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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원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헌터의 보편적인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사천원
그림/삽화
사천원
작품등록일 :
2018.05.14 05:22
최근연재일 :
2018.08.04 19:0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392,459
추천수 :
30,098
글자수 :
210,944

작성
18.06.05 23:58
조회
39,432
추천
860
글자
10쪽

본 헌터스(Bone Hunters) 4

DUMMY

김석돌은 제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김석돌은 처음부터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유성진. 이제 막 헌터 시험에 합격한 스무 살의 신인이다. 상대가 다름아닌 유권명인데, 솔직히 대결이나 될까 싶었다. 1분이나 버티면 잘한다 싶었는데,


헌데 지금의 이 상황은 뭐란 말인가!


싸움의 양상이 너무도 예상외로 전개되고 있었다. 거의 안드로메다급의 반전이랄까.

성진은 그가 상상지도 못했던 수준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경험도 없는 초짜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능숙한 격투기를 연달아 보여주고는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처음엔 눈의 착각인가 싶었지만 착각이 아니었다. 다음 순간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성진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순간적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유성진은 유권명과 주먹을 맞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유권명이 일부러 봐주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건 아닌 듯 했다. 두 사람이 충돌하고 난 뒤의 반향이 만만치 않았으니까.

그의 시선이 조명등의 잔해가 어지럽게 깔려 있는 바닥으로 향했다.

조금 전 폭발하듯 터져 나온 강렬한 마력의 파장으로 인해 천정에 달린 조명등이 일시에 터져버린 것이다. 그나마 구석 쪽에 위치한 조명은 무사하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어두워진 상태.


반동으로 날아간 두 사람의 모습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두 사람 다 환한 빛 속에 서 있었으니까.


“무슨 능력이냐?”


유권명이 성진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글쎄요. 제가 알려 드리는 건 재미가 없죠.”

“좋다. 직접 알아보마.”


어둑해진 연무장을 쏜살같이 가로지르는 유권명. 빛살처럼 쏘아지는 빠른 움직임을 목격한 김석돌은 드디어 그가 본 실력을 드러냈음을 알아차렸다.


그가 아는 마스터의 모습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독무가 자욱한 괴수의 공간에서도 강력한 육체의 무지막지한 힘으로 불도저처럼 밀어버리는 유형. 단순한 주먹질만으로 통째로 괴수들을 날려버리는가 하면, 발차기 한 번에 지면이 내려앉고 커다란 구덩이가 생겨난다.

강력한 육체의 힘에 있어서 만큼은 빅7 못지 않은 위용을 지닌 특A급의 능력자. 그가 바로 본 헌터스의 마스터인 것이다.


김석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유권명의 두터운 장딴지 근육이 부풀어오르며 응축된 힘으로 바닥을 걷어찼다. 엄청난 마력이 실린 일격에, 종이장처럼 찢어진 바닥 면이 거칠게 폭발하듯 날아갔다.



—콰과과광!


“끼악—!”


눈 먼 파편이 하나, 멋모르고 서 있던 김석돌 쪽으로 튕겨져 날아왔다. 급히 상체를 젖히고 두 팔을 휘저어 아슬아슬하게 날아오는 파편을 피한 김석돌이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었다.


“니미···씨브럴!!!”


울 것 같은 김석돌의 말을 직역하자면,


—나 방금 뒈질 뻔 했어!!!


괴수들 자빠뜨리기의 명수인 유권명의 특기가 나왔다. 그러나 성진은 함몰된 크레이터의 영역에서 벗어난 듯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고등급 레벨 각성자들의 싸움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니나, 이런 식의 싸움은 본 적이 없었다.

미친 속도전이라고 할까.


눈 앞에 있다가도 다음 순간엔 어느새 저편의 끝에 가 있다. 유권명이 저렇게 빠를 수 있다는 건 그도 처음 알았다. 저 육중한 덩치로 빛살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잘도 공격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주먹은 매번 연기처럼 사라진 성진의 잔상만 때리고 있을 뿐, 제대로 된 한방을 먹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유권명은 푸른 마력의 이펙트 때문에 움직임이 굉장히 화려한 반면 성진 쪽은 그런 것조차 보이지 않는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야말로 귀신 같은 움직임.

환할 때조차 잘 보이지 않았는데 몇 개 남지 않은 조명등에 의지해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그 빠른 움직임을 눈으로 쫓는 것조차 요원한 일이었다.


김석돌이 눈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그 순간에도 유권명은 끈질긴 파상공격을 이어가고 있었다.

마력이 담긴 푸른 주먹이 공기를 가로지르고 성진은 그 자리에 없다.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뒤로 번쩍 나타난 성진의 모습에,


엇, 김석돌이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


유권명 또한 그것을 감지한 듯 급히 몸을 돌리며 상체를 뒤로 뺐지만, 그의 넓적한 장딴지에 성진의 강력한 발차기가 작렬했다.


—퍼버버벙!


쿠당탕!


한가지는 확실히 알겠다.

속도에 있어서 만큼은 유성진이 훨씬 앞선다는 것.

또한 성진의 움직임에는 쓸데없는 낭비가 없었다. 마치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이라도 하는 것처럼 매번 종이 한 장 차이로 무시무시한 유권명의 파괴적인 공격권을 벗어나는 신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모순의 대결. 성진의 공격은 큰 효과가 없고, 유권명의 공격은 성진에게 닿지 못한다. 제 아무리 강력한 힘이 있다고 해도 맞히지 못하면 허사인 것. 유권명과 유성진의 싸움이 바로 그런 식이었다.


“이제 그만 하죠.”


뒤로 엉덩방아를 찧고 있는 유권명에게 다가선 성진이 말했다.


“이대로라면 밤을 새도 결판이 나지 않겠는데요.”


아버지의 공격이 자신의 등급인 B등급에 맞춰주고 있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었다.


“음···.”


앉아 있는 유권명의 입에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이 때다 싶어 김석돌도 말을 보탰다.


“그래. 형님. 성진이 말이 맞다!”

“한가지만 알려드릴게요.”


그렇게 말한 성진이 허리를 구부려 앞에 있는 유권명에게 얼굴을 가져다 댔다. 뭐라고 한 건지는 모르지만, 유권명의 얼굴에 핏대가 섰다.


“뭐?”


그런 아버지의 얼굴을 보며 싱긋 웃음짓는 성진.


“이놈의 자식이···!”


바닥에서 튕기듯 일자로 몸을 일으킨 유권명이 분노의 주먹을 휘둘렀다.


“그걸 진작에 말했어야지!”


마지막까지 헛방질을 날리는 유권명의 모습에, 김석돌이 질렸다는 듯 고개를 붕붕 저었다.


“야! 짱돌!”


마침내 유권명이 김석돌을 불렀다.


“오늘 일은 함구해라.”

“네. 형님!”


잽싸게 대답하는 김석돌을 흘낏 쳐다본 유권명의 미간이 불쑥 찌푸려진다.


“아니지. 너 새낀 주둥이를 뭉개놔야···.”

“말 안 해! 못하지 절대. 어디 가서 말한 들 누가 내 말을 믿겠냐고. 마스터가 아들내미한테 맞아서 쪽 팔리게 넘어진 걸.”

“······!”


유권명의 매서운 눈빛이 김석돌을 향하자, 질겁한 김석돌이 볼멘소리를 하며 궁시렁거렸다.


“아 진짜, 호랑이 눈깔 무서워 죽겠네.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한다니까···!”


잠시 후 무시무시한 파괴의 현장으로 변한 연무장을 나서며, 김석돌이 다시 입을 열었다.


“수리비 좀 나오겠는데.”

“······.”

“이건 그냥 밀어버리고 다시 짓는 게 낫겠다. 형님. 쓰레기는 내가 치울게.”

“레드 비틀이 쓰레기냐.”


연무장 바닥을 비롯한 내부는 전부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졌다. B등급 대형괴수 레드 비틀의 상갑. 엄청난 고강도 재질로 고급 장비의 재료로 쓰이는 값비싼 것이다.


“헤헤. 그렇지. 쓰레기는 좀 아니었다.”


김석돌은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몇 번이나 졸랐지만, 유권명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김석돌이 돌아가고, 집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안채의 서재에서 잠시 독대의 시간을 가졌다.


“아까 그 얘기, 사실이냐?”

“네.”


연무장에서 성진은 살짝 언질을 주었다. 자신이 S급의 고유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스킬에 대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충 속도와 관련된 능력이라 어림짐작한 유권명이다.


“낮에 김판석이라는 사람과 얘기를 했다. 네가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희귀한 각성자라고 여기는 것 같던데.”

“관리국 김과장이요?”

“그래. 희귀한 각성이든 어쨌든 간에”


잠시 성진을 쳐다본 유권명이 말했다.


“그 동안 고생이 많았겠구나.”

“······.”

“오늘 네 실력을 직접 확인해 본 내 감상은 상상 이상으로 훌륭하다는 거다. 네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도 알겠고. 정말···.”


장하다. 기쁘게 말하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며 성진은 얼굴을 붉혔다.


아 진짜···!


감격스러움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데,


“그나저나 김현철 사범님에겐 정말 대단한 은혜를 입었구나. 아무리 감사의 말을 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에?”


성진이 놀란 얼굴로 쳐다보았다.


“아카데미에서 네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지? 그런 명사가 널 직접 지도해주었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니냐.”


유권명은 답지 않게 치하의 말을 늘어놓느라 여념이 없었다.

김현철 수석사범의 존재는 유권명의 이해를 돕는 결정적인 조각이었다.

사람이란 자기 좋을 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권명도 그런 결정적인 오류를 범하는 인간이고.

김현철의 명성은 대단히 높다. 한국 검술협회 인사들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 그 정도 명사급의 진전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성진이 보인 실력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성진은 한대 얻어맞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 방심한 사이 그의 뒷통수를 후려친듯한 기분이다.


“아버지 회사로 들어가겠습니다.”

“좋다. 들어와라.”


유권명이 흔쾌하게 말했다.


“그 전에, 부탁드릴 게 좀 있는데요.”

“신입 주제에 뭔 부탁을 해?”

“그럼 저 관리국으로 갈까요? 김과장한테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는데···.”


성진이 부루퉁하게 말했다.


“이 자식이, 지금 애비한테 협박이냐?!”

“협박이 아니라 협상입니다.”

“그래서 조건이 뭔데?”


험악한 얼굴의 유권명이 물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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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신입 헌터 1 +17 18.06.07 40,887 870 15쪽
» 본 헌터스(Bone Hunters) 4 +16 18.06.05 39,433 860 10쪽
18 본 헌터스(Bone Hunters) 3 +19 18.06.04 39,282 812 13쪽
17 본 헌터스(Bone Hunters) 2 +24 18.06.02 40,334 846 14쪽
16 본 헌터스(Bone Hunters) 1 +19 18.05.31 41,607 890 15쪽
15 다섯 번째 헌터시험 5 +23 18.05.29 41,332 907 12쪽
14 다섯 번째 헌터시험 4 +24 18.05.28 40,900 878 9쪽
13 다섯 번째 헌터시험 3 +24 18.05.23 40,815 870 11쪽
12 다섯 번째 헌터시험 2 +16 18.05.22 41,824 853 13쪽
11 다섯 번째 헌터시험 1 +38 18.05.21 42,914 886 11쪽
10 과거의 정리 4 +43 18.05.17 42,345 900 10쪽
9 과거의 정리 3 +24 18.05.16 42,177 962 9쪽
8 과거의 정리 2 +26 18.05.16 42,681 9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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