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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7,046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6.03.31 08:25
조회
796
추천
21
글자
10쪽

17화.시작이 반 이다(4)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차선을 무시한 채 이리저리 갈피를 못 잡는 외제 차 한 대. 금방이라도 가드레일을 들이 받을 것 같이 아슬아슬한 모습이지만 위기의 순간들을 모면 하며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다.


"젠장!!! 오늘 하루 진짜 더럽게 꼬이네. 배불뚝이 이 개자식. "


차량을 보는 이로 하여금 걱정의 감정을 마구 샘솟게 만드는 장본인은 소주 2병을 병나발 채 불어버린 진호였다. 솟아오르는 분노와 도를 넘어선 취기 탓인지 진호의 감정은 좀처럼 제어가 되지 않고 있다.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그의 왼 손은 자꾸만 핸들을 떠나 자동차 천장을 사정없이 두들기고 있다. 도로가 조금이라도 정체된다 싶으면 차선을 갈아타고, 앞 차를 향해 사정없이 경적을 울려대는 바람에 주말 저녁 도로 위는 살벌하게까지 느껴진다.


"굼벵이 고기를 쳐드셨어? 좀 빨리 좀 가자. 새끼들아!!!"


좀처럼 뜻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도로 상황에 쉴 틈 없이 욕을 퍼붓고 있는 진호의 마음. 조급 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추가 한다면 분노라는 말도 어울리겠다.


신의 가호가 함께였는지 천만다행이도 진호의 차는 무사히 회사 건물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차를 세우고는 전광석화의 움직임으로 건물로 뛰어 들어간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시간조차 사치라고 느낀 그는 계단을 때려 부술 강한 기세로 한 발 한 발 계단을 짓밟으며 옥상으로 향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진호의 사무실이 있는 이 건물이 고층빌딩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취기가 돌아 자신의 몸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의 집념은 무시무시했다. 속에서 올라오는 신물. 목구멍을 자체 차단해서 막아 내고 목적지에 다다른 진호는 서둘러 시야에 들어온 자신의 핸드폰을 향해 손을 뻗는다.


"제발 받아 라 좀...제발!!!!"


진호의 바램. 그녀와의 통화가 연결 되는 것. 하지만 현실은 그의 기대에 어긋나고 있었다.


(고객의 사정으로 인해....)


다급해진 진호가 계단을 서둘러 내려오면서 또 다른 누군가와 통화를 시도한다.


"너라도 제발 받아 라 좀!!!"


수북이 쌓여있던 고기는 어느 새 게눈 감추듯이 사라지고 불판 위에는 단 세 점의 고기만이 남아 있다. 승범 은 젓가락을 내려놓은 채 굳은 표정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동식이 불판 위 남은 고기를 향해 젓가락을 뻗는다.


"진짜 안 먹을 거야? 참네... 내가 쏘는 날이 흔치 않은 데.. 왜 이렇게 안 먹는데...그럼 이것도 내가 먹는다?"


동식의 모습에 어이가 없는 승범은 한숨을 크게 내 뱉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야... 넌 걱정도 안 되냐? 진호 이 새끼 지금 큰일 났다고... 결혼 파토 나게 생겼는데... 넌 잘도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 가냐?"


남은 세 점의 고기를 차례차례 집더니 그대로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 동식. 기쁜 표정을 짓는다.


“고기 7인분 클리어!!! 아 진짜 잘 먹었다. 야. 됐어..어차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 모르냐? 네가 걱정한다고 바뀔 건 뭐야. 그냥 좋게 생각해!!! 진호가 어떤 놈이냐...지금 딱 타이밍 상, 형님이다 하면서 전화 걸어 올 놈이...”


우우우웅 우우우웅~~~~


동식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테이블에 놓아 둔 승범의 전화기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동식은 승범 대신 전화기를 집더니 씩 웃으며 그의 전화기를 건넸다.


"이로써 네 걱정은 하늘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 되었지!!"


전화를 건네받은 승범이 다짜고짜 전화기에 대고 욕을 퍼 붓는다.


"야 이 미친놈아!! 너 지금 제 정신이냐? 어디야?"


전화 속 상대의 음성도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지금 어디냐? 지수 지금 집에 있는지 좀 확인해줘 부탁한다."


승범의 욕을 고스란히 받아먹은 사람은 동식의 예상대로 진호였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여유라고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이 다급하다. 자신의 할 말만 하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리는 그의 행동만 봐도 유추가 된다.


"여보세요..여보세요? 야 이 개.........."


전화를 끊자마자 승범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는다.


"어디가! 내 여자 친구 오기로 했는데...안 볼 거야?"


승범 은 동식을 향해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지갑에서 오만 원 권 한 장을 꺼내더니 테이블을 향해 내려놓고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 모습을 자리에 앉아 멍하니 지켜보던 동식이 엉덩이를 살짝 들어 일어나는 시늉을 하다가 그대로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냉면 시킨 건....먹고 가야지......"


진호의 손과 발은 따로 놀고 있다. 왼 손은 핸들을 잡고 있고 오른 손은 통화버튼을 수시로 누르고 있다. 그의 오른 발은 자신의 체중을 실어 액셀라이터를 거세게 밟아 자동차의 속도를 끌어 올리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그의 뇌는 사실상 통제 불능상태다. 자동차 계기판 속 속도계의 눈금이 올라감과 동시에 그의 분노게이지 역시 높아지고 있다.


"시발 진짜 오늘 왜 이래 진짜!!!! 아아아아아"


서울 도심을 질주하고 있는 외제 차. 차량의 움직임이 유난히 눈에 띄는데 그 모습을 경찰차가 보지 못했을 리 없었다. 어느새 진호의 차량 뒤로 한 대의 경찰차가 따라 붙어 그를 불러 세우고 있다.


"4428 차 세우세요. 4428!!!"


백미러를 통해 그 모습을 확인한 진호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리고는 갓 길을 향해 차를 멈춰 세운다. 곧 이어 그의 차량을 따라 온 경찰차가 멈춰 서더니 경찰이 차에서 내려 다가온다. 거울을 통해 경찰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던 진호. 그가 차량에 거의 접근해 오자 그대로 액셀을 밟는다.


"부우우웅~~~"


여기서 질주를 멈출 수 없다. 그의 머릿속은 이미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체 했다가는 정말 파혼 당할 것 같다는 불길한 감정이 만들어 낸 집념. 그리고 그 집념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즉 진호를 지옥으로 가는 급행열차의 티켓을 발부받은 상태까지 몰고 가고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컵을 어루만지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 실장. 잠시 후 문이 열리며 나이가 지긋한 노인 한 사람이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의 호의를 받으며 방안으로 들어선다. 그 모습을 보고 자리에서 급하게 일어나 노인을 맞는 이 실장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돈다.


"오셨습니까.. 회장님..."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하는 이 실장. 어찌나 긴장했는지 그의 안면이 그의 사타구니 사이에 닿을 기세다.


"허허허 앉게 나 이 실장... 그래...대통령 양반은 잘 지내시고?"


"회장님께서 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이 말을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잠시 후 노크소리와 함께 방안으로 들어서는 기모노 차림의 여인들. 그 중 한 여인이 옷을 완전히 탈의 한 채 그들의 테이블 위로 드러눕고 그녀의 몸 위로 각종 초밥들이 놓여진다.


"그래...그건 그렇고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닌데....이 실장.. 오늘은 꼭 그 대답을 듣고 싶은데 말 야...허허."


노인이 입을 벌리자 그의 옆에 있던 기모노 여인이 자신의 입으로 초밥을 집어 노인의 입에 밀어 넣는다.


"저 그게....그러니까..."


이 실장은 노인의 눈을 쳐다보지 못한 채 우물쭈물한다.


"날 똑바로 보고 이야기 하게 이 실장."


이 실장의 이마에 땀방울이 고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그의 모습이 코너에 몰린 생쥐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급기야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무릎을 꿇고 고개를 땅에 박는 그.


"죄송합니다. 회장님...회장님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대통령님이 워낙 완강 하셔서...."


퍼억~~~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 이 실장의 뒤통수를 향해 노인의 술잔이 떨어진다. 그리고는 몇 차례 그 행동이 반복된다. 비명소리 한 번 내지 않고 노인의 술잔을 머리로 받아 낸 이 실장. 그의 머리의 새빨간 피가 흘러내리며 얼굴을 뒤 덮는다.


"알았네...대통령의 뜻은 내 확실히 전해 들었네. 가보게."


이 실장이 몸을 일으키다 균형을 잡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는다. 하지만 그는 쉴 틈 없이 다시 벽에 의지해 일어서며 회장이라는 자에게 인사를 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편안한 밤 되십시오..."


그가 방바닥에 피를 흘리며 물러서자 노인은 이 실장을 내려친 술잔을 있는 힘껏 벽으로 내 던진다. 그리고는 갑자기 자신의 겉옷을 벗어 던진다. 얼굴과 완벽하게 상반되는 그의 탄탄한 근육. 그는 자신의 배 위에 초밥을 올려놓은 여인을 향해 눈을 돌린다.


“그래도 먹던 음식은 마저 먹어야지.....”


마음은 급해 죽겠는데 좀처럼 차들이 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 비교적 차량이 없는 차선으로 이동하며 조금이라도 빠르게 가고 싶은 진호의 마음과는 달리 신호역시 그의 편을 들어 주지 않는다.


"어 안 돼!!!! 젠장"


4차선에 다다랐을 무렵 직진을 허용하던 파란 불이 노란 불로 옮겨진다. 진호의 심리상태 상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건 무리였다. 역시나 그는 자신의 오른 발 아래 놓아진 액셀을 힘차게 밟는다.


“못 먹어도 고!!!”


고스톱을 칠 때면 입버릇처럼 내 뱉던 진호의 전략. 포커를 치든 주식을 하 든 도박을 할 때면 뱉어대던 그의 말버릇은 현재의 교통 상황에도 적용됐다. 신호를 무시하고 자신의 차량 머리를 4차선 도로 위 교차로에 집어넣는다.


빵빵빵!!!!


그 순간 진호의 왼 편으로 환한 빛이 스며든다.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그 방향을 보니 커다란 버스가 자신의 차량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제길 고 박....."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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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시작이 반 이다(3) +1 16.03.31 920 21 11쪽
15 15화.시작이 반 이다(2) +3 16.03.29 758 24 10쪽
14 14화.시작이 반 이다(1) +1 16.03.29 930 22 13쪽
13 13화.첫느낌 +3 16.03.26 957 28 15쪽
12 12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2) +1 16.03.26 961 27 11쪽
11 11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1) +1 16.03.24 1,097 30 9쪽
10 10화.운수 좋은 날(3) +1 16.03.24 1,002 30 7쪽
9 9화.운수 좋은 날(2) +2 16.03.22 1,102 42 11쪽
8 8화.운수 좋은 날(1) +1 16.03.22 1,188 39 9쪽
7 7화.합격의 길(6) +1 16.03.19 1,466 56 11쪽
6 6화.합격의 길(5) +1 16.03.19 1,660 50 11쪽
5 5화.합격의 길(4) +1 16.03.17 1,983 55 9쪽
4 4화.합격의 길(3) +3 16.03.17 2,165 60 9쪽
3 3화.합격의 길(2) +1 16.03.15 2,472 71 10쪽
2 2화.합격의 길(1) +1 16.03.15 3,198 75 8쪽
1 1화. 그 놈의 탄생 +7 16.03.15 4,837 9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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