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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7,048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6.03.22 08:28
조회
1,188
추천
39
글자
9쪽

8화.운수 좋은 날(1)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식당 내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 굉장히 불쾌한 표정의 그 들의 눈이 한 테이블을 향해 쏠려있다.


"우적우적 쩝쩝.."


식당 에티켓 따위는 이미 씹어 삼켜버린 동식. 그는 살면서 처음 접해보는 고급 진음식들의 맛과 향에 이끌려 정신 줄을 놓고 있었다.


"흠흠...도...동식 군...누가 뺏어먹지 않으니 조금 천천히 먹는 게 어떨지...... 그래도 장관인 내 체면도 있고..그러니까 여기는 굉장히 교양이 필요한..."


자신의 테이블로 향해있는 시선들이 불편한 백장관이 급기야 동식에게 제동을 걸어본다.


"아저씨 여기 음식 진짜 맛있네요..와 살면서 내가 이런 음식을 다 먹어 보고....저 혹시 이거 리필 되나요?"


사실 메인요리는 나오지도 않은 상태였다. 에피타이저로 나온 빵과 스프에 정신을 못 차리는 동식의 모습에 백장관도 조금은 놀란 기색이었다. 그런 백 장관을 향해 또 다시 고개를 들어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동식의 선한 눈동자.


"저기...아저씨.. 아니 장관님 혹시....이 음식들... 싸가지고 갈 수도 있나요? 이런 맛있는 음식을 저 혼자 먹는다고 생각하니 집에 계신 할머니가 자꾸만 걸려서...."


'뻥 치지 마..걸리긴 뭘 걸려..걸신 든 사람처럼 먹고 있으면서....'


속마음과는 달리 환하게 웃으며 동식을 대하는 백 장관.


"안 될게 뭐가 있겠나..(나야 백 승찬)세상에 안 되는 건 없네.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들어..."

* ( )는 혼잣말.


"감사 합니다!!! 저..정말 먹고 싶은 건 다 시켜도 되는 거죠?"


동식의 눈이 메뉴판을 향해 고정되고 그의 눈은 밤하늘 별 중에서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북극성 마냥 반짝 거렸다.



"66만 6천입니다."


카드를 꺼내는 백장관의 표정이 어둡다. 지갑 속을 뒤적거리며 이 카드 저 카드 만지작대던 그는 크게 심호흡 을 하고는 카드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일시불로 해주세요."


카드를 내밀며 당당한 표정을 짓는 백 장관. 그가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카드에 있었다.

(창조과학부 법인 카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한들 영수증에 찍힌 가격에 당황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음..이건 완전 먹개비 수준인걸..실험 부작용인가....사람 의 식성이라고 하기엔 터무니없는 수준인데...'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동식이 환한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한다.


"장관님 정말 감사 합니다. 공무원으로 채용 시켜 준 것도 감사한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까지 대접해 주시고...이 기상과의 마음으로 충성을 다하여 외로우나 즐거우나 나라를 위해 일하겠습니다."


"아니야 동식 군 얼마 안 나왔어.. 뭐 60만원이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지. 자네가 나라를 위해 할 일에 비하면..."


은근슬쩍 동식을 향해 카드 영수증을 내밀며 눈치를 주는 백 장관 이었다.


‘생각이 있으면.....’


하지만 영수증 속 숫자를 확인한 동식의 입에서 나온 말은 백장관의 기대를 져 버렸다.


“하긴 장관님 정도의 위치라면 60만원은 6만원 같은 느낌이겠네요..훌륭하세요. 저한테는 6만원도 어마어마해서 어매이징한 가격인데...”


"그..그렇지(그게 아니잖아!!!) 하하..자네가 일을 잘하면 앞으로 더 좋은 데도 자주 가게 될 걸세. 동식 군 앞으로 우리 힘을 합쳐 잘해보세.(먹는 건 적당히 먹고..응?)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에게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야."


서울 시내 야경이 펼쳐지는 이 곳. 동식은 그 전경들을 바라보며 기쁨에 잠겨있다.


'역시...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하지만 동식은 미처 간과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아까부터 호주머니 속에서 애타게 동식을 기다리며 핸드폰이 폭발할 정도로 울려대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 이다.


"그럼 오늘 하루 푹 쉬고.. 내일 내 사무실에서 보는 걸로 하세. "


세상사람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마주한 사람들. 동네 골목에 마주 친 주민들. 이 모두가 이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니! 그 동안 수없이 마주쳤던 풍경들이 오늘 따라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는 하나였다.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공무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른 손을 집게 모양으로 만들고 자신의 볼을 세게 잡아 당겨보는 동식.


"아픈 거 보니 꿈은 아니 네 리얼 인거야 ..와우."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보를 터뜨리며 신나게 골목을 뛰어가는 동식. 이내 큰 소리로 외친다.


"여러분 축하해 주십시오. 동네의 자랑. 동네의 꽃!!! 이 원동식이 공무원에 합격 했습니다. 여러분!!!꿈이 아니에요. 제가 공무원이 되었다고요!!!"


동식의 주사(?)에 오랜만에 찾아 온 활기찬 산동네의 모습. 하지만 주민들은 달가울 리 없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밤 그 누가 이 소음에 반갑게 반응할 수 있겠는가?


“거 참...조용히 좀 합시다!”



어느 덧 집 앞에 도달한 동식. 그의 집 현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이거 이거.. 우리 할매 눈치는 이 세돌 구단! 손자 맞으려고 문을 활짝 재껴 두셨네.. 할머니!!"


힘차게 할머니를 부르며 집으로 들어서는 동식. 하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화장실. 방안 다 뒤져 보았지만 개미새끼 한 마리보이지 않는 집이었다.


"아따...할매 설마 폐지 주우러 가셨나..이제 그럴 필요 없는데..그래도 문은 잠그고 가셔야지 도둑이라도 들면 어쩌려고...하긴 훔쳐갈 것도 없지 크큭."


그 때 동식의 주머니 속 핸드폰이 또 다시 울린다. 발신자 표시 목록에 뜨는 이름. 진호였다.


"여 얌마!!! 하여튼 소문은 귀신같이 들었네. 그래 이 형님을 축하해 주기 위해 연락했냐? 대견한 자식"


하지만 수화기 속 진호의 말투는 굉장히 거칠었다.


“야 이 미친놈아. 축하라는 말이 나와? 진짜 돌았어? 어디서 뭘 했길 레 전화를 안 받아?"


"허허 이 친구. 축하 메시지치곤 너무 거친 걸. 야 지금 어디냐? 승범이 하고 나와. 오늘은 이 형님이 거하게 쏜다. 너희 동네 편의점 앞 콜?"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표정이 잔뜩 굳어진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진호의 차분한 목소리 때문이었다.


"동식아....이 미친놈아....너 네 할머니 돌아 가신 상황에서 넌 그런 농담이 나오냐. 아까부터 승범 이랑 내가 계속 전화 했잖아. 빨리 와...."


믿을 수 없었다. 동식은 도무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뭐? 할매가 돌아가셔? 농담이 지나치네...너 뻥이면 친구고 뭐고 죽는다. 우리 할머니 가지고는 장난치지 마."


"...........동식아... 빨리 와. 여기 태민 병원 장례식 장이다.."



조금 전까지 동네가 떠나갈 듯 웃던 그였지만 불과 몇 분 만에 그의 감정은 극에서 극으로 달해있다. 동식의 산동네는 또 다시 그의 절규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으아아아아악!!!!!"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절묘한 타이밍일 수 있는가?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꿈을 이룬 순간. 누구보다도 먼저 이 소식을 알리고 싶었던 사람이고 그 누구보다 이 소식에 기뻐해 줄 사람인데...그런 그녀가 이제는 없단다. 동식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뿐더러 받아 들일수도 없는 이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장례식장을 향해 뛰어가는 내내 그는 혼잣말로 끊임없이 중얼 거렸다.


"아니야....설마 아니야.... 절대...아니야..."


현실을 외면하며 병원으로 향하던 그 때. 상황이 현실임을 인지시켜 주는 낯익은 이름.

(이점순)


할머니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흐느끼며 천천히 할머니의 호수로 향하는 동식. 그리고 그를 맞이한 건 영정사진이 되어 환하게 웃고 있는 할머니와 그의 친구들이었다. 그제 서야 실감을 하는 동식은 할머니의 사진 앞으로 뛰어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할머니...안 돼 할머니...으아"


다른 장례식장에 피해가 갈 정도로 지나치게 큰 울음소리였지만 아무도 그를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승범과 진호 역시 그를 달래주고 싶었지만 지금 이 순간 자신들의 어떠한 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말없이 동식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유난히 길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식의 하루가 말이다. 그는 오늘 하루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잃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얻을 수 없는 그 소중한 존재를 목 놓아 부르고 있다.


"가지마...할머니....안 돼."


하지만 대답 없는 사진 속 할머니는 그저 손자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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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시작이 반 이다(4) +2 16.03.31 797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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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1) +1 16.03.24 1,097 30 9쪽
10 10화.운수 좋은 날(3) +1 16.03.24 1,002 30 7쪽
9 9화.운수 좋은 날(2) +2 16.03.22 1,102 42 11쪽
» 8화.운수 좋은 날(1) +1 16.03.22 1,189 39 9쪽
7 7화.합격의 길(6) +1 16.03.19 1,466 56 11쪽
6 6화.합격의 길(5) +1 16.03.19 1,660 50 11쪽
5 5화.합격의 길(4) +1 16.03.17 1,983 55 9쪽
4 4화.합격의 길(3) +3 16.03.17 2,165 60 9쪽
3 3화.합격의 길(2) +1 16.03.15 2,472 71 10쪽
2 2화.합격의 길(1) +1 16.03.15 3,198 75 8쪽
1 1화. 그 놈의 탄생 +7 16.03.15 4,837 9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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