···놔···봐아


—···금···내···말······듣···고···있···어···요?


늘어진 시간 속에서 성진은 구체에 대한 정밀탐색을 이어갔다.


그의 이능, 공명의 초인식 능력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물질은 물론 생물, 비생물의 경계를 넘어 보이지 않는 에너지원까지, 범위 내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파악한다.


또한 스킬의 범위가 미치는 공간은 의지의 권역이기도 하다. 권역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에는 간섭할 수 없지만 인식의 방법을 달리함으로써 시간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시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것.

A 등급 스킬, 공명의 진정한 위력이었다.


영원과도 같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전방의 상공에서 미약한 에너지의 변동이 감지되었다.

동시에 그의 의식세계로 반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허공에 생긴 동그란 고리처럼 보이는 그것은 처음 보는 형태의 문자로 구성된 일종의 문자열.


하나의 고리에 세 개의 고리가 생겨나고, 거기에 다시 세 개의 고리들이 연결되는, 유기적인 증식을 거듭한 문자열은 순식 간에 확산되어 사방을 가득 채웠다.


아마도 이것이 검은 구체의 정체이리라.


각각의 고리에 자리한 문자들은 무언가 정보처리를 하는 것처럼 생성과 점멸을 반복하며 무한히 바뀌고 있었는데, 연속적인 변화의 과정이 빛살처럼 빨랐다.


초인식 상태의 성진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


삐이익!


돌연 날카로운 이명이 머리 속으로 울려 퍼졌다.

머리가 쪼개지는 것처럼 아팠다. 당장 바닥에 쓰러져 굴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엄청난 고통이었다.


그러나 성진의 몸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에 강제되기라도 한 것처럼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미지의 시스템 발견. 접촉불가.]

[미지의 시스템 발견. 접촉불가.]

[미지의 시스템 발견. 접촉불가.]


어떤 고유한 정보를 지니고 있을 기록.

시스템 메시지가 연달아 울리는 와중에도 성진의 의식세계로 빠르게 주입되고 있는 정보의 홍수는 멈추지 않았다.


성진은 세상 그 누구도 보지 못한 고유한 기록의 유일한 관찰자였고, 그가 보고 있는 정보들은 무의식의 저편으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갔다.


―정찰팀 대기! 정찰팀 2조 자리를 이탈하지 말고 현 지점에서 대기하라!


귀에 꽂은 무선 송수신장치로부터 조사단 책임 소령의 거친 음성이 흘러 나왔다.


“하아.”


성진이 무거운 숨을 토해냈다. 그는 조금 전 상황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팠고 무언가 본 것 같은 기억은 나지만 퓨즈가 끊긴 것처럼 머리가 하얗게 비어버렸다. 그 바람에 스킬도 해제된 것 같고.


“들었죠? 대기하라는 말.”


조장의 말을 들은 성진은 문득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방금 위쪽 에너지의 반응이 좀 이상했던 것 같은데?

탐색을 하고 싶어도 남은 여력이 없었다. 급격한 피로가 몰려들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뭐야? 왜 계속 대기만 하래.”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냐?”

“어쩌면 균열일 수도···.”


웅성거리던 일행의 얼굴에 즉각적으로 불신이 서렸다.


“아저씨 미쳤어?”

“자네 말야. 농담할 때가 아니라고.”


나도 농담이었으면 좋겠다고!

막막한 심정으로 하늘을 쳐다보는 성진.

그에게 이끌리듯 모두의 고개가 높은 곳을 향했다.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성진은 균열의 에너지 반응을 익히 알고 있다.

상부에서는 이미 균열의 조짐을 발견했을 것이다. 군은 균열을 감지하기 위한 각종 첨단 장비를 소유하고 있다. 균열이 발생할 때 생기는 엄청난 에너지 변동을 눈치채지 못할 까닭이 없다.


“아까까지 위에 있던 모선이 보이지 않아. 어느새 자리를 뜬 거지?”

“진짜···.”

“저기를 봐!”


검은 하늘 여기 저기에 생채기처럼 그어지는 새하얀 번개모양의 흔적.

현실로 등장한 균열의 조짐은 대단히 빨랐다.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

그곳에 생긴 에너지의 파동은 비단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셋, 넷, 다섯······!


무수한 공간의 일그러짐을 목격한 일행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이전 도시를 절멸시킨 다중 균열.


그 엄청난 재앙이 다시금 도래한 것이다.


“모두 튀어!”






— 정찰팀 2조 즉시 자리를 이탈하여 1차 방어막지점으로 집결하라.


상부로부터 이동 명령이 나왔을 때 이미 일행은 전력으로 이동 중이었다.

가장 가까운 균열로부터 벌써 괴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둠 속 상공에 나타난 알록달록한 발광체 무리를 육안으로 확인한 일행은 망연자실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피라루스야! 피라루스가 나타났어!”


절망을 부르는 소리 피라루스.

한 놈만 있어도 재앙급이라는 대형괴수의 출현!

머리와 꼬리에 달린 8개의 촉수를 움직이는, 푸른 색 발광체가 검은 허공을 유영하듯 날고 있다.


아마존 강의 피라루크와 비슷한 생김새를 지녀 피라루스라 명명된 대형 괴수. 길이 50미터가 넘는 거대한 본체와 단단한 표피. 머리와 몸통, 꼬리에 달린 날카로운 촉수공격, 지독한 독성을 가진 체액 때문에 특A급으로 분류되는 괴수다.


그런 무시무시한 것들이 상공에 쫙 깔렸다. 거기에 중소형 괴수들까지 무더기로 쏟아져 내리고 있어 벌써 여기 저기에 하늘과 연결된 기둥들이 생겨나는 중이었다.


“서둘러! 이러다간 ···되겠어!”


—구ㅡ우우우웅!!!


사방으로 날아드는 초소형 괴수들. 엄청난 개체 수를 알리듯 진동하는 날개소리가 먼저 도달해 청각을 마비시켰다.


건물 사이 대로변의 도로 위는 벌써 중소형 괴수떼가 점령한 상태. 조금의 틈도 없이 꾸역꾸역 밀고 들어오는 군집한 괴수 떼의 모습은 장엄하기까지 했다.


단순한 꿈이 아니었던가.

지난 밤의 악몽을 떠올리던 성진이 맥없이 고꾸라졌다. 빠르게 달리던 그의 몸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을 구르고도 한참을 미끄러져 나갔다.


벌써···! 아까 그 일 때문인가.


서서히 감기는 그의 눈에 신속히 멀어져 가는 정찰팀의 모습이 보였다.

짐 가방을 던져버린 거한의 등에 정씨가 바짝 매달려 있다. 서로 죽일 듯 툭닥거렸어도 사이가 나쁘진 않았던 모양이다. 조장 이동구의 방패도 보이지 않았다. 그 외 나머지 5인도 날렵하게 뛰어 사라졌다.

사력을 다한 필사의 탈출.

무사히 빠져 나갈 수 있으려나······. 이거 남 걱정 할 때가 아니군.

어느새, 반투명한 괴수의 노란색 촉수가 가늘어진 시야에 잡혔다.

이렇게······,


'죽는 건가...!’


죽음을 직감한 의식이 멀어졌다.

그리고 블랙아웃—.


[상위 시스템을 발견하였습니다. 스킬 공명의 레벨이 오릅니다. A등급→ S등급.]


[계면 접촉을 시도합니다!]

[계면 접촉 중······.]

[계면 접촉 중······.]


[계면 접촉 성공. 동기화가 시작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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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신입 헌터 2 +19 18.06.09 39,745 807 13쪽
20 신입 헌터 1 +17 18.06.07 40,887 870 15쪽
19 본 헌터스(Bone Hunters) 4 +16 18.06.05 39,434 860 10쪽
18 본 헌터스(Bone Hunters) 3 +19 18.06.04 39,282 812 13쪽
17 본 헌터스(Bone Hunters) 2 +24 18.06.02 40,334 846 14쪽
16 본 헌터스(Bone Hunters) 1 +19 18.05.31 41,607 890 15쪽
15 다섯 번째 헌터시험 5 +23 18.05.29 41,332 907 12쪽
14 다섯 번째 헌터시험 4 +24 18.05.28 40,900 878 9쪽
13 다섯 번째 헌터시험 3 +24 18.05.23 40,815 870 11쪽
12 다섯 번째 헌터시험 2 +16 18.05.22 41,824 853 13쪽
11 다섯 번째 헌터시험 1 +38 18.05.21 42,915 886 11쪽
10 과거의 정리 4 +43 18.05.17 42,346 900 10쪽
9 과거의 정리 3 +24 18.05.16 42,177 962 9쪽
8 과거의 정리 2 +26 18.05.16 42,681 9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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